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슬픔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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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슬픔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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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프랑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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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우리 슬픔의 거울 - 피에르 르메트르 평점10점 | j******o | 2023.04.23 리뷰제목
몇 년 전 '사흘 그리고 한 인생'을 시작으로 작가의 책을 연달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오르부아르'도 읽었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이 '오르부아르'로 시작된 3부작의 마지막편이라 한다. 두 번째인 '화재의 색'은 읽지 못했는데 검색해 보니 다행히 본 작품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 같다.   이 책도 600페이지에 달하는 꽤 두꺼운 작품인데 '오르부
리뷰제목

몇 년 전 '사흘 그리고 한 인생'을 시작으로 작가의 책을 연달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오르부아르'도 읽었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이 '오르부아르'로 시작된 3부작의 마지막편이라 한다.

두 번째인 '화재의 색'은 읽지 못했는데 검색해 보니 다행히 본 작품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 같다.

 

이 책도 600페이지에 달하는 꽤 두꺼운 작품인데 '오르부아르' 역시 700페이지쯤 되는 분량이다 보니 이 책을 읽기 전에 꼭 '오르부아르'를 읽어야 하는지가 궁금할 텐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선 작품을 읽었다면 반가운 이름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꼭 읽었어야 할 필요는 그다지 없었던 것 같다.

이 작품에서 설명을 다 해주고 있기도 하고, 그저 반가운 이름이 한두 번 등장한다 정도로 가볍게 언급하는 수준이어서 굳이 앞선 작품들을 모두 섭렵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부담 없이 읽어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오르부아르'가 1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했다면, 이 책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다.

이야기는 전쟁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전 평화롭던 일상에서 시작해 사람들의 평범했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때까지 이어진다.

이 작가의 책이 보통 중반까지는 조금 지루하다가 중반 이후부터 신기하게 재미있기 시작하는데, 이 작품 역시 초반에는 여러 인물들의 시각에서 옴니버스처럼 각기 다른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반 이후부터 이 이야기가 하나의 줄기로 모이면서 굉장한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다.

 

역시 이번에도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작품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루이즈는 '오르부아르'에 등장했던 꼬마인데 이 작품에서는 장성해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 있다.

어느 날 일하던 음식점에 늘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시간을 보내던 한 노인이 이상한 제안을 하는데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가 갑자기 그 노인이 자신의 머리를 쏴 자살하는 바람에 그녀는 그 의사와 자신의 삶에 감추어진 비밀들을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한다.

 

올곧은 성품을 지닌 군인 가브리엘은 같은 부대에 있는 라울이라는 양아치를 만나면서 인생이 조금씩 꼬이기 시작한다.

야바위부터 약탈에 이르기까지 생존을 위해 온갖 부정한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 라울의 계략에 말려 가브리엘 역시 악행에 가담하게 되고 결국은 수용소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전쟁이 심화되고 국가의 행정이 마비되자 죄수를 적절히 처리할 필요가 생겼고, 이 임무를 담당하게 되는 페르낭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편지를 호주머니에 쑤셔 넣은 그는 원칙상 천천히 말했다.

"아무것도 약속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약속이었다.

(pg 415)

그리고 이 책의 백미이자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디카프리오가 생각나는 역할인 데지레라는 인물이 있다.

처음에는 변호사였다가, 전시에서의 언론 통제를 담당하던 공보국 직원을 거쳐 어느 외딴 마을의 신부로 마무리되는 그의 여정은 그야말로 '말발'의 진수를 보여준다.

계속 신분을 바꾸는 사기꾼이지만 그 역할에 심취해 진짜 성자가 되는 그의 여정은 다소 우울한 다른 인물들의 행보와 대비되어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전쟁을 다룬 작품이니만큼 전쟁을 둘러싸고 인간들이 보여주는 여러 비이성적인 모습들이 잘 드러난다.

매트리스나 옷장 등 이해할 수 없는 짐들을 싸 들고 피난길에 나서는 사람들, 혼란을 수습한다는 명목으로 현금을 불에 태워 없애는 공권력의 모습, 명령 체계도 없이 우왕좌왕하는 군대, 피란민들에게 바가지요금을 물려 물이나 음식을 제공하는 사람들까지 전쟁은 인간의 추악함을 다양한 측면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그 추악함 속에서도 타인과 함께 살아남기 위한 숭고한 노력들이 포착된다.

자신의 물과 음식을 기꺼이 나누고 버려진 아이를 돌보며 다친 자를 부축하고 거처가 없는 사람들에게 쉴 곳을 마련해 주는 존재 역시 인간들인 것이다.

