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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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국내 최초 수메르어·악카드어 원전 통합 번역

리뷰 총점 9.3 (41건)
분야
인문 > 신화/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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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놀랍고 흥미진진한 서사시 - 길가메쉬 서사시 평점10점 | t*******1 | 2022.02.09 리뷰제목
『최초의 역사 수메르』 서평단으로 뽑히면서 수메르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수메르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수메르의 역사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 흥미는 최초의 서사시 『길가메쉬 서사시』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렇게 해서 이 책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를 읽게 되었다.   길가메쉬(Gilgamesh)는 우루
리뷰제목

최초의 역사 수메르서평단으로 뽑히면서 수메르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수메르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수메르의 역사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 흥미는 최초의 서사시 길가메쉬 서사시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렇게 해서 이 책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를 읽게 되었다.

 

길가메쉬(Gilgamesh)는 우루크 제1왕조의 5대 왕으로, 아버지는 루갈반다(Lugalbanda, 우루크의 3대 왕), 어머니는 야생 암소의 여신 닌순(Ninsun)이다. 다음은 서사시의, 길가메쉬를 소개한 구절이다.

 

그는 산길을 연 자며

산비탈에 우물을 파낸 자다.

바다를 건너 넓디넓은 대양을 횡단하여

태양이 뜨는 곳으로 여행한 자다.

영생을 찾기 위해 세상 끄트머리를 탐험한 자다.

오로지 그의 힘 하나만으로, ‘멀리 있는 자우트나피쉬팀을 만난 자다.

홍수가 휩쓸어버린 신성한 곳들을 되돌려놓은 자다.

우글거리는 수많은 사람 중에

어느 누구를 그의 당당한 왕권과 비교할 것인가 

어느 누가 길가메쉬처럼

짐이야말로 진정한 왕이다!’라고 말할 것인가 

(중략)

신들은 길가메쉬에게 완벽한 신체를 주었다.

태양의 신 샤마귀는 아름다움을 주었고

폭풍의 신 아다드는 용맹스러움을 주었기에

그는 모든 다른 이를 능가했다.

3분의 2는 신이었고 3분의 1은 인간이어서

그의 형체는 어느 누구와도 같을 수 없었다.

(중략)

성난 이마,

들소의 눈,

청금석 수염,

보리 같은 머리털,

멋진 손가락의 소유자였다.

어른이 되었을 때 그의 남성미는 완벽했으며

세상 최고의 남아였다.

 

우루크는 수메르 제1왕조이다. 최초의 국가 수메르는 나중에 셈족의 나라 악카드에 망한다. 수메르를 멸망시킨 악카드는 역사마저 왜곡한다. 역사는 강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꼭 맞는 말이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악카드어 판본과 수메르어 판본의 두 가지 판본이 있는데 두 판본은 내용에 차이가 있다. 이 책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는 두 판본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길가메쉬 서사시길가메쉬의 일생의 행적을 기록한 서사시인데, 그의 삶은 엔키두(Enkidu)를 만나기 전과 후로 극명하게 달라진다. 엔키두를 만나기 전의 길가메쉬는 용감하고 고귀하며, 멋지고 현명한목자이지만, 자신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 우루크의 모든 여자들의 초야권을 행사하는 포악한 군주이기도 하다.

그러나 친구이자 형제인 엔키두(천계의 신들이 우루크 사람들의 한탄을 듣고 길가메쉬의 포악함을 없애기 위해 창조한 사람)를 만난 이후로 길가메쉬는 달라진다.

이후, 엔키두와 더불어(그리고 우루크의 미혼 남자 50명도 함께) 신들의 산이라는 삼목산으로 삼나무를 베러 간다. 그런데 이곳에는 훔바바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지키고 있다.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훔바바에게 길가메쉬는 교활한 속임수를 써서 잡은 다음 (엔키두가) 죽인다. 이 삼목산 여행에서 보여준 길가메쉬의 행동과 심리는 영웅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이 여행에서 시종일관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엔키두다.

삼목산 여행에서 목적을 달성하고 돌아온 후 키쉬에서 점토채굴권을 넘겨달라는 들어줄 수 없는 요구를 한다. 굴복하자는 장자들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침략한 키쉬군에 맞선 길가메쉬는 적을 물리치고 사로잡은 적의 지휘관을 키쉬로 돌려보내는 아량도 보인다.

