우리 몸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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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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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생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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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당뇨는 왜 현대 병이 되었나? - 진화의학으로 풀어쓴 건강과 질병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c | 2018.06.12 리뷰제목
“내 몸을 일구지 않으면 안 된다.” 대니얼 리버먼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는 인류 진화의 관점에서 건강과 질병을 설명한다. 이 책은 ‘연대기’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우리 몸과 관련된 진화의학(Evolutionary medicine)을 쉽게 풀어쓴 것이다.진화 의학의 핵심은 불일치 가설이다. 이 가설은 우리 몸의 많은 특징들이 우리가 진화한 환경에서는 적응이 되었지만,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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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일구지 않으면 안 된다.”

 

대니얼 리버먼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는 인류 진화의 관점에서 건강과 질병을 설명한다. 이 책은 연대기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우리 몸과 관련된 진화의학(Evolutionary medicine)을 쉽게 풀어쓴 것이다.

진화 의학의 핵심은 불일치 가설이다. 이 가설은 우리 몸의 많은 특징들이 우리가 진화한 환경에서는 적응이 되었지만, 우리가 만든 현대 환경에서는 부적응이 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가령 우리는 정기적으로 장거리를 걷고 달리는 것, 그리고 나무를 타고 땅을 파고 물건을 실어나르는 것을 잘 한다. 또한 우리는 과일, 덩이줄기, 야생 동물, , 견과류 등 다양한 것을 먹도록 진화했다.

인간의 몸은 풍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되지 않았다. 사냥이나 채집을 하면서 하루에 수십 킬로미터를 걸어 다니던 시절의 활동도 거의 사라졌다. 서서히 우리 생활방식과 우리 몸의 불일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당뇨병, 동맥경화증, , 골다공증 등과 같은 만성 질환들이 증가했다. 편안함과 안락함 속에 건강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었다. 우선 1부에서 인류의 다섯 진화 단계를 상세히 알아보고, 2부에서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이 건강에 미친 역설을 설명한다. 이어 3부에서 비만과 운동부족 등 문화적 진화에 따른 여러 만성질환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우리는 건강하도록 진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험난한 환경조건에서 가능한 많은 자식을 남기도록 진화했다. 그 결과 우리는 풍요롭고 안락한 환경조건에서 무엇을 먹고 어떻게 운동할지에 대해 합리적 선택을 내리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게다가 우리가 물려받은 몸, 우리가 창조한 환경,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이 서로 맞물려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중략) 우리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다면, 건강에 이로운 음식을 먹고 몸을 더 많이 움직이도록 권유하는 현명한 방법을 알아낼 필요가 있다.” (15~16)

 

저자에 따르면 우리의 몸은 기원전 600만 년 번 다섯 단계의 변이를 거쳐 오늘날과 같은 형태를 띠게 되었다. 최초의 조상들이 유인원에서 갈라져 나와 두 발 동물로 진화한 이래 수렵 채집, 커다란 뇌, 불을 사용한 식량 가공 그리고 정교한 도구와 언어로 지구의 지배자로서 군림해 왔다.

하지만 현대로 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이 생겨났다
. 다윈이 말한 자연 선택의 진화보다 문화적 선택의 진화가 훨씬 빨랐다. 오늘날 인간 삶의 근간을 이루는 식량을 직접 재배하기 시작한 농업혁명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기 시작한 산업혁명으로 인해 우리 몸을 다루는 방식에 근본적 변화가 일어났다.

우리는 여기서 문화적 진화에 주목해야 한다. 문화적 진화는 왜 많은 사람들이 만성적인 불일치 질환에 걸리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주고, 이 질환들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단초를 알게 해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해로운 음식, 특히 지나친 당과 가공식품을 피하고, 사람들이 병에 걸리도록 조장하며 꾀어내고 강요하는 환경에서 자라지 않도록 생활환경을 변화시키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캉디드를 약간 변형해 말하자면 내 몸을 일구지 않으면 안 된다.”

