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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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역사를 읽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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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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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큐레이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3 | 2019.05.16 리뷰제목
미국의 3대 자연사박물관 중 하나인 시카고 필드 박물관에서 30여년간 큐레이터로 일해온 랜스 그란데. 그는 8년 넘게 박물관의 소장품 및 연구 부서를 이끌면서 자연사박물관의 큐레이터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이 책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큐레이터라는 말은 미술 전시회를 기획하고 지휘하는 사람이라는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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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3대 자연사박물관 중 하나인 시카고 필드 박물관에서 30여년간 큐레이터로 일해온 랜스 그란데. 그는 8년 넘게 박물관의 소장품 및 연구 부서를 이끌면서 자연사박물관의 큐레이터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이 책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큐레이터라는 말은 미술 전시회를 기획하고 지휘하는 사람이라는 아주 좁은 의미로만 알고 있었다. 자연사박물관도 영화의 배경으로만 접했을 뿐, 관람해본 적도 없고, 더욱이 자연사박물관의 큐레이터라는 것은 너무나도 생소했다. 어쩌면 무지 덕분에 이 책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북아메리카의 주요 자연사박물관에서 '큐레이터'는 연구 과학자로서 대중에게 전하는 과학적 메시지에 학술적 권위와 독창성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큐레이터는 현장에서 자연과 인간 문화를 탐구한다. 그들은 자연사나 문화사에 관련된 물건들(표본이나 유물)을 가지고 독자적인 연구를 한다. 그리고 연구 결과로 얻은 과학 지식을 학생들, 다른 과학자들 및 일반 대중에게 보급한다. 지구와 인류의 이해에 깊은 열정을 갖고 있는 큐레이터들은 때로 자신의 입지에 닥칠 위험을 무릅쓰고 과학적 진보를 위해 정설을 거스른다. -p 16

 

 이 책을 덮었을 때 이 글의 의미가 확실하게 와 닿았다. 경영학을 공부하던 그는 친구에게서 어류 화석을 선물로 받았다. 직접 자연을 발견하는데서 평화로움을 느꼈던 어린시절의 열정이 되살아났고 고생물학과 교수를 찾아갔다. 화석 하나가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렇게 공부를 시작한 그가 필드 자연사박물관의 큐레이터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큐레이터가 어떤 일을 하게 되리라는 것을 조금 알게 되었다. 5200만년 전에 살던 멸종 동식물의 생태계가 그대로 남아있는 와이오밍주의 그린리버층 뷰트 화석지에서 화석을 채집한다, 그 과정에서 고생물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의 상업적 채굴과 과학 연구 목적의 채굴의 미묘한 관계,  아마추어와의 협업의 중요성등 다양한 면모를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었다.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하면 동식물의 표본이나 화석등을 전시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전시되어 있는 그것들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닐 것이고, 아무런 검증이나 맥락도 없이 전시되고 있는 것은 아닐터였다.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하는 과학자들이 포진해 있고, 그들은 해저부터 고산지대까지 탐험을 하며 표본들을 모으고 연구를 하고 있었다.   '앨빈'이라고 부르는 심해 잠수조사선을 타고 수심 2.5킬로미터의 태평양 밑바닥까지 내려가서 햇빛이라고는 본적이 없는 생명체들을 연구하는 무척추동물 큐레이터를 비롯하여 동료 큐레이터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남극에서의 운석 채집을 위해 체감온도가 영하 55도 이하로 내려가는 극한 추위에서 한 달 이상 텐트 생활을 했던 운석학 큐레이터도 있었다.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가 극한직업을 보고 있는듯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중요한 표본을 얻기위해 주민과의 연대감을 쌓는 방편으로 목숨을 걸고 흥분한 소 앞에도 나서야했고, 하물며 원주민들에게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위험을 무릅쓴 사람들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티아노사우르스 렉스의 화석 '수'의 발견과 발굴과정, 연방정부에 압수되었다가  필드 박물관의 대표 주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 했다. 뭐라고 할까? 쥬라기 공원에서 봤던 공룡은 현실감이 없었는데, ' 수'가 필드 박물관에 설치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고나니 공룡이란 존재에 대해 완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사자 사냥과 사자 구하기>라는 챕터가 있었다. 케냐 차보의 식인사자는 1898년에 9개월동안 28~140명의 인간을 사냥했다. 엔지니어이자 영국군인이었던 존 헨리 패터슨은 우여곡절 끝에 두 마리의 식인사자를 잡았다. 그 식인사자의 가죽을 필드 박물관 관장이 사들였고, 박물관의 박제 담당자에 의해 살아있는 듯한 입체 모양으로 만들어져서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랜드 그란데의 동료인 브루스 패터슨은 현대의 차보 사자들을 연구하면서 식인 사자들이 왜 인간을 잡아먹게 되었는지를 연구했는데, 치아와 턱에 문제가 있어서 물소나 영양의 목덜미를 물어 뜯어 사냥하기가 고통스러웠을 거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한다. 두개골을 보고 그런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제는 차보의 사자들이 멸종위기에서 살아남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생태계의 파괴를 막기 위해 사자의 멸종을 막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자연사박물관의 큐레이터들이 하고 있는 중요한 일들 중의 하나였다. 단지, 하나의 종이 사라질뿐이라고 가볍게 생각해버릴 수도 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사자들은 수십만 년 전부터 확립,유지되어온 생태 균형 속에서 초식동물의 개체수를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과학 연구에서는 최고 포식자가 사라지면 생태계가 통째로 균형을 잃고, 먹이를 생산하거나 인간의 질병을 막고 나아가 기후를 안정시키는 시스템이 뒤흔들릴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향식 자연현상 또는 샹태 연쇄반응이라고도 부르는 이 현상은 이미 여러 번 기록된 바 있다. -p 333

