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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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공간

나를 이루는 작은 세계

리뷰 총점 9.2 (20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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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삶은 계속된다!, 자기만의 공간 평점8점 | k****e | 2020.12.14 리뷰제목
누구나 한번쯤 꿈꿨을 나만의 공간을 갖게 되면 어떤 느낌일까? 그런 나만의, 자기만의 공간에서 겪은 일상을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이야기를 만났다. 나를 이루는 작은 세계적절히 비우고 채우며 나의 테두리를 넓히는 일에 대하여<자기만의 공간> 일찍 고향을 떠나 혼자만의 삶을 꾸려온 저자는 집이라는 공간으로 인해 느낀 것들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알게
리뷰제목

누구나 한번쯤 꿈꿨을 나만의 공간을 갖게 되면 어떤 느낌일까? 그런 나만의, 자기만의 공간에서 겪은 일상을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이야기를 만났다. 


나를 이루는 작은 세계

적절히 비우고 채우며 나의 테두리를 넓히는 일에 대하여

<자기만의 공간>



일찍 고향을 떠나 혼자만의 삶을 꾸려온 저자는 집이라는 공간으로 인해 느낀 것들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알게 된 것들 그리고 예기치 않게 겪어야 했던 일에 대해 담담히 털어놓는다. 모두 다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였는데 그 중 아프게 다가왔던 건 그녀가 예기치 않게 겪어야 했던 일이었다. 


살다보면 본인은 물론 주변사람(특히 가족!)이 갑자기 아플 수도 있다. 가벼운 질병이 아닌 정말 심각한 질병으로. 아프고 싶어 아픈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모르고 있다가 증상이 나타나거나 검진으로 덜컥 발견되기도 한다. 헌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그녀는 인터넷으로 알게된 사람들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며 꿋꿋하게 이겨내는-그치만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병이라고 한다;-모습을 보며 참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병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것에서 왠지 모를 용기도 얻었는데 만나지 않아도, 만난 적이 없어도 글로만 주고 받는 사이일지라도 도움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있단 걸 이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따스한 말 한마디가 때로는 엄청난 위로와 힘이 되기도 한다.



그녀가 들려준 이야기들 중 가장 공감이 가고 좋았던 문장들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아예 안 아플 순 없지만 100% 아플 만큼 나를 내버려 두지는 말자는 다짐. 

내가 나를 지킬 수 있을 만큼만 아프기 위해서 p61


삶은 집에 깃들지 않는다. 저녁에 들어가서 눕는 집이 지금의 내 삶에 하루하루 스며들어 간다. p89


변화는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나가도 좋은 것이다. p102


나는 내가 고른 행복과 살아가고 싶다. p117


외로워지기 싫다는 이기심으로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건, 사람으로 보험을 드는 것과 다를 바 없음을 깨달았다. p122



***




우리는 일이든 공부든 무언가를 해서도 괴롭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 순간을 마음 편히 즐기지 못한다. 어떤 하루는 너무나 버겁다 못해 힘겨워 지치는가 하면 어떤 하루는 너무 평온해서 괜스레 아까운 시간만 흘러가는 것 같아 어쩐지 불안하기만 하다. 어느 순간에도 계속되는 삶을 향한 고민과 걱정... .


사는 게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온통 힘들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물에 빠진 사람처럼 매일이 위태롭던 때, ...(중략)... 신문 기사에 소개된 《열반경》의 한 구절을 읽었다.


삶은 괴로움으로 가득한 바다를 헤엄쳐 건너는 것과 같은데, 힘이 들 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섬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그제서야 여태껏 한 번도 내 스스로를 품어 줄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기댈 데 하나 없다는 그 삭막한 마음이 나를 자꾸만 외롭고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것도. 


...(중략)...


오롯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오늘을 살고 있는 나였다. 어제의 나를 누구보다 잘 알고, 내일의 나를 가장 간절하게 응원할 수 있는 사람. p4~5


정말 멋진 말이지 않은가? 그토록 바래왔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에 아직은 좀 속상하고 꽤 속도 쓰리지만 이 책을 만나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주 잠시라도, 이제 막 가지게 된 나만의 공간에서 내일의 나를 간절하게 응원해주고 싶다고. 


