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이 파괴되고 있는 곤충 없이 인간이 여섯 번째 대량 멸종 사태에서 무사히 살아남으리라고 추정하는 것은 오만한 생각이다. 곤충에게 우리가 필요하다기보다는 우리에게 곤충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곤충의 위기는 우리의 자기중심적인 시각에서 보면 결국 인간의 위기다"(391)
이 책의 제목 인섹타겟돈은 인섹트와 아마겟돈의 합성어로 해마다 멸종해가는 곤충으로 인한 지구 대멸종의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수 있는 말이다. 자세한 내용을 알기 전에도 몇년전부터 꿀벌이 사라지고 있으며 꿀벌의 멸종은 곧 생태계의 혼란으로 이어져 지구 멸종을 초래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었지만 솔직히 그에 대한 심각성을 깊이 느껴보지는 못했다. 그저 그렇다더라, 라는 말만으로 환경에 대한 언급을 하기보다는 좀 더 제대로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고 싶었는데 이 책은 우리의 일상에서 별로 이뻐보이지 않는 곤충들이 지구 환경에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우쳐준다.
곤충이라고하면 고단백식품으로 미래의 지구식량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았는데 - 이 책에서도 물론 이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 책을 읽으며 지구상의 곤충이 메뚜기떼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곤충의 수가 너무 많아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도 어디에나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곤충들은 여러 의미에서 인간에게 영향을 주기도 한다. 모기가 바이러스를 옮기기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미국의 독립전쟁중 말라리아에 고생한 영국군으로 인해 전쟁의 종식을 가져온 결과로 역사학자 중 누군가는 학질모기를 미국건국의 어머니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하니 인류의 역사에 유의미한 부분이 많기도 하다.
한가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놀라운 사실은 살충제 네오니코티노이드에 대한 것이다. 이름에서부터 니코틴을 떠올릴 수 있는 이 살충제는 해충없이 작물을 키우기에는 좋지만 또한 주위의 곤충들을 말살시키는데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더구나 2천년대가 되면서는 씨앗단계에서부터 네오니코티노이드로 코팅을 해 발아하면서부터 화학 약품에 노출된다고 하니 뭔가 좀 무섭기도 하다. 살충제,라고 하면 곤충을 죽이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곤충이 없어지면 먹이사슬의 변화가 있게 되고 그것이 바로 생태계의 혼란을 갖고 온다는 것은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다. 수분매개채로서의 곤충의 역할과 의미는 특히 더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가 될 것이고.
책을 읽는 동안 그래도 우리 집 마당에서 많이 본 꿀벌이 생각났다. 비파나무가 하나 있는데 꽃이 필 즈음에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꽃사이를 날아다니는 벌을 발견하게 되는데 단순한 생각으로도 나무 하나가 사라지면 식량이 줄어드는 벌들의 세계에는 영향이 클 것이고 그것은 또 도미노처럼 생태계에 영향을 주겠거니 생각해보면 지구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태계는 미세하게 흔들리고 무너지고 있다. 아는 사람만 알 정도로 그 속도가 느렸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조금만 주변을 둘러보고 한 번쯤 관심을 갖는다면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르고 무섭게 변하는지 알 수 있다.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는 것들,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들, 그 안에 곤충이 있었던가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이는 손에 꼽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사실이다. 곤충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말이다. 그렇게 많았던 곤충을 찾기란 어렵다. 언제 어디서 곤충을 보았는지 기억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가디언>의 환경 전문 기자로 활동하는 올리버 밀먼의 『인섹타겟돈』은 그런 곤충에 대한 이야기다. 곤충 실태 보고서, 곤충의 미래, 더불어 인간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곤충과 아마겟돈의 합성어인 ‘인섹타겟돈’은 ‘여섯 번째 대 멸종’을 말한다. 지구 안에서 사라지는 생물체는 많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갖는 대상은 판다나 돌고래 같은 크고 인기 있는 동물에 불과하다. 곤충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해충이라 여겨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꾸준하게 곤충을 관찰하고 번식과 생존에 대해 연구한 이들이 있다. 그들이 수집하고 기록한 것들을 통해 얼마나 심각한 위기에 놓였는지 알 수 있다.
