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다고 믿는 것을 다르게 보는 법, 수학
이 책은
이 책 『잘 안다고 믿는 것을 다르게 보는 법 수학』은 <슈퍼마켓에서 블랙홀까지>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수학 관련 책이다.
저자는 미카엘 로네 (Mickael Launay), <2005년 파리 고등사범학교(ENS)에 들어갔고, 2012년 확률론을 전공하며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어린이와 일반 대중을 상대로 수학을 보급하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한 지 15년이 넘었다. 2013년에 수학 대중화를 위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현재 51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수학에 관한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수학, 어렵게만 여길 게 아니다.
조금 어렵다 생각되어도 이 책을 참고 읽어가면, 뜻밖에 재미나는 이야기들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준다.
수학이 여러모로 쓸모 있다는 것을 이 책으로 배우게 된다.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1장 슈퍼마켓 법칙
2장 사과와 달
3장 무한이라는 굽이진 길목에서
4장 모호함의 기술
5장 시간과 공간의 심연
그런데 이 책의 저자, 수학자인데도 불구하고 제목을 잡는 것, 자못 문학적이다.
‘사과와 달’, 어떤가
제법 멋진 제목이지 않은가
그런데 ‘사과’ 하면 수학과 관련하여 떠오르는 게 있을 것이다.
게다가 ‘달’까지 나온다면? 당연히 만유인력이 등장하게 된다.
뉴턴의 사과와 만유인력 때문에 우리 지구에 붙어있는 달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 책에서 우리는 편안하게 수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저자, 스토리텔링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느끼게 된다. 그러니 이 책 재미있다.
처음에 시작은 뜬금없이 수퍼마켓에 가보자 한다. 무얼 사자는 게 아니라, 관찰하기 위해.
무얼 관찰하려고? 가격표 살펴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무얼 알게 되는가?
미국의 물리학자 프랭크 벤퍼드가 발표한 ‘이례적인 수의 법칙’을 알게 된다.
이건 전혀 몰랐던 것이고, 생각하지도 못한 것인데. 신기한 일이다.
사과와 달 - 만유인력
그 다음에는 ‘사과와 달’에서 본격적으로 우리의 상식을 제대로 바로 잡기 시작한다.
만유인력의 문제가 저자의 입담좋은 설명으로 차근차근 그 모습을 드러낸내는 것이다.
지구 표면에서 지구는 킬로그램당 약 10뉴턴(N)의 힘으로 사물을 끌어당긴다.
이 힘은 달에서는 1/6 로 적어진다.(111쪽)
과학 이론이 검증되려면 그 이론은 정확해야 하고, 실험해 볼 수 있어야한다. (110쪽)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 실력을 발휘한 분야 (205쪽)
만유인력으로 조수 현상을 설명
물체의 낙하를 수학적으로 처리.
지구 주위를 도는 달과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의 경로 파악.
헬리 혜성의 귀환을 예견.
지구의 모양을 맞추고
해왕성이라는 새로운 행성을 발견했다.
뉴턴이 발견한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행성의 경로가 어떤 모양일지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116쪽)
해왕성을 발견하게 된 과정이 흥미롭다.
바로 만유인력 곧 중력의 법칙을 이용하여 발견하게 된 것인데 해왕성 발견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먼저 천왕성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전에 읽었던 책에서 천왕성을 발견하게 되는 스토리를 이렇게 전하고 있다.
1781년 여느 때처럼 우주를 관측하던 허셜 남매는 우연히 낯선 천체를 발견했어. 그 천체는 쌍둥이 자리의 한 쪽 구석에서 푸르스름한 빛을 내며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지. 두 사람은 이 사실을 그리니치 천문대에 알리고 매일 그 천체의 위치를 관측했어. 그리고 두 달 동안 관측한 결과, 이 천체가 토성보다 훨씬 바깥에서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지. 이게 바로 태양의 일곱 번째 행성인 천왕성이야.
(『138억살 신비한 별별 우주탐험』, 정완상, 166쪽)
그 다음 천왕성을 발견한 후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 등장하고, 그 로 인해 해왕성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119쪽)
전셰계에서 천왕성에 망원경을 고정하고 관측하기 시작했는데, 이전에 공표한 것과 달리 천왕성의 경로가 수학적 예측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 궤도가 이론적 궤도와 약간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이를 두고 여러 논의가 있게 되었는데, 이 때 새로운 가설이 등장했다.
천왕성 경로에서 나타난 차이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여덟 번 째 행성때문이라면
그 여덟 번째 행성이 끌어당기는 힘 때문에 천왕성의 궤도가 바뀐 것이라면? (118쪽)
그렇게 해서 여덟 번째 행성 명왕성이 드디어 인류 앞에 모습을 드러나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이건 순전히 뉴턴의 공적이다.
