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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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전

리뷰 총점 9.3 (12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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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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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흑백
영혼 통행증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영혼 통행증
안주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안주
아기를 부르는 그림
미야베 미유키 저/이규원 역
아기를 부르는 그림
삼귀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삼귀
맏물 이야기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맏물 이야기
기타기타 사건부
미야베 미유키 저/이규원 역
기타기타 사건부
금빛 눈의 고양이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금빛 눈의 고양이
괴수전
미야베 미유키 저/이규원 역
괴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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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 괴물은 사람의 허물이다... [괴수전] 평점8점 | e***i | 2019.02.11 리뷰제목
때는 에도시대, 마을 하나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에 괴멸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집들은 남김없이 파손되었고 사람들은 전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이를 기이하게 여기고 조사하러 간 무사들까지 연락이 두절된 가운데, 뜨거운 물을 뒤집어쓴 것 같은 화상을 입은 채로 겨우 목숨을 건진 이 마을 소년에 의해 사건의 실마리가 풀린다.마을 사람들을 몰살한 존재는 식인
리뷰제목

때는 에도시대, 마을 하나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에 괴멸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집들은 남김없이 파손되었고 사람들은 전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이를 기이하게 여기고 조사하러 간 무사들까지 연락이 두절된 가운데, 뜨거운 물을 뒤집어쓴 것 같은 화상을 입은 채로 겨우 목숨을 건진 이 마을 소년에 의해 사건의 실마리가 풀린다.

마을 사람들을 몰살한 존재는 식인 괴수. 서로 증오하는 두 마을이 안고 있는 문제와 그 문제로 인해 갈등하는 인간의 악한 의도가 절정에 달하는 순간 백일하에 모습을 드러낸 괴수는 거대하고 민첩한 데다 영리하기까지 하다. (출판사 제공 줄거리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괴수전』을 읽었다. 괴수(怪獸)라는 말 그대로 괴상하게 생긴 짐승(monster)의 이야기이다. 이 책의 괴물 '쓰치미카도ツチミカド'는 거의 카멜레온에 가깝다. 몸은 두꺼비, 다리는 도마뱀, 꼬리는 뱀, 피부에는 얼룩무늬가 있다. 전체적으로 땅딸막하고 둥글둥글하다. 머리와 몸통의 굵기가 거의 같아 살짝 들어간 곳이 없으면 어디부터 머리인지 분간이 어렵다. 사지는 짧고 발톱 세 개가 튀어나온 커다란 발은 거대한 몸을 지탱하고 있으면서도 몸통 밑에 깔린 것처럼 보인다. 덩치는 그야말로 작은 동산만 한 기형적 도마뱀으로 보면 되겠다. 타액(침이나 내장의 신물)을 쏘는데 이것을 맞으면 화상을 입는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에 맞춰 몸 색깔과 윤기를 바꾸는 스텔스 능력도 있네. (나중에 변신까지 한다.)


내용 구성은 별로 복잡하지 않은데, 이를 스펙터클하게 이끌어나가는 작가의 필력은 인정해야겠다. 곳곳에서 토속적 일본스러움이 넘실거린다. 이를 통해 우리와 너무나 다른 그들만의 문화적 코드를 맛볼 수 있었다. "인간의 욕심을 위해 만들었다가 내다 버린 것. 내다 버린 채 망각했던 그것이 깨어나 지금 분노를 펄펄 끓이고 있다. 그 괴물은 사람의 허물이다(536쪽)."라는 말에서 잠시 호흡을 고른다. 과연 미미 여사다운 글귀다. 괴물은 바로 우리 자신의 비열한 탐욕일지도 모른다. 그로 야기된 재앙을 통해 '따뜻한 인간의 정이 있는 사회를 향한 동경'을 작가는 말하고자 하는 것이고…. "추궁하면 할수록 악행은 흔적을 감추지. 남는 것은 슬픔과 불신뿐(656쪽)."…. 사람의 속내를 참 잘 그려내는 작가의 특성을 읽어낼 수 있었다.


