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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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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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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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에세이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s*****3 | 2022.04.25 리뷰제목
『하나, 책과 마주하다』   현실이었다. 그녀에게 닥친 모든 일은 현실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손 내밀어 준 것은 바로 책이었다. 어떤 책이 그녀를 구렁텅이에서 꺼내준 것이었을까?   저자, 전안나는 19년 차 직장인이자 『1천 권 독서법』, 『기적을 만드는 엄마의 책 공부』,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쉽게 배워 바로 쓰는 사회복지글쓰기』, 『초등 6년,
리뷰제목


 

 

 

『하나, 책과 마주하다』

 

현실이었다.

그녀에게 닥친 모든 일은 현실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손 내밀어 준 것은 바로 책이었다.

어떤 책이 그녀를 구렁텅이에서 꺼내준 것이었을까?

 

저자, 전안나는 19년 차 직장인이자 『1천 권 독서법』, 『기적을 만드는 엄마의 책 공부』,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쉽게 배워 바로 쓰는 사회복지글쓰기』, 『초등 6년, 읽기 쓰기가 공부다』 등을 쓴 작가이고, 전국을 다니며 독서법을 강의하는 강사이다. 아동 학대 트라우마를 벗어나려 노력하다 보니 아동·청소년 담당 사회 복지사가 되었고, 가정 폭력 전문 상담사가 되었고, 아동 인권 강사가 되었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오랫동안 몸 바쳐온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불만 등이 겹치면서 우울증과 식욕 부진, 불면증에 시달렸다.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던 중 기적처럼 독서의 기쁨을 알게 되어 하루 한 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100권을 읽자 불면증이 사라졌고, 300권을 읽자 미웠던 남편과 시어머니가 이해되고 관계도 좋아졌다. 500권을 읽자 삶에 대한 의욕이 다시 타올랐고, 800권을 읽자 책이 쓰고 싶어져 글을 쓰기 시작했다. 1천 권을 읽자 『1천 권 독서법』이라는 책을 출간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Ⅰ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다치바나 다카시

 

자기 역사를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즉 자신의 존재 확인을 위해서이다.

 

전안나

생년월일 1982년 2월 24일

출생지 서울특별시 은평구 불광동

출생 신고일 1987년 12월 21일.

출처 입력

 

최초 공식 서류에는 이렇게 적혀 있지만 이름도 생년월일도 모두 다르다.

저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처럼 태어난지 5년이 지나서야 양부모님 집으로 가게 된다.

바깥세상과 분리되어 존재 없는 아이들, 태어나서 죄송한 아이들이 대규모로 수용되었던 고아원은 1980년대부터 소규모 가정집 형태의 그룹홈으로 변해갔으며 한참 한국에서는 고아원이 번창하던 시기였다.

한편으론 마음 아픈 일이다. 그 시기가 대규모 입양 아동 수출이 이루어진 시기였으니깐.

 

무한도전에서 해외프로젝트 중 미국으로 입양된 딸과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의 만남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어처구니없게도 당시 엄마는 아이를 낳았는지조차 몰랐고 집안 어른들은 또 딸을 낳았다는 이유로 핏줄을 버렸던 것이었다.

다행히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자라 훌륭하게 컸지만 이유가 참 황당할 수가 없었다.

실제 다른 입양 프로그램들을 보면 그 시기에 아이를 버린 이유가 참 어처구니가 없다.

고아원에 버렸다고 해서 그 아이들이 모두 해외입양을 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또한 해외입양을 간다해도 모두가 안정적인 가정으로 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미국에서 아이를 입양할 시에 지원하는 보조금이 있어 이를 악용하여 아이를 마구잡이로 입양해놓고 방치하며 학대한 선례도 분명 있다.

버려진 이들의 잘못이 절대 아니다. 분명 버린 이들의 잘못인데, 그렇게 고아원에 버려진 이들은 오히려 태어나서 죄송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짙은 남색에 둥근 아치형 철문으로 된 고아원 출입문이 생각난다.