 

 그냥 신기하다고만 생각했던 표본들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환경보전 프로그램을 만들어 생물 다양성을 조사하고 이해하되 환경보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등 자연사박물관이 하고 있는 일은 정말 다양했다. 단순히 옛 유물들을 전시하고, 동식물 표본을 전시하여 흥미를 유발하여 과거로의 여행을 하는 곳인줄 알았다. 옛날 옛적에는 ······ 하지만, 자연사박물관에서 일하고 있는 큐레이터들은 대중과 함께 소통하며 인류의 미래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작업과정을 담은 생생한 현장 사진과 아름다운 식물 표본이나 보석 사진, 신기한 화석들의 풍부한 사진들은 큐레이터의 삶에 생생함을 더해주었다. 감수의 말에서 전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장인 이정모씨는 이 책을 읽고나면 자연사박물관을 관람하는 자세가 바뀔 것이라고 했는데, 그 말의 뜻을 알듯하다.

 

 자연사박물관의 역할은 절대 가볍지 않았고, 하나의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했던 큐레이터들의 삶도 만만치 않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의 댓가로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랜스 그란데가 언급했던 많은 책들이 있다. 그 책들도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다. 내가 알지 못했던 세상에 대해 한층 가까이 가는 시간들이 되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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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큐레이터 - 랜스 그란데 평점10점 | g*******7 | 2019.05.15 리뷰제목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장품을 모으고 대중이 그것을 구경하도록 전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 '큐레이터'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랜스 그란데의 [큐레이터]는 다양한 자연사박물관의 전시 또는 소장된 품목들에 대한 설명이 주된 내용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추측은 '큐레이터'와 '자연사박물관'에 대한 무지 또는 오해에 비롯된 것임을 이 책의 서문을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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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장품을 모으고 대중이 그것을 구경하도록 전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 '큐레이터'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랜스 그란데 [큐레이터]는 다양한 자연사박물관의 전시 또는 소장된 품목들에 대한 설명이 주된 내용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추측은 '큐레이터'와 '자연사박물관'에 대한 무지 또는 오해에 비롯된 것임을 이 책의 서문을 통하여 이내 깨닫게 된다. 실제로 시카로 필드의 자연사박물관에서 30년간 큐레이터로 활동한 저자는 그러한 점을 자신의 삶과 경험은 물론 동료 큐레이터들의 활동을 통하여 바로잡기 위하여 이 책을 저술하였음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큐레이터는 연구 과학자로서 대중에게 전하는 과학적 메세지에 학술적 권위와 독창성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라는 저자의 간결한 정의는 큐레이터가 단순히 관리인이 아닌 학자이자 연구가의 활동을 동시에 수행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그들의 구체적 역할이 자연사나 문화사에 관련된 물건들을 가지고 독자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그러한 결과를 통하여 얻게 된 과학 지식을 박물관을 통하여 대중에게 보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전에 우리가 알고 있던 '큐레이터'와는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또한 자연사박물관 역시 단순히 소장품을 쌓아놓고 전시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새로운 과학 지식을 습득하고 그 지식을 효과적으로 보급함으로써 대중에게 더 큰 이득을 주자는 방향으로 그 목적이 변경되었음을 지적한다. 이를 통하여 이러한 자연사박물관의 목적은 큐레이터들의 연구와 유기적인 결합을 통하여 과학 지식의 생산과 보급이라는 결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분을 저자는 어떻게 설명하고자 하는 것일까?

 

 진화생물학자로서 그가 큐레이터 초기에 와이오밍 주의 남서부 고산 사막지대인 뷰트에서의 화석 발굴 과정은 큐레이터의 활동 영역이 박물관에 한정되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화석의 발굴 과정이 단순히 학문의 연구로만 비춰질 수 있지만, 큐레이터로서 그가 이 지역에서 상업적 화석 채굴업자와 어떻게 협력하여 다양한 화석을 획득하는지를 보여준 부분은 전시에 이르는 초기 단계에 큐레이터가 직접적으로 관여함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시민과학을 통해 고생물학에 다가가는 방식의 강력한 대변자가 되었다. 이 방식은 일종의 크라우드소싱으로, 다수의 아마추어 수집가와 일반인의 활동을 자원으로 끌어모으는 것이다. 나에게 이것은 1년 중 6개월 동안 채석장에서 작업하는 몇백 명의 현장 요원을 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과학적인 과정에 대해 대중과 대화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과학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역할도 했다.

 - p. 66 中에서 -

 이는 발굴 단계부터의 참여는 물론 이 과정에서 대중과의 접촉과 교류는 앞서 언급한 큐레이터의 정의와도 통하는 부분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통하여 2006년 필드 박물관의 '진화하는 지구'라는 타이틀의 상설 전시관이 기획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큐레이터가 단순히 관리인이 아닌 연구가 또는 학자로서 면모를 보여주는 부분은 바로 화석 발견을 통한 '퍼시피카 가설'의 확인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억 년 전부터 퍼시피카라는 거대한 대륙이 갈라져 분리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조각들이 현재의 오스트레일리아 동쪽 해안에서 떨어져나가 아메리카 및 아시아 대륙과 충돌하였다는 이 가설은 저자가 동료 윌리 베미스와 함께 호주와 일본에서 발견한 각종 민물고기와 식물에 대한 화석 연구를 통하여 어느 정도 증명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게 된다. 동부 브라질의 1억 1000만 년 된 지질층에서나온 '보우핀'이라는 어류에 대한 화석과 이와 가까운 종이 서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점은 과거 대륙의 위치가 달랐다는 점도 추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랜스 그란데의 진화생물학의 전공 과정 중에 공부한 분기분류학(생물의 파생 특성을 기반으로 한 분기학적 관계 패턴을 이용하는 방법)이 유용하게 이용되었는데, 이를 통하여 큐레이터가 현장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과학적인 지식 생산에 일조하고 있음을 다시금 보여준다.

