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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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미술관

길 위에서 만나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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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대중문화 >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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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22-05] 길을 걷으면 예술이 내게 말을 건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w******f | 2022.01.23 리뷰제목
거리의 예술 혹은 공공미술   ‘공공미술’은 영국의 미술행정가인 존 웰렛(John Willett, 1917~200)이 <도시 속의 미술(Art in a City)>(1967)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장소에 설치, 전시된 작품을 가리킨다. 한국의 경우에는 ‘문화예술진흥법’ 9조 1항과 시행령 12조 1항에 의지하는 바가 크다. 왜냐하면, 법령에 연면적 1만㎡ 이상 건축물을 짓는 건축주
리뷰제목

거리의 예술 혹은 공공미술

 

공공미술’은 영국의 미술행정가인 존 웰렛(John Willett, 1917~200)이 <도시 속의 미술(Art in a City)>(1967)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장소에 설치, 전시된 작품을 가리킨다.

한국의 경우에는 문화예술진흥법’ 9조 1항과 시행령 12조 1항에 의지하는 바가 크다. 왜냐하면, 법령에 연면적 1만㎡ 이상 건축물을 짓는 건축주는 건축비 일부(최대 0.7%)를 미술품 설치에 써야 한다고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종류 또는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건축하려는 자(이하 ‘건축주’라 한다)는 건축 비용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회화, 조각, 공예 등 미술작품(이하 ‘미술작품’이라 한다)을 설치하여야 한다. <개정 2011. 5. 25, 2022. 1. 18> [문화예술진흥법 9조 1항]

 

덕분에 우리는 대형 건물 앞을 지날 때 조각 작품을 흔히 보게 되었다. 그 결과 현재 전국은 21,144점, 서울은 3,677점[조각 2,893점, 회화 629점, 미디어아트 38점, 공예 22점, 벽화 21점 등]의 건축물 미술작품이 존재1)한다.

 

문제는 관리다. 미술작품이 철거, 훼손, 용도 변경되거나 분실될 경우에는 되거나 분실되면 시장, 군수, 구청장 등이 해당 건축주에게 원상회복을 명령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원상회복 요구를 건축주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아마도 법 9조의 3 1항에서 건축주에게 미술작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미술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도록 요구하면서 CCTV 등을 설치하고 관리인을 배정해서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미술작품의 관리가 어렵고, 국가가 개인의 사유재산에 간섭하기도 난감해서일 것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자기복제로 보일 만큼 비슷비슷한 작품들이 여기저기 설치된다는 점이다. 유명 작가의 유명 작품을 원해서, 작가에게 노골적 복제를 부탁하는 건 건축주의 선택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건축주의 선택에 작가가 부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문화예술진흥법’과 공공미술 작품의 취지와 맞는 것일까?

 

게다가 건축비에 맞춰 기계적으로 작품 가액을 매겨주다 보니 작품의 예술성이나 주변 환경과의 조화, 시장 가치와는 무관하게 작품이 제작되는 경향마저 있다.

 

이런 현상들이 벌어진 것은 근본적으로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가 건축주에겐 번거로운 규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예술에 조예가 깊고 나아가 그 예술을 대중과 함께 즐기고 싶은 선의를 가진 건축주가 아니라면, 건축주에게 공공미술품은 결국 건물 짓기 위해 거쳐야 할 번거로운 절차 중 하나가 된다. 그 결과 공공미술품은 도심 속의 흉물로 방치되기가 쉽다.

 

건축주가 아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 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라고 다를 것이 없다.

일부 지역에선 작가들의 공평한 참여가 배제된 채 회원 동원이 가능한 협회와 단체들이 독점하는 양태까지 나타나고 있다. 다급한 나머지 처음부터 특정 단체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지차체도 있다. 이 밖에도 수도권의 A시처럼 선정에 따른 지역 내 갈등마저 표면화되고 있는 등 졸속에 따른 부작용이 예사롭지 않다. 모두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듯한 일정과 공공미술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다.

공공미술의 목적은 주민을 주체로 한 사회적 의제 발굴과 공공의 장에서 미술을 매개 삼아 새로운 모더니티를 생성하는 데 있다. 하지만 머릿수 채우기에 급급한 일회성 사업으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다.2)

 

심지어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인 홍경한이 위의 기사에서 지적했던 졸속으로 추진된 ‘우리 동네 미술’ 프로젝트의 문제점은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이자 사회운동가인 키스 해링(Keith Haring, 1958~1990)의 작품을 표절한 벽화가 당당하게 설치되고 해당 시 관계자가 ‘패러디’라고 변명3)한 것에서 드러났다.

 

 

[거리로 나온 미술관]은

 

미술 작품을 보기 위해 미술관이나 박물관, 화랑에 꼭 가야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한다. 이 책은 실제로 우리가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공공미술 작품을, 한국 공공미술이 시작된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변화 및 발전 과정,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소개한다. 나아가 단순한 공공미술 작품의 열거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근대사와도 엮어 스토리텔링도 첨가하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도심 속 흉물로 많이 꼽혔던 작품이 테헤란로 포스코센터 빌딩 앞에 있던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 1936~ )의 <꽃이 피는 구조물(‘아마벨’로도 불린다)>과 청계천에 있는 클라스 올든버그(Claes Oldenburg, 1929~ )의 소라 모양의 <스프링(Spring)>이다.

 

꽃이 피는 구조물

출처: <거리로 나온 미술관>, p. 43

 

 

먼저 고철로 착각한 고물상에 의해 용광로에서 녹을뻔한 프랭크 스텔라의 <꽃이 피는 구조물>은 1998년 김대중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로부터 고가 매입에 대한 추궁을 받고, ‘고철 덩어리로 만든 흉물’이라는 대중의 비난 속에 철거될 뻔 했다.

한 미술평론가는 “흉물스럽다는 게 정직한 느낌일 것이다. 조형물은 미술계 관계자가 아니라 사회와 대중을 배려해야 한다”며 철거를 옹호했다.

