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월드 2막’ 가운데 신비한 능력을 지닌 소녀 오하쓰가 주인공인 두 번째 작품입니다.
16살의 소녀 오하쓰는 남들은 보거나 듣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는 영험한 능력을 지녔는데,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뛰어난 사이코메트리라고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단편집인 첫 번째 작품 ‘말하는 검’과 달리 ‘흔들리는 바위’는 장편인데,
불과 368페이지의 분량이지만 얽히고설킨 사건들과 복잡한 인물관계만 놓고 보면
거의 500~600페이지 분량의 서사를 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1993년에 출간된 이 작품이 ‘모방범’이나 ‘솔로몬의 위증’이 출간된 2000년대에 집필됐다면
모르긴 해도 2~3권으로 분권해야 할 만큼 방대한 분량이 되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덕분에 줄거리 정리가 불가능할 정도이긴 하지만, 그래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사령(死靈)이 깃든 자에 의해 벌어진 기이한 연쇄 유아살인사건을 조사하던 오하쓰는
백 년 전 벌어졌던 무사 집단의 비극이 이 사건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애초 오하쓰는 한꺼번에 세 가지 이상한 현상을 접합니다.
홀아비 밀초 장사인 기치지의 시비토쓰키(시체에 나쁜 영이 깃드는 것) 소동,
환영을 통해 목격한 기름통에 잠긴 채 숨진 5살 여아의 미스터리,
그리고 100년 전 무사가 할복자살했던 자리에 놓인 바위가 밤마다 흔들리는 현상이 그것인데,
처음엔 전부 별개로 보이던 이 기이한 사건과 현상들이
시간이 갈수록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있음을 오하쓰가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추리와 환영을 통해 현재의 살인사건과 백 년 전의 비극 사이의 접점을 찾아낸 오하쓰는
사령에 의해 벌어졌던 끔찍한 일들의 전말을 파헤치게 됩니다.
‘흔들리는 바위’는 오하쓰의 특별한 매력과 능력을 지켜보는 일도 흥미롭지만,
그녀의 파트너가 된 후루사와 우쿄노스케라는 인물 덕분에 더욱 재미가 배가된 작품입니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고위관리인 요리키 직을 물려받아야 할 인물이지만,
실은 산학(算學)에 더 관심이 많은 백면서생으로 아버지와 깊은 갈등을 벌입니다.
오하쓰의 파트너가 된 뒤로 나름 예리한 추리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거침없는 돌직구 같은 오하쓰에게 자주 구박을 받거나 추궁을 받는 인물로 그려져서
두 사람의 수사는 긴장감뿐 아니라 로맨틱코미디 같은 케미를 발휘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이 작품의 주요 소재인 ‘겐로쿠 아코 사건’(1701~1702년)은
‘가나데혼 주신구라’라는 공연과 영화로 수없이 리메이크될 정도로 유명한 사건인데,
미야베 미유키는 이 역사적 사건을 사령이 개입된 판타지 픽션 속에 절묘하게 녹여냈습니다.
덕분에 이야기는 무척 복잡해졌지만 동시에 실화와도 같은 현실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미야베 월드 2막’의 진짜 매력으로 보이는데,
에도 시대 또는 괴담+판타지 이야기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독자라도
한번 맛 들면 계속 찾아보게끔 만드는 힘의 원천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신비한 능력을 지닌 오하쓰는 다음에 다시 읽을 ‘미인’까지만 등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못 읽은 ‘미야베 월드 2막’ 단편집에서 잠시라도 다시 만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하쓰 못잖게 꽤 공을 들여 설정된 주변 인물들 역시 다들 매력적인 캐릭터라
그들이 짧게나마 다른 작품에서 등장한다면 무척 반가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오하쓰의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라면 가능하면 ‘말하는 검’부터 시작하기를 추천합니다.
오하쓰가 특별한 능력을 지니게 된 계기나 그녀의 능력을 지원하는 주변 인물 소개 등
중요한 기본 설정들이 ‘말하는 검’에서 상세하게 소개되기 때문입니다.
오하쓰의 매력에 빠져든다면 다음 작품인 ‘미인’ 역시 놓치기 힘들 것입니다.
이 책도 읽다가 중간에 그만두게 되면서 뒤로 뒤로 .. 아니 아예 이 책을 마지막으로 뚝!!!! 했었네
이전에 미야베미유키의 에도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던지라 빼 든 책이다.
지금까지 읽은것은 짧은 단편들을 엮은 책들로 지극히 간략하고 내 취향적인 이야기여서 술술 넘어갔는데 요 책은 하나의 일을 두고 두번의 사건이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전혀 관계가 없을거 같은 이야기가 서로 엮여가면서 하나의 커다란 의문을 풀어나가게 된다.