 

 이러한 저자의 경험과 동료와의 협업이 새로이 알게 된 큐레이터의 정의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해준 것이라면, 필드 박물관의 대표적인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티라노사우르스 렉스 종의 '수'에 대한 전시 과정은 큐레이터와 자연사박물관의 역할을 복합적으로 그리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짚어 볼 수 있게 해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그것이 '수'에 대한 복원과 연구에 대한 결과보다 그것이 필드 박물관에 전시되기까지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자연사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오히려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자 말대로 '수'의 화석과 뼈대는 6,700만 년 후 발견되면서 온갖 다양한 분쟁에 휘말린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모순을 지니고 있는 셈이된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었을까?

 

 1974년 피터 라슨이 설립한 '블랙힐스 지질연구소'는 비영리 자연사박물관도 운영하고 있지만, 주요 사업은 상업적인 화석 판매였다. 그는 동료였던 수전 헨드릭슨이 1990년 8월 12일 사우스다코다 지역에서 생애 최고의 고생물학적 발견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수'였다. 피터 라슨의 '블랙힐스'는 서둘러 그 주위를 발굴하여 '수'의 전체적인 뼈대 화석을 발굴하였으며, 이외의 다양한 생물들에 대한 화석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척추동물 화석이 중요한 비재생 자원이고, 공공 부지에서 발견되는 화석들은 마땅히 박물관이나 연구소와 같은 공익 기관의 관리하에 과학계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학자들의 반발과 더불어 '수'의 가치에 눈독을 들인 연방정부와 땅 소유주에 의하여 이내 형사 및 민사 소송이 벌어지게 된다. 1992년 5월 14일에 연방정부는 기습적으로 '수'를 통째로 압수하였으며, 본격적인 재판 과정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 과정은 다양한 세력들의 첨예한 이익이 점철되면서 지저분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저자 역시 개인적으로 피터 라슨과 교제를 하였기에 비록 이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지만,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게 됨으로써 필드 박물관도 이 사건에 중요한 관심을 갖게 된다.

 

 결국 1995년 3월 14일 최종 재판이 종료되는데, 피터 라슨은 기존에 무려 153개의 죄목과 엄청난 벌금을 구형받았지만, 유죄로 밝혀진 부분은 이 사건과는 별다른 관계가 없는 국세청에 대한 미신고가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법부의 괘씸죄로 인하여 징역형을 받게 되었으며, '수'의 소유권은 원래 발굴된 지역의 땅 소유주에게로 돌아가게 된다. 땅 소유주는 경매를 통하여 '수'를 매각하기로 하였는데, 이 시점에서 필드 박물관은 '수'의 가치를 알고 있었기에 매입을 시도한다. 박물관의 소장 컬렉션, 과학 연구, 대중 교육이라는 매입 기준에 근거하여 '수'는 매력적인 화석이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박물관은 맥도널드와 디즌의 기부 형식의 후원금을 통하여 결국 1997년 10월 4일 소더비 경매에서 760만불에 낙찰을 받게 되고, 이후 2년간의 3만 시간을 복원에 할애하면서 2000년 5월 17일 '수'에 대한 정식 공개를 단행하게 된다.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이 사건을 통하여 우리는 흥미롭게 큐레이터의 역할과 자연사박물관의 취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발굴의 어려움과 법적 다툼은 물론 전시할 품목의 매입 기준과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확보받아서 어떤 준비를 거쳐 대중들에게 전시하는지를 이를 통하여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09년 그레인저 보석전시관의 큐레이터 역할을 맡게 되는 과정은 자신의 직접적인 전공 과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융합의 측면에서 큐레이터의 능력을 새상 돋보이게 하는 대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박사 이전의 전공이 지질학이었기에 어느 정도 관련은 있지만, 보석전시는 저자의 학문적 역량과 큐레이터로의 이전 경험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도전이었다. 또한 독자들에게는 그동안 생물과 관련된 내용들만을 접하다가 새로운 영역에 대한 큐레이터의 활동을 통하여 다양한 지식을 얻게 된다. 특히 그가 처음 맡게 된 보석전시관을 어떠한 기준으로 진행할지 고민하는 부분은 큐레이터의 역량과 관점에 따라 전시회의 성격이 규정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종래의 생물에 대한 전시는 그의 전공인 '분기 분류학'에 따라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지만, 보석에 대해서는 관점에 따른 다양한 기준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고민 역시 흥미를 돋우게 된다. 결국 보석의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전시의 최우선 조건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세공된 보석의 아름다움(인간의 예술성)과 원석 고유의 아름다움(자연사)에 따른 분류 기준을 마련하여 그것에 기반하여 전시회를 준비하는 모습은 통상 알고 있던 큐레이터에 대한 역할을 보다 자세히 알 수 있게 된다.