 

각각의 인물들에게는 여정을 떠나야만 하는 본인들만의 이유가 있지만, 그 여정의 끝은 어느 시골 마을의 한 성당에서 수렴된다.

그리고 그들을 그곳으로 이끌게 된 것은 독일군의 무자비한 총탄이었다.

여정의 계기가 된 여러 이유들은 생존이라는 절대원칙 앞에서는 무력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서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도움을 베풀고 그 도움들이 모여 불가능해 보이는 그들의 여정이 한 지점에서 마무리될 수 있었다.

 

갈가리 찢기고 버려진 이 나라의 모습 자체인 이 피란민의 물결 속에서

자동차는 천천히 덜컹거렸다.

어디에나 얼굴들, 얼굴들이 있었다.

어떤 거대한 장례 행렬 같다고 루이즈는 생각했다.

우리의 슬픔과 우리의 패배의 가혹한 거울이 된 거대한 장례 행렬이었다.

(pg 459)

작가의 스타일답게 이 작품에서도 절대적인 선역이나 악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선한 면과 악한 면을 동시에 지니며, 자신의 생존을 우선하지만 그렇다고 타인에게 늘 날을 세우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그런 양가적인 행보를 조금씩 보여준다.

사기꾼이 성자의 길을 걷기도 하고 지독한 장사꾼이 다리를 다친 동료를 끝까지 책임지기도 하며 자신도 환자면서 다른 환자들을 먼저 돌보기도 하고 자신의 아이도 아닌 아이를 돌보기 위해 도둑질도 서슴지 않는가 하면 범죄로 은닉한 돈을 범죄자들에게 줄 음식을 사기 위해 쓰기도 한다.

이처럼 늘 선하게만, 늘 악하게만 살 수 없는 것이 인간이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벌어지고 또 그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손길도 끊이지 않는것이 아닐까.

 

띠지에 적힌 '악마 같은 플롯을 지닌 책'이라는 광고 문구가 무색하지 않게 전쟁이라는 참혹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상당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그래서인지 꽤 두껍게 느껴지지만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지는 않았다.

아직 '화재의 색'을 읽어보지 않았는데 조만간 읽어서 작가의 3부작을 온전히 감상해 보고 싶다.

2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2 댓글 19
종이책 우리 슬픔의 거울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m****h | 2023.05.02 리뷰제목
전쟁을 통해, 보여주는 사람들의 고통과 희망의 연대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우리와는 한참 먼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우리와 연결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피에르 르메트르는 여러 등장 인물을 통해 이 세상을 움직이는 아주 큰 세력, 권력과 역사에 사로 잡힌 포로와 같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불타는 파리를 떠나려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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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통해, 보여주는 사람들의 고통과 희망의 연대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우리와는 한참 먼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우리와 연결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피에르 르메트르는 여러 등장 인물을 통해 이 세상을 움직이는 아주 큰 세력, 권력과 역사에 사로 잡힌 포로와 같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불타는 파리를 떠나려는 사람들로 메워진 거리, 피난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국주의 팽창으로 터진 전쟁의 한 가운데서 장기판의 졸처럼 이리저리... 하지만, 헤쳐나가야 하는 삶, 때로는 절망하기도 하지만, 연대와 희망의 모습을 보여준다.

 

속내 이야기란 진주 목걸이 같은 것이어서, 한 번 풀리면 모든 게 줄줄이 나오는 법

 

독특한 인물, 루이즈는 초등학교 선생이지만 퇴근 후에 집 앞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종업원으로 어느 날 레스토랑의 단골손님 티리옹(의사 선생)에게 그냥 보기만 할 테니 자기 앞에서 옷을 벗어 달라는 이상한 부탁을 받는다. 그에게 1만 프랑을 받기로 하고... 호텔에 가는데, 거기서 그 의사선생이 자살하고 만다. 매춘과 풍기문란의 혐의는 벗었지만, 판사는 루이즈를 가만 두질 않는다. 티리옹의 아내를 불러, 루이즈가 남편의 돈을 갈취할 의도가 있었으니 그녀를 고소하라고 하지만 티리옹 부인은 이를 거부하는데...왜 티리옹이 루이즈에게 이상한 제안을 했을까? 루이즈와 티리옹 부인 사이의 대화에서 루이즈에게 오빠가 있었음을...이 또한 한편의 블랙코메디...