안에는 생활관이 있었고, 교회가 있었고, 어린이집이 있었다. 그곳에는 수십 명의 여자아이가 살았고, 수용실처럼 널찍한 방에서 나와 비슷한 또래 여자아이들 십여 명이 함께 지냈다. 언니부터 동생까지 여러 명이 한방을 썼는데, 자다가 밤 12시쯤 되면 선생님이 우리를 깨우곤 했다. 이불에 오줌 싸지 말라고 일부러 깨워서 화장실에 보내는 것이다. 비몽사몽간에 긴 복도를 따라 줄을 서서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비몽사몽 잠을 자곤 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언니들에게는 책상이 한 개씩 배정되었다. 나는 고작 다섯 살뿐이었지만 자기 책상을 가진 언니들이 부러워서 일부러 올라가서 앉아 보던 기억 조각이 있다.

 

어느 날은 어린이집 준비물이 우유갑이라 담당 보육 선생님에게 준비물을 말하니 마침 책상 위에 있던 우유 한 팩이 있었는데 이를 주욱 들이키더니 빈 우유갑을 그녀에게 주었다고 한다.

그게 참 먹고 싶어 스스로 애처롭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말한다.

"대개의 사람들의 최초 기억에는 강한 희로애락의 감정이 동반되어 있다.

 

저자의 최초의 기억은 '먹을 것'에 대한 슬픈 기억일까? 어린이의 마음을 읽어 주지 못한 '어른의 무심함'에 대한 분노의 기억일까? 지금도 남아 있는 '식탐'인 것일까?

 

 

 

Ⅱ 하염없이 작아지는 밤 | 「보통의 언어들」, 김이나

 

유난스러운 자들이여,

온 힘을 다해 스스로의 특별함을 지키자.

 

화가 날 때 표현하지 않고 꾹 꾹 참는다는 저자.

간혹 그녀의 화가 겉으로 드러날 때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라고 한다.

그렇게 참고 참는 그녀가 2009년 5월 5일 태어나서 가장 분노했던 날이라고 한다.

그 날은 양어머니와 완전히 인연을 끊게 된 날이었다.

집안일을 해야만 밥을 먹고 잠을 잘 수 있었으며 대학 학비 내준 적도 없고 용돈도 없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근로 장학을 하고 총학생회 활동으로 봉사 장학금을 받다가 저녁에는 초등학생,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외를 하고 주말에는 마트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등록금을 충당하고 양어머니에게 생활비도 매달 주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하게 되었는데 양어머니가 급여 통장을 본인 명의 통장으로 바꾸라고 윽박질렀다고 한다.

규정 상 그렇게 안 된다고 선을 긋고 급여 명세서도 보여주질 않으니 보란듯이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

돈을 주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고 폭력을 썼다고 하니 어렸을 때는 얼마나 심했을지 눈에 훤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결혼할 때 준다고 얼버무렸지만 돈이 적다며 욕을 퍼부었다고 한다.

6000만원이었다. 가져다 준 돈이 무려 6000만원이었지만 결국 저자는 3개월 할부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엄청난 욕과 함께 생활비를 요구했고 저자는 결국 결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보지 않고 전화를 차단하는, 소극적 저항일 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저자에게는 충분했다.

이렇게 양어머니를 해결하고 나니 이제 시어머니가 문제였다.

뜬금없이 불쑥불쑥 내는 화로 인해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고 시아버지가 시어머니를 병원에 데리고 가니 '화병'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시어머니 본인이 받았었던 시집살이의 울분을 주체할 수 없으니 애꿎은 며느리들에게 화살이 간 것이었다.

다행히 약을 먹고 치료를 하고 나니 고부갈등이 언제 있었냐는 듯 관계는 좋아졌다고 한다.

 

저자의 어린 시절을 낱낱이 듣지 않아도 눈에 훤할 정도이다.

그간 얼마나 힘들고 고되었을지 추측하기도 힘들다.

저자야말로 진즉 화병에 걸렸을 것이다.

미국 임상 심리학자 타라 브랙이 「받아들임」에서 말한다.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것의 경계는 우리 자유의 경계"라고.

 

마음의 분노와 화를 잘 다루어 '자신 안에 있는 화와 분노가 있음'도 수용한다면 분명 꽉 차 있던 분노가 조금씩 사그러지지 않을까?