 

 이 과정 역시 '수'의 전시와 마찬가지로 다양하게 고려할 부분들이 언급되는데, 보석들이 윤리적으로 채광되었는지 또는 보석 밀수로 알려진 나라에서 들여온 분쟁 보석인지도 확인하는 과정은 전시 자료의 투명함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됨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하여 저자는 KPCS( 킴벌리 프로세스 인증 체제)에서 발급된 인증서가 있는 보석만을 채택하였으며, 우리 역시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보석 시장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새로이 배울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또한 보석전시관은 후원자의 지원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박물관 활동에 관심 있는 후원자를 찾는 역할이 보다 큰 비중을 차지함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생물과 관련된 자연사 전시와 비교를 통하여 각 전시마다 큐레이터에게 필요한 역량이 다양함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저자가 자신의 전문 지식에만 천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지식과 역량 확보를 위하여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는 것이 큐레이터가 갖춰야 할 덕목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시를 통하여 큐레이터와 자연사박물관의 역할을 확인하였다면 후반부에 등장하는 지구 생태계와 관련된 항목은 공공의 이익에 기여를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큐레이터가 각종 준비와 발굴의 과정이 결국 자연사박물관이라는 공간으로 점철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발굴과 연구 과정을 통하여 지구의 생태계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점은 그들의 활동 반경이 박물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잘 보여준다. '플로리다의 산호 재생 사업'은 산호에 대한 연구와 자료 발굴과 병행하여 그 과정 중에 발견된 죽은 산호초를 되살리는 사업인데, 직접 큐레이터들이 죽은 산호에 구멍을 뚫어 살아있는 산호충을 심어 다시 산호를 살려내는 작업이다. 또한 1999년부터 이루어진 아마존 상류 지역에 대한 생물학적 및 사회적 조사(RBSI) 프로그램을 통하여 국가 정부로 하여금 총 1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17개 보호구역을 지정하게 된 토대가 된 점은 이러한 큐레이터와 자연사박물관의 공공 사업에 대한 기여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이후에 자연스레 '자연의 역사를 읽는 사람들'이라는 부제에 다시금 눈길이 쏠리게 된다. 박물관에서 고상하게 전시된 자료를 소개하거나 기획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직접 극한의 오지를 방문하여 자료를 발굴하거나, 앨라배마 심해 낚시 로데오에서 거대한 그루퍼와 청새치를 손질해주고 그 대가로 뼈대를 얻는 것처럼 그들은 현장에서도 많은 활약을 하면서 동시에 연구를 통하여 학문에 대한 기여와 이를 대중과 공유하는 존재, 나아가서는 인류의 공익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새롭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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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큐레이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g********r | 2019.05.13 리뷰제목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이 으레 그러하듯, 현장 연구지를 찾는 것 또한 진득하게, 오랜 시간에 걸쳐 한 겹 한 겹 쌓아올려야 하는 과정이다. (p.66)   나는 박물관을 좋아한다. 생물도 싫고 과학도 싫은데 박물관은 좋아했다. 어쩌면 내게는 그것이 생물학적인 무엇이라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역사와 문학의 “표출된 무엇인가”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아무튼 어릴 때부터 좋아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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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이 으레 그러하듯

현장 연구지를 찾는 것 또한 진득하게

오랜 시간에 걸쳐 한 겹 한 겹 쌓아올려야 하는 과정이다. (p.66)

 


나는 박물관을 좋아한다. 생물도 싫고 과학도 싫은데 박물관은 좋아했다

어쩌면 내게는 그것이 생물학적인 무엇이라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역사와 문학의 표출된 무엇인가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아무튼 어릴 때부터 좋아했고, 엄마가 된 지금도 좋아한다.

아이가 채 걷기도 전에 박물관을 데려갔는데

소리라도 내면 데리고 나오겠다던 다짐이 무색할 만큼 

분위기에 압도되어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보고 그 후로 외출만 하면 

그 인근의 박물관이나 민속관 등에 데려갔다

최근 말귀를 좀 더 알아듣고 책을 한층 좋아하기 시작하기에

이제는 팸플릿도 같이 꺼내어 읽고, 동그라미를 치며 관람을 하고 있다

아이의 4살 평생에 키즈카페는 단 2

지역에서 운영하는 각종 교육관들은 100군데 가량 방문했으니

우리아이의 취향도 결코 평범하게 자라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내게 이 책은 다소 운명처럼 느껴졌다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한 도서잡지에서 발견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정모관장님이 감수했다는 말에 반드시 읽을 책으로 분류해버렸다

그리고 너무 좋은 기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크기도 크고, 두껍고 무거운 책이라 가지고 다니며 읽지 못해 읽는 시간이 꽤 걸렸으나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내 책친구들에게 한말은 벽돌책인데 장난 아니게 재밌다.”였다.

해설 및 주석 제외 394페이지, 일반 책보다 3센치 가량 더 큰 책인데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조금 지겨워질만하면 다양한 화석사진(그것도 평생에 한번 볼까 말까한),

발굴현장의 사진 등이 큼직하게 들어있었고 문장도 너무나 수려했다

꾸미지 않은 소박한 말투인데 뭔가 매력적인 사람처럼

꾸미지 않은 단순한 문장인데 

그래서 더 전문지식이 드러나고, 어렵지 않게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는 성장기 때 하루 약 2.3킬로그램씩 몸무게가 증가하는 무시무시한 성장속도를 보였다

그러려면 아주 많은 공룡을 잡아먹었을 텐데

이는 정말 백악기에 공포의 존재가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체구가 급속히 커지면 민첩성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p.169)

 


나는 가 세상에 공개되던 날을 기억하고 있다. 아니 정확히는 기억하고 있었다

거의 20년 전, 내가 중학생쯤이었던 내 어느 생일날에 그가 세상에 나왔기 때문이다

우리가족은 텔레비전 앞에서 치킨을 먹으며 수를 봤다

(우리 집에는 텔레비전이 특정시간에만 켜졌는데, 이런 날은 예외였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그저 과거의 어느 날이 되고 말았을 기억이

갑자기 불이라도 켠 듯 환하게 떠올랐으니, 이 책은 내게 얼마나 큰 의미인가

정확히 2000년에 수는 세상에 공개되었다고 한다. 날짜도 내 생일이 맞았다

그저 기억 한 켠의 티렉스였던 수는

이제 어떻게 발견되고 어떻게 소유권을 이전하였으며

어떻게 세상을 다시 만나게 되었는지까지 아는 티렉스가 되었다

나는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방에 앉아 세상을 만나고, 아무 관계없던 어느 것이 내게 큰 의미가 되는.

