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과 함께해 주신 모든 분이 인생 빵을 만나 짜릿한 행복을 맛보시길 바랍니다. (p. 198)
빵을 좋아하는 빵순이라 표지부터 끌렸던 "나는 고로케 생각해"는 일러스트부터 내용까지 폭신하고 귀여워서 자꾸만 보고싶은 책이었어요.
빵집 알바 시작 이유부터 빵집에 방문한 손님들 이야기, 빵에 관련한 저자 이야기, 빵 재료에 관한 이야기, 남은 빵 혹은 빵과의 조합에 관한 이야기, 빵 추천 이야기 등 정말 다양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했어요.
그리고 수록된 이야기들이 정말 솔직담백하고 읽기 좋아 빵긋 웃으며 즐겁게 읽으며 공감할 수 있었어요.
게다가 귀여운 일러스트가 자꾸 심쿵하게 만들었고 맛난 빵들에 침을 꿀꺽 삼키기도 하며 책에 빠져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책을 다 읽고나서도 한동안 응시하고 있었던 거 있죠ㅋㅋㅋ 감동적인 스토리로 여운이 맴돈 건 아닌데 일러스트를 더 보고 싶고 또 다른 에피소드는 없나 궁금해서 뭔가 아쉽기도 하고 또 읽고 싶기도 한 그런 느낌이었어요. (일러스트도, 에피소드도 정말 다양하고 양도 많은데 말이죠.)
아무래도 저자가 엄청 유쾌해서 읽는 내내 저자가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는 듯한 기분이라 더욱 그리 느꼈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친구들과 한창 수다 떨다가 수다가 끝나면 뭔가 아쉽고 또 다른 얘기를 꺼내고 싶은 것처럼요.)
이처럼 중독성있는 "나는 고로케 생각해"와 함께 기분 좋고 즐겁게 독서하시는 걸 강추하고 싶어요!
ps. 빵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추천하거나 선물하기 너무 좋은 책 같아요!
반죽 : 빵에도 컨디션이 있다
빵에도 컨디션이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운 사실이지만, 빵이 우리의 컨디션을 조절해 주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다. 적어도 내게는 답답한 마음을 달래주기도 하고,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기도 하니 말이다. 혼돈의 시기에 집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은, 맛있는 빵을 먹으며 스스로 기운을 북돋는 것이 아닐까. (p. 61-62)
치아바타 : 슬리퍼라는 이름의 멋진 빵이여
치아바타는 이탈리아어로 '낡은 신발, 슬리퍼'를 의미한다. 빵을 자르지 않은 채로 보면 길쭉하고 네모나며 두툼한 모양이 꼭 슬리퍼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잉? 혹시 손에 치아바타를 들고 있다면 슬리퍼라는 단어를 한 번, 손에 들고 있는 치아바타를 한 번, 번갈아 쳐다보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그랬으니까. 아니, 이렇게 폭신하고 부드럽고 먹음지스러운 빵이 슬리퍼라니. 처음 이름을 지은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바른대로 말하라고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 설마 이보다 완벽한 네이밍은 없을 거라며 무릎을 쳤으면 어떡하지. 내 머릿속에 0.1초 만에 떠오르는 슬리퍼는 선이 세 개 그어진 그 슬리퍼뿐인데! (p. 82)
피낭시에 : 당신의 금전운을 빕니다
피낭시에라는 이름은 프랑스어로 '금융가'라는 뜻이다. 지금도 새해가 되면 피낭시에를 선물하며 서로의 금전운을 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금전운을 빌어주고 싶은 사람들이 문득 떠오른 것이.
(중략) 원고를 다 쓰고 나면 그동안 잊고 있던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피낭시에를 선물해야겠다. '이건 금괴야'라는 주문을 걸어서. 물론 나에게도. 나에게 가장 많이. (p. 139)
에필로그 : 빵이 우리의 인생을 구원할 거야
우리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패와 성공을 반복해요. 저도 그러다 보니 어딘가 믿을 만한 구석이 필요했습니다. 실패 없이 무조건 행복해지는 무기. 맛있는 빵을 먹으며 짜릿해하는 것. 내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위로. 가끔 맛없는 빵에 실망할 때도 있지만 '아무렴 어때, 맛있는 빵은 이 세상에 너무 많은걸!'하고 생각하는 패기. 절대 기죽지 않는 오뚜기 같은 빵심이 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p. 197)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맛있는 빵 한 조각에는 엄청난 마력이 숨겨져 있다. 그것을 입에 머금은 순간, 그동안 괴롭혔던 고민과 걱정이 옆으로 밀려나고, 맛을 느끼게 하는 감각 세포인 미뢰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바로 진한 행복감에 빠져들게 된다. 과묵했던 사람을 미소 짓게 하고, 말문 터지게 만드는 기적을 보이기도 한다. 이건 빵에 열광하는 빵순이, 빵돌이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나 역시도 빵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전에는 단맛 나는 빵 위주였지만, 요즘은 식사용 빵과 같이 담백한 빵 맛에도 미각의 눈을 떠서 더욱 다양하게 즐기고 있다. 덕분에 체형도 발효된 빵처럼 부풀어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데 '나는 고로케 생각해' 저자에 비하면, 감히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저자는 빵의 마력에 빠져, 빵이 너무 좋아,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서른 살의 나이에 빵집 알바로 취직한 것이다. 장래희망도 빵집 부점장이란다. 보통 빵이 좋으면, 제과제빵사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할 수 있으나, 내가 보기에 저자는 빵을 좀 더 자유롭게 즐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거 같다. 제빵사가 되어 빵을 만들고 그러면, 일에 얽매여서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아무튼 이 정도면, 저자의 살은 통밀로 되어 있고, 혈관에 버터가 흐른다고 해도 될 정도의 진정한 빵순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고로케 생각해'에는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는 빵집에서 일어나는 여러 에피소드와 함께, 각종 빵에 얽힌 역사, 상식 등을 누구나 편하게 읽고 즐길 수 있게 쓴 책이다. 나도 빵을 워낙 좋아하는 만큼, 전에 제빵 관련 책을 관심 있게 봤는데, 좀 보다가 덮어 버렸다. 이때 난 빵 먹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지, 빵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었다. '나는 고로케 생각해'도 그런 사람을 위한 책이라 생각한다. 복잡한 제빵 과정이나 방법은 없다. 바게트, 맘모스빵, 러스크, 깜빠뉴, 마카롱, 단팥빵, 앙버터 같이 동네 빵 가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빵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상식을 살짝 높여주는 정도다.
