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쓴 김성종 작가의 '최후의 증인'을 읽게 되었다. 김성종 작가란 이름은 솔직히 잘 몰랐지만 여명의 눈동자의 작가란 사실 만으로 이 책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이미 이 작품은 두 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다. 첫 번째 작품보다 두 번째 영화인 '흑수선'이 잘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원작이 가진 느낌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최후의 증인이 더 궁금했고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와 그 시간을 살았던 사람들의 아픔을 담아낸 이야기를 알고 싶었다.
무기징역으로 20년이나 산 황바우란 남자가 특별사면으로 풀려나게 된다. 황바우의 죄는 살인죄로 그는 자신이 저지르지 않았지만 강압적인 수사와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이 정말 사람을 죽였는지에 대한 의문도 살짝 들 정도다.
황바우가 출소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김중엽이란 변호사가 살인을 당한다. 나름 거물급에 속하는 그의 사건이지만 다른 커다란 사건에 묻히고 만다. 전라남도 문창에 위치한 양조장 주인이 끔찍하게 살해를 당한다. 본처와 자식을 두고 소실을 데리고 살던 남자의 죽음이지만 죽은 남자에 대한 동네 평가는 좋지 않다. 무슨 이유로 이토록 동네 인심을 잃은 것인지... 이 사건의 범인으로 한 청년이 지목되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어 그는 풀려나고 사건을 해결하고 싶은 서장은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끈기를 가진 남자로 오병호를 영입하고 그가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오병호 형사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조사를 벌이던 중 황바우란 인물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은 양조장 주인의 소실 역시 예사롭지 않은 경력을 가지고 황바우와 한때나마 부부로 지낸 사이다.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 6.25사변 안에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한 사람과 이 남자를 따른 사람들은 38선 넘어 북으로 가고 싶어 한다. 헌데 생각처럼 일이 풀리지 않고 남자의 자식은 이들 틈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는 공격을 당한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 분노했다. 전쟁은 아이들과 여자에게 가장 큰 슬픔을 남긴다. 여자로 그것도 특별한 몸 상태를 가진 여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한 번의 억울함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또 한 번 억울한 일을 감내하려는 남자와 이를 묵인하고 싶지만 양심이 허락지 않기에 어쩌지 못하는 남자... 여기에 권력과 부를 가지고 사건을 조작하고 알리는 인물 등 다양한 인물들의 본모습이 적나라하게 들어난다. 해피엔딩을 원한 것은 아니지만 안타까운 죽음들이 이어지자 마음이 아프다.
한국전쟁이 남긴 악연이 빚은 비극을 통해 우리의 슬픈 역사를 들여다 보게 하는 작품이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탄탄한 문장력에 속도감, 인간의 선과 악을 제대로 표현한 작품이라 책에서 느낀 감동을 영화는 어떤 식으로 표현 했을지 궁금해서 보고 싶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추리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상/하로 이루어져 있어, 스토리의 전개가 탄탄하고
디테일하게 전개되어 있다. 본인은 소설을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으나 , 이번 책은 꼼꼼히 읽어
내려가서 인지 많은 시간이 소요 되었다 . 이야기의 전개가 과거와 현재(현재라고 하지만 6.25 전쟁이 끝난
직후..) 를 오가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몰입감을 가지고 읽기에 전혀 부담이 없고 , 스토리 또한 탄탄
하기 때문에 한시도 눈을 뗄수 없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고 하면 형사 오병호 , 억울한 옥살이를 20년간 살아온 황바우 그리고 손지혜
이렇게 세명으로 압출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황바우의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모범수로 지정되어
출소하면서 부터 시작을 한다. 황바우는 과연 누구이고 , 무엇때문에 옥살이를 살았는가??
1.용암리 한 저수지에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살해 당한 인물은 양달수. 손지혜의 남편으로
본처를 버리고 손지혜와 도망쳐와 묘련이라는 딸으 낳고 살고 있었다 . 양조장을 하며 많은
재산을 모아 두었고 , 평소 양달수와 손지혜의 사이는 평범한 부부관계가 아니었다 .
살인 사건의 증거/범인 조차 찾을 수 없었으며 , 서장으로 부터 오병호는 해당 사건을 은밀하게
조사 할 것을 지시 받는다.
2.20년전 6.25 전쟁 이후 지리산 일대에 빨치산 활동이 기승을 부리게 된다. 그 중심에 손석진이
있었고 , 그의 친구 강만호라는 사람이 그 뒤를 잇고 있었다. 상황을 날이 갈수록 점점 불리하게
돌아가던 그때 , 북한에서는 그들이 모두 죽기를 바라며, 말도 안되는 명령을 내리게 되고
손석직은 명령에 불복하게 된다. 그에 따란 손석진은 처형을 당하게 되고 만다. 손석진에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 , 그 딸이 손지혜이며 손지혜는 그렇게 아버지가 죽은 후에도 간첩들 사이에서
지내게 된다.