 

그냥 살아남으면 돼.

그게 다야.

 

그렇지만 살아남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보통 큰일이 아니다.

대단한 일이다.

 

 

 

Ⅲ 살기 위해 읽다 | 「수전 손택의 말」, 수전 손택·조너선 콧

 

엄청난 양을 읽었는데 상당 부분은 무념무상으로 읽었죠.

전 사람들이 TV를 보듯이 책 읽기를 즐겨요.

읽다가 잠들기도 하고요.

우울할 때 책을 한 권 집어 들면 기분이 좋아져요.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교통사고로 한 달간 입원했을 때 양아버지가 사다준 위인전을 계기로 저자의 생존독서가 시작되었다.

부모가 없다는 것, 입양되었다는 것, 학대를 받았다는 것, 그 모든 것들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지만 손을 뻗은 유일한 것이 책이었다.

그렇게 독서는 유일한 취미이자 친구가 된 셈이었다.

 

신실한 신자였던 양어머니는 새벽 기도를 가고 금요 철야 예배를 드리고 매일 성경을 읽고 성가대를 하고 전도를 하면서 수많은 영혼을 살렸다고 자부했지만 정작 남편과 입양딸에게는 폭력과 폭언을 일상화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정당화되는 법은 없다.

저자는 양어머니를 조금이라도 이해해보고자 성경까지 읽어봤지만 그것은 양어머니의 인성 문제였을 뿐이었다.

 

나는 충전기를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배터리처럼 살았다.

사랑스러운 아이도, 직장도, 남편도 충전기가 되어 주지 못했다. 술도, 쇼핑도, 종교도 충전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하자, 책은 곧바로 충전기가 되어주었다. 마음속에 에너지가 살아났다. 오랫동안 방전된 핸드폰을 잠시 충전기에 꽂는다고 바로 100% 충전이 되지 않듯이, 처음에는 책 한 권 읽으면 5% 충전이 되었다가, 다시 책을 덮고 육아와 회사 일을 하다 보면 1%로 떨어지기를 무한 반복했다. …… 책은 나에게 충전기였다.

 

 

 

그간 버틴 것이 대단하다는 말도,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도 조심스러울 정도의 마음이 들었다.

저자에게 책은 충전기와도 같다고 표현했는데,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을지 감히 예상해보지만 마음 속 생채기가 심할 것이라 생각한다.

참 희한한 게, 어린 시절의 상처는 억지로 지우고 싶어도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마치 어제 일인 것 마냥 선명하게 그려진다.

 

나에게 있어서, 책은 안식처이자 도피처이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으며 앞으로 이렇게 살아갈 것이라는 이정표나 다름없다.

글쓰기 노트에 쌓여져만 가는 책들 중 나의 이야기가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다.

그것이 나의 기록물이자 하나의 역사인가보다.

하루가 너무 아까울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데 나는 정작 그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모르겠다.

 

책 읽는 내내, 저자와 커피 한 잔씩 놓고 그녀의 지난 이야기를 듣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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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에세이]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평점10점 | c********u | 2022.03.30 리뷰제목
생일에 왜 태어났냐, 라고 직설적으로 묻는 친구들 노랫가락에 잠깐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그럼에도 뭘 하고 싶지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그나마 반항을 오지게 하던 질풍노도의 시기에도, 그래도 죄송하진 않았다. 죄송하다니… 너무 처연하지 않은가.   내 유년 시절과 닮은 듯 닮지 않은 그의 이야기에 맥이 좀 빠졌다. 가부장적이고 음주 가무에 뛰
리뷰제목


 

생일에 왜 태어났냐, 라고 직설적으로 묻는 친구들 노랫가락에 잠깐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그럼에도 뭘 하고 싶지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그나마 반항을 오지게 하던 질풍노도의 시기에도, 그래도 죄송하진 않았다. 죄송하다니… 너무 처연하지 않은가.