최재천 교수는 '추천의 글'에서 저자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이 책에서 말하는 많은 것들이 우리를 현명한 환자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랜덜프 네스가 쓴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이후 진화의학과 연관지어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역작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의학자 닥터 로빈(권용철)이 쓴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도 좋다.)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댓글 22
종이책 진화의 측면에서 살펴 본 인간의 건강과 질병 평점8점 | c******4 | 2020.06.08 리뷰제목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골다공증 등은 현대인이 겪는 대표적 만성질환이다. 알레르기, 근시, 불면증, 평발과 같은 기능장애 패턴도 심상치 않다. 인류 문명의 발달과 함께 인류는 전염병, 기아, 영양실조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였지만, 또 다른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진화의 측면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질병의 문제와 건강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 이런 접근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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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골다공증 등은 현대인이 겪는 대표적 만성질환이다. 알레르기, 근시, 불면증, 평발과 같은 기능장애 패턴도 심상치 않다. 인류 문명의 발달과 함께 인류는 전염병, 기아, 영양실조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였지만, 또 다른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진화의 측면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질병의 문제와 건강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 이런 접근법을 진화 의학이라고 부른다.

 

이 책이 설명하는 진화 의학은 불일치 가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우리 몸의 많은 특징들은 인류가 진화해 오면서 그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 다듬어져 왔는데, 그것은 지금 현재의 조건과는 많이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결핍의 시대에 맞추어져 있고, 다양하고 험란한 조건에서 생존하고 더 많은 자식을 남기는데 적합하도록 진화했는데 오늘날의 상황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진화론적 측면에서 우리 몸은 건강을 지키는 방향으로 적응해 온 것이 아니라고 해도 좋겠다.

 

우리의 몸이 수렵시대 유인원의 생활에 맞춰져 있는 증거를 살펴보자. 우리 몸은 수렵생활을 하면서 하루에 수십킬로미터를 달리고 나무를 타고, 땅을 파며, 다양한 과일이나 덩이줄기, 씨앗 등을 먹는데 적합하도록 진화되어 왔다. 하지만 현재 도시민들은 구석기 시대로 돌아가 이런 비슷한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자명하다. 심지어 <윌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나 <무소유>의 법정스님처럼 자연에서 단순함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삶도 쉽지 않다. 그 결과 편안함과 안락함을 먹고 사는 당뇨병, 암, 골다공증과 같은 만성질환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500쪽이 넘는 조금 많은 분량의 책이다. 저자는 먼저 인류의 진화단계를 자세히 살펴보고,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이 건강에 미친 역설을 설명한다. 다윈의 자연선택에는 시간이 필요한데 인류의  문화적 진화는 이보다 속도가 빨라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이 발생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그 중에서 인간이 식량을 직접 재배하기 시작한 '농업혁명'과 기계가 인간을 대체한 '산업혁명'을 중요한 계기였다고 설명한다.  우리 몸을 아직 수백만년 전의 그 행동습관에 맞추어져 있는데 문화적 진보의 속도와 힘은 큰 변화가 발생해 이런 불일치 과정에서 여러가지 만성질환이 일어나고 있음을 자세히 설명한다.

 

현대인이 겪는 만성질환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조금 추상적인 답변을 제시한다. 환경조건과 행동방식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구석기 시대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최소한 지나친 당과 가공식품 같은 해로운 음식을  피하고, 병에 걸리게 만드는 풍요라는 생활환경을 바꾸어 과잉의 악순환을 막아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예방문제의 근본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대증요법으로 증상만 치료할 때 발생하는 역진화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낼 때, 우리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속 가능한 문명을 만들어나가며 진정한 ‘슬기로운 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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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자연선택과 문화의 진화가 어긋난 이야기...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1 | 2018.06.17 리뷰제목
일반적으로 인류의 역사는 야만에서 문명으로 나아가는 진보의 역사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가 반드시 옳지 만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진보라 불리는 인류의 진화가 같은 행성에 사는 여러 종들에게 우호적이지는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인류의 탄생과 진화를 다룬 많은 저작들이 이러한 우리의 생각에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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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인류의 역사는 야만에서 문명으로 나아가는 진보의 역사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가 반드시 옳지 만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진보라 불리는 인류의 진화가 같은 행성에 사는 여러 종들에게 우호적이지는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인류의 탄생과 진화를 다룬 많은 저작들이 이러한 우리의 생각에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대표적인 저작이 아닐까 싶다. 하버드대 인간진화 생물학과 교수인 대니얼 리버먼이 쓴 이 책 [우리 몸 연대기]도 처음에는 그러한 책으로 이해하고서 읽기 시작했다. 인류의 진화를 진화생물학자는 어떤 눈으로 바라보았을까 하는 호기심이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머리말을 읽으면서 이 책이 단순히 내가 생각하는 인류 문명의 진화과정에 대해 쓴 것만은 아니란 걸 알았다. ‘유인원에서 도시인까지, 몸과 문명의 진화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저자는 진화의학이라는 렌즈로 우리 몸과 질병을 바라보고 있다. 현대 들어 새로운 질병들이 새로 생겨나거나, 전부터 있었지만 최근에 더욱 흔해진 질병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이러한 질병들을 예방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그 원인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가장 큰 이유를 우리가 인간의 진화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왜 우리 몸이 지금처럼 되어 있는지, 다시 말해 우리 몸이 무엇에 적응되어 있고, 무엇에 적응되어 있지 않은지를 이해하여야 비로소 그러한 질병들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우리 몸 연대기인 셈이다.