3.아무것도 모른 순딩이 황바우. 어느날 그는 간첩들에게 납치되어 노역을 하게 된다. 무거운
짐을 들고 짐을 나르며 , 먹을 것을 찾아 간첩들이게 음식을 바치는 일을 하게 된다. 황바우
와 같이 납치된 한동주. 그는 노역을 넘어 간첩 활동 깊숙한 곳까지 개입하고 있었고 ,
단숙 노역이 아닌 진짜 간첩 활동을 하고 있었다.
3.매일 같이 남자들 사이에 지내던 손지혜는 간첩들에게 돌아가면 강간을 당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손지혜는 누구의 씨인지 조차 모를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그런 사이에도
매일 같이 성적 노리개가 되고만 손지혜를 감싸안아 주는 사람이있었으니 , 바로 황바우
매일 같이 힘들어 하던 손지혜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살펴 주어면서 서로 알수 없는
감정을 가지게 된다.
4.날이 갈수록 상황은 더욱 불리하게 돌아가던 차 강만호는 자수를 결심하고 , 당시 청년 단장인
양달수를 만나 자수에 대한 도움을 청한다. 다행히 자수는 할 수 있었지만, 간첩들은 모두 사살
되고 만다. 강만호/손지혜/황바우/한동주만 빼고 모두 사살되었으나 , 간첩 활동에 깊숙히
개입하였던 한동주는 황바우의 칼에 맞고 쓰러지게 된다.
5.자수 사건이 일단락 된 후 황바우와 손지혜는 살림을 차리게 되고 , 누구의 씨인지 모르는 아이를
황바우는 자신의 아들로 생각하고 끔찍하게 아끼고 사랑한다. 그러나 어느날 황바우는 한동주의
살인범으로 몰려 법정에 서게 되고 , 살인범과 더불어 간첩활동을 주도적으로 하였다는 누명을
받게 되고 사형을 받게 된다.
6.손지혜는 양달수가 찾아가 황바우 사건의 도움을 청하지만 , 결구 황바우는 무기징역을 받게되고
그러는 사이 양달수는 손지혜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 버린다.
7.오병호는 수사하는 중간에도 계속해서 뒤에 무엇가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당시 사건의
모든 인물을 조사하게 된다. 강만호를 찾아가 당시 빨치산 활동의 모든 내용을 듣게된 병호는
아이의 아빠가 강만호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황바우는 무엇때문에
옥살이를 한 것인지..조사하던 병호는 황바우에 칼에 맞아 죽었다던 한동주가 살아 있음을
알게 된다.....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이고 어디까지 얽혀있는 것인지.....병호는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더큰 무언가가 뒤에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수 있었다.....
8.서울에서 김변호사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이름은 김중엽. 검사를 지내다 변호사로 개업을
하며 살아가던 사람으로 그 사건 또한 증거와 범인을 찾을 수 없어 오리무중에 놓여 있었다.
김중엽은 황바우 사건을 담당한 검사로써 , 살인범 , 빨치산활동등으로 황바우에게 사형을
구형 했던 인물이다.
과연 황바우는 무엇 때문에 옥살이를 하고.... 양달수를 죽인 범인은 누구이며...김변호가 살인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을 까??
이 책을 읽는 순간 순간 침을 삼키게 되고 , 책을 손에 내려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책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게 만든 이 책!!!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이고 , 황바우는 왜 옥살이를 하게되었는지... 궁굼하면 이 책을 꼭 읽어 보길 바란다.
아마 후회 하지 않은 2015년 추리 소설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 한국 문단에서는 그를 한낱 추리작가로 폄하, 외면해왔다. 그에 대해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한국 문학이 도식화되고 폐쇄적이어서 그런 거지요. 애거스 크리스티, 코난 도일,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007스타이 소설과 영화들, 이런 거슬이 영국 문학의 순수성을 훼손했나요? 오히려 영국 문학을 다양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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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추리작가가 1천 명쯤 돼요. 하지만 우리는 추리소설이나 SF분야에 거의 작가가 없어요. 이런 배타성이 한국 문학을 왜소하게 만들었어요."」 -책 소개글 일부 발췌
■ 이책은 1974년 한국일보 공보 당선적으로 한국 추리문학의 대표적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또한 '여명의 눈동자'의 작가님이라고 하시는데, 그 시대의 사람이 아니므로 의미가 사실 크게 와닿지 않는다^_^;; 나보다 휠씬 나이가 많은 이책은 2015년 개정되었고, 이책 띠지에 새겨진 작가님의 인터뷰를 보고 서점에서 덥석 집어든 기억이 난다.