 

내 유년 시절과 닮은 듯 닮지 않은 그의 이야기에 맥이 좀 빠졌다. 가부장적이고 음주 가무에 뛰어났던 아버지는 맨정신으로 귀가하는 걸 본 적이 없었고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장남이라는 이유로 이해할 수 없는 매질을 당하기도 했다. 공부를 안 한다는 벌로 TV며 라디오 선은 잘려 나가기 일쑤였다. 내 유년 시절은 분노가 가득했다. 방문이고 장롱이고 벽이고 주먹질의 흔적이 곳곳에 남았다. 그래도 죽음을 떠올리진 않았던 터라 그의 깊은 상처가 조금은 힘겹다.

 

나는 그런 아버지 덕분으로 두 가지 좋아진 게 있다. 하나는 음주를 하지 않는다. 체대 신입생 OT에서도 선배들이 고무신에 가득 소막(소주와 막걸리) 폭탄을 퍼부어도 마신 후를 장담할 수 없어 버텼다. 물론 또라이로 찍혀 캠퍼스의 낭만 따위는 개나 줘버렸지만. 두 번째는 바벨탑처럼 높은 자존감이다. 아버지가 찍어 누르려고 하면 할수록 반항기는 치솟았다. 다행스러운 건 삐딱한 비행보다는 운동으로 에너지를 소진했다. 그래서 공부 못한다고 비난하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시는 거에는 나는 걔들보다 운동도, 싸움도 훨씬 잘 하니 괜찮다고 맞섰다. 이때 탑재된 자존감은 목이 부러져 장애인이 된 지금도 낮아지지 않았다.

 

읽다 보니 그와 공통점이 사회복지사라는 거 말고도 또 있다는 걸 알았다. 병원에서 생존 독서를 시작했다는 것, 원래 책은 라면 받침이나 간이 베개 정도로 쓰는 거지 읽는 용도가 아니었다. 교과서는 수면제였고. 목이 부러지고 식물인간처럼 꼼짝 못하고 누워만 있다가 반년이 훨씬 지난 어느 날 뜬금없이 손가락 하나가 눈에 보일까 수줍게 살짝 움직였다. 몇 번의 수술과 재활이 급물살을 탔고 등받이가 있으면 앉을 수 있게 되자 시간이 갑자기 더디게 흘렀다. 독서가 그 시간을 메꿨다. 오른손의 미미한 움직임은 책장 넘기는 재활이 되었다. 그때 이후 나는 수잔 손택이 그랬다는 것처럼 무념무상 TV를 보는 것처럼 그냥 읽는다. 그런 즐거움은 안 해 봤으면 모른다.

 

어쨌거나 그가 받은 학대와 내 고난의 재활은 다른 이유였지만 그도 나도 어쩌면 책은 무력감과 끝없는 우울의 심연으로 빨려 들지 않기 위한 발버둥이었을지도 모른다.

 


174쪽, 22 살기 위해 읽다

 

"아동 학대는 특정 이상한 가족, 이상한 사람에게만 발생하는 사건이 아니다. 아이를 한 인격체로 보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기에, 타인에게는 하지 않았을 언어적, 비언어적 폭력을 남발하는 사람이 바로 '엄마, 아빠'이고,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소가 바로 '가정'이다." 187, 23 트라우마 승화 시키기

 

숨이 콱 막혔다. 문장 하나가 집채만 한 무게로 가슴에 얹힌다. 내 이야기 같아서, 우리 집 같아서. 그의 양어머니 모습이 내 모습에 겹친다. 나는 손찌검만 안 했을 뿐이지 말로 그보다 더 많이 때리고 할퀴지 않았을까.

 

나는 아들에게 경기하듯 비난을 얹어 소릴 지른다. 가만 생각해 보면 공부를 안 한다는 거나 하루 종일 게임을 한다는 것은 내 입장이고 아들의 입장에서는 공부는 학교와 학원을 다니는 정도로 충분하고 있는 거고, 게임도 해도 해도 여전히 목마를 뿐일지도 모르지 않는가. 저러다 대학도 못 가고 지 밥벌이도 못할까 싶은 염려는 다 저 잘 되, 라고 질러대는 걸까 아니면 남은 내 삶을 염려하는 걸까 궁금해진다. 내 화의 원천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반성하고 또 반성하면서 아들에게 우리 집은 행복하고 안전한 곳이길 욕망한다.