 

또 다른 등장인물 가브리엘과 루이즈의 이복 오빠 아바위꾼 라울은 마지노선에서 근무하는 군인이다. 영내에서 라울은 그 끼를 여지 없이 발휘하고 다니는데, 갑작스러운 독일군의 공격에 전선이 무너지며 탈영병 신세가 되고 만다. 기동 헌병대원 페르낭은 피난을 가자는 아내의 요청을 물리치고 파리에 남음으로써 엄청난 비밀이 담긴 가방을 얻게 되나, 그로 인해 아내와 연락이 끊기고 만다. 이 인물들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인생의 향방을 결정 짓고 마는데... 데지레 마고 변호사?, 사기꾼... 변화무쌍한 그의 생존술 또한 흥미롭다. 마치 나치의 괴벨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거짓말도 백번하면 사실이 된다고 하듯, 이 역시 블랙코메디의 한 대목... "그분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내 준 사람이었어요."라고, 신부든 아니든 지금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준다면, 데지레가 가짜 신부라도 좋다, 어차피 거짓된 세상이니...

 

루이즈와 그녀의 이복 오빠 라울의 고통은 전쟁이라는 파국이 터지기 전부터 이미 그들의 삶과 일상, 가정과 사회 속에 도사리고 있었다. 전쟁이라는 커다란 악마의 놀음, 가려한 삶들이 한데 거리를 메우는 피난길, 인간의 본연의 모습이 드러나는 고통스런 거울, 여기서 고통과 연대의 모습이 보인다. 전쟁이란 렌즈를 통해 들여다 본 우리의 슬픔과 고통, 그리고 이를 비추는 거울...한 편의 슬픈 코메디 영화를 보는 듯 하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태그#우리슬픔의거울#피에르르메트르#열린책들#프랑스소설#임호경#전쟁의비극#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커다란감옥#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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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 슬픔의 거울 평점10점 | r***2 | 2023.04.27 리뷰제목
10대 소녀시절부터 쥘 씨의 식당에서 서빙 일을 해 오던 루이즈는 어느 날 단골손님인 의사에게서 '당신의 벗은 몸을 보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렇게 시작하는 이야기의 끝은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데, 책을 다 읽고난 후에도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라는 생각을 멈출수가 없다. "악마 같은 플롯을 지닌 책"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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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시절부터 쥘 씨의 식당에서 서빙 일을 해 오던 루이즈는 어느 날 단골손님인 의사에게서 '당신의 벗은 몸을 보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렇게 시작하는 이야기의 끝은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데, 책을 다 읽고난 후에도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라는 생각을 멈출수가 없다. "악마 같은 플롯을 지닌 책"이라는 르 파리지앵의 평은 인정할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소설은 1940년 4월 6일에서부터 6월 13일까지, 초등학교 교사인 루이즈와 군인인 가브리엘과 라울, 페르낭 그리고 내게는 사기꾼(?)으로 여겨졌던 테지레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범인을 찾는 추리소설도 아닌데 소설의 줄거리를 풀어놓는 것이 쉽지 않다. 등장인물들 각자에게 숨겨져있는 이야기를 독자인 내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순간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파리가 독일군에게 습격당하며 점령되는 그 짧은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 등장인물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전쟁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시작된다. 루이즈의 가정사에 얽힌 이야기는 그렇게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현재를 떠올리게 하지만 라울과 가브리엘의 이야기는 현재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며 과거에 얽매이던 것이 어떻게 풀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페르낭의 이야기는 부인 알리스와 꿈꾸던 세상을 이루기 위해 현재의 자신을 부정해야하는 딜레마에 빠지며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미래의 세상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그리고 테지레, 엉터리 라틴어 미사를 하는 우리들의 신부님 이야기는 정말 절대 그를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셰익스피어의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아도 이야기 속에 담겨있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전쟁의 참상을 이야기하면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는 모습이 감동이다. 비겁한 야바위꾼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도 인간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자신의 아이가 아니지만 그 아이들을 위해 걸인이 되기도 하고 도둑이 되기도 하며 당당하게 협박을 하여 생존을 이어나가기도 하는 모습은 인간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슬픔의 거울'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것 아닐까. 더구나 등장인물들의 뒷 이야기를 상세히 풀어주는 친절한 피에르씨의 에필로그 역시 얼마나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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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 슬픔의 거울 평점10점 | i******n | 2023.04.27 리뷰제목
타고난 이야기꾼 피에르 르메트르의 신작소설을 만나보았다. 전작인 <오르부아르>, <화재의 색>에 이어 3부작의 마지막인 신간인 <우리 슬픔의 거울>이다. 끔찍한 전쟁의 참혹함을 잘 묘사하면서도 그 속에서 인간 내면의 깊은 통찰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인물’에 주목하며 읽어 나갈 필요가 있다. 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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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이야기꾼 피에르 르메트르의 신작소설을 만나보았다.