총 두가지의 이야기가 나오고 마치 첫번째 이야기에서 해결이 된 듯했던 이 이야기는 두번째 사건으로 이어지게 된다.
초를 파는 남자의 죽음.. 그 남자가 죽인 오센이라는 작은 여자아이..
전혀 그렇게 생기지 않은 독거남인 이 남자는 10년전에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재혼도 하지 않은 채 혼자 열심히 살아가는 남자이다.
하지만 그 남자가 변하기 시작했고, 그 남자가 한 아이를 유괴하고 기름통에 넣어서 죽이는 사건이 일어난다.
결국 이 남자의 죽음으로 마무리 되는 듯 했지만..
사실 이 남자가 저지른 살인의 결말은 전혀 다른 곳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는데..
이 남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아이를 죽이게 된것일까?
이 남자 죽음의 마지막에서 부르는 이름 "리에"
하지만 아내의 이름도 아니고 친척도 아니고... 그 마을 근방에는 리에라는 이름이 없다...헙!!!!!!!
오빠의 부탁으로 보통의 사람이 보지 못하는 이계의 세상을 보는 오하쓰
그리고 그를 도와주러 온 남자 우쿄노스케
왠지 비밀이 많은 이남자 붉은 도깨비라 불리우는 아버지의 밑에서 번의 일을 보고 있긴 하지만 마음은 다른곳에 가 있는 듯하다.
초를 팔던 남자의 사건이 마무리 되고 오하쓰는 우쿄노스케와 함께 한 집으로 초대받아 가게 된다.
밤마다 일정한 시간에 돌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정원의 돌이 왜...??
그 날도 지켜보는 오하쓰 앞에 자갈이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마치 돌이 움직이는 느낌이 들기 시작할 무렵...
그녀의 눈앞에 한 무사가 나타난다.. 그리고 정말 서글프게 부르는 이름 리에님...
그리고 첫번째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오하쓰와 우쿄노스케
그러던 중 또 한 아이가 죽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번에는 남자아이이다.
누가.. 왜.. 이 두 어린 아이를 죽이는 것일까?
그리고 리에는 누구일까?
두개의 전혀다른 사건이 하나의 이야기속으로 결부되는 스타일 너무 좋다.
책의 앞과 뒤에 이 책속의 이야기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막 적어주고 있어서 더욱더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앞의 내용이 전혀 생각이 안날까 걱정했었는데.. 뭐 그럴 틈도 없이 후다닥 읽어버린 책이 되었다.
『말하는 검』에서 도움을 받게 된 인연으로 이제는 남부 마치 부교, 야스모리 나리의 집 안채까지도 스스럼이 찾아가는 사이가 된 오하쓰.
그녀는 어린 나이지만 남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거나, 들리지 않는 것이 들릴 때가 있어서, 그 능력으로 오캇피키인 로쿠조 오라비를 도와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산겐초의 공동 주택에서 아내를 잃고 홀로 조용히 살던 기치지라는 사내가 어느날 죽었다가 살아나는 일이 생긴다. 살아난 후의 그의 일상은 변함이 없었지만 옆 집의 오쿠마는 그를 "시비토쓰키" (혼이 빠져나간 시체에 들어가 나쁜 짓을 하는 마물) 이라 하며 전과 달리 무서워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된 오하쓰에게 부교는 요리키 견습인 후루사와 우쿄노스케라는 젊은 무사와 함께 조사를 하라고 지시한다.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대 작품의 흥미로운 점은 전편 『말하는 검』에 이어 등장하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오하쓰가 나온다는 것이고, 할머니가 옛날 얘기해 주는 듯한 느낌.....것보다 좀 더 "전설의 고향"을 보는 느낌이라고나할까. 게다가 이번 편은 우쿄노스케라는 오하쓰 또래의 젊은 무사와 함께 수사를 한다는 것이다.
미드 "고스트위스퍼러" 에 "전설의 고향"을 합친 느낌에 읽다보면 결말도 짐작이 가게 되지만, 미야베 미유키는 그 옛날이나, 현재에도 똑같이 존재하는 "인간의 마음"에 대해 조용히 들여다 보고있다. 어려운 에도시대 직업명에 관심은 없고, '시비토쓰키'라는 것에 관심이없고, 믿지 않더라도, 지금 시대에도 나약한 마음에 찾아드는 나쁜 병들은 있다. 그래서 늘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며, 웃을 일이 없어도 웃고 살라고 하는 것이다. 많이 우울했던 시기 였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내 마음 하나 붙잡고 살지 못하면 되겠냐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