 

  저자는 우리가 질병에 걸리는 이유를 한마디로 인간의 몸이 지금과 매우 다른 조건에 적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 몸의 많은 특징들이 우리가 진화한 환경에는 적응이었지만, 우리가 만든 현대의 환경에서는 부적응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진화적 불일치가설이다. 이처럼 저자는 진화생물학을 건강과 질병에 적용하는 진화의학의 핵심인 진화적 불일치가설을 가지고 우리 몸과 질병의 관계를 알려 주고 있다.

 

  우리 몸은 진화하면서 여러 단계의 큰 변화를 겪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기후변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600만년전 최초의 호미닌이 나무에서 내려와 두발로 보행하는 직립이 이루어진 것도, 400만년전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류가 과일 이외의 다양한 음식을 주식으로 삼은 것도, 그리고 200만년전 수렵과 채집이 시작되고 호모에렉투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구세계로 퍼져 나간 것도 모두 기후변화가 원인이었다. 그럴 때마다 인류의 몸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되어 갔다. 그 변화들 중 어떤 변화도 필연적이지는 않았지만, 각각의 변화는 새로운 변화를 추가하고 기존의 적응들을 제거함으로써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우리 조상들의 몸을 바꾸었다고 한다. 두 다리로 직립보행을 하기 위해서는 엉덩이의 모양이나 척추, 발바닥 등이 그에 맞게 변화되어야 했고, 과일 이외의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치아와 얼굴의 형태가, 그리고 수렵, 채집을 하기 위해서는 장거리 이동에 필요한 긴 다리,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큰 키와 튀어나온 코 등이 바로 그러한 적응이었다. 이러한 변화들은 때로는 많은 단점들을 노출시키기도 했지만 변화에 따른 이점이 손해를 능가했기에 자연선택 되었다고 한다. 현생인류는 20만년전 아프리카 고인류에서 진화하여, 10만년전 아프리카를 벗어나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그곳에 있던 고인류들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2000년전 몇몇집단이 영구거주지에 정착해 식물을 재배하고 동물을 길들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농업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현생인류와 고인류의 가장 큰 차이는 문화적 변혁을 일으키는 능력이라고 한다. 문화가 현생인류와 고인류의 운명을 결정한 것이다. 이러한 문화 역시 유전자처럼 진화한다. 유전자와는 다른 과정을 통해 진화하지만, 문화적 진화는 자연선택보다 더 강력하고 빠르며 인간의 몸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자연선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유기체를 특정 환경조건에 적응시킨다. 그래서 극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수백세대가 걸리며, 또한 자연선택의 우선순위는 건강보다 번식이기 때문에 우리 몸은 건강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농업이 시작된 뒤로 혁신이 가속되면서 우리 몸과 충돌하는 새로운 문화적 관행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식량이 많아진 것은 좋았지만 질과 다양성이 사라짐에 따라 식단이 단조로워지면서 사람들은 덜 건강하고 더 위험해졌다. 결국 농업은 우리 종 전체에는 이익이 되었을 지 몰라도 우리 몸에는 축복인 동시에 저주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 가하면 수백 년 전에 일어난 산업혁명은 우리가 먹고, 일하고, 이동하는 방식, 질병과 싸우고 청결을 유지하는 방식, 심지어는 잠자는 방식까지 송두리째 바꾸었다.

 

  진화적 불일치 가설은 적응이론을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에서 찾는 것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은 주어진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유전자들을 물려 받는다. 그리고 이들 유전자 대부분은 특정 환경조건에서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기 때문에 몇 백 세대 또는 몇 천 세대에 걸쳐 선택되었다. 그러나 환경이 바뀌어 변화가 너무 빨랐다면 자연선택이 일어날 시간이 충분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 몸과 문화가 서로 어긋나게 진화하는 진화적 불일치가 일어난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이 바로 불일치 질환이다. 우리 몸은 아직 구석기 시대의 몸으로 현대의 특정행동과 조건에 충분히 적응되어 있지 않으며, 때로는 부적절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인 셈이다. 그리고 이런 불일치 질환은 환경이 우리 몸에 주는 자극이 너무 심하거나, 너무 약하거나, 너무 새로운 것일 때 발생한다.