이후, 엔키두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엔키두의 죽음은 훔바바를 죽여서 신들의 실권자인 엔릴(Enlil)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다.

엔키두의 죽음으로 몹시 슬퍼하던 길가메쉬는 영생을 얻겠다는 일념으로 우트나피쉬팀을 찾아서 길을 떠난다. 우트나피쉬팀[Utnapishtim, ‘지우쑤드라(Ziusudra)’라고도 한다.]은 대홍수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영생자로, 길가메쉬의 조상이다. 이 여행길에서 길가메쉬는 너는 네가 찾는 영생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태양의 신 샤마쉬의 말도, “신들은 인간을 창조하면서 인간에게는 필멸의 삶을 배정했고, 자신들은 불멸의 삶을 가져갔지요. 길가메쉬. 배를 채우세요. 매일 밤낮으로 즐기고, 매일 축제를 벌이고, 춤추고 노세요. (중략) 이것이 인간이 즐길 운명인 거예요. 그렇지만 영생은 인간의 몫이 아니지요.라는, 포도주의 여신 씨두리(Siduri)의 충고도 듣지 않는다.

그리고 씨두리에게 들은 뱃사공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뱃사공을 만나, 그의 도움으로 우트나피쉬팀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우트나피쉬팀의 부인의 호의로 불로초를 얻게 되지만, 그것을 뱀이 훔쳐가는 바람에 결국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죽음을 맞게 된다. 이상이 대강의 줄거리다.

 

길가메쉬 서사시에 이어서는,

초야권’, ‘여자’, ‘죽음에 관한 저자(김산해)의 해설에 있고, 그 뒤에는 저자가 수메르 역사를 간략하게 정리한 내용이 있다.

 

***

독일 시인 릴케는 길가메쉬 서사시를 죽음의 공포에 대한 서사시라고 했다고 한다. 엔키두의 죽음 이후에 길가메쉬가 보여준 행동을 보면 이 말이 쉽게 수긍이 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더더욱 가장 위대한것은 길가메쉬 서사시가 히브리 신화와 그리스 신화에 영향을 미친 최초의 신화라는 점이다. (330p) 최초의 신화로서 길가메쉬 서사시는 후대의 신화나 예술 작품 등에 모티프를 제공하거나, 변형된 형태로 계승됐다.

다음은 역시 저자의 입장이다(기독교인들은 이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수메르와 그 후대로 이어진 인간 창조의 전승은 맨 마지막 시대에 가서 한 번 더 꼬리를 물고 있었다. 히브리족의 성서 작가들은 수메르를 비롯한 선조들의 신화적 전승을 또다시 한 번베끼는 실력을 발휘했다. 신은 신들에게 사람을 만들어내자. 우리의 모습으로 우리와 닮은 사람을 만들자고 했고, 그래서 야붸 엘로힘은 흙에서 흙덩이를 떼어내어 사람을 빚었으며, 사람의 콧속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어 살아 숨 쉬는 영혼이 되게 했다. 그런 뒤에 신은 자신 대신 사람을 노동 현장인 동산에 투입했다. 엔키(Enki)를 비롯한 수메르의 큰 신들은 엉뚱하게도 모두 야붸 신으로 돌변해 있었다. (412p)

 

이 책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를 읽다 보면, 기존 종교서 혹은 예술 작품에서 보았던 이야기 유형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사람을 흙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 변신 모티프, 카인과 아벨, 아담과 이브, 뱀 이야기, 영생불멸, 노아 이야기 등등.