반면에 성완경 비평가는 “졸속 퇴출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박하며 현 위치 유지를 주장했다. 그는 “(<아마벨>은)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상투적인 조형물이라기보다는 그 형식과 내용이 심오하고 미학적으로 진지한 작품”이라며 철거 신중론을 폈다. 또 이 야외 조각물은 작가가 1997년 포스코센터 로비 2층에 제작한 가로 11m 대형 회화 <전설 속의 철의 섬>과 대구를 이루는 것이라며 철거하려면 이 회화도 함께 옮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목할 것은 성완경 비평가가 철거 반대론을 피면서도 설치 과정에서의 절차상 흠결을 지적한 대목이다. 그는 애초에 작품을 설치할 때 공공적 논의를 배제한 것이 지금의 화를 자초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포스코가 작품 설치 후에 재산적, 물리적 관리는 했을지라도 작품이 대중에게 사랑 받을 수 있도록 홍보, 교육, 이벤트를 하는 등 문화적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많은 논쟁 끝에 <아마벨>은 살아남았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테헤란로의 명품 공공미술로 인식되고 있다. [pp. 49~50]

 

스프링(Spring)

출처: <거리로 나온 미술관>, p. 34

 

당시 서울시작이었던 이명박에 의해 속전속결로 진행된 클라스 올든버그의 <스프링(Spring)>도 도심 속의 흉물로 혹평 받았지만, 재평가되고 있는 프랭크 스텔라의 <꽃이 피는 구조물>과는 다소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반면교사라고나 할까?

청계천 조형물을 KT에서 맡아 제작한다는 게 소문나니까 행세깨나 하는 조각가들이 온갖 백을 동원해 로비 했어요. 압박을 받게 되니 KT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이 됐지. 그래서 ‘에라이, 이럴 바엔 차라리 잡음 생기지 않게 외국 작가를 쓰자’며 돌아선 거였죠”

그렇게 해서 외국 거장에게 맡겨졌지만 작품성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청계천이라고 해서 다슬기나 소라 모양을 내세우는 것은 표피적인 해석이다.”. “좁은 청계광장에 세운 피뢰침” 등의 혹평이 있다. 반면 “청계천은 좁은 구조라서 치솟는 수직적인 구조가 자연스럽다. 꼬여 올라가는 형태감도 시각적인 변화가 있어 좋다”고 호평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콘을 부풀려서 처박는 식의 ‘뻥튀기 야외 조각’이 가졌던 유머와 발랄함을 생각해보면 청계천의 <스프링>은 올렌버그 조각이 주는 단맛이 거의 빠져 있다. A학점은 절대 아니라는 뜻이다. 그가 실력 발휘를 안 한 건지, 못 한 건지는 알 수 없다.

~ 중략 ~

청계천 입구의 <스프링>은 많은 이들이 함께 공유하는 도심의 풍경이자 광화문의 랜드마크가 되어가는 중이지만, 빛과 그림자처럼 공론화 과정을 생략한 아픔을 가진 공공미술의 상징으로 그 자리에 서 있기도 하다. [pp. 41~42]

 

 

샐러리맨을 형상화한, 인상적인 조각 작품들도 있다. 광화문 흥국생명 본사 앞에 있는 조너선 보로프스키(Jonathan Borofsky, 1942~ )의 <해머링 맨>과 홈플러스 영등포점 앞에 있는 구본주(1967~2003)의 <지나간 세기를 위한 기념비>다.

 

해머링 맨

출처: <거리로 나온 미술관>, p. 25

 

 

광화문 흥국생명 본사 앞의 <해머링 맨>은

해머링 맨>은 샐러리맨인 우리의 자화상이다. 검고 납작한 형상을 한 조각물은 어깨를 약간 구부린 채 오른손을 들고 아주 느린 동작으로 망치질을 한다. 손에 들린 것은 망치이지만 그것은 화이트칼라든 블루칼라든 구분 없이 모든 노동의 상징일 뿐이다. 망치는 누군가의 노트북이거나 누군가의 용접기일 수도 있다.

~ 중략 ~

언론은 ‘광화문에서 망치질하는 22m 거인’, ‘서울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공공미술 명품’이라며 호평했다. 문화재청장을 지낸 바 있는 당시 <중앙일보> 문화부 정재숙 기자는 “작품이 선 자리가 너무 건물 쪽에 붙어 보로프스키 작품 특유의 강한 실루엣 맛이 약화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후 흥국생명은 2008년 <해머링 맨>의 인체 윤곽이 멀리서 더 잘 보이도록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도로 쪽으로 5m 더 빼는 결단을 내렸다. 이 거대한 철제 조각상은 망치질하는 데 드는 전기료, 보험료 등 유지비만 1년에 7천만 원 가량 든다고 한다. 설치와 이전, 유지 과정에서 보여준 행보는 기업 오너의 미술 애호가 거리의 공공조각 수준을 어떻게 업그레이드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pp. 27~28]

 

지나간 세기를 위한 기념비

출처: <거리로 나온 미술관>, p. 80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는 보드를 타는 샐러리맨 조각 <지나간 세기를 위한 기념비>는 또 다른 반면교사라고 할 수 있다.

조각은 어디에, 어떻게 세워져 있는가에 따라 맛이 다르다. 흰 벽으로 둘러싸인 미술관에서 예술의 오라(aura)를 풍기며 전시되는 작품도 거리로 나오는 순간 처지가 달라진다. 미술관에서는 모든 환경이 작품을 떠받들어주지만, 거리로 나오는 순간부터 미술 작품은 일상의 풍경과 경쟁해야 한다. 자전거 거치대, 알록달록한 간판 등 시선을 뺏는 다른 요소들 때문에 작품은 잡다한 도시 풍경에 묻혀버리기 십상이다. 홈플러스 영등포점 앞의 <지나간 세기를 위한 기념비>처럼 말이다.