 

  현대의 질환 중에서 비만은 예전에는 드물던 자극이었지만 지금은 너무 많이 얻는 것에서 비롯된 대표적인 질환이라고 한다. 비만과 더불어 2형 당뇨병, 심장마비와 뇌졸증, 그리고 생식기 암이 바로 에너지 과잉에 따른 불일치 질환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반면에 우리 몸은 사용하지 않으면 잃도록 진화해 왔다. 다리 길이나 뇌 크기와 같은 대부분의 특징들은 생후 첫 몇 년간에 겪은 스트레스 단서를 이용하여 성인일 때 최적구조를 예측하여 성장한다고 한다. 그러나 성장과정에서 예측된 스트레스를 겪지 못할 경우 나중에 성인이 되면서 불일치 질환을 유발시키는데, 이러한 예로 저자는 골다공증, 함몰된 사랑니, 알레르기 반응 등을 들고 있다. 또 인간은 안락함이 좋은 것이라 착각하는데, 일상적으로 누리는 비정상적인 안락들 가운데 인류에게는 너무도 새로운 것이라서 건강에 나쁠 수 있는 것이 수없이 많다고 저자는 말한다. 신발을 신는 것, 책을 읽는 것,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유발시키는 비정상적인 발, 근시, 요통 등이 그런 것 들이다. 물론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라, 장시간 이루어진 결과로 나타나지만, 이것들은 오늘날 우리가 몸을 사용하는 방식에 우리 몸이 적응되어 있지 않아서 일어나는 진화적 불일치대표적인 사례라고 한다. 이처럼 진화적 관점은 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풍요가 불일치 질환을 유발시키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창조한 새로운 환경과 우리가 물려받은 몸이 만난 불행한 결과가 바로 불일치 질환임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600만년에 이르는 인류의 역사를 우리 몸을 빌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종의 진화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문화가 아무리 뛰어나도 생물학적 현실을 넘을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우리 몸의 진화이야기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는 우리 몸의 진화는 끝나지 않았다. 자연선택은 농업이 시작될 때 끝난 것이 아니라, 바뀐 식생활, 세균, 환경에 인간을 적응시켜 왔으며 지금도 그러하다. 하지만 문화적 진화의 속도와 힘이 자연선택의 속도와 힘을 크게 능가했음에도 우리가 물려 받은 몸은 아직도 지난 수백 만년간 우리가 진화해온 다양한 환경조건에 적응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주요 불일치 질환들의 치료방법은 모르지만 그러한 병에 걸릴 가능성을 줄이거나 예방하는 방법은 알고 있다고 한다. 또한 문화적 혁신이 많은 불일치 질환을 유발했듯이 또 다른 문화적 혁신은 그것을 예방하는 것을 도울 수 있기에, 왜 우리 몸이 지금과 같은 방식이 되었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것은 우리 몸의 과거는 더 적합한 자의 생존이라는 과정이 만들었지만, 그 몸의 미래는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몸을 통한 문명의 진화이야기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모두들 건강하게 그리고 오래 살기를 희망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문명의 이기에 푹 빠져 헤어나지를 못한다. 혁신과 안락의 질환을 해결하는 방법은 현대의 이기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증상만 치료할 때 일어나는 역진화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한층 공감이 간다. 내 몸에 대해, 진화에 대해 다시 한번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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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진화의학에 깊이를 더하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n*****m | 2018.07.01 리뷰제목
진화의학(evolutionary medicine) 또는 다윈의학(Dawinian medicine)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이 책의 감수자인 최재천 교수가 얘기하고 있듯이) 1999년 랜덜프 네스의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이 처음이었다(최재천 교수가 번역했다). 그때까지의 연구 성과를 종합하여 사람이 질병에 걸리는 이유를 진화적으로 탐구하는 방법을 제시한 이 책은, 현대인의 많은 질병이 신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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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학(evolutionary medicine) 또는 다윈의학(Dawinian medicine)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이 책의 감수자인 최재천 교수가 얘기하고 있듯이) 1999년 랜덜프 네스의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이 처음이었다(최재천 교수가 번역했다). 그때까지의 연구 성과를 종합하여 사람이 질병에 걸리는 이유를 진화적으로 탐구하는 방법을 제시한 이 책은, 현대인의 많은 질병이 신석기의 몸을 가지고 현대를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이후로 그와 관련한 책들이 많이 나와서, 비록 진화의학이나 다윈의학이라는 용어 자체는 아직 낯설질 모르지만, 그와 관련한 내용은 많이 익숙해졌다.