신들이 노동하기 싫어서 노동을 대신할 인간을 만들었다는 얘기를 포함한 신들의 이야기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만, 인간적인 측면에서 보면 길가메쉬 서사시는는 영웅인 동시에 인간적 한계를 지닌 한 인물의 면모를 재미있게 보여준다고 하겠다. 까마득한 옛날에 있었던 일인데도 어떻게 이렇게 흥미진진한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는지 그저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6
종이책 구매 엄청난 두께의 책 평점7점 | k******e | 2022.08.21 리뷰제목
인문서 이 정도 두께의 책은 보통800p 가 나오는데고작 450p 입니다.약간 허망하기도 하고, 두꺼운 종이를 써서 값만 높게 받고400페이지의 일반용지를 사용했으면 18000원이 적당합니다.제본상태도 그리 좋지 못 합니다.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으나, 장대한 서사시에 어울리지 않는짧은 내용입니나. 압축해서 쓰는게 어렵다지만이건 압축이 아니라 세세한 이야기가 빠져있을 확률이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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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서 이 정도 두께의 책은 보통800p 가 나오는데
고작 450p 입니다.
약간 허망하기도 하고, 두꺼운 종이를 써서 값만 높게 받고
400페이지의 일반용지를 사용했으면 18000원이 적당합니다.
제본상태도 그리 좋지 못 합니다.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으나, 장대한 서사시에 어울리지 않는
짧은 내용입니나. 압축해서 쓰는게 어렵다지만
이건 압축이 아니라 세세한 이야기가 빠져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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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길가메시 서사시, 인류 최초의 신화 평점10점 | p********g | 2023.12.25 리뷰제목
방대한 내용 때문에 미뤄두었던 《길가메쉬 서사시》를 드디어 완독했습니다. 역시 어려운 내용은 여럿이서 읽어야 합니다. 기본 줄거리는 망나니였던 길가메시가 개과천선하는 과정으로 복잡하지 않습니다. 어려웠던 것은 뼈대나 상징적인 의미, 역사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신화는 엔키두가 탄생하면서 시작 됩니다. 사람들은 둘도 없는 망나니인 길가메시를 견디다 못해 신께 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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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내용 때문에 미뤄두었던 《길가메쉬 서사시》를 드디어 완독했습니다. 역시 어려운 내용은 여럿이서 읽어야 합니다. 기본 줄거리는 망나니였던 길가메시가 개과천선하는 과정으로 복잡하지 않습니다. 어려웠던 것은 뼈대나 상징적인 의미, 역사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신화는 엔키두가 탄생하면서 시작 됩니다. 사람들은 둘도 없는 망나니인 길가메시를 견디다 못해 신께 간청하고, 그 결과 엔키두가 탄생합니다. 엔키는 길가메시를 제어하려는 목적으로 신이 빚은 인간인 것입니다.

엔키두는 원시인으로 태어나지만 길가메시가 보낸 매춘부 샴하트와 동침한 이후 지성인이 됩니다. 신화에서 여성은 대체로 지혜를 상징하는데, 수천 년 전에도 다르지 않아 놀라웠습니다. 성관계가 매개라는 점이 다소 불편할 수 있으나 당시에는 성평등 개념이 없었고, 샴하트는 단순한 매춘부가 아닌 신전 여성이므로 현대적인 관점을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두 사람이 나누는 결합은 7일이나 이어집니다. 7일은 상당히 의미가 큰데 ‘그만큼 오래되었다’는 상징적인 시간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엔키두는 7일 만에 지성인으로 개화하였고, 이는 ‘신처럼 되었다’고 묘사 될 만큼 엄청난 일입니다. 다시 말해 상당한 행운을 거머쥔 것과 같습니다. 재밌는 것은 현대인에게도 7은 행운을 의미한다는 점입니다.

살던 숲을 나선 엔키두는 샴하트가 이끄는 대로 빵을 먹고 맥주를 마십니다. 여자와 몸을 섞으면서 씨를 뿌리고 이를 빵과 맥주로 수확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인간으로 거듭난 엔키두는 드디어 길가메시를 만나고 곧 훔바바를 죽이러 삼목산으로 갑니다. 뜬금없는 여정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삼나무는 상당히 고급 목재이기에 신화에서는 신들이 사용한다고 나옵니다. 길가메시는 훔바바가 지키던 삼나무를 베어냄으로써 인간이 신에게 도전한다는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길가메시를 낳은 닌순은 훔바바를 잡으러 가기 직전, 엔키두를 양자로 맞습니다. 형제로서 길가메시를 지켜달라고 간청하는데, 여기에서도 역사가 엿보입니다. 닌순이 엔키두를 입양하는 일은 유목민을 바빌로니아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과정과 같습니다. 정치적으로도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문학적으로도 형제애를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이렇듯 길가메시는 역사적, 문화적 요소를 많이 고려해야만 합니다. 다른 신화와 달리 길가메시는 실존 인물이었던 만큼 단순 허구가 아닙니다. 현재도 많은 유물이 발굴 되고, 점토판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이 됩니다. 유적지도 잘 보존 되어서 《길가메쉬 서사시》는 확실히 관점을 달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임에서 《길가메쉬 서사시》는 실제로 우르크를 통치했던 길가메시가 권력을 위해 만들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왕권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것이어야만 말이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주 터무니 없는 주장까지는 아닌 듯합니다. 실제로 점토판에 쓰이는 내용 대부분이 길가메시가 얼마나 강인하고, 잘생기고, 능력 있고, 대단한 왕이었는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출생 또한 2/3가 신이라고 한 점을 본다면 스스로 신격화 하면서 본질적으로 다른 존재임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당시 우루크 문명을 볼 때 점토판은 무척 귀했을 것입니다. 수량이 많지도 않은 점토판을 대량으로 사용하면서까지, 서사를 기록했다는 점은 일반인이 아닌 권력자가 주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기록은 길가메시가 우루크를 통치할 당시 왕권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보여줍니다. 확실한 목적성을 가진 이야기인 것입니다.

