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의 꼬리는 7가지의 이야기로 구성 된 책이다.
소제목의 독고의 꼬리부터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처음 부터 읽어 보기로 했다.
<나도 모르게 그만>
책 속의 주인공들은 딸과 같은 중3.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책속의 이야기 같지 않다.
우연히 같은 버스를 타게 된 형조, 민수, 보람.
사고로 인해 세 명의 아이들의 인연이 새롭게 시작된다.
'식물 구조단'
질풍노도의 시기인 중학교 생활에서 무언가를 구조하고 살리고 싶은 생각은 힘든 상황에 놓인 자신들을 구조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냥 우리가 우리를 살린 걸로 하자. 서로서로 구해 준 걸로."
힘들게 중학교 생활을 한 딸아이가 생각났다. 절벽 끄트머리에 서 있던 아이에게 언제나 네뒤에는 늘 가족이 있을거야. 라고 말해주었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나 컸고 그 상황을 잘 헤쳐나오기를... 힘든만큼 한뼘 더 성장했을거야 라며 위로했듯이.
형조, 민수, 보람도 역경을 헤치고 건강한 자아를 가진 아이들로 커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듯 하다.
<부끄러운 부분>
실수...
알면서도 하는 실수. 또는 모르고 하는 실수.
"똥꼬의사" 어릴때 흔하게 이름이나 부모님의 직업으로 놀림을 받았던 때가 생각난다.
이름으로 인해 오랜시간 놀림을 받아왔고, 그 놀림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삶을 살아오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실수를 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줄때도 있다. 그러나 그 실수를 되풀지 하지 않으려 노력해야 하고 실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걱장마, 유포. 난 어디 가서든 네 이름을 말하지 않을 거야."
루카가 끝끝내 이름을 알려 주지 않은 친구. 그 사람은 루카의 돈을 훔쳤다. 그렇다는 나는 무엇을 훔쳤지?
정말 부끄러운 것이 무엇일까? 되돌아 보는 구절이다. 우리는 법을 어기는 것만이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정말 그것만이 부끄러운 일일까?
사람들은 자신은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타인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기심이 있다. 내가 소중하듯 타인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구에게나 소중한 존재이니까.
<괜찮아질 예정이야>
"마음은 크기나 깊이를 잴수가 없대요. 그러니까 나한테 소중한 걸 다른 사람한테 소중한거랑 비교할 필요도 없대요."
"괜찮아 지고 싶지만 잊고 싶진 않아요."
"잊어버리는 건 싫어. 괜찮아지는 건 괜찮지만"
사랑하는 이를 잃는 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들고 아픈 일이다. 누군가를 떠나보냈는데 주변에서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또 다른 상처를 주는 말이다. 누군가를 잊는데는 사람마다 시간차가 있는 것 같다. 바쁘게 생활한다고 해서 잊혀지는 것도 잊으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잊혀지지도 않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는 시간이 지나도 때때로 불쑥불쑥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괜찮아 지는 것이 아닐까?
<독고의 꼬리>
우리는 평범한 사람, 평범한 일상 등등 평범함을 말한다. 무엇이 평범한지 평범함의 정의는 누구의 기준인지 묻고 싶을때가 있다.
꼬리가 없이 태어나는 것은 정상이 아니었고 이름도 가질 수 없이 대기자로 살아가야 한다.
"꼬리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알고 싶은 척하는 사람만 있을 뿐"
"내 꼬리를 가져간다고 해서 내 삶까지 네 것이 되지는 않아"
나를 한마디로 정의 할 수 있을까? 집안 환경, 부모 직업, 성격, 외모, 성적, 대학 등등 온갖 스펙들로 나를 치장하고 그것으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한다.
스펙이 없으면 안되는 세상!! 그런 세상의 편견에 대해 일깨워주는 이야기.
평범하지 않으면 정상이 아니라는 편견에 당당하게 맞서서 나만의 특별함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듯 하다.
<열아홉, 한여름의 보물>
"남 앞에서 잘난 척할 만큰 잘난 사람도 없고, 남 뒤에서 주눅 들 이유도 없고, 그런 거 같아."
"죽어라 달릴 필요 없어. 좀 천천히. 알았지?"
"원래는 돌멩이라던데" "다이아몬드"
"돌멩이를 다듬으니까 보석이 되잖아. 돌멩이도 그런데 사람은 어떻겠어? 살이랑 뼈가 있고 피가 흐르는데, 나중에 가서는 얼마나 반짝반짝 환할까."
우리 딸이 생각났다. 비록 지금은 폭풍우에서 비틀거리는 항해사이지지만, 언젠가는 잔잔한 바다와 눈부신 햇살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우린 모두 그렇게 반짝반짝 빛났던 시절이 있었고, 다시 빛날 수 있다.