이 공공조각의 존재감이 덜한 것은 제단이 너무 높이 세워진 탓도 있다. 조각은 별도의 제단 없이 무지개처럼 걸린 반원을 제단 삼았다. 그런데 그게 너무 높다. 작품은 무한 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곡예 하듯 사투를 벌이는 샐러리맨의 처지를 형상화한 것으로, 스노보드를 탄 채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모습이다.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는 아슬아슬한 자세와 힘에 겨운 듯 입을 헤 벌린 특유의 표정이 마음에 와 박힌다.

~ 중략 ~

이 작품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뒤편에 놓인 샐러리맨 조각처럼 적당한 높이에 설치돼 관람자의 시선이 조각의 표정에 닿을 수 있다면, 작가가 조각을 통해 표현하려 했던 의도가 사람들에게 보다 분명히 전달될 것이다. [pp. 82~85]

 

이런 식으로 26개의 작품을 작품의 작가, 탄생 배경, 제작 경위, 미학적 가치, 시대사적 맥락 등을 섞어 소개하고 있다. 공공미술에 대한 좋은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이 글 처음에 살펴본 것처럼 공공미술 작품은 걸작(傑作)과 졸작(拙作), 표절작품이 섞여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이 책은 코로나 시대에 제대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가수 이문세는 <길을 걷다 보면>에서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다를 볼 수 있을까

조금 숨이 가쁘더라도

바람을 따라 걸어요

내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 없어도

조금도 외롭지 않아

라고 했지만, 나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아무도 말을 걸어오지 않더라도 공공미술 작품이 내게 말을 건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이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자음과모음’으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1) 공공미술포털(www.publicart.or.kr)의 미술작품 통계

2) 홍경한, “1000억짜리 ‘졸속’ 공공미술 프로젝트”, <경향신문> 20.09.10.

( https://m.khan.co.kr/view.html?art_id=202009100300075&utm_source=naver_blog&utm_medium=social_share)

3)키스 해링이 왜 거기서… 1000억 쏟은 ‘공공미술’ 졸속 논란”, <일요신문> 제1510호 21.04.16

(https://m.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398650)

1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5 댓글 2
종이책 거리로 나온 미술관_ 손영옥 지음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d*****2 | 2022.02.04 리뷰제목
미술, 나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글자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역사, 체육, 음악 다 좋아하지만 미술은 여전히 어렵다. 코로나 떄문에 최근에는 해외여행을 못 갔지만 외국에 가서도 유명한 건축물, 미술관에 가서 남들이 다 느끼는 감동을 나만 못 느끼고 돌아온 적도 많다.  도대체 왜? 어디에서 작품성을 느껴야 하는거지?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요즘 관심있는 분야가 바로
리뷰제목

미술, 나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글자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역사, 체육, 음악 다 좋아하지만 미술은 여전히 어렵다. 코로나 떄문에 최근에는 해외여행을 못 갔지만 외국에 가서도 유명한 건축물, 미술관에 가서 남들이 다 느끼는 감동을 나만 못 느끼고 돌아온 적도 많다. 

도대체 왜? 어디에서 작품성을 느껴야 하는거지?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요즘 관심있는 분야가 바로 거리의 예술, 우리 땅의 숨결, 역사다. 얼른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우리 땅과 우리 예술을 사랑스러운 관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싶다)
 

이 책은 그런 거창한 미술작품보다 주변에서 어? 이건 왜 지금 여기 서있지? 또는 이 건축물 지나가면서 본 것 같다 하는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는데 무엇인지, 또는 왜 서 있는지 몰랐던 거리속의 미술, 건축을 보여준다. 

나는 20년을 지방에 살다가 대학시절 서울로 왔다. 서울의 그 높은 빌딩과 그 빌딩 앞의 이름 모를 예술품을 보며 촌놈티를 팍팍 냈다. 그런 '여기 이게 왜 있지?' 했던 예술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광화문광장에 가보면 이순신 장군상이 오래 된 풍경처럼 서 있다. 나는 한 떄 그 이순신 장군 동상 오른팔의 위치에 있던 회사를 다녀서 그 동상을 몇 번이나 봤다. 2009년 금융위기 취업난 속에서 면접을 보고 합격을 직감하던 그 떄 세종대왕과 이순신을 보며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청계천 입구는 일을 하다 점심을 먹으러 가고는 했던 곳이다. 그 입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소라고동 모양 조각이 날렵함을 뽐낸다. 서소문 방향으로는 흥국생명 빌딩 앞에 <해머링 맨>이 망치 든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사람들에게 인사한다. 모두 다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거장들의 작품이지만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고 한다. 

나 자신도 솔직히 몰랐다. 그렇게 비싼 작품인지 말이다. 

도시는 어느 순간부터 유명 작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아파트 단지나 사무실이 밀접해 있는 건물의 출입구 근처, 식당가 건물 앞 등에서 어렵지 않게 야외 조각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도슨트가 나와 설명해 주는 것도 아니고, 안내문이 친절하게 붙은 것도 아니요, 우리 역시 바빠서 그냥 지나치게 됐다. 

 

건축물 역시 도시와 어울려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아모레 퍼시픽 본사는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와 인증 샷을 찍는 한국의 랜드마크 건축물들이다. 구석구석 찾아보면 외국의 저명 건축가와 한국의 건축가들이 지은 건축물 중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물들이 많다. 

 

이 책은 말한다. 관심을 가지고 보는 순간, 그 조각들과 건축물들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한다. 그 조각물이 설치된 배경은 무엇인지, 작가는 누구인지, 어떤 점이 멋진지에 대해 누군가 말해주면 좋을까 하는 출발점으로 살마들에게 '친절한 거리예술 안내서' 역할을 하는 책이다. 

거리의 공공조형물과 건축물에 궁금증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미술 지식과 안목이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작은 관점의 변화가 우리 삶을 풍요롭게 또는 색다르게 만들어 줄 것이다. 