사실 이 책을 통해서 만나기 전까지는 그저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그로 인해 꽃가루를 모으고 수정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정도만 인식했다. 고백하자면 그것이 나의 일상을 위협할 정도라는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얼마 전에 읽은 『반드시 다가올 미래』와 마찬가지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무척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더불어 곤충의 가치나 역할에 대해도 알 수 있었다. 어린 시절에 만났던 곤충, 심지어 잠자리도 최근에는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도 떠올랐다. 개미를 본 게 언제였던가.
책을 통해 알게 된 곤충의 역할은 너무도 크고 대단했다. 딱정벌레의 경우는 이렇다. 나무가 쓰러지면 나무를 씹어서 쉽게 분해하고 이 과정에서 곰팡이가 나무에 자리 잡을 수 있다. 그리고 나무의 질소와 인이 퍼져나가면서 숲을 나무도 다시 채우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딱정벌레는 다른 곤충을 잡아먹으면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한다. 이런 딱정벌레가 사라진다고 하면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하나의 개체가 사라진다는 건 그 자체로 먹이사슬과 먹이그물에 영향을 미친다.
곤충의 멸종을 앞에 두고도 100만 종 이상의 곤충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신속한 대응하다. 곤충의 서식지가 서로 연결되어 있을 때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일부 종의 개체 수가 증가하면서 수질이 개선되고 생태계의 다른 기능도 활성화될 것이다. 곤충이 사라지면 곤충을 잡아먹는 새도 사라지는 게 당연하다.
곤충의 위기가 지닌 역설적인 면은 재앙이 어떤 식으로 닥치든 그 여파를 감당해야 할 존재는 곤충이 아니라는 것이다. 곤충은 종의 구성만 달라질 뿐 삶을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지구상에 남은 생명체 대부분은 기반이 흔들리면서 허우적거릴 것이다. 따라서 ‘곤충 보호’라는 목표를 내세우는 대신 새, 식량 공급망, 인간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의 주의를 돌려야 할지도 모른다. (115쪽)
곤충은 어쩌다가 이렇게 인간에게 관심 밖의 대상이 되었을까. 이름만 들어도 혐오스러운 바퀴벌레는 어떤가. 끈질긴 생명력을 인간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연구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다면? 사실이 그렇다. 해로운 미생물을 막기 위한 특정 단백질을 생산하는 바퀴벌레. 이 단백질이 인간을 위한 신약을 개발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생각해 보면 곤충은 인간과 가장 가까이 있는 존재였다. 그러나 지금은 나비, 나방, 거미, 반딧불이를 찾을 수가 없다. 빨라지는 봄으로 인해 곤충의 생활 주기도 불안정해지고 여려 생물 사이에는 상호 작용이 위험해진다. 기후변화 때문이다. 도미노처럼 차례로 흔들리는 것이다. 생태계가 균형을 잃고 무너지는 걸 예상할 수 있다.
곤충의 중요성과 그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는다. 고릴라 한 마리에는 연구자 5명이 있지만 곤충 연구자의 경우 한 명의 연구자가 5만 종의 곤충을 연구하다고 한다. 거기다 곤충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효용성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 여전히 인식과 공감대가 매우 낮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나라별로 또는 개인이 보호구역을 만들고 그 안에서 보호를 하고 생태학적 혁명을 시도한다. 영국의 남동부의 ‘넵’(knepp)은 곤충과 다른 여러 동물을 죽이지 않는다. 여러 측면에서 농장이라 보기 어렵지만 인간의 개인을 최소화하고 자연이 주도적으로 땅을 이용하게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운영자 작물을 더는 재배하지 않고 초식동물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놔두었다. 이런 환경을 이용해 넵은 내면 유기농 고기 75톤을 판매하고, 생태 관광객을 받는다. 이런 시도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자연이라는 도구를 재도입하는 게 최선이라는 걸 알려준다. 문득 ‘자연은 사람 보호, 사람은 자연보호’라는 표어가 떠오른다.