그렇다 하여 이 소설에 인간적인 감성이 크게 내포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괴수물은 그냥 괴수물이다. 혹자들은 소설의 무대가 일본 동북지방이라는데 밑줄을 긋고 후쿠시마 원전 대재앙을 연결하기도 하는데, 일본 애니 '원령 공주'가 겹쳐지는, 때론 황당하기도 하고 때론 상상력이 흥미롭기도 한, 그저 그런 킬타임용 B급 판타지 소설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이 블록버스터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고질라'에 버금가지 않을까 조심스레 어림잡아본다. 좀 더 압축해서 쓸 수는 없었을까? 그랬으면 긴박감이 더 살아나지 않았을까? 뭐~ 그런 생각도 해봤다. 어쨌든 미미 여사의 에도물을 몇 작품 읽다 보니 시대 및 지리적 감각은 자연스럽게 와닿았다. 머리 쓰기는 싫고 시간 많은 자, 미스터리 몬스터물 좋아하는 독자에겐 권할만한 책이다.

2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2 댓글 0
종이책 에도물 중 최고 (아주 쬐금 스포 있음)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l****i | 2016.05.20 리뷰제목
추리소설, 스릴러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작가로는 기시 유스케, 교고쿠 나츠히고 그리고 미야베 미유키. 미야베 미유키 작품으로는 『이유』, 『화차』, 『벚꽃 다시 벚꽃』, 『외딴집』, 『이름 없는 독』, 『괴이』를 읽었는데, 『이유』나 『화차』 말고는 그렇게까지 재밌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워낙 두 작품이 인상 깊어서 좋아하는 작가로 당당히 미미 여사를 이야기하곤 했다.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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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스릴러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작가로는 기시 유스케, 교고쿠 나츠히고 그리고 미야베 미유키. 미야베 미유키 작품으로는 『이유』, 『화차』, 『벚꽃 다시 벚꽃』, 『외딴집』, 『이름 없는 독』, 『괴이』를 읽었는데, 『이유』나 『화차』 말고는 그렇게까지 재밌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워낙 두 작품이 인상 깊어서 좋아하는 작가로 당당히 미미 여사를 이야기하곤 했다. 두 작품이 현대물이고, 에도물에서는 괜찮은 작품을 못 읽어서 『괴수전』을 살까 말까 고민도 했으나 책소개를 읽고는 그냥 질러버렸다.


그리고.


만족한다.


이 소설의 배경은 에도시대다. 산간 마을 니다나무라가 정체 불명의 존재에 의해 궤멸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 발생 지역은 고야마 번의 개척 마을로, 산 너머에는 나가쓰노 번이 위치한다. 고야마 번과 나가쓰노 번은 사이가 좋지 않다.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급파된 고야마 번의 번사들의 소식이 끊기고 기적적으로 살아 남은 소년 미노키치가 나가쓰노 번 사람들에 의해 구조된다. 


한편 고야마 번의 무사인 나오야는 전염병에 걸려 요양 중인데, 번주의 아들 역시 같은 병에 걸렸다. 아들의 어머니이자 번주의 첩은 나오야는 아들의 병이 나오야 때문이라 생각하기에, 나오야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피신하기로 한다. 마침 니다나무라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터라 그는 자연스레 산으로 향하게 된다. 나오야를 염려하는 시노 효고노스케(나오야 친구의 아버지)는 지네(존재감 없이 음으로 양으로 일을 처리하는 비서)인 야지를 붙여준다.


미노키치를 구해준 나가쓰노 번 사람 중에서는 아카네라는 인물이 중요하다. 나가쓰노 번 실세인 소야 단조의 여동생으로, 폭력적이고 권력 지향적인 소야 단조와 달리 그녀는 생명과 평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소야 단조로 말하자면, 원래는 고야마 번 출신이나 고야마를 떠난 뒤 출세 가도를 달리며 고야마 번 사람을 괴롭히는 데 일조한다. 


이 소설은 무려 680쪽인데, 장대한 분량만큼 등장 인물도 많다. 고야마 번과 나가쓰노 번의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고, 그들의 삶이 공개되는 와중에 괴수는 점점 더 산 아래로 내려온다. 이야기 처음에는 거의 힌트를 주지 않지만, 중후반에는 괴수의 모습이 묘사된다. 덩치는 작은 동산만 하고 두꺼비 모습을 하면서, 뱀인 것도 같고,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가졌으며, 타액으로 사람을 녹이고 색을 자유자재로 바꾸면서, 눈은 없다! 


이런 무시무시한 괴수가 니다나무라 마을을 부수고, 나가쓰노 번의 북쪽 요새를 짓밟는 동안 고야마 번과 나가쓰노 번의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원래는 반목하던 고야마 번과 나가쓰노 번이지만, 공통의 적인 괴수 앞에서는 한 장소로 모이게 되는데 최후의 결전지는 괴수 탄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쇄락해가는 절. 