거리의 조형물은 크게 네가지로 나뉜다. 우선 동상과 조각 등 정부 주도의 기념 조형물이다. 두 번째, 문화예술진흥법(건축물 미술작품 제도)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을 신축,증축할 때 건축비의 1%(2000년부터 0.7%)를 회화, 조각 등의 미술품에 쓰도록 한 이른바 '1%법'에 의해 설치된 미술품이다. 세 번쨰, 서울의 경우, 서울시가 공공미술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서울은 미술관'프로그램 등을 통해 제작한 작픔이다. 마지막은, 기업들이 건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설치한 사례다.

 

공공미술은 서양에서 건너온 문화다. 20세기 후반 들어서는 서구 주요 국가들이 공공미술 조형물을 볼 수 있는 것이 세기적인 트렌드가 되었다. 

공공미술을 뜻하는 영어 '퍼블릭 아트(Public Art)'는 영국의 존 월렛이 리버풀시의 시각 예술에 대해 다룬 책 <도시속의 미술(Art in city)>에서 처음 사용했다. 

월렛은 기존의 미술이 특정 계층, 소수 엘리트층 중심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했고 이에 일반인도 즐길 수 있는, 그들에게 가치있는 미술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용어를 창안했다고 한다. 

이 책은 서울의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예술 작품을 보여준다. 

이 책의 1장은 공공미술 이야기다. 여의도 IFC서울의 김병호 조각가가 만든 조용한 중식으로 시작한다. 한 떄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다니다가 지금은 사는 곳이 수원, 용인으로 옮겨오면서 코로나가 시작되고, 육아를 하면서 서울을 못가게 되어 서울에 있던 미술품이 기억에서 희미해졌다. 여의도는 꽤 안간지 오래되서 와 닿지가 않았다.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의 <해머링 맨>은 나도 지나치면서 너무 많이 봐서 아직도 생생하다. 산업 역꾼을 그려 놓은 것인가? 뭐 그런 생각이었는데 조너선 보로프스키라는 유명인의 작품인지 처음 알게 됐다. 손에 든 망치는 화이트칼라든, 블루칼라든 구분없이 모든 노동의 상징일 뿐이다. 작가는 크기가 다른 <해머링 맨>을 미국 시애틀, 독일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일본 도쿄 등 세계 11개 도시에 설치했다. 2002년 세계에서 7번쨰로 세워진 서울의 <해머링 맨>이 가장 크다고 한다. 

 

MB의 대권꿈 속에 속전속결로 세워진 클레스 올덴버그의 스프링이 나온다. 나도 많이 봤다. 

지금은 청계천의 상징처럼 랜드마크로 되어 있다. 이 건축물을 세울 떄의 일화 등도 재밌게 읽혔다. 클레서 올덴버그의 셔틀콕 작품들을 보니 작가의 예술 세계가 조금은 이해간다. 

DDP는 얼핏 보고 이제는 기억에 잊혀졌다. 그 뒤로 서울에 갈 일이 많지 않았기 떄문이다. 

김세중 작가님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은 박정희 정권의 군인 이데올로기를 상징하는 것에서 지금은 광화문의 랜드마크가 됐다. 나 역시 첫 직장이 광화문이라 이순신 장군상을 보고, 또 청소하는 모습 등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프레스센터, 홈플러스 영등포점, 코엑스 등에 산재되어 있는 공공미술 작품을 이야기한다. 

 

2장은 도심안의 또 다른 예술, 건축 이야기다. 

박승홍 건축가가 세운 국립중앙박물관과 최순우 옛집 등을 보며 다시 한 번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세운 아모레 퍼시픽 본사도 내가 서울에 자주 갈 수 없게 된 시점에 만들어진 것 같아 그 건물의 위용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책으로 우선 만나볼 수 있어서 재밌게 봤다. 

아모레퍼시픽 본사는 나중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내가 이과를 전공했다면 건축을 전공했을 것 같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하나, 또 우리가 살아갈 빈 공간을 만들기 위해 무언가 조형물을 만들어내고 공간 속에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름답다. 

이 건물은 채움과 비움을 다 잘 보여주는 건물 같다.
 

3장은 거리 예술로 시대를 보는 장이다. 북한보다 크게, 더 크게 짓기 위한 박정희 시대 체제 경쟁의 산물인 세종문화회관 이야기가 나온다. 광화문 현대해상 사옥 바로 옆에 있어서 나는 매일 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과거를 가지고 있었던 말인가.

여의도의 상징인 국회의사당이 한국의 유명 건축가들이 붙어서 지은 건물임에도 건물의 몸체는 모더니즘 건축양식으로 심플한데 고전주의건축 요소인 열주와 돔을 덧붙이면서 기형적인 건물이 된 사연도 나온다.

"건축이 권력의 시녀가 된 첫 케이스"라는 비평까지 듣게 된다. 원래 설계안에는 돔이 없었다. 제대로 배운 건축가들이 그렇게 설계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하와이를 다녀와 주 의회의사당의 멋진 돔을 보고 박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설게가 변경됐다. 

열번 넘게 퇴짜를 맞다가 지붕 갓을 씌우고 통과한 예술의 전당까지 오늘의 서울을 상징하는 많은 건물과 그 역사이야기가 펼쳐진다. 

4장은 관점을 바꾸고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새로운 공공미술 장르를 보여준다. 

중랑의 용마폭포공원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내가 다닌 대학에서 얼마 멀지 않았는데, 그동안 서울도 많이 바뀐 것 같다.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지하예술정원은 지나다 한 번 본 것 같다. 

 ‘예술이 있는 지하철역’을 표방하고 국내외 작가와 건축가들의 예술 작품을 설치한 것은 2019년 3월이라고 한다. 그 얼마 뒤 내가 코로나 전 마지막 공연을 보러 한남동을 간 적이 있어 우연히 보게 됐다.

서울시가 전문가들과 함께 꾸리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 프로그램에 녹사평역이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제목은 ‘지하예술정원’이었다.

국내외 작가 총 6명의 작품이 역사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 바쁘게 이동하는 사람에게는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어느 날 삶의 속도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앞의 많은 작품들이 그랬던 것처럼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와 닿는다.