그래서 뉴턴이 쓴 책의 제목이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인데, 그 안에 ‘수학이란 말이 들어간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된다. 자연현상을 수학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가 표현된 제목이다.
디도 여왕의 카르타고 건설 (162~ 169쪽)
베르길리우스의 서사 『아이네이스』에서 등장하는 인물중에 디도라는 카르타고 여왕이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아이네이아스가 카르타고에 도착했을 때에 카르타고는 건설중이었는데, 카르타고의 건설과 관련된 일화에 바로 수학이 개재되어 있다.
이에 관해서는 별도의 글로 정리했다.
그만큼 이 책에서 만난 디도 여왕의 이야기는 수학과 관련하여, 특기할 만하다.
디도 여왕의 ‘카르타고 건설 - 황소 가죽’
http://blog.yes24.com/document/14403043
‘시공간’의 개념
드디어 시공간에 대하여 이야기 할 차례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공간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하는데, 이 책 설명이 압권이다.
여기 다 옮기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다.
그간 시공간이라는 말에 대하여 여러 책을 읽고, 설명을 나름대로 들었으나 이 책만큼 이해가 쉽게 된 경우는 처음이다.
이런 설명, 우선 기억해 두자.
어떤 도형의 차원이란 그 도형에 있는 점의 위치를 표시하는 데 필요한 좌표 개수다.
좌표가 하나라면 1차원, 두 개라면 2차원, 세 개라면 3차원이다. (175쪽)
그래서 열기구를 타고 하늘을 나는 경우, 그 위치를 표시하려면, 당연히 세 개의 좌표가 필요하다. 위도, 경도 그리고 고도, 이렇게 세 개의 좌표가 필요한 것이다.(283쪽)
그렇다면, 이제 그 ‘공간’에 ‘시간’을 집어넣어보자.
‘시간’과 ‘공간’을 합해 ‘시공간’이라 한다.
시공간상의 한 점은 특정 시간의 어떤 장소다. (283쪽)
시공간상의 한 점에서는 두 가지 일이 일어날 수 없다.
그렇게 시작한 설명, 이제 시공간 기하학이 등장한다.
그림 1은 시공간 도표라고 하는 것이다.
이 그림이 의미하는 바는 이렇다.
두 손으로 동시에 엄지와 중지를 튕겨서 소리를 내고, 2초 후에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겨서 소리를 낸다. 이 모습을 도표에 표시한 것이다.
당연히 4차원의 세계가 전개되는데, 평면에 표시해야 하는 문제상, 2차원의 그림으로 그릴 수밖에 없다.
(그림 1)
어쨌든, 그림 1에서 보이는 직사각형의 길이는 얼마일까
여기 도형에는 분명히 시간 개념이 들어있으니, 평면에서 거리를 재는 것은 무의미하다.
바로 여기에 시공간의 변수, 시간 즉 1초에 30만 킬로미터라는 빛의 속도가 등장한다.
그래서 그림 2가 나오게 된다.
2초가 흘렀으니 차이는 이제 60만 킬로미터가 된다. (286쪽)
(그림 2)
더 자세한 설명, 여기서는 생략할 수밖에 없지만, 저자는 그런 그림을 가지고 설명을 한 후,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이제 시공간이 무엇인지 알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간단명료하고 우아하게 기술하는 데 있어야 할 모든 것이 자리를 잡았다. 만유인력의 법칙이 ‘만물은 언제나 만물 위로 떨어진다’라고 했던 것처럼, 이제 상대성 이론은 ‘만물은 언제나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라고 말한다. (287쪽)
그렇게 이 책은 슈퍼마켓에서 시작하여 저 우주의 행성으로, 그리고 블랙홀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의 만물을, 모든 현상을 수학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게 신기하게도, 수학으로 설명이 되니, 정말 대단한 일 아닌가
다시, 이 책은
저자는,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게 정답이 있는 수수께끼를 상대하자는 게 아니라, 숫자에 대한 이해 그 자체와 숫자를 세는 방식, 숫자를 대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20쪽)
그래서 이런 발언은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우리 선조들이 개발한 도구인 수학은 세상을 철저히 분석할 수 있는 진정한 전신 갑옷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 전신 갑옷에서 매우 핵심적인 장비가 ‘수’의 개념이다. 수를 통해 우리는 셈하거나 측정, 계산한다. 한 걸음 더 멀리 가고자 하는 과학은 모두 수학과 동맹을 맺어야 한다. (82쪽)
한 걸음 더 멀리 가기 위해서,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 분명하다.
수학, 포기할 게 아니라, 한 걸음 더 들어가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