그 어느 순간에라도 삶은 계속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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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소박한 나의 하루를 꾸미는 일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m | 2020.12.13 리뷰제목
단정한 글이다. 유주얼의 『자기만의 공간』은. 다시 도서관이 열렸다. 코로나19로 달라진 것 중에 하나는 도서관을 갈 수 없다는 거다. 예전에는 휴관일을 빼고는 아무 때나 갈 수 있었다. 여유롭게 가서 책을 고르고 넓은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곤 했었다. 지금은 눈치 게임처럼 가야 한다. 거리 두기 단계가 올라가면 휴관. 다시 내려가면 문이 열린다. 도서관 홈페이지를 즐겨찾기 해놨
리뷰제목


단정한 글이다. 유주얼의 『자기만의 공간』은. 다시 도서관이 열렸다. 코로나19로 달라진 것 중에 하나는 도서관을 갈 수 없다는 거다. 예전에는 휴관일을 빼고는 아무 때나 갈 수 있었다. 여유롭게 가서 책을 고르고 넓은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곤 했었다. 지금은 눈치 게임처럼 가야 한다. 거리 두기 단계가 올라가면 휴관. 다시 내려가면 문이 열린다. 도서관 홈페이지를 즐겨찾기 해놨다.


열린다는 공고가 뜨면 얼른 가서 빌려온다. 2층, 3층까지 자유롭게 갈 수는 없지만 신간 코너에서 미리 찜해둔 책을 찾아서 나온다. 『자기만의 공간』은 신간 코너에 얌전히 꽂혀 있었다. 요즘 공간에 꽂혀 있기 때문에 당연히 빌렸다. 집순이인 나는 집이 좋다. 집 꾸미기가 좋다. 유튜브로 오늘의 집을 보는 걸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공간에 살고 있나. 어떻게들 해놓고 사나.


공감 가는 글이 많았다. 최소주의 생활에 입문하게 된 계기부터. 이웃을 이해하는 방법. 친구와 절교 후에 느꼈던 당혹감.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의미를 찾아가는 『자기만의 공간』의 글은 편안했다. 자신의 불행을 전시하지 않고 과한 수사 없이 마치 자신에게 건네는 듯한 무심한 위로의 말이 들어 있었다. 글을 읽으면 그 사람이 보이곤 한다. 유주얼은 단정한 사람일 듯하다.


생활을 꾸리는 형태로 보나 세계를 이해하는 건강한 시선으로 보나. 그동안의 집 주소가 적힌 초본을 떼어 볼 때. 나 역시 많은 곳을 다니며 한곳에 정착하기를 꿈꾸었다. 그러다 보니 이곳저곳에 내 이름과 주소를 남겼다. 변기가 막혀 심야에 사람을 불러야 했을 때. 어떤 의도도 담기지 않은 "여기 혼자 사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유주얼은 당황한다. 좋은 일이란 무엇인가.


만나는 사람들마다 결혼은 언제 할 거냐라는 의미로 묻는 좋은 일에 대해. 그 좋은 일은 없지만 다른 좋은 일은 많다고 외친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일은 어렵다. 실패에 관해서는 더더욱. 누군가를 미워하지만 그 일에 대해 쓰는 건 조심스럽다. 상처를 주었지만 미안하다고 말하는 일에는 서툴다. 『자기만의 공간』을 읽으며 미움과 질투라는 감정에 차분히 생각을 해보았다.


자기만의 공간에 산다는 건 그 모든 감정을 껴안고 나를 미워하지 않아야 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책을 읽고 드라마 정주행을 시작하고 문을 열어 환기를 하는 일. 소박한 오늘 하루의 투 두 리스트이다. 창고를 비우는 일이 추가되어야 하는데. 그 일은 내일로. 그래야 내일이 기다려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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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자기만의 공간 리뷰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a****j | 2020.11.24 리뷰제목
"당신이랑 맞는 책을 찾았네."육퇴 후 노곤해진 몸으로 쇼파에 기대 책을 읽는 나에게 남편이 슬쩍 다가와 말을 걸었다.내가 무슨 뜻이냐는 듯 눈썹을 살짝 올려보이자 남편은 책의 표지를 가리켰다.[자기만의 공간]"결혼하고 줄곧 당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그랬잖아."맞다. 결혼 후 작디 작은 내 자취방에서 신혼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고부터는 내 방이라고 부를만한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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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랑 맞는 책을 찾았네."