전작인 <오르부아르>, <화재의 색>에 이어

3부작의 마지막인 신간인 <우리 슬픔의 거울>이다.

끔찍한 전쟁의 참혹함을 잘 묘사하면서도

그 속에서 인간 내면의 깊은 통찰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인물’에 주목하며 읽어 나갈 필요가 있다.

루이즈, 라울, 가브리엘, 데지레, 페르낭이란 인물들이

전쟁을 둘러싼 다양한 여정들을 걸어가고 있다.

카페 종업원인 루이스는 나이 든 의사에게서

단지 옷만 벗어달라는 매춘의 냄새가 나는 제안을 수락하고

호텔방에서 옷을 벗게 되는데,

순간 의사는 준비한 총으로 자살을 하게 되고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

카페 주인 쥘 씨를 통해 숨겨진 사연을 듣게 되며

라울이라는 이복 동생의 행방을 찾아 나서게 된다.

전시 상황에서 군인인 라울과 가브리엘은

뭔가 어긋나 보이는 이 둘의 조합이 위태로워 보이긴 했는데

온갖 부정한 행동을 일삼으며 악행을 저지르다

탈영병 신세를 지고만다.

작품 속에서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인 데지레.

변호사와 공보관, 신부님으로 신분을 계속 바꿔가며

사기꾼의 면모를 보이지만 뭔가 캐릭터가 묘하게 끌리면서 정의롭게 느껴진다.

성자의 길을 걷게 되는 데지레의 모습은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어색함이 묻어나지 않는 신부의 모습을 잘 소화하고 있다.

헌병 대원 페르낭 역시 의문의 가방을 얻게 되어

운명의 수레가 쉼없이 굴러가게 된다.

부유한 이들의 탈출은 이미 며칠 전에 끝났고,

지금은 그렇지 못한 이들의 군복 차림의 병사, 농부, 민간인, 장애인 들이

뒤섞인 잡다한 무리를 이루어 힘겹게 걷고 있었다.

한 시청 차량에 탄 어느 유곽의 매춘부들, 그리고 양 세 마리를 몰고 가는 목동 등

도로 위엔 그야말로 온 백성이 모여 있었다.

갈가리 찢기고 버려진 이 나라의 모습 자체인 이 피란민의 물결 속에서 자동차는 천천히 덜컹거렸다.

어디에나 얼굴들, 얼굴들이 있었다.

어떤 거대한 장례 행렬 같다고 루이즈는 생각했다.

우리의 슬픔과 우리의 패배의 가혹한 겨울이 된 거래한 장례 행렬이었다.

p458-459

주여! 당신은 우리 육신의 양식을 주실 뿐 아니라 우리 영혼의 양식도 주시나니,

왜냐하면 당신은 우리가 타인을 만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가까우면서도 너무나 다른 타인을,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을 보게 되는 타인을 말입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당신의 마음을 열어 주셨듯이,

우리로 하여금 그에게 우리 마음을 열도록 도와주십니다.아멘!

p588

전쟁의 무자비함 앞에서 생존에 굴복하고 악탈과 만행,

권모술수를 일삼는 모습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선과 악은 공존한다 했던가.

타락한 인간 본성과 공권력의 압박, 피난길 속에서의 혼란스러움.

그렇지만 서로 연대해 살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인간의 온정을 발견하고

각기 다른 인물들이 묵묵히 걸어가는 여정들을 살피다보면

흩어진 희망을 하나로 모으는 불씨를 발견하는 묘미가 있다.

전쟁이란 소재 자체가 주는 비극과 공포,

무거운 분위기를 걷어낼 수 없겠지만,

그 속에서도 유머를 던지는 가벼운 농담이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어

특유의 매력이 묻어나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시 사람을 통해 희망이 피어나는 모습은

절망속에서도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어서 감격하게 된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느껴지는 인간애는

가슴이 뻐근할 정도로 아프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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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평범한 영웅들의 기상천외하고 기막힌 이야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4 | 2023.05.01 리뷰제목
"평범한 영웅들의 기상천외하고 기막힌 이야기"   피에르 르메트르의 < 우리 슬픔의 거울> 을 읽고      “웃기는 동시에 기가 막힌 스토리, 악마 같은 플롯을 지닌 책" -공쿠르상 수상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의 신작-   기교와 블랙 유머의 거장이자 공쿠르상 수상 작가인 피에르 르메트르가 다시 돌아왔다. 전작인  . 『오르부아르』, 『화재의 색』을 이어 3부작의 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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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영웅들 기상천외하고 기막힌 이야기"