전반적인 소감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다는 것입니다. 인간 본성은 바뀌지 않기에 수천 년이 지난다고 한들 달라질 것이 없다는 의견들이었습니다. 권력을 다루는 장면들도 원초적 욕구나 정치적인 행위는 똑같기에 현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이점이라면 당시에는 몽둥이로 두들겨 맞았다면 지금은 키보드로 바뀌었다는 것 정도입니다.

모임에서는 《반지의 제왕》, 마블 시리즈, 〈원령 공주〉 등 다양한 작품이 거론 되었습니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그저 ‘최초의 신화’일 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모든 클리셰의 기원이기도 하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좀 더 재미있는 의견도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현존하는 모든 영웅 이야기에서 보이는 클리셰는 길가메시에서 나왔다는 것입니다. 우선 마블은 《길가메쉬 서사시》에서 드러나는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뿐만 아니라 《반지의 제왕》과도 유사한 부분이 아주 많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마블을 잘 모르고 《반지의 제왕》도 읽지 않아서 그렇구나, 할 뿐이었습니다.

클리셰는 지브리가 야심 차게 개봉했던 〈원령공주〉에도 드러납니다. 죽을 위기에 놓인 훔바바는 자신을 살려주면, 삼나무를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대체로 신화를 보면 신은 인간에게 무언가를 주는 존재로 등장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훔바바도 마찬가지입니다. 길가메시는 제안을 거절하고 훔바바를 죽여버립니다. 애초에 숲을 모두 밀어버릴 계획이었던 것입니다. 훔바바와 싸우고 마지막에 죽이는 것까지 모든 흐름이 〈원령공주〉 플롯과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억울하게 죽은 엔키두는, 과연 괜찮은 삶이었는가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저는 탄생부터 죽음까지 철저하게 이용 당한 삶이라 주장했고, 반대 의견도 있었습니다. 엔키두는 인간의 흥망성쇠를 모두 경험했다는 점에서 괜찮은 삶이라는 것입니다. 죽기 직전 마지막을 정리할 시간도 가졌고, 종교에서 강조하는 순응하는 삶을 살았으니 나쁘지 않다고도 했습니다.

좋고 나쁨을 떠나 엔키두는 신들의 소품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샴하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엔키두를 조종했고 그녀는 신전 출신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엔키두는 한낱 조연보다도 못한 존재였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데, 꽤 재미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의견도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엔키두가 얻은 것은 단 하나도 없으며 명예는 죽은 뒤에 생긴 것이기에 의미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성적인 삶을 얻었다는 부분 또한 철저하게 휴머니즘에 의한 판단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엔키두는 죽기 직전에 왜 자신을 데려왔느냐고 후회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로서는 미개인일지언정 짐승들과 어울려 사는 삶이 나았을 수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엔키두가 잃은 야생성은 누구 책임이냐는 물음에는 깊이 공감합니다.

이번에 접한 《길가메쉬 서사시》는 생각 이상으로 단순하면서도 아주 복잡하였습니다. 지금도 점토판은 끊임없이 발굴이 되는 중이라고 합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새 점토판이 나와도 이제는 여태 짜인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예를 들어, 엔키두가 본래부터 훔바바와 알고 있던 사이라는 사실은 최근에야 발견이 내용입니다. 그전까지는 삼목산에 들어가 싸움이 붙기 전까지 둘은 모르는 사이였던 것입니다. 이렇듯 몰랐던 부분이 발견 될지언정 서사를 뒤트는 일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합니다.