<수지분식>
"느린 건 강하니까. 그건 속도가 아니라 깊이거든"
"소중한 걸 배우려면 시간이 걸리는 게 당연하잖아."
잠잘 시간도 부족했던 10대와 20대. 그리고 엄마가 되어 잠잘 시간이 부족한 30대.
이젠 제 2의 꿈을 찾아 잠잘 시간이 부족한 40대. 때로는 분단위로 일정을 조정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내게 잠시 쉬어도 된다고, 느리게 깊이 있게 가는 것이 강한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자신의 꿈을 쫒아 바쁘게 살아가는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내 인생의 실패담>
"어떤 대상을 보는 것은 나 자신이다. 그런 잣니도 남에게는 보이는 대상이 된다"
"날 보이는 대로 보지는 말아 줘, 네 눈으로 똑바로 봐 줘"
힘든 일은 한꺼번에 온다고 했던가? 현재 처한 상황이 너무 벅차고 힘이 드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한뼘 더 성장해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힘든 상황속에서도 늘 무언가를 깨닫게 되고 얻게 되는 것이 있다. 아픈 만큼 성숙하는 걸까?
아프고 힘들때는 나만 힘든 것 같고, 나만 아픈 것 처럼 느껴진다. 사람마다 크고 작은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엉킨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처럼 한가지씩 풀어나가다 보면 성장하고 변화하는 우리들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7편의 단편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때로는 중학교 시절로 때로는 20대로 돌아갔다. 그 상황마다 힘들때도 포기 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내가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면서 살아왔구나 했다. 이제는 전력질주가 아닌 주변을 돌아보며 느릿느릿 깊이 있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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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는 시간이 끝났을 때 소설 읽기가 시작된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그때부터는 여러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각자 좋아하는 맛과 색으로 삶이라는 이야기를 구워보는 것이다. 내가 쓰고 여러분이 읽은 소설이 그 이야기를 이루는 반죽 한 움큼이 된다면 참 따뜻한 기쁨이겠다.작가의 말
내가 여태껏 읽은 '작가의 말' 중 최고로 내 가슴에 와서 박힌 부분이다. 책의 말미에 각 단편의 이야기가 시작된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글을 읽고 나만의 이야기를 상상했기 때문이다. 작은 에피소드들로 매일 일기처럼 글을 쓰는 나에게 반죽을 잘 해서 구워보라고 다독이는 것 같아서 듣기 좋았다. 읽기 좋았다고 해야 하나...?
소설의 매력은 그런 거다. 읽었는데 들리는 것. 글을 읽으며 주인공들의 대사가 마음이 내 귓가에서 울리는 것 같은 느낌말이다. 이 책에서는 모든 이야기가 그랬지만 특별히 '수지 분식'이 그랬다. 두 주인공은 느릿느릿 천천히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그 단어가 나에게 와서 콕콕 박힌 것은 모든 걸 계획대로 빠르게 진행해 가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나 때문이다. '비법을 홀랑 날로 먹으려고 했냐'라는 따끔한 가르침이 귓가에서 쟁쟁거렸다. 인생의 비법은 계획대로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다. 천천히 느릿느릿 가야 손실이 적다. 적어도 내 경우엔.
가구를 사러 갔다가 덤으로 받은 아이비 화분에서 '나도 모르게 그만'이라는 글이 나왔다. 그렇다면 나는 내 화단에서 이야깃거리를 주워오기만 하면 된다.
인생의 실수를 자책하며 '부끄러운 부분'에서는 항문외과를 연결했다. 부끄러운 일화로 따지자면 나도 못지않게 많은데 하유지 작가님은 그 실수까지도 재미있게 그리고 날카롭게 글로 풀어냈다. 이 글은 아이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가족의 죽음으로 생긴 빈자리. 그 상실감을 치유해야 한다면 '괜찮아질 예정이야'를 권하겠다. 나도 쪼쪼와 해솜이를 떠올리며 치유되었다.
'독고의 꼬리'는 일상에 대한 감사함이 주제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읽는 내내 내 꼬리뼈가 조금씩 자라는 것 같아 제대로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아... 지금도 꼬리뼈가 따끔거리는 것 같다.
엄마의 마음으로 읽은 '열아홉, 한여름의 보물'은 그 할아버지의 목걸이가 정말 다이아몬드였다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다이아몬드 목걸이였다면 먹진 드럼 연습실을 차렸으면 하는 혼자만의 상상을 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내 인생의 실패담'은 나도 그 글쓰기 교실에 참여하고 싶었다.
작가님... 그 도서관 어딥니까?
https://blog.naver.com/cau9910/222334747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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