 

나 역시 사회복지이기도 하고 같은 매체에 칼럼을 쓰기도 해서 얼핏 작가를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은 30권의 책을 통해 작가가 경험한 서른 개의 인생이 닮긴 듯하다. 태어나 죄송한 그의 삶이 태어나 참, 다행으로 되기까지 한 줄 한 줄 옥죄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의 치유의 글쓰기를 응원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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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평점10점 | g******3 | 2022.06.06 리뷰제목
꽃이 활짝 피어있는 꽃밭과 대조되는 한껏 몸을 웅크린 여자가 표지를 장식한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라는 말이 어디있겠는가. 사람은 존재 자체로 귀한 법인데 그저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도 죄송하다고 하다니, 무슨 일일까?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는 저자 전안나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인생 그대로 담아낸 솔직하고 절절한 내용이 담뿍 담겨있다. 어려운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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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활짝 피어있는 꽃밭과 대조되는 한껏 몸을 웅크린 여자가 표지를 장식한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라는 말이 어디있겠는가. 사람은 존재 자체로 귀한 법인데 그저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도 죄송하다고 하다니, 무슨 일일까?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는 저자 전안나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인생 그대로 담아낸 솔직하고 절절한 내용이 담뿍 담겨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겨내며 다른 이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삶을 살아온 것일까?

고아원에서 태어나 태어난 곳도, 태어난 시도, 하물며 이름조차 불분명하다. 자신이 지금 '살아있다'는 것 외에 자신의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입양되어 간 곳에서도 양어머니의 학대를 받았다.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되었다. 어린 시절 가정의 역할은 막중하다. 어린 아이에게 가정은 자신의 보금자리이자 안전하다 여길 수 있는 쉼터이며, 이를 보호해주는 부모님은 한없이 크고 위대해보인다. 그렇게 소중한 곳이 어둡고 아픈 기억만이 가득하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환경도 그를 무너뜨릴 수 없었다. 그는 부모님이 주지 못한 안정을 책을 통해 찾았다. 다양한 저서를 읽으며 그의 삶 안에서 의미를 찾으려 노력했다. 나도 읽어본 책들인데, 그 때 나는 차마 알아차리지 못했던 부분을 그는 찾아내어 삶에 적용시키는 모습은 인상깊었다. 돌이켜보면, 나와 상관없는 다른 세계로서 책을 읽었지, 나에게 빗대어 생각하는 건 서툴었던 것 같다. 같은 책이지만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또, 이렇게 어두웠던 과거지만 이를 반면교사 삼아 미래를 일구어냈다. 과거 자신과 같은 어린시절을 겪지 않도록 사회복지사가 되어 남을 도와주고있다. 그리고 자신을 학대한 양어머니와 그저 바라만 봤던 양아버지에게 복수를 생각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마주보며 극복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나였으면 어린 시절을 계속 반목하며 악에 받쳐지냈을텐데, 현명하게도 그는 현재의 자신을 위해 원망은 미뤄두었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를 읽고 누군가는 연민을 느끼고, 누군가는 위로를 받고, 누군가는 응원을 얻을 수 있다. 살아온 삶에 따라 그의 삶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따뜻한 시절을 가지는 건 아니지만, 이 책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를 읽고 혼자가 아니라는 따뜻한 소속감과 멋진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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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에세이 #태어나서 죄송합니다/가디언 평점10점 | i******n | 2022.04.05 리뷰제목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전안나 19년 차 직장인이자 『1천 권 독서법』, 『기적을 만드는 엄마의 책 공부』,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쉽게 배워 바로 쓰는 사회복지글쓰기』, 『초등 6년, 읽기 쓰기가 공부다』 등을 쓴 작가이고, 전국을 다니며 독서법을 강의하는 강사이다. 아동 학대 트라우마를 벗어나려 노력하다 보니 아동·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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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전안나