육퇴 후 노곤해진 몸으로 쇼파에 기대 책을 읽는 나에게 남편이 슬쩍 다가와 말을 걸었다.

내가 무슨 뜻이냐는 듯 눈썹을 살짝 올려보이자 남편은 책의 표지를 가리켰다.

[자기만의 공간]

"결혼하고 줄곧 당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그랬잖아."

맞다. 결혼 후 작디 작은 내 자취방에서 신혼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고부터는

내 방이라고 부를만한 곳이 없었다. 아니, 방은 고사하고 내 한몸 누이기도 좁았다.

지금은 이사를 해서 내 방이 생겼는데, 한동안은 첫 자취를 시작했던 그 때 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 방 꾸미는 일에 열을 올렸다.

정작 그렇게 원하는 내 방이 생겼어도 책을 읽는 주 장소는 쇼파나 침대가 되었지만 말이다.

나는 책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간 '필사'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크게 못느꼈었다.

전자책은 극구 싫다며 아날로그적 종이책을 선호하면서도,

또 필기는 손으로 하기 싫어 늘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이용하는 것이 익숙했다.

가뜩이나 책 읽을 시간도 없는데, 손으로 꾸역꾸역 따라쓰는 것이 과연 노력대비 어떤 효과가 있나 재보기만 했다.

그런데 이번 책을 읽고 처음으로 '아, 어쩜 글이 이렇게 예쁘지?'하는 생각과 함께 필사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간 너무 자기계발서만 읽어서 그런지 책의 내용은 도움되고 유익했지만

작가의 글솜씨 자체에 반한적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 글을 잘 쓴다는게 이런건가?' 싶었다.

저자 자신의 지식을 뽐내느라 각종 어려운 단어를 써가면서 가독성 팍팍 떨어뜨리는 그런 글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단어지만 '이거 찰떡같은 표현이네!' 싶은 그런 문장들이 많았다.

이 책은 저자가 서른 중반까지 살았던 여러 집에서의 경험, 생각, 느낌들을 잔잔하게 풀어낸 에세이집이다.

글만 봐도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어 나는 침대로 자리까지 옮겨가며 책을 읽었다.

작은 조명 하나만 키고 침대에 몸을 누이고 읽으니 더 공감가고 저자의 마음과 내 마음이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몇몇 기억에 남는 구절들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그러나 나는 오늘 밤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방 안 어느 구석에서 봐도 우뚝한

나의 아늑한 낭만들을 바라만 볼 뿐이다.

아, 책이 꽃처럼 시들기라도 한다면 한결 쉬우련만.

미니멀 라이프의 일환으로 책장에서 비울 책을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

규모는 작지만 완결되지 않는 지겨움에 압도되기도 했다.

살림은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되돌리고 바로 잡는 것을 끝없이 반복하는 일이다.

이렇게 항상성 없는 살림을 혼자 꾸려 나가는 일에 마음을 기울이는 이유는,

결국 이 방안의 삶에서 품은 온기가 바깥의 생활에도 스며들기 마련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저자가 '집안일'에 대해 말하는 부분들. 하나하나 너무 와닿았다.

살림도 사람의 것이라, 적당한 간격으로 다른 사람 눈에 띌 필요가 있다.

손님방문은 살림력의 탄성을 복원해주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내 살림을 들여다봐줄 남의 눈이 필요하다.

미처 해치우지 못하고 소복한 고봉을 만들어가는 빨래통을 봐도 "아이고"하며

웃어줄 따뜻한 눈들을. "요새 바빠서"하고 핑계를 대도록 나를 적당히

부끄럽게 만들어주는 그 시선들을 맞이한다.

이 문장에서 친정엄마가 생각났다. 나름 쓸고 닦았는데도, 엄마는 항상 "아이고"라고 하시면서 청소할 거리를 찾아내셨다.