바쁜 일상에서 무언가 맞은 느낌이다. 고맙다. 

이 책을 읽고 주변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다. 여유와 비움에 대해 생각해 보개 됐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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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거리로 나온 미술관, 이왕 나왔으니 제대로 감상해 보자! 평점10점 | h****i | 2022.02.02 리뷰제목
나는 미술품은 미술관에서, 즉 실내에서 감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어두컴컴한 실내에서 핀 조명을 도도하게 받으며 이 세상에 나와 너만이 남아있는 것 같은 분위기에서 미술품을 만났을 때 비로소 그 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는 생각. 그렇지만 이러한 생각이 편협한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미술을 그저 회화나 조각에만 한정 지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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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품은 미술관에서, 즉 실내에서 감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어두컴컴한 실내에서 핀 조명을 도도하게 받으며 이 세상에 나와 너만이 남아있는 것 같은 분위기에서 미술품을 만났을 때 비로소 그 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는 생각. 그렇지만 이러한 생각이 편협한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미술을 그저 회화나 조각에만 한정 지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내가 아닌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공공미술에 대해 우호적이지 못한 내 태도는 일정한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때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건축물 미술작품'에 적잖이 실망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거리로 나온 미술관>은 총 26개의 공공미술과 건축물에 대해 자세히 언급한다. 작품을 만들거나 설계한 작가 소개는 물론이고 제작할 당시의 숨겨진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한 내용이 이어진다. 그중에서 제일 처음 내 눈길을 붙잡은 것은 홈플러스 영등포점 앞에 설치되어 있는 구본주 작가의 '지나간 세기를 위한 기념비'이다.

 


 

구본주 작가는 2003년 교통사고로 요절한 작가이다. 37세의 짧은 인생 동안 그는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는데 한국에서 처음으로 샐러리맨을 조각의 대상으로 끌어왔다는 점이다. 그는 86년 홍익대 조소과에 입학하여 소위 운동권 미술을 하며 작품 활동을 펼쳤다. '리얼리즘 작가로서 구본주가 가진 탁월한 조형능력은 조각의 표정을 통해 빛이 난다'라고 책에서는 알려주지만 홈플러스 영등포점 앞의 작품은 조각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는 위치에 설치되어 있다 하니 너무나 아쉽다.

 


 

 

미술관에서는 모든 환경이 작품을 떠받들어주지만, 거리로 나오는 순간부터 미술 작품은 일상의 풍경과 경쟁해야 한다. 자전거 거치대, 알록달록한 간판 등 시선을 뺏는 다른 요소들 때문에 작품은 잡다한 도시 풍경에 묻혀버리기 십상이다.

거리로 나온 미술관 82쪽

 

이처럼 도시 풍경에 묻혀버리는 비운의 작품이 있는가 하면, 최적의 장소에 설치된 작품도 있다. 그 주인공은 광화문 광장의 '충무공이순신장군상'이다. 동상 뒤로 경복궁과 북악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동상이 세워진 위치로는 대한민국 최고의 장소가 아닐까. 1968년 만들어진 이 동상의 제작자는 김세중 작가이다. 서울대 미대 재학 시절 제1회 국전에서 특선을 받아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후, 서울대 교수와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엘리트 코스의 예술가님이자 김남조 시인의 남편 되시겠다.

 

동상은 통치자가 자신의 정치 이념을 선전하기 위해 제작되는 경우가 많은 데 이순신 동상도 박정희 정권 시절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기 위해 내세운 민족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의 표현 방법으로 이용되었다. 이순신이라는 무신을 내세워 자신의 쿠데타를 합리화하고 싶었던 것인지는 모르나 박정희 대통령은 이 동상의 건립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김세중 작가의 작업실을 두 차례나 방문하는가 하면 동상에 새겨진 한자 '충무공이순신장군상'도 직접 썼다고 한다. 이러한 태생적 한계는 이순신 동상을 박정희 시대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동상이 설치된 지 5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동상 앞에서 1987년 민주화 항쟁의 함성이 울려 퍼졌고, 촛불집회가 열리는가 하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공간이 마련 되었으며,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노동자의 추모 분향소가 세워지기도 했다. 이제 그 누구도 이순신 동상을 박정희 시대의 상징이라 부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이순신 동상은 제작 당시 가지고 있던 상징이 탈색되고 새로운 이미지가 입혀지고 있는 중이다.

 


 

 

이순신 동상이 제작 당시의 태생적인 오명을 벗고 새로운 이미지를 입고 있다면 그렇지 못한 건축물도 있다. 대표적인 건축물이 '국회의사당'이다. 뚜껑이 열리면 태권브이가 출동한다는 우스갯소리를 유발하는 생뚱맞은 돔은 박정희 대통령의 한마디로 부랴부랴 설계도에 추가되었다고 한다. 타당성 없이 장식처럼 늘어선 기둥들도 지붕의 돔과 함께 국적불명의 무대장치를 만드는 데 일조했고, 건축물 자체가 워낙에 기형적이라 급조된 스토리로 상징성을 부여했다. 정면에 보이는 8개의 기둥은 전국 8도의 민의를, 돔은 그것이 하나의 정책으로 수렴되는 과정을 의미한단다. 그야말로 흥칫뿡이다! 국회의사당의 새로운 이미지를 위해서 돔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하지만, 그 안의 사람들이 바뀌지 않는 이상 새로운 이미지가 생길 수 있을까 싶다.

 


 

(국회의사당의) 몸체는 모더니즘 건축양식으로 심플한데 거기에 고전주의 건축 요소인 열주와 돔을 덧붙였으니 기형적인 건물이 됐다. 당시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들이 참여했음에도 이런 결과물이 나온 건 "건축이 권력의 시녀가 된 첫 케이스(박민철 시간향건축사무소장)" 였기 때문이다.