 

피에르 르메트르 우리 슬픔의 거울 읽고 

 


 

“웃기는 동시에 기가 막힌 스토리, 악마 같은 플롯을 지닌 책"

-공쿠르상 수상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의 신작-

 

기교와 블랙 유머의 거장이자 공쿠르상 수상 작가인 피에르 르메트르가 다시 돌아왔다. 전작인  . 『오르부아르』, 『화재의 색』을 이어 3부작의 대미를 잇는 이 책 『우리 슬픔의 거울』은 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작인 『오르부아르』에서는 제 1차 세계 대전 이후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전쟁에 상처 입은 두 젊은이의 위선적인 세계에 맞선 사기극을 담은 반면, 이 책  『우리 슬픔의 거울』에서는 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여 전쟁의 참화 속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영웅들의 기상천외하고 기막힌 이야기를 담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책 또한 전쟁 상황 속에서 얽혀 살아가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참상과 전쟁이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보여주었다. 전쟁의 비극적이고 참혹한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가 나름의 기교와 블랙 유머를 사용하여 웃기고 기막힌 이야기로 만들어 놓았다. 

 

이 책 속에서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또한 정말 황당하고 웃기다. 단골 손님에게서 옷을 벗어달라는 기묘한 제안을 받은 카페 종업원이자 교사인 루이즈, 전선에서 도망다니다 붙들린 군인 가브리엘과 라울, 아내 대신 비밀이 든 가방을 택한 헌병대원 페르낭, 변장과 사기술의 대가 데지레, 그들 모두가 제 2차 세계대전 상황 속에서 어떻게 닥친 역경을 헤치고 살아가는지를 작가는 아이러니한 유머와 위트로 재미있게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렇게 개성이 강한 인물들의 이야기 중에서 루이즈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퇴근 후에는 집 앞 레스토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루이즈, 어느 날 그녀는 레스토랑의 단골손님에게서 기묘한 제안을 받는다. 

 

"당신의 벗은 모습을 보고 싶소." 그가 말했다. 

"딱 한 번만. 그냥 보기만 하고 다른 것은 안 해요."

-p. 16

 

벗은 모습을 보기만 하게 해줘도 기꺼이 10만 프랑의 돈을 지불하갰다는 그 단골손님의 제안에 고민한 끝에 루이즈느 그 제안을 마지못해 수락한다. 그래서 그 손님과 호텔에서 만나기로 하고 결국 그 앞에서 루이즈는 옷을 벗는데, 갑자기 그 손님이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쏘고 자살해버린다. 생각지도 못한 갑작스러운 죽음에 루이즈는 정신을 놓고 기절해버린다. 그리고 그 사건으로부터 루이즈의 삶은 180도 달라지게 된다.

 

"섬광이 번쩍하면서 그녀는 다시 총성을 들었고, 화약 냄새를 맡았다. 피의 커튼이 하늘에서 내려오며 그녀를 세상으로부터 고립시켰다.

-p. 37

 

앞으로 루이즈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그녀는 전쟁의 상황 속에서 이런 슬픔과 고통을 이겨내고 바로 설 수 있을까. 

 

루이즈의 이야기 말고도 가브리엘과 라울의 이야기도 상당히 인상적이기도 했다. 전쟁 상황 속에서 가브리엘과 라울은 마지노선에서 근무하게 된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독일군의 공격으로 전선이 무너지면서 그들은 졸지에 탈영병으로 뒤바뀌게 된다. 전선에서 도망치다가 붙들리게 된 가브리엘과 라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들은 전쟁 상황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들 앞에는 어떤 역경과 고난이 기다리고 있을까.

 

또한 같이 피란을 가자는 아내의 제안을 뿌리치고 파리에 남게 된 기동 헌병대원 페르날은 어느 날 엄청난 비밀이 담긴 가방을 얻게 된다. 아내와 함께 피란가는 것 대신에 얻게 된 비밀이 가득한 가방 때문에 그는 아내와 연락이 끊기고 만다. 과연 이 가방 속에는 어떤 엄청난 비밀이 담겨 있는 것일까. 페르낭은 나중에 아내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전쟁에 휘말려서 그들의 삶은 상당히 뒤틀리게 된다. 이렇게 뒤틀리고 어긋난 삶 속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인생을 바로 잡을 수 있을까.  

작가는 전쟁의 비극과 참혹상을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지만, 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오히려 슬픔과 비극보다는 웃음, 재미, 유머가 느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정말 '악마 같은 플롯' 과 '블랙 유머' 덕분에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최고의 재미와 쾌락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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