19년 차 직장인이자 『1천 권 독서법』, 『기적을 만드는 엄마의 책 공부』,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쉽게 배워 바로 쓰는 사회복지글쓰기』, 『초등 6년, 읽기 쓰기가 공부다』 등을 쓴 작가이고, 전국을 다니며 독서법을 강의하는 강사이다. 아동 학대 트라우마를 벗어나려 노력하다 보니 아동·청소년 담당 사회 복지사가 되었고, 가정 폭력 전문 상담사가 되었고, 아동 인권 강사가 되었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오랫동안 몸 바쳐온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불만 등이 겹치면서 우울증과 식욕 부진, 불면증에 시달렸다.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던 중 기적처럼 독서의 기쁨을 알게 되어 하루 한 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100권을 읽자 불면증이 사라졌고, 300권을 읽자 미웠던 남편과 시어머니가 이해되고 관계도 좋아졌다. 500권을 읽자 삶에 대한 의욕이 다시 타올랐고, 800권을 읽자 책이 쓰고 싶어져 글을 쓰기 시작했다. 1천 권을 읽자 『1천 권 독서법』이라는 책을 출간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예스24 제공]

 







 

#에세이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1천 권 독서법>으로 처음 만나본 전안나 작가님의

독서 에세이를 대면하는 설렘과 동시에

이 책에서 풀어갈 슬픔과 눈물의 무게에

잠시 숨을 죽이고서 지그시 책을 응시했다.

 

사회적 약자로 속해 살아가는 고단함보다 더

스스로를 괴롭혔을 세월의 아픔이

많은 문학 작품 속에서 그 상처를 위로받고 공감하며

재생될 수 있는 에너지를 찾아가는 기쁨을 나도 같이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역시나 책에서

난 또 오늘을 살아갈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된다.

 

 

개인의 역사가 곧 세계사

다치바나 다카시는 "개인의 역사가 곧 세계사"라고 말하며,

자기 자신만의 희로애락이 담긴 개인사를 시대의 역사를 반영한 사회사로 발전시키라는 의미에서 자서전이 아닌

'자기 역사'를 쓰라고 말한다.

p16

 

내 이름을 찾아가는 연습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책으로 그 험난한 여정을 함께 할 수 있어

내 역사의 시작을 찾아갈 동력을 얻는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인생관을 보며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그려본다.

 

그리고 나의 역사를 쓴다는 걸

좀 더 담백하게 받아들이고 싶다.

 

오늘 이 하루를 살아가면서 내가 얻은 영감과

나의 가치를 되새기게 된다.

 

나는 나자신이어야만 한다.

나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노예로 살아왔다.

p29

 

가네코 후미코의 말에 마음이 쿵 하고 무너진다.

 

지금 모습 이대로를 난 받아들이며 살고 있었던가.

 

사람들에게 비춰질 가짜의 탈을 쓰고

오늘도 광대처럼 살아가고 있는 불편과 수고를 감내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난 누구의 노예도 아니어야 하고 나 자신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나로서 분명히 살아갈 수 있다.

 

한 인간의 마음속에 

인색한 마음과 웅대함, 악의와 선의, 증오와 사랑

이렇게 서로 반대되는 것이 나란히 존재한다는 것을

지금에야 나는 알게 되었다.

p106

 

달과 6펜스 중에 당신은 무얼 추구하며 살아가는가.

 

'달'이 없다면..

 

평생을 마음에 담아 살아갈 가치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는

참 중요한 문제이다.

 

내 안에 서로 다른 자아의 다툼이 일어나고

대립하는 마음 속에서 혼란스럽기도 하다.

 

여전히도 난 6펜스 또한 놓치 못하고 살아가는 가난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찰스가 중요시 했던 영원한 현재를

나 또한 동경하고 바란다.

 

그러나 마주하는 현실이 피로하고

각박해지는 마음 안에서

6펜스 따위에 현혹될 때가 많지만

나의 본질은 달에 향해 있다는 걸 잊지 않을테다.

 

책 속에서의 조용한 위로와 행복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만 같다.

 

그녀에게도 나에게도 책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삶이 흘러가는 방향과

먼저 나를 돌볼 줄 아는 큰 마음을 배워가는 소중한 깨달음을 주니까.