거리로 나온 미술관 188쪽

 

이처럼 권력의 시녀가 되어 건축된 국회의사당은 내로라하는 건축가들이 참여했음에도 모두 자신의 이름이 지워지기를 바라는 바람에 건축가 없는 건축물 신세가 됐다.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는 건축가도 있었다. 세종문화회관을 설계하고 건축한 엄덕문 건축가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북한의 인민문화궁전을 의식한 듯 엄덕문 건축가를 직접 불러 세종문화회관에 기와를 올리고 좌석을 5천 석으로 늘리라는 요구를 했다고 한다. 엄덕문 건축가는 그 요청을 거절했고 기와가 안되면 서까래라도 하자라는 대통령의 제안에도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렇게 건축된 세종문화회관은 전통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았음에도 한국적인 미를 추상화하여 표현한 덕분에 왠지 모르게 한국적인 냄새가 난다. 1970년대 한국 건축은 전통 계승의 기치 아래 기와지붕 이미지에 대한 강박이 있었고 그 결과물로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이 만들어졌지만 흉물 논란, 왜색 논란에 휩싸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세종문화회관이 전통의 현대화를 고민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한국 건축사의 중요한 건물로 평가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거리로 나온 미술관>이 워낙에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보니, 서평이 길어진 느낌이 있는데 공공미술의 미래라고 할만한 작품 하나만 소개하고 글을 끝마칠까 한다. 그 작품은 서울 중랑구 용마폭포공원에 자리한 '타원본부'이다. 이 책에 언급되어 있는 아쉬운 공공미술 작품의 경우 설치 장소가 작품을 돋보이게 하지 못하거나, 외국의 유명 작가가 설치 장소에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채 작품만 보내버린 무성의한 경우도 있다지만 '타원본부'는 제작 시점부터 시민이 참여하고 공무원이 전문가인 큐레이터의 도움을 받아 작가를 선정하는 노력이 빛을 발한 경우이다. 용마폭포공원의 공공미술 당선자는 33살의 정지현 작가이다. 공공미술의 큰 축을 이루는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의 수혜자는 이른바 공공미술`꾼`들이었다. 전국에 비슷비슷한 작품이 난립하고 같은 작가의 자기 복제 같은 작품이 곳곳에 있는 현실에서 정지현 작가라는 신인이 대규모의 공공미술 공모전에 당선되었다는 소식은 미술계의 이슈가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공공미술`꾼`이 당선되었다면 그저그런 용 모양의 조각상이 폭포앞에 서있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채석장으로 이용되던 용마산은 1997년 인공폭포가 조성되고 공원이 된다. 시민 이원복 씨는 친구들과 태극 13단을 결성해 정의의 특공대라도 된 것처럼 채석장을 누비던 유년 시절의 이야기를 중랑구의 스토리 공모전에 보냈고 당선된 그의 이야기는 정지현 작가의 '타원본부'의 모티브가 되었다. 정지현 작가의 작품은 폭포를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노출 콘크리트의 둥근 원 모양으로 설치되었고, 폭포의 물을 얕게 담을 수도 있다. 정 작가는 "작은 길을 따라 들어가면 나오는 우리만의 기지, 시민들을 안아주는 것 같은 형태의 구조를 생각했다"라고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정 작가의 작품을 온전히 감상하기 위해서는 인공폭포가 가동되는 하절기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폭포가 가동되지 않는 8개월 동안은 출입이 금지된다 하니, 폭포가 가동되지 않더라도 '타원본부'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를 바랄 뿐이다.

 


 

<거리로 나온 미술관>을 쓴 손영옥 평론가는 2020년 국민일보에 격주로 연재한 '궁금한 미술'을 뼈대로 삼아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서평을 쓰면서 몇 개의 작품 사진은 국민일보의 기사의 미리 보기 기능을 사용해서 대체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총 26개의 작품 중에 울릉도 코스모스 리조트와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하고는 24개가 서울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다짐해 본다. 서울에 가게 되면 이 책을 꼭 챙겨가서 24군데의 작품들을 거리에서 오롯이 감상해 보리라! 앗, 23군데로 정정하겠다. 국회의사당은 패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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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길 위에서 만난 예술, 미술관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m****h | 2022.01.29 리뷰제목
독특한 발상, 거리로 나온 미술관-길 위에서 만나는 예술-     어느 도시나 지역에는 그곳을 상징하는 건물이나, 조형물 등이 있다. 또 다른 표현으로는 랜드마크라고 할까, 예전에는 중심, 표식, 알기 쉬운 뭐 그런 건물일 뿐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그리 없었던 듯하다. 즉, 도시를 대표하는 건축물은 예전에는 그저 낮익은 건물이라는 인식이었다.     우리는 ’예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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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발상, 거리로 나온 미술관-길 위에서 만나는 예술-

 

 

어느 도시나 지역에는 그곳을 상징하는 건물이나, 조형물 등이 있다. 또 다른 표현으로는 랜드마크라고 할까, 예전에는 중심, 표식, 알기 쉬운 뭐 그런 건물일 뿐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그리 없었던 듯하다. 즉, 도시를 대표하는 건축물은 예전에는 그저 낮익은 건물이라는 인식이었다.

 

 

우리는 ’예술작품‘을 뭐라고 생각할까?

 

 

이 책은 우리 일상 속에서 보이는 건물이나 길거리 조형물을 보는 각도를,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미술관에 가지 않더라도 훌륭한 예술작품을 볼 수 있는 ’거리의 미술관‘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한다면 익숙함 속에 낯설음, 즉 새로운 경험을 할 수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예술작품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를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대기업 건물에 커다란 황소 한 마리, 우리를 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약속장소로 알기 쉬운 랜드마크로 인식하고 있을까, 아니면 거리에 전시된 예술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글쎄다 별로 생각해 본적이 있었나 싶다.

