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한 게 엊그제 같은 데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다.
직장 생활을 언제까지 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는 없지만 어느덧 팀장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되어버렸다.
'팀장'
직장인들에게 있어서 임원보다는 그나마 현실적인 목표의 직책일 것이다. 책임감과 압박감에 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팀장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가 나를 인정해 준다는 의미이므로 많은 직장인들의 목표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동안 오래 직장 생활을 하면서 참으로 다양한 유형의 팀장들을 만나 봤다.
인간적인 친분을 쌓았던 팀장도 있었고 반면에 어떻게 저런 사람이 팀장이 되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의 사람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팀장이란? 팀장의 역할이란? 팀장에게 필요한 역량이란? 등의 다양한 질문에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고 스스로 그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해 보기도 하였다.
이 책 << 팀장 리더십 수업 >>은 자타 공인 대한민국 최고 팀장 교육 전문가인 저자가 팀장이 갖춰야 할 역할과 역량, 그리고 리더십에 관해 상세하게 기술한 책이다.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부터 5장까지는 팀장의 역할과 핵심 역량을 다루고 있고, 6장부터 9장까지는 팀장이 팀 운영을 할 때 놓치기 쉬운 영역을 다루고 있다.
우선 팀장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필요한 걸까?
책에서는 5가지 역량의 기초블록으로 정의하고 있다.
- 품성(Character)
- 개인적 능력(Personal Capability)
- 성과 집중력(Focus on results)
- 대인 스킬(Interpersonal Skills)
- 조직 변화 선도력(Leading Organizational Change)
품성을 가장 기본으로 하여 다른 4가지 역량이 뒷받침될 때 탁월한 팀장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서서히 직장 내 조직 문화가 바뀌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성과 집중력, 대인 스킬 이 두 가지 역량만으로 승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가장 기본이 되는 품성의 역량이 결여된 채 말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팀장으로 승진하는 경우에 이런 경우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팀장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존에 팀원이었을 때 했던 일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칫 마이크로 매니지먼트(Micro Management)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진다. 명확한 목표 설정과 방향성을 보여줘야 할 팀장이 팀원이 해야 할 일을 챙기게 되면서 팀원의 의사 결정에 사사건건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팀원도 자기의 역량을 키울 수 없고 성과를 내게 되지 못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팀 성과 창출의
방해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팀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팀의 '명확한 목표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며 기존 팀장이 운영했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새로운 팀장이 부임했다는 것에 어떤 의미도 부여할 수 없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조직의 가치와 개인의 가치가 명확할 때만이 팀원은 업무에 몰입할 수 있고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면 팀원 개개인은 따로 놀 수밖에 없고 이는 각자 다른 방향으로 노를 젓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목표와 전혀 엉뚱한 방향과 느린 속도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팀장이 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그중의 하나가 바로 고위층으로부터 오는 핵심적이고 중요한 정보를 볼 수 있다는 것일 것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팀원들이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 큰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회사 생활을 해 온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많은 팀장이 이 정보를 독점하며 마치 자신만의 무기(역량)인 것처럼 생각했었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어차피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알게 될 정보가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움켜쥐고 잘 공유하지 않는 모습들을 보면서 참 의아했던 경우가 생각이 난다. 정보를 잘 공유해 주고 제공하는 것은 팀장과 팀원 간의 신뢰를 높여 우리는 한 팀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 이 기반에서 성과 창출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팀장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바로 팀원이 잘 클 수 있도록 코칭 해 주는 것이다.
신입 사원일 때는 팀원의 능력은 낮고 헌신(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욕) 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나 방법을 알지 못하므로 세세하게 지시하는 형태를 띠어야 하고 발달 단계에 따라 지도 -> 지원의 단계를 지나 최종적으로는 위임의 단계까지 발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임을 팀장의 파워를 잃어버리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결코 안된다. 팀장이 많은 팀원의 모든 일을 전부 챙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또 팀원도 늘 팀원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위임을 통해 팀원도 팀장이 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이다.
매년 연말만 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바로 고과 평가 시즌이기 때문이다. 연초에는 늘 올해는 더 나은 성과를 보여줘야지 다짐을 하지만 시간은 또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어느새 연말이 되어 시스템에 자기 평가를 입력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팀원들 속에서 등급을 나눠야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문제일 수 있지만 가능한 객관적인 시간을 견지해야 한다.
연초에 설정한 목표를 기반으로 하여 수치 상의 데이터로 성과를 점검해야지 개인적인 친분이나 이해관계 등을 성과에 반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팀장도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팀원이 한 해 동안 무엇을 했는지를 명확히 알아야 하며 어떤 성과를 보여주었고, 이러한 내용을 팀원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낮은 등급을 받은 팀원을 잘 다독여서 다음 해에는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챙기는 것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
다양한 유형의 팀장이 있듯이 당연히 팀원도 각자만의 개성이 있다.
이들을 어떻게 잘 끌고 나갈 수 있느냐도 바로 팀장의 역량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팀원의 유형을 잘 파악해야 한다. 책에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 X형: 내부의 욕구보다 외부의 욕구에 의해 북돋워진다. 일 자체의 만족보다는 그 일을 한 후에 얻을 수 있는 외적 보상에 관심이 크다.
- Y형: 적절한 조건이 주어지면 책임감을 갖고 성실하게 일을 해나가기에 강력한 외적 보상은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의 보상이 주어지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
- I형: 외부의 욕구보다 내부의 욕구에 의해 북돋워진다. 어떤 행동으로 인한 보상보다는 행동 자체의 내적 만족을 중요하게 여긴다.
사람은 보상과 처벌로만 행동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회사가 개인에게 줄 수 있는 보상 중의 가장 큰 것이 금전적인 보상이지만 이것이 만능 해결책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팀원의 유형을 잘 파악해서 어떤 형태로 동기 부여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
예전에 감정 기복이 심했던 팀장을 만났던 생각이 난다.
좋은 일이 있을 때 그렇게 드러나는 타입이 아니었지만 기분이 안 좋을 때는 확실하게 드러나는 타입이었다. 그러다 보니 그 짜증은 고스란히 팀원들에게 커다란 스트레스로 전이되었다. 물론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 모든 감정을 늘 제어하고 관리할 수는 없겠지만 팀장이 되었다면 자기 관리에 좀 더 힘을 쏟아야 한다. 자신만의 기분과 감정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반에서 팀원들의 감정 또한 살필 줄 알아야 한다. 팀원을 오직 공적인 관계로만 대하지 말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쌓아야지만 팀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팀장은 아니지만 여러 명의 인원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참으로 도움이 되는 책을 만난 것 같다. 막연히 '이렇게 조직을 관리하면 되겠구나' 관점에서는 내가 알아야 하고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 이렇게 많았었구나를 알게 되었고, '지금 나름 괜찮게 조직을 운영하고 있구나' 하는 관점에서는 나에게 부족하고 키워야 하는 역량이 이런 것도 있었구나를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팀장이 자신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현재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책에서 알려준 내용들을 습득하여 적용하다 보면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다음 단계는 진인사대천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