 

책을 통해서

책이기에

흔들려도 쓰러지지 않고 살아감에 감사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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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전안나 인생 이야기로 풀어낸 독서 에세이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l****5 | 2022.04.03 리뷰제목
사회 복지사이자 독서 관련 책을 낸 베스트셀러 작가로만 알고 있었던 전안나 저자. 이번에 독서 에세이가 나왔다고 해서 눈여겨봤는데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라는 제목부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책 속에 나온 문장인거나 어떤 책과 관련된 키워드라고 생각하며 읽다가 그만 할말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숨기고 싶은 인생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인 커리
리뷰제목


 

 

사회 복지사이자 독서 관련 책을 낸 베스트셀러 작가로만 알고 있었던 전안나 저자. 이번에 독서 에세이가 나왔다고 해서 눈여겨봤는데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라는 제목부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책 속에 나온 문장인거나 어떤 책과 관련된 키워드라고 생각하며 읽다가 그만 할말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숨기고 싶은 인생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인 커리어 뒤에는 고아, 무적자, 입양아, 아동학대 피해자라는 아픔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전안나 작가의 <1천권 독서법>은 2017년에 읽었는데 대학원 생활까지 하는 워킹맘이 많은 책을 읽으며 정신 건강을 챙기는 모습에 반했었습니다. 당시에도 멘탈이 무너져내린 절박함이 독서를 하게 이끌었다고 고백했는데, 그 절박함의 근원을 <태어나서 죄송합니다>에서 들려주는 셈입니다. 도피성 독서로 끝내지 않고 꾸준히 독서 감옥을 즐기게 되기까지, 지친 마음을 토닥여주고 응원해 준 책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된 아동 학대 생존자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드러내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요. 태어나서 죄송하다는 생각을 오랜 세월 가슴에 품고 살았다니 애틋해집니다. 해묵은 상처를 드러내기까지 그를 위로해 준 책은 다치바나 다카시의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가네코 후미코의 <나는 나> 등이 있었습니다.

 

전안나 작가는 자신의 이름도, 생일도, 출생지도, 출생신고일도 서류상의 모든 것이 가짜라고 합니다. 입양되어서도 1년 뒤에나 출생신고가 되어 여섯 살까지 무적자로 살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살아 숨 쉬는 인간으로서 그의 역사는 시작되었습니다. 부잣집 외동딸로 입양되었지만 스물일곱 살에 '탈출'을 했다고 표현합니다. 양어머니로부터 지속적인 폭력을 당했고 양아버지는 너무 착해서 무능해져버린 방관자였습니다.

 

사회 복지사로 일하다 보니 본인뿐만이 아니라 숱한 가정에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안기는 상황을 목도합니다. 최광현의 <가족의 두얼굴>은 가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책이라고 합니다. 피해자와 치료자라는 삶을 살기 위해 그에겐 산소 호흡기 같은 책이 필요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타인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치유합니다.

 

높은 자존감이란 허상일 뿐이라고 속 시원한 말을 하고 있더라는 허지원의 책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덕분에 자존감에 대한 결핍을 다스리기도 합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결핍에서 오는 감정이 만성적인 우울감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작가였습니다.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는 책은 제목이 한 방입니다. 너무나도 듣고 싶었던, 필요했던 말이었으니까요. 혹독한 자아비판 대신 자기 합리화를 좀 하면서 살자는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

 

한병철의 <피로사회> 책에서는 과연 어떤 키워드로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했는데, 결핍과 소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 때문에 실패하고 좌절하는 것에 강박적으로 반응했다는 전안나 작가는 이제 스스로를 착취해서 살아온, 열정이라고 포장해왔던 과거를 놓기로 합니다. 열정이 아닌 결핍이었고, 보람이 아닌 소진의 결과였을 뿐이라는 걸 책을 통해 배웁니다. 책을 통해 스스로 무시했던 감정들을 오롯이 생각해 봅니다. 사회문제에 노출된 사람들과 만나다 보니 오히려 타인의 고통이 무뎌지고 있었다는 자기반성도 김승섭의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읽으며 하게 됩니다.

 

독서 에세이이지만 책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기보다는 결정적인 문장에서 건져올린 자신의 삶과의 연결성에 초점 맞춘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위로가 되는 독서, 공감이 되는 독서란 이렇게 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세상은 아름답지는 않지만, 한 번뿐인 인생 인간답게 주도적으로 살아보고 싶어지기까지 그의 인생 이야기가 안겨주는 울림이 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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