 

 

길거리 미술관’이란, 익숙한 거리의 낯설음, 새로운 발견

 

 

지은이는 ‘건축물은 도시라는 캔버스에 그려진 예술작품’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발상과 사고의 전환, 통근길에 보고 지나치던 건물들이 예술작품이라면 갑자기 거리가 달리 보이지 않을까, 그저 익숙한 거리에 관심을 가지고 보면 어느덧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하는 게 아닌가, 갑자기 열린 ‘길거리 미술관’...갑자기 새롭게 보인다. 충분히 공감할만한 이야기다.

 

지은이는 미술평론가이면서 일간지 문화전문기자, 부국장이다. 2020년 한 해 동안 국민일보에 연재했던 칼럼 ‘궁금한 미술’을 깊고 더해 엮은 것이 이 책이다.

 

그저 서 있는 건물, 국회의사당, 예술의 전당의 탄생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가지고 보면, 이른바 건축물에 혼을 불어넣는 스토리텔링 속에서 새롭게 보이는 예술작품이 된다…. 무릎을 딱치고 싶은 대목이다.

 

 

 

 

길거리의 미술관은 언제부터, 어떤 것들이 있을까

 

 

1975년, 문화예술진흥법에서 건축조형물을 세워야 한다는 권고 규정을 두고 있다가 20년 후에 의무규정으로... 지방자치제도 부활이후에는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한 조형물로... 시대와 목적에 따라서 거리에 하나 둘 세워지는 건축물과 예술품들,

거리의 조형물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첫째 동상과 조각 등 정부 주도의 기념 조형물, 둘째 문화예술진흥법(제9조,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 1만 제곱미터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는 건축비용의 1%, 1995년 의무화 이른바 ‘건축비 1% 법’)에 따라 설치된 미술품, 셋째 지방자치단체의 프로그램, 넷째는 기업들의 건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설치한 것들이다.

 

 

길거리 미술관은 아직도 시행착오 중

 

 

국세청 앞에 세워졌다 4년 만에 시민들의 반발로 철거된 ‘저승사자 조형물’과 시민들의 반발을 받아들여 위치를 바꾸면서 존속시켰던 포스코 본사 앞 ‘꽃이 피는 구조물’, 지금은 명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둘의 엇갈린 운명, 예술작품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런 역사가 있었구나는 생각이 든다. 눈이 번쩍 뜨일정도로...

 

이 책에서 몇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 공공건축물은 2000년대 들어 급작스레 증가하기 시작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라든지 여러 이유를 들어 우후죽순처럼, 그러나 설치과정에서 주민의 의사를 묻는 등 민주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행정 독단으로 추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공건축조형물이 생겨난 것이다. 시행착오 속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가?, 아직은 답하기는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자 본론으로 되돌아보자. 이 책은 4장을 나눠 1장에서는 익숙한 곳에서 발견하는 낯선 아름다움이라는 제목으로 공공미술 이야기를 풀어낸다. 여기서 드는 사례는 김병호의 ‘조용한 증식’을 비롯하여 조너선 보로프스키의 광화문 흥국생명에 세워진 ‘해머링 맨’, 클래스 올덴버그의 청계광장 ‘스프링’, 김영원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 ‘그림자의 그림자를 비롯해 인천공항, 코엑스 한국프레스센터, 광화문의 이순신장군 동상 등이 소개된다. 그리고 2장 도심 안의 또 다른 예술이라는 건축이야기에서는 김찬중의 울릉도 코스모스리조트, 박승홍의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3장 거리의 예술로 훔쳐보던 그 시절로 역사이야기를 담고 있다. 박길용의 국립현대미술관, 지명건축가들 이른바 잡탕 ’국회의사당‘ 김수근의 세운상가, 김석철의 예술의 전당에 얽인 웃지 못할 이야기들, 4장에서는 관점을 바꾸고 경계를 허물다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공공미술을 소개학 있다. 김승영의 금천아파트 ’누구나 마음속에 정원이 있다‘ 녹사평역의 공공미술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지하예술정원‘ 등이 그것이다.

특히 3장에서 소개하는 국가주도의 체제우월(적어도 북쪽 보다는 웅장하게라는 강박이 작용하던 시절에 지어진 건축물)의식이 예술품보다는 선전도구로, 이용되던 시기가 있었다. 참으로 씁슬한 대목이다. 100년 후, 우리 건축예술품, 건립 당시 당대의 시대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역사적인 증거는 된다. 박제화된 이데올로기의 상징이라면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을까?, 물론 보기 나름이겠지만 말이다.

 

늘 보던 건축물, 조형물들이 거기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보면,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왜 일까?, 바로 지배적인 사고틀때문이 아닐까, 예술작품은 창작자가 당대의 정신을 그리고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해석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면서 만들어 낸 것들을 작품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보여주기식, 뭔가 목적을 가지고 마구찍어내는 것들은 예술작품이 아니라, 쓰레기다. 그 예는 국세청앞 저승사자가 그러했고, 한때 포스코 앞 조형물도 그런 수난을 겪었다.

 

 

 

국회의사당은 너의 섬(여의도, 汝矣島), 그들의 리그의 이상한 우주선 같은 건물, 총독부의 약령?

 

지은이는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 건축 당시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데, 아마도 이런 게 스토리텔링이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는 국회의사당, 평소 여의도(너의 섬= 구케우언=구태의연하고 케케묵은 어리석은 소리를 하는 곳= 왜 합리적이고 현명한 사람들이 =의사당에만 들어가면 자기 생각을 잃어버리고 어떨 때는 좀비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그래서 나는 ’국회의원‘이라 쓰고 읽기는 ’구케우언‘이라고 읽는다) 아무튼 국회의사당에 얽힌 사연을 들어보자

 

지은이는 건축물 ’국회의사당’을 이렇게 표현한다. ‘급조된 불통의 아이콘 건축가 없는 누더기 건축물’이라고, 의사당 지붕 돔을 두고 ’마징가 제트‘ ’로봇 태권V’ 논쟁이 있었던 모양이다. 상상처럼 밋밋한 건물 위에 돔을 얹히는 참으로 생뚱맞았던 모양이다. 박정희 시대 만들어진 대표적인 건물이며 특징은 기둥과 돔이란다. 서양의 돔은 종교적 믿음이나 왕권, 국가적 이상을 상징한다. 로마의 판테온 신전, 바티칸의 성베드로대성당, 미국의 국회의사당 등이 이런 예에 속한다. 동양에서는 서구에 대한 콤플렉스, 근대화에 대한 열망 등을 바로 돔으로 표현한다.