읽는 내내 괴수의 최후를 보고 싶다기보다는 괴수가 왜 태어났고 어떤 존재인지가 궁금했다. 가끔 이런 류의 이야기에서 괴수는 인간의 상상이 만들었을 뿐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반전이 나오기는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괴수전』에서 괴수는 실재한다. 하기는, 한두 명도 아니고 수십 명이 죽어나가는데 알고 보니 허상? 이런 무리수는 둘 수 없지. 물론 괴수가 만들어진 이유와 과정에 관해서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냈다는 다소 식상한 내용이긴 하다만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은 없었다. 괴수가 후쿠시마 원전의 유비라는 해석이 있던데, 그건 좀 너무 나간 듯. 설사 저자가 직접 그렇게 설명했다고 해도 말이다.


반전이 있다면, 단순한 불목하니인 줄 알았던 이키치가 실제로는 막부의 지네 그것도 왕지네라는 사실. 이 정도의 스포는 알고 읽어도 전혀 재미가 반감되지 않으니, 참고하시길.


---


세상 물정을 알기 시작할 무렵부터 오타라야마 너머는 지옥이고 이쪽은 극락이라고 베워 왔다. 나가쓰노는 지옥이고, 거기엔 무서운 악귀나 불행한 망자 같은 사람들만 산다고. (272쪽)


"모두가 이런 일을 나쁜 짓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냐. 좋다고 생각하고 벌이는 짓이야. "

(중략)

"그래서, 추궁하면 할수록 악행은 흔적을 감추지. 남는 것은 슬픔과 불신뿐." (6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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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일본의 괴수 평점7점 | s*****9 | 2018.01.09 리뷰제목
일본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식인 괴물과 마을 사람들의 한판 대결을 그린 소설이다. 그런데 말이 한판 대결이지, 마을 사람들은 거대한 괴물에게 속수무책으로 잡아 먹히기만 한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두 마을은 하나의 산을 경계로 두고 대립 관계에 있다. 오랫동안 전쟁과 조공 관계를 반복하면서 서로에 대한 적개심이 크다. 마을 사람들의 욕심은 급기야 산을 개척하기에 이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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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식인 괴물과 마을 사람들의 한판 대결을 그린 소설이다. 그런데 말이 한판 대결이지, 마을 사람들은 거대한 괴물에게 속수무책으로 잡아 먹히기만 한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두 마을은 하나의 산을 경계로 두고 대립 관계에 있다. 오랫동안 전쟁과 조공 관계를 반복하면서 서로에 대한 적개심이 크다. 마을 사람들의 욕심은 급기야 산을 개척하기에 이를 정도로 커진다. 그러니 초자연적인 괴물의 출현은 인간들의 반목과 자연 훼손에 대한 응징인 셈이다. 그럴듯한 주제로 시작해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결말이 애니메이션처럼 '화사~하게' 마무리 되어 좀 뜬금 없다. 


이 책은 마치 '원령 공주'의 소설 버전 같다. 원령 공주의 재앙신처럼 이 책의 괴물도 인간의 죄와 문명화를 벌하러 내려온 산신으로 묘사된다. 일본은 유달리 많은 자연신을 숭배해온 나라다. 대형 지진이 끊임 없는 나라에서 자연은 더욱 두려운 존재일 수 밖에 없을 테다. 우리의 산신이 종종 해학적으로 묘사되는 반면 일본의 산신은 진지하고 무섭다. 그런 무서운 신이니 빠른 산업화와 서구화로 자연을 개척하는 일이 급속도로 일어나면 벌은 당연한 것이리라. 다가올 재앙은 숙명이고 지나간 재앙은 트라우마로 남는다.  