 

오늘의 이 순간도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날, 어떤 책을 통해 회색빛 기억은 다시 불이 켜진 듯 환한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

나의 오늘은 훗날 어떤 책으로 빛나게 될지 문득 궁금해진다.

 





필은 강의에서 곧잘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모두 우주의 먼지이다.” (p.197)

 


어떤 책에서 그런 말을 읽은 적이 있다. 엄청난 고민이 생겨 힘들 때에는 

그 고민이 우주에서 얼마나 작은 분자인지를 생각하라는

물론 고민을 하는 당시에는 말도 안 되는 말이겠지만 

지나고 보면 그 말조차 말이 된다

하물며 어마어마한 사이즈의 티렉스들도 지나고 보면 

그저 과거의 생물체에 불과한 게 세상 아니던가.

 

반대로 때때로 우리가 매우 하찮게 생각하는 것들이 알고 보면 매우 큰 의미를 지니는 경우가 많다

그 어느 곳에서건 만나는 생물 중의 하나인 개미. 우리는 그들을 하찮은 존재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들은 공룡만큼이나 오래 살아온 종이다

저자에 의하면 1억 년 전 말벌을 닮은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

개미는 모든 생명체의 75%를 멸종시킨 백악기 말의 대멸종 사건에서 살아남았고(...) 

오늘날 개미는 약 5만종이나 된다(p.201)고 한다

이 부분을 읽고 난 후부터는 공원에서 만나는 개미들이 결코 하찮은 생명체로 보이지 않았다

무려 1억 년 전에서부터 내려온 전통 있는 가문의 누군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지구상에 살고 있는 321,000조 마리의 개미 중 

겨우 100마리 정도를 만났다고 생각하니 내가 얼마나 좁은 세상에 살고 있나 싶기도 했다.

 



 

동굴 속 공기는 곰팡내가 나며 퀴퀴했고, 전기 조명이 미치지 않는 곳은 완전히 깜깜했다

또한 동굴 안에는 기괴한 침묵이 흘렀다

광산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말소리와 숨소리

그리고 채광 도구들이 내는 소리는 들렸지만 일상에서 우리는 둘러싸는 교통 소음

새소리, 바람소리, 비행기 소음 등과 같은 배경 소음은

30미터 높이의 바위와 흙에 완전히 차단되었다. (p.271)

 


최근 우리가족은 이와 비슷한 감각을 만났다

우리가 사는 곳과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있는 석탄박물관을 방문했을 때로

날씨가 매우 기이했던 터라 아무도 탄광굴에는 들어가지 않아 딱 우리만 들어갔다

사실 남편이 없었더라면 나는 무서워 들어가지 못했을지도 모를 곳에

아이의 유모차를 이끌고 들어갔다

울퉁불퉁한 요철이 그대로 엉덩이로 전해졌는지 아이는 걷고 싶다고 말했고

굴 안에는 유모차의 흔들리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설상가상 군데군데 빗물이 세어 들어와 무서운 소리를 만들었다. 뚜욱, 뚜욱.

 

그 순간 아이가 말했다. “엄마, 여기서 숨을 쉬는 건 우리 뿐인가봐요.” 

아이는 그저 생각나는 대로 했을지도 모를 말이지만 나는 문득 그 모든 것이 감사해졌다

이렇게 숨 쉬고 있음이

이런 탄광굴 안에서 희생되고, 노동했을 많은 생명의 덕분에 

우리는 편안하게 에너지를 사용해왔다는 것이(오염은 배제해두고), 

우리가 관람하러 다니는 그 모든 것들은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것이 

새삼 놀랍고 미안하고 감사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이러한 감정은 더욱 짙어졌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바라보는 그 모든 것들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은 모든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그 모든 일들이 결코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또 반대로 우리가 대단한 무엇인가로 여기는 것들도

우주의 입장에서 보면 그저 먼지와 다름없음도.

 

이 책은 평생 내가 직접 눈으로 볼지 못 볼지 확신할 수 없는 

물고기의, 나뭇잎의 화석들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고

우리가 관람하는 박물관의 숨은 공신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또 잊고 살던 내 추억까지 하나의 손상 없이 복원해주기까지 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한 권의 철학책이라도 되는 듯 내게 많은 이야기를 건네기도 했던 큐레이터

문득, 표지에 적힌 자연의 역사를 읽는 사람들이라는 말이 

너무 공감이 되어 표지를 한번 쓸어본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순간은 언젠가 역사가 된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모든 것은 우리의 뼈에, 나뭇잎에- 그대로 다 남는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우리도 누군가에게 탐구의 대상이 될는지도 모른다

그때, 우리에게서 좋았던 것들을 많이 꺼낼 수 있도록 

아픈 것은 먼지처럼 훌훌 날려버리고, 행복한 것은 온 마음을 다해 기뻐하며 사는 삶이길.

