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추리문학상의 황금펜상은 2007년부터 신설하여 최고의 추리적 재미와 소설적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을 선정하여 수상한다. 그리고 2021년 제 15회 수상작으로 한이 작가님의 긴 하루가 선정되어 글이 실렸다.
("어머니와 나, 두 사람 모두 같은 감방에 갇힌 수형자들이었다." _긴하루 중)
선정작과 우수작을 읽어보니 선정작이라고 해서 잘 쓴게 아니라 우수작의 내용도 튼튼하며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만 최근들어 시와 에시이, 과학 장르만 보던 나에게는 한국에서도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단편 소설이라는게 많은 부분을 함축해서 독자를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해야 하기 때문에 단어, 문장 하나하나를 잘 선택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가독성이며 이야기 흐름이며 상상 할 수 있는 흐름 사이의 여운이며 모두 좋았다. 미스터리를 좋아하고 자주보는 사람들은 식상 할 수도 있겠지만 최근 읽었던 소설 중에서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목차
1. 긴하루 : 폭력의 피해자가 사는 세상은..
2. 에덴의 아이들 : 과학은 어디까지 발전 할 것이며, 사람들의 인성 변화는 어디까지 인가?
3. 코난을 찾아라 : 고양이를 죽인 범인은? 스트레스로 인한 사람의 변화.
4. 약육강식 : 같은 장애인을 보고 다른 반응의 사람들.
5. 어떤 자살 : 용의자와 기자의 대결
6. 고난도 살인 : 메타버스 세계와 현실에서의 살인
7. 튤립과 꽃삽, 접힌 우산 : (미술선생님)자신의 어릴적 모습과 닮은 제자를 지키려는 선생님.
8. 공짜는 없다 :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버려야 하는 이야기
*
p.278.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라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경험과 지식이 쌓이고 판단력이 생겼지만 스스로 저지른 잘못 앞에 얼마나 정직해질 수 있을지 확언할 수 없었다. 삶은 능력과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와 방법의 문제라는 어떤 철학자의 말이 가슴 깊이 저며들었다.
*같이 보실 분_?
-추리소설 좋아하시는 분?
-사회적으로 문제되는 부분을 소설로 사건으로 접해보고 싶으신 분?
-황금펜상 수상작품집의 이야기의 퀄러티가 어느정도 인지 궁금하신 분?
-일본 추리 소설이 아닌 한국적인 추리소설이 어떤지 궁금하신 분?
-소설 속에서 탐정이 되어 상상해 보고 싶으신 분?
+하루하루 야금야금 아껴보았던 책이 되어 1, 2년 정기적인 구독자가 되었다. 다음 작품집이 궁금해진다.
*나비클럽에서 도서지원으로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탐정 업무의 대부분은 이렇게 카페, 골목 어귀, 냄새 나는 모텔이나 차 안에서 누군가를 지켜보는 지루한 일의 반복이었다.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화려한 활극은 현실의 탐정에게는 최대한 피해야 할 일이다. (p.45)
「긴 하루」를 읽으며 감탄했다. 대상 수상작은 다르구나..라고. 그런데 한 편씩 읽어 나갈수록 최고의 작품을 고르기 어려울정도로 각 작품은 매력적이었다.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 건 흥미진진하고 다양한 설정은 흥미로웠다. 단서 중 신경 쓰이고 무언가 감춘듯한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될 때마다 기뻤다. 모든 작품이 좋았지만 「코난을 찾아라」와 「어떤 자살」이 특히 인상적이다.
홍정기, 「코난을 찾아라」
초등학생 은기와 충호는 소년 탐정단을 창설한다. 셜록과 왓슨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 ‘셜기와 충슨’이란 닉네임을 짓고 사는 곳 주변의 일상적 사건을 나름대로 해결한다. 이전 사건들과는 다르게 심각하고 위험한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아이들의 진지함과는 이질적인 섬뜩함이 깔려있어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마무리도 마음에 들었다.
불쾌하다. 죽여야겠다. 현실이건 환상이건 상관없다. 한 번 더 죽이면 되니까. (p.92)
한새마, 「어떤 자살」
노모를 간병하던 아들이 목을 매달아 죽은 것처럼 보이는 현장. 발견 당시 문을 부수고 들어갔기 때문에 그곳은 밀실이다. 간병 살인에 대한 르포를 쓰고 있는 기자가 타살일 거라 가정하고 관련 인물들을 인터뷰하며 진실에 다가간다. 익숙한 범죄 패턴에 갇혀있던 사고를 깨게 해준 작품이었다.
단편이 끝날 때마다 여운이 남았다.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아마 재밌게 읽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