자연재해와 대량살상에 대한 일본인의 공포는 태평양 전쟁 이후에도 이어진다. 원자탄을 얻어 맞고 도시 전체가 잿더미로 변하는 것을 목격한 아이들은 도시가 한순간에 파괴되는 모습을 스스럼 없이 그려낸다. 마징가 제트를 그린 나가이 고의 70년대 만화들을 보면 도시가 파괴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 장면이 정말 잔인하게 묘사된다. 한번 싸웠다 하면 도시를 깡그리 날려버리는 마징가와 악당 로봇들은 자연신을 대신하는 기계신이며(실제로 마징가는 Machine과 마신魔神을 동시에 본딴 이름이다), 고질라는 입에서 방사능 화염을 뿜어내는 원폭 시대의 재앙신이다. 그리고 일본인이 가진 오랜 트라우마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형태로 다시 깨어나는 듯 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일본인들이 또다시 대량 살상을 겪었고 미야베 미유키도 그 사고를 목격한 직후 이 책을 구상했다고 한다. 작품 구상에 참고하기 위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까지 봤다고 한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급격한 산업화와 서구화를 경험한 나라다. 우리의 산업화 폐해는 일본에 비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 역시 산업화의 잘못된 결과로 탄생한 존재다. 하지만 봉준호의 괴물은 인간에게 경고만 내리는 미물일 뿐이지 결코 신적인 존재로 격상되지 않는다. 반면 비슷한 이유로 탄생한 미야베 미유키의 괴물은 마을 사람들에게 신적인 존재로 추앙 받는다. 모르긴 몰라도 일본의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괴물들은 우리의 괴물처럼 일개 거지(윤제문)와 바보(송강호)에게 죽음을 당하는 해학적인 결말을 맞이하진 않을 것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범작들처럼 이 책도 크게 뛰어난 작품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주인공과 주인공을 따르는 인물 설정도 근거 없이 정의롭기만 해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다만 내가 읽은 미야베의 현대물들과 달리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점이 볼만했고, 이야기 진행이 한편의 영화처럼 박진감이 넘쳤다(애니메이션 같은 결말만 빼고). 그리고 작가가 괴물을 묘사하는 시각을 통해 일본 사람들의 자연신에 대한 두려움이나 대량 살상의 트라우마 같은 것을 또다시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조금 복잡하고 슬프고 씁쓸하지만, 재미있기도 평점8점 | 이달의 사락 n***8 | 2016.02.27 리뷰제목
이번에 만난 미야베 미유키 소설 《괴수전》은 지금까지 만난 에도시대 소설과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렇지도 않은가봐. 읽었지만 잊은 것도 있어서 그런 생각을 한 듯해. 배경이 에도시대기는 해도 판타지라는 말을 들어서일지도 모르겠어. 미야베 미유키 판타지도 쓰지. 이것을 잊고 있었네. 판타지일지라도 사회문제와 함께 썼지. 에도시대 소설에도 그런 게 있었어. 사람이
리뷰제목

이번에 만난 미야베 미유키 소설 《괴수전》은 지금까지 만난 에도시대 소설과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렇지도 않은가봐. 읽었지만 잊은 것도 있어서 그런 생각을 한 듯해. 배경이 에도시대기는 해도 판타지라는 말을 들어서일지도 모르겠어. 미야베 미유키 판타지도 쓰지. 이것을 잊고 있었네. 판타지일지라도 사회문제와 함께 썼지. 에도시대 소설에도 그런 게 있었어. 사람이 만든 신이나 귀신(도깨비), 요괴가 나오기도 하지. 에도시대기에 그것을 더 편하게 쓴 건 아닐까 싶어. 거기 나오는 사람은 서민일 때가 많았지. 하급무사도 나오기는 하지만. 하급무사는 서민 편에 서서 일을 했군. 내가 《괴수전》은 다른 에도시대 소설과 다르다고 느낀 건 왜일까. 다 읽고 보니 아주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거든.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한 건지도 모르겠어.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나타난 이야기가 아주 없지 않았어. ‘마구루’라고 하더군. 《피리술사》 읽었는데 그 이름은 잊어버리고, 사람들 원한으로 이루어진 괴물을 물리치는 이야기는 잊지 않았어. 그게 바로 ‘마구루’였어.