"잘 지내? 우리 볼 때 됐어. 본지 오래 됐어." 그런 말들로 주기적으로, 기계적으로 만남을 약속하며 관계의 수명을 연장하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만나고 있을 때 보다 만나고 나서, 인사하고 돌아서고 나서 오히려 서로 멀어졌음이 선명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니까.

나도 언젠가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헤어지고 집에 돌아오는길에 '어쩌면 다시 만날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머지않아 성공하고 풍족한 삶을 얻으리라는 희망을 끊임없이 재확인 하는 것.

그 희망은 자꾸만 지금의 삶을 '잠시 거쳐 가는' 임시의 것으로 믿고 싶게 했다.

그러나 실상은 책 몇 권 얹어 놓은 책상을 보는 것만으로 뭔가 다 된 것 같은

기분에 빠질 뿐이었다. 어영부영 노력하지 않는 나를 자책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책상을 치우며 다짐했다. 이 여덟 평 집에서의 생활은 임시의 것이 아니라고.

이게 바로 지금 나의 삶이라는 것을 이제는 완전히 인정하자고.

나 역시도 지금 보다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며 현재는 잠깐 고생하는 것 뿐이라고 위안했다.

마음을 편안하게 먹는 것 까지는 좋았지만, 그 덕분에 현재 삶에서의 행복을 종종 놓치곤 했다.




이 에세이집을 읽고 '나만의 공간'에 대한 생각과 애착이 더 많아졌다.

특히나 자신이 죽고 나서 집을 채우는 것들을 근거로 남겨진 이들이 슬퍼할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더 큰 공감이 갔다. 내가 죽으면...사람들이 와서 내 방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곧 이 모든 것들이 유품이 되는데.. 정말 내 방을 채우고 있는 것들이 내가 남기길 원하는 것이 맞나?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보니 참 쓸데없는 것들을 이고지고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내가 좀 더 애착을 가질만한 것들을 솎아내고 걸러내면서 집을 좀 더 비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그곳에서 만큼은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어야 한다.

크고 작은 가면을 쓰지 않고 자신의 맨얼굴 그대로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진정한 쉼과 휴식을 주는 일인지.

잔잔하게 잘 쓴 에세이.. 그러면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네는 이 책을 당신에게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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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자기만의 공간 - 조용한 위로와 아늑한 격려를 전하는 에세이 평점8점 | s******g | 2020.11.22 리뷰제목
제목: 자기만의 공간지은이: 유주얼펴낸 곳: 허밍버드 가만히 살아온 날을 돌이켜보니 혼자 살았던 적이 없음을 깨달았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대학만 가면 바로 독립해서 드라마에서나 있음 직한 멋진 인생을 살겠노라 다짐했건만, 막상 현실에 직면하자 따스한 부모님 품에서 안주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결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릴 때까지 늘 내 곁엔 사랑하는 가족 혹은 고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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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기만의 공간

지은이: 유주얼

펴낸 곳: 허밍버드



가만히 살아온 날을 돌이켜보니 혼자 살았던 적이 없음을 깨달았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대학만 가면 바로 독립해서 드라마에서나 있음 직한 멋진 인생을 살겠노라 다짐했건만, 막상 현실에 직면하자 따스한 부모님 품에서 안주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결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릴 때까지 늘 내 곁엔 사랑하는 가족 혹은 고마운 누군가가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지만, 사실은 외로움이 두려웠던 걸까? 무딘 듯 섬세하고 씩씩한 듯 여린 나라는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어려운 숙제다. 혼자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늘 궁금했다. 대학교에 진한학 20살부터 서른 중반인 지금까지 10번의 이사를 했다는 유주얼 작가. 그녀가 담담하게 써 내려간 1인분의 삶은 때론 외롭고 때론 따스하다. 등본이 3장이 될 정도로 잦은 이사를 한 그녀이기에 '자기만의 공간'을 논하기엔 정말 적임자가 아닐지!