"평론가들은 무지합니다. 그런 사람들의 평가를 받고 싶지 않아요.
아예읽어 보지도 않은 채 상업소설이니 어떠니 하니까.
나는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어요. 내 인생 내가 사는 겁니다."
- 김성종, <조선일보> 인터뷰 중에서
■ 이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황바우는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예순이 넘는 나이에 특별사면으로 출소하게 된다. 출소하고 1년 후 그의 행방이 묘연해진 가운데 그의 재판에 관련된 인물들이 살해된 채 발견되고 수사를 진행하지만 특별한 증거가 없어 수사는 교착상태에 빠진다.
피해자 중 한명인 '양달수' 라는 인물에 얽힌 죽음은 단순한 죽음이 아닌, 6.25전쟁의 비극, 1970년대의 한국사회의 부조리함, 그로인해 한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기구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양달수와 그의 부인 손지혜, 그리고 황바우 이 세명의 인연과 강만호라는 인물.
과연 이들 사이에는 어떠한 비밀이 있으며, 형사 오병호는 이들 사이의 참극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을까.
■ 등장인물
(1) 황바우
그는 누구보다 순박했던 젊은 시절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때에 지리산 공비 유격대장인 강만호에 의해 한동주와 함께 납치되어 노역(잡일꾼)에 시달리게 되고, 그곳에서 손지혜와 연을 맺게 된다. 원치 않은 임신과 그럼에도 계속 몹쓸짓을 당하는 손지혜를 품어주는 유일한 인물.
'사실 선량하기 떄문에 그는 여러 사람들에게 이용만 당해 왔고
또 그것 떄문에 오래도록 고생을 겪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결코 악해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p. 25)
(2) 손지혜
이버지의 손석진의 이념에의해 산으로 끌려와 공비들과 함께 숨어 지내다 몹쓸짓을 많이 당하는 인물로, 원치 않는 임신과 자신을 유일하게 돌봐준 황바우가 한동주 살인혐의로 투옥되자 살기위해 양달수가 필요했던 인물.
(3) 강만호
정신적인 지주라고 여기던 손석진을 배신하고 그의 딸 손지혜를 임신까지 시키는 인물로, 황바우의 인생 또한 바꿔버린 인물.
(4) 한동주
단순한 잡일꾼에 불과했던 황바우와 달리 한동주는 간첩활동에 깊이 관여함. 죽은줄 알았던 그이나 사실은 살아 있었고, 20년이지나 이번엔 황태영을 이용해 황바우와 손지혜를 또 한번 처참하게 만드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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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호가 수사를 하면 할 수록 6.25전쟁의 비극과 부조리한 사회의 단면에 회의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범인을 잡기위해 동분서주하는 형사가 돈을 찔러주지 않으면 증언도 증거도 얻을 수 없는 현실과 황바우의 변호사에게 돈을 청탁하는 손지혜의 모습. 그외 기타등등.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면모를 더 많이 보여줌으로써 황바우와 손지혜의 기구한 삶이 더욱 두드려져 보였다. 그래서인지 추리소설이란 느낌보다는 휴머니즘을 더 많이 느꼈다.
이책에서 선과 악은 분명히 존재했다. 그렇다면 황태영의 존재는 선일까 악일까. 읽은동안 나에게 있어 황태영은 강만호의 아들이 아니라 그냥 황바우의 아들이였다. 황바우가 황태영을 생각하는 마음은 거짓이 없었고, 황태영의 행동은 자신의 아비를 위한 행동으로 두 부자의 상황이 너무 똑닮아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황바우를 닮은 황태영, 손지혜를 닮은 양묘련 끝끝내 행복하지 못했던 이 가족들을 보면서 후유증이 크게 남았던 책이었다.
'병호는 울컥 치미는 비통한 감정을 누르려고 숨을 깊이 들이켰다.
20년간 아무 죄 없이 감옥살이를 했다는 사람의 마음이 어찌 이렇게 맑을 수가 있단 말인가.
이 사람은 바보인가. 아니면 성자인가. 이 노인은 증오심도, 원한도 없는 사람인가.
이 노인이야말로 자기의 피를 받지도 않은 아들을 위해 죽을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자 병호는 그때까지 지탱한 자신의 의지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들었다.' (p.234)
하지만 마지막 오형사의 선택은 생각치도 못했던 상황이라 살짝 허무하기도 했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오형사였기에 황바우의 편지속 마지막 부탁처럼 마지막까지 살아나가줬으면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