 

이 책 『우리 몸 연대기』도 바로 그 진화의학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그렇다면 이 책도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이후에 나온 적지 않은 진화의학에 관한 책과 별 다를 바가 없을까? 그럴 지도 모른다. 진화의학의 논리가 별로 다를 바가 없을 것이고, 아직 진화의학으로 정밀하게 설명할 수 있는 현대인의 질병에는 그 종류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쩌면 반복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저 다른 책 무더기 속에 묻히는 한 권의 책이고, 진화의학을 이해하기 위해 읽으면 좋지만 다른 책을 읽어도 그만인 책이 되어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 책은 진화의학에 관한 다른 책을 읽고도 읽을 가치가 있다(고 본다). 물론 진화의학에서의 논리가 별 다르지 않다 다를 수 없다. 다윈의 자연선택설에 기초한 현대 진화론의 가장 큰 매력은 가장 간단히 원리에서 그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는 풍부한 이론으로 나아간다는 것 아닌가? 또한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질환도 다른 데서 다루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비만, 당뇨병, 요통, 골다공증, 사랑니, 알레르기, 근시, 항생제 내성 등등. 그러나 대니얼 리버먼은 특별히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는 과학자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원리적인 측면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으로 작동 원리를 바탕으로 이상이 생기는 원인을 설명한다. 더군다나 그는 두개골의 진화와 맨발 달리기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사람이다. 책을 읽다 보면, 그가 그렇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는데, 바로 자신의 연구에 기초해서 인류의 진화를 이야기하고, 진화적 불일치에 의한 이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걷고, 달리고, 던지는 메커니즘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다루면서 인류의 진화를 이야기하고, 진화의학과 관련시키는 것은 처음 보았다.

 

저자는 현대인의 많은 질병들(혹은 그런 질병들의 증가)이 진화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것들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바로 진화적 사고와 방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말이다. 사실 여기서 좀 점프하고 있다는 생각은 든다. 어쩌면 순진하달까? 당연히 현대인의 질병의 원인을 보는 관점으로서 진화적 원리는 흥미롭고,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다시 구석기 시대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럴 의향도 없으므로 현대의 문명을 그대로 누리면서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매우 고차원적인 문제라 생각한다. 몇 가지만 지키거나 없앤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좀 조급했단 생각도 들고, 역시 진화의학은 의학이 아니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해는 해결로 나아갈 수 있는 전제 조건이다. 이 책이 이해의 깊이를 더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평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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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 몸 연대기》 이렇게 쉽고 재미있는 인문과학 교양서라니!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r*******n | 2018.06.20 리뷰제목
시간 여행이 발명되지 않는 한, 그리고 미지의 섬에서 살아남은 종을 발견하지 않는 한, 초기 호모 속 구성원들이 어떻게 생계를 유지했는지 알려면 퍼즐을 맞추듯 그들이 남긴 화석과 유물을 연구해 그 결과를 현대 수렵채집인의 삶과 비교해봐야 한다. 이러한 재구성 과정에는 추측이 포함될 수밖에 없지만, 놀랍게도 그 추론은 상당히 믿을 만하다. 수렵채집 생활이 식물 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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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이 발명되지 않는 한, 그리고 미지의 섬에서 살아남은 종을 발견하지 않는 한, 초기 호모 속 구성원들이 어떻게 생계를 유지했는지 알려면 퍼즐을 맞추듯 그들이 남긴 화석과 유물을 연구해 그 결과를 현대 수렵채집인의 삶과 비교해봐야 한다. 이러한 재구성 과정에는 추측이 포함될 수밖에 없지만, 놀랍게도 그 추론은 상당히 믿을 만하다. 수렵채집 생활이 식물 채집, 동물 사냥, 긴밀한 협력, 식량 가공이라는 네 가지 기본 요소로 이루어진 하나의 종합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언제, 어떻게 그리고 왜 최초의 인간이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됐을까?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인간의 최대 수명이 무려 150세가 될 거라는 의견도 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40년 전만 하더라도 평균수명이 그 절반 정도였고, 더 멀리 구석기 시대로 가면 당시 원시인의 수명은 18세였다고 한다. 하지만 늘어난 수명에 비해, 현대인들이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질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는 일이 많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인간은 도대체 왜 병에 걸리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인 대니얼 리버먼은 우리 몸의 진화사를 이해하면 왜 우리의 몸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고, 어떤 방식으로 작동해서, 우리가 그것 때문에 병에 걸리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병에 걸리는 이유를 인간의 진화를 통해 풀어낸다니 생각부터 참신했고, 궁금했다.