내 스스로를 읽게 한 이 책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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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자연의 역사를 읽는 사람들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친절한 해설서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d*****2 | 2019.05.09 리뷰제목
큐레이터, 흔히 박물관에서 일하면서 연구를 병행하는 사람 정도로 알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 또한 그랬다.심지어 교수가 되고 싶지만, 왠지 못 된 것 같은 사람들?이라는 편견도 있었다.이 책의 원제는 Curators다. 복수로 저자인 랜스 그란데 외에도 다양한 큐레이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또 자연사 박물관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상세하게 보여
리뷰제목

큐레이터, 흔히 박물관에서 일하면서 연구를 병행하는 사람 정도로 알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 또한 그랬다.
심지어 교수가 되고 싶지만, 왠지 못 된 것 같은 사람들?이라는 편견도 있었다.
이 책의 원제는 Curators다. 복수로 저자인 랜스 그란데 외에도 다양한 큐레이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또 자연사 박물관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표지는 자연사박물관의 대표 전시물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의 제 6장을 모두 할애해서 설명하는 티라노사우루스 '수(SUE)'다. 이 표지 굉장히 잘 뽑았다.

아마도 공룡 싫어하는 어린이나 남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이 표지에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끌렸다)

 

이 책의 감수자인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이 나열한 마거릿 미드, 나일스 엘드리지, 루이스 리키 등의 많은 진화, 자연사, 인류사에 유명한 과학자들을 나열하면서,  이 사람들을 적어도 한,두명은 아는 사람들이 이 책을 선택해서 읽을 것이라고 했는데...

나는 사실 잘 알지 못했다. 전공도 아니요, 일반인적인 수준으로 자연사를 좋아하니 알 수 없었다고도 스스로 위로했다.

 

아직 우리나라 자연사 박물관도 한 군데 밖에 가보지 못했고, 외국에서는 전혀 가보지 못했다. 역사도 좋아하지만, 자연사도 좋아하는데 딱히 기회가 없었다.

자연사 박물관 하면 생각이 나는 이미지가 뭔가 왠지 짠한, 불쌍한 박제된 동물들과 핀으로 고정된 벌레들이 나열되어 있고, 화석, 암석 등이 나열된 박물관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오늘날 자연사 박물관은 점점 더 다양한 자료와 과학의 발전, 연구의 누적 성과로 인해 새로운 과학 지식을 생산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진화했고 대학, 기업, 연구소들이 하지 못한 일을 보완, 협동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와 전시, 대중과 지식 공유하는 일의 중심에, 바로 첫 출발부터 끝까지 큐레이터들이 있다. 지난 30년동안 자연사박물관의 큐레이터로 일했던 이 책의 저자 랜스 그란데는 사람들에게 큐레이터들이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로 결심하고, 이 책을 저술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자연과 생물, 지구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나 흥미가 있던 사람들은 바로 꿈을 큐레이터로 바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생생한 여러 사진과 저자의 자세하고도 해박한 설명으로 생동감 넘치고, 현장감 있는 책이다. 또 저자의 위트있는 설명과 큐레이터라는 직업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시의 적절한 책이다. 

이 책은 큐레이터와 그 업무에 대한 A 부터 Z까지 다 있다. 지금껏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제대로 알지 못했던 큐레이터들의 모습, 그들의 연구와 교육적·사회적 가치를 알려준다. 저자는 자신의 30년 큐레이터 삶과 연구와 수집 활동이 얼마나 가치 있고 재미난 일인지, 그리고 여기서 대중들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하고 있다.

자연사 박물관에서 생태학적, 윤리적 관점이 어떻게 변화해 왔고, 급속히 발전하는 과학 기술의 발달의 끼친 영향에 대해서 설명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는 것은 큐레이터의 일에 대한 저자의 사명감과 그 일이 얼마만큼, 왜 중요한지 말해준다. 

 

2019년 2월 국제 학슬지 <Current Biology>에 현생 참새와 까마귀가 속한 참새목의 조상뻘 되는 희귀한 새 화석이 발굴된 것이다. 

참새목은 지금은 매우 흔한 새이지만 5,200만년전(신생대 제3기 에오세)에는 매우 드문 책이었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전체 골격과 깃털까지 탁본을 뜬 것 처럼 생생하게 보존되어 있다. 

화석의 발굴지는 와이오밍 주의 포실 호수, 그리고 발견자는 시카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의 큐레이터 랜스 그란데 박사다. 

 

이 책의 저자 랜스 그란데 박사는 자연사박물관에서 학위를 받았고, 자연사 박물관에서 과학적 커리어를 쌓았으며, 자연사박물관을 운영하고 발전시켰고, 자연사박물관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사람이다. 

렌스 그란데는 자신의 이야기를 제 1장부터 제 5장까지 다섯개의 장으로 할애했고, 나머지 9장에서는 다수의 큐레이터들의 삶을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하듯이 생생하고도 드라마틱하게 묘사했다.

큐레이터가 되고 싶은가? 그러면 이 저자 랜스 그란데가 쓴 제 1장 부터 5장까지 찬찬히 따라가다보면 아마도 그 방법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제1장부터 제3장까지는 저자를 큐레이터라는 직업에 이르게 해준 사람들과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랜스 그란데는 대학 시절 친구가 선물한 물고기 화석에 매료되어 경영학에서 진화생물학과 지질학으로 진로를 바꾸었고, 오늘날 미국 3대 자연사박물관 수석 큐레이터가 되기에 이르렀다.

(무려 240장의 사진으로 저자의 경험담, 큐레이터 사이에서 굵직한 사건들을 보여준다, 저자의 친구가 선물한 물고기 화석이다) 

비록 경영학을 공부하다가 지질학과 생물학의 세계에 들어온 조금은 특이한 이력을 제외하면(지금 생물학이나 지질학 전공자가 아닌 경영학이나 기계공학 전공자(?)라면 실망하지 않아도 되겠다) 대다수의 큐레이터가 걸었던 길을 조금 대표적으로 멋있게 걸었다는 것 빼고는 최고의 경험담이나 노하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자연사 박물관의 시초도 저자가 말해준다.