고시원에 살았던 신입생 시절, 친구 어머니가 챙겨주신 정성 가득한 반찬. 직장 동료가 살던 집에 놀러 갔다가 그 아늑함에 반해 그 집으로 이사한 이야기. 한밤중에 변기가 막혀 전문 업체에 연락했다가, 하필 은행 점검 시간에 걸려 계좌이체를 하지 못해 식은땀을 흘렸던 순간. 입금 확인 후 떠나겠다며 현관에 우두커니 서 있던 업체 사장이 '여자 혼자 사나 보네요'라고 했을 땐, 정말 내 가슴도 철렁했다. 여자 혼자 살기엔 너무 무서운 세상이기에. 그럼에도 그녀가 비우며 채워간 자신만의 공간은 특별한 매력이 있다. 원룸을 가득 점령했던 짐을 정리하고 비워내며 실천한 미니멀 라이프. 하지만 그 미니멀 라이프는 예쁜 집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닌 물건과 들뜬 감정들이 치워진 빈자리에 '비어 있음'을 그대로 놓아두고 사는 것이라고. 요즘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를 보며 나 역시 내가 떠난 자리에 물건이 많이 남지 않기를 희망하지만, 미니멀 라이프를 제대로 실천하려면 아직도 수련이 많이 필요할 듯하니 이를 어쩐담! 유주얼 작가는 집의 색을 채운 자신만의 공간에서 오롯이 글을 쓰고 책을 읽겠구나 생각하니 부러움이 앞선다.










집이 크든 작든, 내가 어디에 있든 나만의 공간은 꼭 필요하다. 지치고 힘든 하루, 내 마음을 편히 누일 자신만의 공간. 솔직 담백하게 슬그머니 커튼을 젖힌 그녀의 잔잔한 삶을 공유하며 일렁였던 마음이 평온해졌다. 방 안의 삶에서 품은 온기가 바깥의 생활에도 스며들기 마련이라는 그녀의 말을 떠올리며 이제부터 천천히 내가 정말 바라고 원하는 공간을 꾸려보자고 다짐한다. 나도 어린 시절 피아노 배우느라 헛돈 꽤 날렸는데, 우쿨렐레는 배울 수 있으려나? 쉽게 배우고 재밌게 연주할 수 있다는 말에 슬그머니 도전해볼 마음이 생긴다. 마흔 살까지는 글쓰기를 본업으로 다지고 싶다는 유주얼 작가. 글쓰기로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는 자리와 언제까지라도 오래도록 포근하게 머물 그녀의 공간을 찾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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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두고두고 읽고 싶은 에세이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y*****2 | 2023.08.17 리뷰제목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문득문득 생각나는 구절과 비슷한 상황이 많다. 그래서 두고 두고 읽고 싶은 에세이라고 표현하는게 맞을까? 잔잔한 일상인데 잔상이 남는 것 같다 한 사람분의 살림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열고, 닫는다. 밀고, 당긴다. p.27아, 이런 마음으로 살면 되는 것이었다. 내 곁에 누군가를 만들고, 그 이름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살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어디서 혼자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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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문득문득 생각나는 구절과 비슷한 상황이 많다. 그래서 두고 두고 읽고 싶은 에세이라고 표현하는게 맞을까? 잔잔한 일상인데 잔상이 남는 것 같다

한 사람분의 살림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열고, 닫는다. 밀고, 당긴다.
p.27

아, 이런 마음으로 살면 되는 것이었다. 내 곁에 누군가를 만들고, 그 이름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살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어디서 혼자 단 하루를 살아도 뜨내기가 되지는 않겠지.
p.83

그러나 나는 여전히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않기 위한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필요 이상으로 잘하려고 하는 욕심은 오래된 습관같다. 내가 요즘 좀 잘하고 있는 것 같고, 조금 더 잘 해 보면 뭐든 내 마음대로 될 것 같다는 자만이 들면 욕심은 귀신같이 알고 모습을 드러낸다. 질주할 핑계를 대기 위해 눈앞의 목표를 실제보다 의미가 큰 일로 과장해 내 눈을 가리기도 한다.
p.100

잘지내? 우리 볼때 됐어. 본지 오래됐어' 그런 말들로 주기적으로, 기계적으로 만남을 약속하며 관계의 수명을 연장하려고 애쓰지도 않는다.만나고 있을 때보다 만나고 나서, 인사하고 돌아서고 나서 오히려 서로 멀어졌음이 선명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니까.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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