개인적으로 《길가메쉬 서사시》는 꼭 한 번은 읽어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인물이 주인공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적지와 유물, 생소한 수메르 문화를 재밌게 배울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에는 다양한 출판사가 《길가메쉬 서사시》를 출간했는데, 개인적으로 수많은 주석과 유물, 유적지 이미지 등을 같이 소개하는 휴머니스트 책이 가장 나았습니다. 현대지성에서 출간한 《길가메시 서사시》도 같이 읽어보았으나 확실히 차이가 컸습니다.

원판 느낌이 중요하다면 점토판처럼 시 형태로 되어 있는 현대지성 책이 낫습니다. 어떤 판본을 기준으로 번역했는지도 상세하게 소개 되어 표준 아카드어 판본부터 고바빌로니아 판본 등 길가메시를 다루는 점토판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바빌로니아 판본도 펜실베니아와 예일 점토판 판형으로 또 나뉩니다. 휴머니스트 책은 저자가 수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문장을 창작하여 쓴 것입니다. 산문 형태라 읽기 쉽고, 무엇보다 각종 자료나 배경, 인물 설정 등을 너무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다만 그만큼 점토판에 실린 고유 느낌은 확실히 줄어듭니다. 개인적으로는 휴머니스트 책을 먼저 읽은 뒤 현대 지성 책을 읽으면 보다 잘 이해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길가에 메시가 많아서 길가메시냐는 드립은 가히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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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김산해, 최초의 신호 길가메쉬 서사시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t******h | 2023.09.27 리뷰제목
김산해의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입니다. 김산해 이름이 산과 바다인가요 이름이 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저자 소개에 보니 30년 이상 전문적으로 공부 하셨다고 하셔서 믿음이갔습니다. 예스24말고 알라딘에서 2020년에 출간과 동시에 정가인하 이벤트를 해서 꼭 구입하고 싶다 했었는데 이벤트가 끝나고 벌써 시간도 2023년이 9월입니다. 저는 예스24 에서 2023년 5월에 구입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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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해의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입니다. 김산해 이름이 산과 바다인가요 이름이 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저자 소개에 보니 30년 이상 전문적으로 공부 하셨다고 하셔서 믿음이갔습니다. 예스24말고 알라딘에서 2020년에 출간과 동시에 정가인하 이벤트를 해서 꼭 구입하고 싶다 했었는데 이벤트가 끝나고 벌써 시간도 2023년이 9월입니다. 저는 예스24 에서 2023년 5월에 구입했습니다. 산리오 굿즈 구매하고 싶어서 그동안 사고 싶었지만 못 샀던 책들 전자책으로 전부 구입했고 구입 순서로 읽다보니 9월 말이 되어서야 읽을 수 있게 되었어요. 제가 중국 작가라서, 대여로 읽어서 작가 이름과 책 제목은 정확하게 기억을 못하지만  세계 괴수 괴물 대백과 같은 책이 있었어요. 그 작가가 괴수와 괴물분야로 엔키두를 소개하기 위해서 길가메쉬 서사시는 추려서 소개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보니 원래 분량이 그 정도였던것 같아요.  전자책 가격이 2만원이 넘어서 저는 엄청난 분량 인줄 알았는데 5~6시간 안에 다 읽을수 있는 정도였어요. 아무튼 소장해서 다음에 필요한 부분은 다시 찾아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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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j*********9 | 2023.09.07 리뷰제목
이 글은 김산해 저자의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를 읽고 적는 후기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스포일러성 글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수메르 문명을 배경으로 한 소설책을 재밌게 읽고 그 책의 참고문헌을 보고 구입하게 된 책이다. 책을 사기 전 저자의 소개를 읽었는데, 국내에 몇 안되는 수메르어와 신화를 연구하신 분이었다고 한다. 책의 도입부부터 저자의 '수메르 문명'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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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김산해 저자의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를 읽고 적는 후기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스포일러성 글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수메르 문명을 배경으로 한 소설책을 재밌게 읽고 그 책의 참고문헌을 보고 구입하게 된 책이다. 책을 사기 전 저자의 소개를 읽었는데, 국내에 몇 안되는 수메르어와 신화를 연구하신 분이었다고 한다. 책의 도입부부터 저자의 '수메르 문명'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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