이것을 보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는데, 확실하게 떠오르지 않아서 말은 안 할게. 교고쿠 나쓰히코 소설이 생각났다고만 할게. 미야베 미유키가 쓴 에도시대 소설에서 두번째인가 본 게 《외딴집》이었던 것 같아. 왜 이런 말을 하느냐구. 그 소설 앞부분 배경 설명이 복잡해서. 이것도 앞부분 어쩐지 복잡해 보여. 쉽게 말하면 한 번이었던 곳이 둘로 나뉘고 사이가 좋지 않다야. 고야마와 나가쓰노라는 곳이야. 나가쓰노 주군을 섬기던 집안 사람이 고야마를 다스리게 되어서. 내가 이렇게 말해도 알기 어렵겠군. 이건 에도시대 정치라고 할까 나라를 다스리는 장치를 알아야 하는 거군. 나도 자세하게 몰라서 복잡하다고 느끼는 건지도. 번은 우리나라로 치면 시쯤 될까(도는 그것보다 넓으니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도일 수도 있겠군). 나도 잘 모르니 이건 그만 하고. 번경에서 가까운 곳에서 산을 개척하고 사는 고야마 한 마을 사람이 하룻밤 만에 모두 사라져. 거기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그곳에 괴물이 나타나서 많은 사람이 괴물한테 잡아 먹히고 죽었어. 고야먀에서 이 일을 알게 되는 사람이 있고, 번경에서 가까운 나가쓰노 한 마을 나카무라에서 사는 몇 사람도 그 일을 알게 돼. 사이 안 좋은 두 번 사람들이 힘을 모아 괴물을 물리칠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지만, 괴물을 이용해야겠다 생각한 사람도 있어. 다행하게도 그건 이루지 못했어.

괴물 모습 참 무서워. 글로만 나와서 뚜렷하게 그리기 어렵지만. 몸은 두꺼비, 다리는 도마뱀, 꼬리는 뱀이고 눈은 없어. 머리가 좋고 둘레 색에 따라 몸 색깔이 바뀌어.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생물이지. 사람을 많이 잡아먹고 배가 부르면 다시 뱉어내. 이건 보통 뱀이 차라리 낫지. 뱀은 먹이를 먹고 배가 부르면 다른 먹이가 나타나도 공격하지 않잖아(그렇다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아). 사람 욕심은 끝이 없지. 그렇군, 괴물은 사람이 가진 끝없는 욕심을 가진 거군. 이렇게 말하면 그 괴물이 어떻게 말들어졌는지 좀 알겠지. 사람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무서운 일을 하지. 그게 도움이 된다 말하면서. 괴물, 원자력 발전소인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편집후기에 그 이야기가 나와서. 누군가는 그런 걸 만든 데 죄책감을 느끼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오랫동안 기다리고, 누군가는 괴물이 나타나면 물리칠 수 있는 주문을 오랫동안 지켰어. 세상에는 잘못 생각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도 있지만, 거기에 책임을 느끼고 바로잡으려는 사람도 있지.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런 사람이 있어서 세상은 아직 돌아가는 거겠지.

사람이 가진 무기로 쓰러뜨릴 수 없는 괴물을 어떻게 쓰러뜨릴까 했어. 앞에서 괴물을 물리치는 주문을 오랫동안 지킨 사람이 있다고 했잖아. 그 주문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어느 집안 사람이고, 산제물이 되어야 했어. 이건 조금 아쉬워. 사람이 주술로 만들었으니, 그것을 물리치는 주문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러고 보니 그것을 만들 때 사람도 희생되었군. 오래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서 지금 다시 누군가 희생해야 했을까. 어렸을 때 저지른 잘못 때문에. 그때는 어떤 분위기에 휩쓸린 건지도 모르겠어. 자신이 숨어서 살아야 하는 것을 원망하고 복수하려고 한 사람도 있군. 여러 사람이 나오는데 이름은 거의 적지 않았군. 누군가 한두 사람만 말하기 어렵고 모두 중요한 사람으로 보여서.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은 없앴지만, 모든 게 다 좋아진 건 아니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일도 있어. 세상이 그렇기는 하지. 나쁜 건 뿌리뽑을 수 없는 거니까. 여기에서는 번이나 식구를 위해 안 좋은 일을 하기도 한다는데, 자신의 둘레뿐 아니고 더 넓게 보고 생각해야지. 지금은 자신이 사는 나라만 생각하지 않고 세계(지구)를 생각해야 한다고도 하더군. 맞는 말이야. 좀 멀리 간 건가. 괴물이 나타나고 사람을 잡아먹는 모습은 무섭기도 한데 재미있는 면도 있어. 미야베 미유키가 사람을 바라보는 따스함도 담겼어.



희선




☆―

“나는 산에서 죽지 않고 내려왔어. 아무 보탬도 되지 못한 내가 살아남은 것은.”