최초의 자연사연구센터는 약 2,300년전인 기원전 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아테네의 리시움은 학술 연구와 가르침의 장으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생물의 계층적 분류체계를 개발한 곳이다. 그는 구조에 따라 동식물을 분류하는 '존재의 대사슬', 또는 '자연의 단계' 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그것은 훗날 칼 폰 린네가 개발한 분츄체계만큼 정교하거나 포괄적이지 않았지만 생물의 내부 구조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분류였다. ---P.17

 

 

 

 

제 6장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다. SUE(수)라는 공룡 화석(이 책의 표지를 장식하는, 또 어디선가 한 번 쯤은 본 것 같은 사진의 주인공)에 대한 발견과정, 발굴한 민간업체인 블랙힐스에 대한 재판 과정 등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자연사 박물관의 전시품이라도 법적인 과정과 소유, 발굴의 문제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수’의 소유권 분쟁에서 증인으로 불려 다니기도 한 저자는 이 책에서 그 과정을 한 편의 영화처럼 자세하게 묘사한다.

상업적 화석 발굴 업체인 블랙힐스와 연방 정부의 분쟁과정, 맥도날드와 디즈니가 만들어낸 1,000만달러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소더비 경매에서 760만 달러에 낙찰받은 일, 2년간에 걸친 3만 시간의 복원 프로젝트, ‘수(SUE)’ 이름에 대한 권리 분쟁까지...자연에도 결국 법과, 돈 소유 분쟁이 빠지지 않고 끼어든다.

 우여곡절이라 표햔하기도 힘든 지난한 과정을 거치고 드디어 2000년 5월 17일 ‘수’가 공식적으로 대중에게 Open되고, 첫날 하루만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박물관을 찾아왔으며 이후 16년간 2,500만 명이 관람하게 된 일을 소상히 밝히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수'를 보러 왔다, 수의 거대한 두개골이 보인다) 

 

'수'와 관련된 경험을 통해 나는 정치적 영향, 혼란스러운 감정들, 윤리적 논라이 고생물학계에, 특히 공룡이 관련된 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P.170

 

민간에서는 공공기관에만 맡겨 놓으면 수많은 화석이나 자연품이 우리가 발굴하지 못한채 훼손된다고 하고, 공공기관은 민간에 맡겨 놓으면 자본의 논리에 의해 돈되는 것만 발굴되고, 연구하고 나머지는 버려지고 심지어 비전문가적인 시각으로 훼손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둘 다 맞는 말이라 나 또한 쉽사리 판단하지 못했다.

 

제 7장과 제 8장은 큐레이터 동료들의 현장 모험기다. 큐레이터의 헌신적인 활동을 이해하고, 그들의 연구와 다양성을 알게 해준다.

 

제 9장 ~ 11장에서는 시니어 큐레이터가 결국 한 번은 책임져야 하는 관리직의 경험을 통해 자연사 박물관 전시장의 이면을 볼 수 있다.

 

제 12장의 차보의 식인 사자 이야기도 흥미롭다.

이 사자들의 인간 사냥은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모험담 중 하나인데,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필드 박물관의 포유동물 소장품인 식인 사자의 머리뼈가 알려주는 새로운 사실과 멸종 위기에 처한 아프리카 동물들의 현실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자연 보전의 문제에서 자연사박물관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동식물 보전을 향한 지원과 인식을 높이는 방법을 어떤 방식으로 고민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수'에 이어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다.

 

물론 이 책은 전반적으로 매우 읽기 쉽게 잘 썼고, 번역도 잘 된 편이고 매우 술술 잘 읽힌다.

 

자연사 박물관의 역할은 시간에 따라 확장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표본의 수집과 저장, 그리고 전시가 목적이었다가 이제는 연구와 교육, 지식의 공유 기능이 매우 크게 추가되었다. 아마도 자연사 박물관도 사람들이 만들어가고 결국 수 많은 유물도 중요하지만 그 유물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사람인 이상 변화하고, 더욱 발전해 갈 것이고 생각이 변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조직이 마찬가지겠지만 자연사 박물관 또한 소장품 및 연구부, 환경문화 보전부, 기술부, 기관발전부, 행정부, 전시 및 시업부, 사회관계부, 운영부 등 여덟개의 부서에 부관장이 모두 있고 개별의 조직으로 서로 협력하며 자연사 박물관을 발전 시켜 나가고 있다.

이들의 역할이나 이야기도 소중하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3대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는 시카고 필드 자연사박물관에도 큐레이터는 스무명 남짓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큐레이터는 해당 분야 최고책임자이며, 최고 전문가다.

 

특히 이 책은 미주를 놓치면 안된다. 50여페이지가 넘게 있는 미주에서 핵심정보와 통찰, 부연설명, 더 읽어보면 좋은 연구논문, 참고문헌이 많다.

아직 미주까지는 다 읽지 못했는데 시간이 된다면 꼭 읽어봐야겠다.

 

저자가 연구하고 일하는 미국 3대 자연사 박물관인 필드 자연사박물관은 DNA에서 공룡에 이르는 2,700만 점이 넘는 표본을 소장하고 있다. 120년이 넘는 기간(1894년 개관) 동안 많은 큐레이터들이 이 소장품들을 모아서 연구하고 기록하고 보관했다.

 

 

2018년 9월 브라질 자연사박물관, 최근의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가 갑자기 생각났다. 우리 인류의 보물창고 같은 곳으로 필드 자연사 박물관의 안전 관리가 중요하겠다.