왜 우리는 쉽게 살이 찔까? 왜 우리는 때때로 음식을 먹다가 질식할까? 왜 우리 발바닥활은 평평해질까? 왜 우리는 허리가 아플까?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우리 몸을 만든 진화의 경이로운 여정을 되밟아보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감수를 맡은 최재천 교수는 유발 하라리의사피엔스를 읽은 독자들에게, 아니사피엔스를 읽으며 왠지 흡족하지 않았던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하라리와 리버먼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자신들의 책을 썼다. 두 작품 모두 호모 사피엔스의 기원과 진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하라리는 전쟁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이고, 리버먼은 인간의 진화를 연구하는 인류학자이다. 바로 그 차이점 때문에 이 두 작품을 비교해서 읽는 재미도 있었다. 독서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 중의 하나는 바로, 책이 책을 부르는 순간이 아닐까. 책을 읽다가 작가의 전작을 찾아 보거나, 유사한 주제를 다룬 다른 작가의 책을 찾아서 읽게 되는 그런 순간들 말이다

이 세계가 가능한 모든 세계 중에서 최선이 아니듯이, 우리 몸도 가능한 모든 몸 중에서 최선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몸이고, 따라서 우리는 그 몸을 즐기고 돌보고 보호해야 한다. 우리 몸의 과거는 더 적합한 자의 생존이라는 과정이 만들었지만, 그 몸의 미래는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안이한 낙관주의를 비판하는 볼테르의 풍자소설캉디드의 말미에서 주인공은 평화를 되찾으며 이렇게 선언한다. "내 밭을 일구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거기에 덧붙여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 몸을 일구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어떻게 두 발 동물이 되었는지, 직립 보행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인간의 몸이 점점 진화해가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임신한 포유류가 태아와 태반, 체액의 증가로 인해 크게 늘어나는 하중을 견뎌야 하는데, 두 발로 걷게 되면서 네 발 동물과 달리 무게중심이 더 앞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이런 추가 하중에 대처할 수 있도록 아래쪽 요추 만곡 부위에 쐐기꼴 척추뼈가 늘어났다는데, 실제로 그 부위의 척추뼈는 여성이 세 개고 남성이 두 개라고 한다. 자연선택에 따른 진화란 이렇게 놀라운 것이다. 그리고 수렵 채집인의 생활과 현대인의 그것을 비교하면서 식생활이 어떻게 달라지게 되었는지, 그에 따른 인간 몸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우리 믐의 역사를 살펴보며, 우리가 어떻게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인류 종이 되었는지를 알아가는 시간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우리의 몸에 문화와 생물학적 형질이 수십만 년간 상호작용함으로써 진화한 특징들이 가득하다는 것도 미처 몰랐던 사실이었고 말이다.

지난 150년간 우리가 먹고 일하고 이동하는 방식, 질병과 싸우고 청결을 유지하는 방식, 심지어 잠자는 방식까지 송두리째 바뀌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몸의 진화적 설계와 문명 간의 부조화로 인해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놀라웠다. 당뇨병, 심장병, 골다공증, 매복사랑니, 평발, 암 등 현대인의 질병을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 새롭고 유용한 지식을 얻게 된 것도 흥미로웠고 말이다. 게다가 인류 진화사부터 문명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쉽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아 평소에 과학 교양서를 많이 읽는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해하기 수월했고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가 직면한 건강 문제가 일종의 진화적 산물로, 혹독한 환경 아래서 생존과 번식에 적합하게 진화한 우리 몸이 풍요롭고 안락한 현대 문명과 만나 벌어지는 부적응 때문이고, 이는 우리 몸의 진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충분히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몸과 문명, 건강과 질병에 대해 진화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진화의학이란 것이 이렇게 중요하고, 또 쉽고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의미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유발 하라리의사피엔스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이 책 역시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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