 

국회의사당 설계도 우여곡절을 거쳐 공개됐던 1969년 당시, 언론에서는 제국주의가 식민지에 자기 나라의 위세를 보이기 위해 만든 콜로니얼 양식이라고 전제하며, 총독부의 악령이 되살아난다고 했다. 참으로 선견지명이다. 지금 국회의사당 돌아가는 꼴을 보면 아주 틀린 소리도 아닌 듯하다. 지금도 ‘돔’ 논쟁은 진행 중이다. 돔을 없애자는 의견이 여전히 존재한다.

 

자, 이렇게 건축물 국회의사당의 배경을 알고 보면, 뭔가 달라져 보이지 않을까?, 건물이란 의미는 무엇일까, 왜 예술작품이라는 표현을 할까, 바로 상징성 때문이다.

 

 

이 책은 단지 거리 예술품, 걸어가면서 보는 미술관에 초점을 맞춰 우리의 예술을 보는 눈높이와 사고의 전환 요구를 담고 있지만, 그 바탕에 깔린 의도는 우후죽순 마구잡이로 만들고 올리는 건축물과 예술작품을 구별해주시라는 우리 거리의 미술관 작품을 보면서 한 번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이런 예술작품은 거리에 설치한 이상 공공미술이며, 이는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합의하고, 우리 모두의 작품으로 승화되어야 할 때가 됐음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또한 건축물과 조형물 등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 잊혀진 이야기들을 끄집어 내어, 감칠맛나게 설명해주는 대목도 흥미롭다. 24시간 언제든지 볼 수 있고, 제한 인원도 없다. 완전히 열려진 미술관이 아닌가, 이런 재치 있는 발상이 돋보이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거리로나온미술관#손영옥#길위에서만난예술#건축조형물#몽실서평단#몽실북클럽#조형물#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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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거리로 나온 미술관 평점8점 | h******y | 2022.02.02 리뷰제목
이 책을 읽기전에는 나는 미술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뭐, 내가 미술을 하는건 아니지만, 그림을 보기 위해 인사동 화랑을 찾는다든지(학창시절 숙제로는 해봤다), 전시회장을 찾는다든지 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거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어느덧 나는 미술 작품들과 함께였더라. '길 위에서 만나는 예술'이라는 말처럼 어느새 살며시 예술품들은 거리로 나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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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전에는 나는 미술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뭐, 내가 미술을 하는건 아니지만, 그림을 보기 위해 인사동 화랑을 찾는다든지(학창시절 숙제로는 해봤다), 전시회장을 찾는다든지 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거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어느덧 나는 미술 작품들과 함께였더라. '길 위에서 만나는 예술'이라는 말처럼 어느새 살며시 예술품들은 거리로 나와 우리삶 속에 젖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보면 미술품이라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닌데 왜 그리 '미술'이라는 말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경직이 되는 것일까.

이 책은 익숙한 곳에서 발견하는 낯선 아름다움(공공미술 이야기), 도심 안의 또 다른 예술(건축 이야기), 거리예술로 훔쳐보는 그 시절(역사 이야기), 관점을 바꾸고 경계를 허물다(새로운 공공미술)이라는 네파트의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나는 세번째 파트인 '거리 예술로 훔쳐보는 그 시절'이야기가 꽤 재밌었다. 아마도 그동안 오랫동안 스쳐 지나오면서 동상이나 건물들을 어떤 예술혼이 담겨있다고 생각치 못했기에 다른 관점에서 서술된 이야기들이 꽤 흥미로웠는지 모르겠다. 특히나 여의도에 자리잡고 있는 국회의사당은 어느 책에선가 기둥은 어떤 의미가 있고, 돔은 어떻고 그렇게 들은것 같던데 의외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다. 내가 너무 이쪽 계통에 담을 쌓고 살았던 탓이었을까. 당시 내로라하는 건축가들이 참여했지만 모두 자신의 이름이 지워지기를 바라는 바람에 '건축가 없는' 건축물이 되었다고 한다.권력자의 입맛에 따라 시공 과정에서 애초에 없던 돔이 생기거나 총독부 건물보다 높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5층으로 설계되었다가 6층으로 변경되는 등 신축된 그해 건축 전문지에서는 "국적 불명의 무대장치"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건축물들이 누군가의 입맛에 따라 바뀌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예전에나 볼 수 있던 날림공사들이 현재도 어김없이 일어나며, 어처구니 없는 붕괴사고를 아직도 만나게 된다. 역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책임 건축가 분들을 믿어 보아요~

이제 한걸음씩 거리로 나오는 예술품들은 더 이상 우리와 별개의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여전히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포스코센터의 "아마벨"은 10cm 높이도 안돼 보이는 제단에 있어서 뭔가 시민들과의 벽을 쌓는것 같다고 한다. 제단이 없다면 뭔가 하나됨을 느낄수 있을텐데 말이다. 반대로 광화문에 설치된 "해머링 맨"은 좋은 사례로 꼽는다. 건물쪽에 너무 붙어서 잘 보이지 않자, 흥국생명이 도로쪽으로 과감한 비용을 지불하고 5m를 이전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이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고 칭찬한다. 책에 실린 책을 보고 문득 "해머링 맨"을 본 기억이 있다. 주무대가 아니기 때문에 자주 광화문쪽을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꽤 재밌게 봤던 조각물이었다. 어느순간부터 미술품들은 거리로 나와 우리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만 그것을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이제 길을 걸을때면 좀 더 주의깊게 내가 말 걸기를 바라고 있는 예술품들과 눈맞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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