(박물관 크기부터 스케일이 압도적이다. 미국 3대 자연사박물관이라고 하지만 그걸 생각하더라도 아주 크고 넓다) 

 

이 필드 자연사 박물관의 사명

① 지구 생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 세상이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발전할지 탐구하고,

② 관람객, 학생, 교사 및 과학자들을 이 탐구에 초청하며,

③ 전시를 통해 생명의 이야기를 일반인들에 전하고,

④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과학을, 건강한 지구를 함께 만드는 행동으로 이끄는 것이다.

 

랜스 그란데는 필드 박물관에서 어류 고생물학 보조 큐레이터로 시작하여 소장품 및 연구 부서를 담당하는 수석 부관장을 지내면서 탁월한 행정 능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기관을 만들고, 큐레이터 해고 없이 구조조정을 하는데 성공했으며 기부금을 유치하여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넘긴 업적이 있다. 

그렇게 행정업무를 하고 다시 연구자로 돌아와 화석 발굴 현장에 나가서 화석을 찾고 연구하고 있다. 

랜스 그란데는 과학자는 또 연구자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얼마나 거기에 미쳐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13장에서 앞으로 가야 할 길에서 큐레이터들의 지향점을 잘 보여준다.

과학문맹 퇴치를 위해 과학자듣이 소매를 걷어붙여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략)

박물관 큐레이터들은 과학 문맹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최적의 위치에 있다. 학생만 교육의 대상으로 삼는 대학과 달리, 박물관은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폭넓은 대중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큐레이터에게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자격이 주어지는 동시에 교육의 장이 제공된다. 큐레리터는 본질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주제와 소재를 다루게 되어 있다. 전시 부서와 협력하여 연구 내용과 과학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인기있는 전시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시민과학 접근법을 사용하여 대중과의 연결점을 만들 수도 있다. ---P. 386 ~ 387

 

이 책을 읽고 나면 이제 자연사 박물관을 단순히 구경(?)하러 가는 것이 아닌 반 큐레이터의 눈과 시각으로 그리고 자연사박물관을 사랑하고, 그 이면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제대로 알고 자연사 박물관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크게는 가장 큰 거대한 자연사 박물관인 '지구'의 큐레이터이자, 주인이다.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우리의 조상과 동물들이 살았던 지구를 더욱 사랑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그들은 목숨을 걸고 큐레이터가 되다. 평점10점 | f*******y | 2019.05.28 리뷰제목
처음 이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엔 큐레이터가 주인공이 아니라 그들이 들려주는 자연사 박물관의 이야기인줄만 알았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의 이야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이책은 그야말로 큐레이터, 그들이 어떻게 큐레이터가 되었고, 또 큐레이터로 살아가면서 어떤 과정을 겪어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숭고한 직업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큐레이터에 대한
리뷰제목
처음 이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엔 큐레이터가 주인공이 아니라 그들이 들려주는 자연사 박물관의 이야기인줄만 알았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의 이야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이책은 그야말로 큐레이터, 그들이 어떻게 큐레이터가 되었고, 또 큐레이터로 살아가면서 어떤 과정을 겪어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숭고한 직업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큐레이터에 대한 직업에 대해 새삼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때때론 목숨을 걸고 그들이 할일을 해나간다는 생각이 들었죠.
216p에 사진이 실린 마이클 딜런은 지역주민과 오랜기간 연대감을 쌓아야 식물채집이 용이하므로 흥분한 250킬로그램의 소앞에 내던져지기도 했죠.
여행전문가들이 현지의 소수민족과 어울리기 위해 평소에 잘 접하지 못하는 특이한 음식을 본심과는 다르게(?)맛있게 먹어야 하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봐도 될는지.


또한 독특한 과정을 통해 큐레이터가 된 사례들도 몹시 흥미롭습니다.
1996년에 파라마운트사가 제작한 고스트 앤 다크니스의 주인공인 차보의 식인사자를 주제로한 12[사자 사냥과 사자 구하기]에서28~140명을 잡아먹은 사자를 패터슨 중령이 결국 사냥하죠. 그는 자신이 사냥한 사자의 가죽을 필드 박물관에 5천 달러를 받고 팔게 되면서 필드박물관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고등학교 중퇴나 다름없는 아들을 허드렛일 알바(?)로 취직을 부탁하죠. 그의 아들 브라이언은 지질학 부서의 화석 복원가로 일하고 책과 논문을 열정적으로 읽어나감으로써 큐레이터로서의 커리어를 쌓게 됩니다. 그러면서 지질학 부서의 보조원이 되고 결국 고생물학 큐레이터로 승진하게 되죠. 결국 그는 하버드 대학의 큐레이터이자 교수로 재직하게 됩니다. 그가 책과 고생물에 관심이 없었다면 단순히 박물관의 단순 사무직으로 재직하다가 이직을 하게 되었겠지만, 그와 잘 맞는 이 직업을 아버지 패터슨 중령이 식인사자의 사냥으로 얻게 될줄은 누가 알았을까요. 그에게 행운이 될 수 있는 그 엄청난일이 그에게 일어났다는 사실이 부러워지기도 합니다.

 



자연사 박물관의 큐레이터들 덕분에 우리는 특별한 노력없이도 자연사에 대해 알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별다른 신경을 쓰지않아도 후손들이 잘 보존된 자연사를 접할 수 있게 되겠지요.
과거 뉴욕과 런던의 자연사 박물관을 방문하기전에 이 책을 먼저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면서도, 이런 좋은 책을 내주신 큐레이터이자 이책의 작가 랜스 그란데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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