누군가는 반드시 이 일을 기억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근성을, 인간이 지은 업을. 죄는 잊혀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더 나은 내일을 바라고 하루하루 살아가. 그런 선한 바람 때문에 죄악을 되풀이하는 일이 없도록, 소심한 내가 확실히 기억해야 해.”   (656~6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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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람들의 염원과 악의로 만들어진 괴물 평점10점 | y******0 | 2015.12.14 리뷰제목
온동네가 조용한 한 밤 느닷없는 고함소리가 사방에 들리고 여기저기서 비명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다. 마을의 파수군이자 사냥꾼인 할아버지의 명으로 산속으로 피했던 미노키치는 엄청나게 무섭고 두려운 광경을 보고 혼절을 한 후 깨어나보니 온몸이 상처를 입은데다 자신이 살던 니다니무라가 속했던 고야마번의 이웃이자 원수같은 적으로 여겨지던 나가스노 번의 작은 촌락이었고 그
리뷰제목

온동네가 조용한 한 밤 느닷없는 고함소리가 사방에 들리고 여기저기서 비명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다.

마을의 파수군이자 사냥꾼인 할아버지의 명으로 산속으로 피했던 미노키치는 엄청나게 무섭고 두려운 광경을 보고 혼절을 한 후 깨어나보니 온몸이 상처를 입은데다 자신이 살던 니다니무라가 속했던 고야마번의 이웃이자 원수같은 적으로 여겨지던 나가스노 번의 작은 촌락이었고 그들에게 자신의 마을을 습격한 괴물에 대해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어린아이의 말이라 믿지않앗던 그들도 곧 그들이 사는 요새같은 곳을 침입한 괴물에게 속절없이 당하고 만다.

뿐만 아니라 고야마번을 번번히 침략해 마구잡이로 인질을 끌어와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소야 단조의 무서운 친위대 우두마두도 속절없이 그 괴물에게 당하는것을 보고 모두가 두려워하는 가운데 고야마번 번주의 아들이 변사하고 그 죽음을 핑계로 성의 문은 굳게 닫혀 그 괴물로부터의 공격을 막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제 자신의 마을은 자신들이 지켜야만 하는 절대절명의 순간...생각도 못한 희생으로 구원의 손길이 온다

 

 

처음 책을 읽을땐 제목이 괴수전이라고 해도 설마 괴수가 주인공처럼 활약할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사회파 소설을 쓰는 미미여사가 왠 뜬금없는 괴수 타령일까 의아했는데...책을 읽고난 후 오래전부터 괴수물을 염원했다는 작가의 말이 와닿는다.

인간도 동물도 아닌 존재 괴수..

여기에는 둘 이상의 괴수라는 존재가 있다.

인간의 오랜 염원과 악의와 증오로 만들어진 존재인 괴수 쓰치미카도는 실재하면서도 실재하는 존재가 아닌 인간의 염원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이기에 그 무엇으로도 죽일수 없고 끊임없는 허기짐으로 인간들을 삼키고 삼키지만 아무도 막을수 없는 무적의 존재지만 타고나길 그렇게 타고나서 자신의 본성대로 행하는 쓰치미카도는 괴수지만 괴수의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런 괴수를 유일하게 조정할수 있는 아케네와 소야단조...특히 소야단조는 자신들을 버린 사람들을 향한 증오와 원망을 이 괴물을 이용해 복수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기에 오히려 더 괴수에 가까운 인물이고 자신들의 이해득실을 위해 주변사람의 선의를 이용하며 사람의 목숨까지도 이용해 권력과 부귀를 손에 쥘려는 사람들이 비록 겉모습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마음은 괴수에 가깝다고 볼수 있다.

사람을 죽이고 불태우고 부서버리는 괴수보다 그런 괴수를 만들어낸 인간의 끝없는 악의가 더 괴물이 아닐까?

그 누구도 막을수 없었던 괴물을 막은건 더 이상 힘없고 죄없는 사람들의 목숨을 지키고자 하는 선의의 마음인걸 보면 그 무엇보다 가장 강한건 역시 사랑인가보다.

배경은 비록 에도시대지만 그 내부에서 읽히는 권력을 향한 끝없는 탐욕과 치열한 권모술수가 판치는 책 속 모습은 현세와 닮아있기에 역시 미미여사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힘있는 위정자들의 싸움에서 죽어나는 건 시대를 불문하고 그저 힘없는 백성뿐이라는 진리를 새삼 깨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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