남은 빵 보관법, 빵 재료의 차이, 좀 더 다양하고, 맛있게 빵을 먹는 방법같이 요긴하고 실제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전혀 안 어울릴 거 같은 소주와 빵의 궁합도 얘기하고 있다. 물론 과학이나 통계가 아닌 저자의 경험이지만, 생크림 케이크가 1위라는 게 의외였다. 소주 병과 생크림 케이크, 뭔가 자연스럽지는 않은 모습인데, 주당들은 한번 시도해볼 만한 거 같다.
이 외에도 고종 황제가 사랑한 빵이 까눌레였다는 것, 마들렌이 왜 조개 모양인지, 파운드 케이크의 유래, '가수저라'라고 불린 카스텔라 이야기 등 슈가 파우더처럼 빵 맛을 더욱 달달하게 해주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나는 고로케 생각해'을 더욱 재미있게 해주는 요소는 책 표지부터 등장하는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 '브라보'다. 내 눈에는 곰처럼 보이지만, 저자가 고양이라니 고양이다. 책 곳곳에 삽화와 4컷 만화로 에피소드마다 등장하여 재미를 더해주며, 귀여움을 뽐낸다. 그래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빵 먹으며 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나는 고로케 생각해'는 책 크기도 아담하고, 분량도 부담 없어서, 차 안이나 휴식시간, 자투리 시간에 읽기 좋은 책이다. 여기에 좋아하는 빵 한 입 물고, 책도 한 장씩 넘겨가며 본다면, 더욱 재미있고 맛있는 책이 될 것이다.
저녁시간이 되어서 그런지, 까만 올리브 열매가 들어가 있는 고소한 치아바타 샌드위치가 자꾸 떠오른다. 고로케도 진짜 맛있는데...
일을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는 시기가 온다. 30 살에 일에 대한 회의를 느낀 저자는 동네에서 가장 맛있는 빵을 파는 빵집의 구인 광고를 보고 지원서를 낸다. 모집 요강에서 벗어났지만 과감하게 던진 문자에 빵집 사장님은 글쓴이를 채용했다. 그렇게 글쓴이의 빵집 아르바이트는 시작되었다.
빵을 너무 좋아해서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1일 1 빵식 하는 주인공은 빵을 SNS에서 그리기 시작했고 이 책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표지의 빵 먹는 고양이는 그림을 배워 본 적 없는 저자가 만든 '브라보'라는 캐릭터다. 빵에 대해 진심인 작가의 모습이 잘 표현된 책에는 여러 에피소드와 함께 빵에 대한 얘기도 들어 볼 수 있었다.
글에는 행복함이 가득 묻어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할 때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 되었다고 스스로 느끼는 저자의 말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그저 빵을 좋아만 하던 저자는 빵집에 일하면서 빵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된다. 브라보와 함께 가볍지만 행복한 빵 이야기를 즐겨 보자.
'브륄레'라는 신조어는 처음 들어 봤다. '버릴래'처럼 들리는 이 단어는 프랑스어로 '타다(burn)'이라는 뜻이다. 버릴래나 타나다 비슷한 어감이긴 한데, '회사 브륄레', '다 부숴 브륄레'는 참 재밌는 표현인 것 같다. 소주에 어울리는 빵을 찾을 정도로 빵에 진심인 부분에서는 행복감이 전해 오는 듯했다.
하나의 빵과 연결된 하나의 이야기는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고 미소 짓게 해 주었다. 세상에 빵에 대한 정보를 구할 수 있는 곳은 너무 많다. 그런 책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빵에 대한 기분 좋은 이야기는 수 만 가지가 있어도 모두 다르다. 작가의 유머러스함에 더해져 기분 좋음 전해지는 책이었다.
특별한 빵이 아니라 동네 빵집에 있을 법한 빵들로 이뤄져 있다. 빵을 고르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빵을 너무 좋아해서 서른 살에 회사를 그만두고 빵집 알바로 취직한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 산딸기 맘모스빵, 초코 러스크 등 저자가 일하는 빵집의 대표 메뉴부터 단팥빵, 식빵, 파운드케이크 등 어느 빵집에서나 볼 수 있는 친숙한 빵, 브라우니, 찐빵, 옥수수빵 등 누구에게나 있는 추억의 빵, 마카롱, 크림 브륄레, 버터 프레츨 등 요즘 인기 있는 빵 이야기가 가득하다.
저자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소주와 빵 조합을 추천해 주세요'라고 설문을 올렸을 때 가장 많은 답변을 받은 1위가 생크림 케이크라고 해서 놀랐다. '소알못'인 저자가 반신반의하면서 소주와 생크림 케이크를 함께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고(꼭 먹어봐야지!). 고종 황제가 커피 마니아였던 건 알았는데 까눌레, 와플, 쉬폰, 타르트 등 서양 디저트를 즐겨 먹었다는 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창덕궁에서 사용하던 까눌레 틀이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하니 언제 한 번 확인해 봐야지.
이 책은 귀여운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빵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