제왕나비 수백만 마리가 전나무를 뒤덮다 보니 나비의 주황색 날개 때문에 나무의 초록색 침엽이 가려질 정도였다. 나뭇가지에 앉은 나비도 있었고, 바위투성이 땅에서 햇볕을 쬐는 나비도 있었다. 그리고 근처에 자라는 식물을 먹으면서 영양을 보충하는 나비들도 있었다. 그러다가 마치 백일몽이라도 꾸는 것처럼 바람이 불더니 나비 떼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나비들이 하늘을 향해 떠오르면서 나무 주변을 쏜살같이 날아다녔다. (341쪽)
저자가 방문한 나비 보호 구역의 한 장면을 묘사한 문장은 황홀하면서도 아름답다. 보호구역에서만 마주할 수 있는 모습이라는 게 슬프다. 이런 현실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벌과 여러 수분 매개자를 대신할 로봇 곤충의 역할을 기대해야 할까. 책은 곤충의 위기를 극복해야 일은 놀라울 만큼 간단할 수도 있다며 그저 몇 가지 행동을 그만두면 된다고 말한다. ‘행동에 나서지 않는 것, 즉 자연을 덜 다듬는 것’(351쪽)만으로도 충분할지도 모른다고.
곤충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말하면서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아쉬운 점은 사진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방대한 정보와 지식을 단번에 흡수하기는 어렵지만 나 같은 독자에게 곤충에 대한 관심을 불러오게 만든다. 더 이상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기후, 환경에 대해 배우고 알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책이다.
어릴 적 동네를 뛰어다니며 놀던 때에는 풀밭에 메뚜기도 있었고 나비가 날라다녔습니다. 대도시에 살고 있었지만 지금 만큼 콘크리트로 다져진 곳이 아니었기에 집 밖으로 나가기만 해도 수많은 동식물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도심 속에서 그런 곤충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나마 쉽게 만날 수 있는 건 여름철 모기와 파리 그리고 집 주변에 살고 있는 개미와 바퀴벌레 정도 입니다.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그들은 자리를 잃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곤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나마 농촌으로 가면 도시보다는 여건이 낫지만 그곳에서도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살충제를 사용하면서 많은 곤충이 생을 달리 했을 겁니다. 인간에게 유해한 곤충들은 해충이란 이름으로 살상되었고 모진 놈 옆에 있다가 함께 죽어나간 이름 모를 무해한 곤충들도 피해를 입었을 겁니다. 불행 중 다행이도 곤충은 번식력이 좋아서 금세 늘어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곤충에 대해 그다지 의식하지 않습니다. 살아가는 데 귀찮을 뿐이죠. 그래서 주변에서 곤충을 볼 수 없게 된 것도 그다지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당장 곤충이 줄어들었다고 느끼는 건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닌 거 같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전 세계 많은 연구자들이 곤충이 사라지는 걸 우려합니다. 인섹타겟돈(insectageddon)은 곤충 멸종 사태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곤충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곤충은 우리의 식량을 늘려주고 우리 주변에서 살아가는 다른 생물들의 먹이가 됩니다. 악취 나는 쓰레기를 처리해주고, 해충을 제거하고, 토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일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곤충이 수분 매개자가 되기 때문에 곤충이 없으면 당장 식물이 줄어듭니다. 식물을 먹고 사는 상위 포식자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먹이사슬이 무너지니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들에게도 위기가 찾아옵니다. 기술이 발전해 곤충이 하는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곤충이 담당하는 수준에 이르기는 어려울 겁니다.
곤충이 줄어드는 원인에는 논란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표적인 것으로는 서식지 파괴, 살충제 혼합물에 대한 만성적인 노출, 기후변화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익충만 살리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지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꿀벌이죠. 하지만 인간의 영역 외에도 야생벌이 활동해서 식물의 생장을 돕기도 하는 건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이같이 특정한 곤충만을 살리기 위한 것도 해답은 아닐 겁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많은 동물들이 서식지를 잃고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개채수를 지닌 곤충은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인간에게 지구상의 어떤 것도 불필요한 건 없을 겁니다. 해법은 우리가 찾아야 할 부분입니다.
끝으로 책에 기재된 내용을 발췌하여 옮겨봅니다. '곤충의 기나긴 역사와 비교했을 때 인간의 역사는 상대적으로 짧다. 두 생물의 활동 시기는 이제야 겹치기 시작했지만, 인간은 벌써 지구를 탈바꿈시키고 있다. 우리는 곤충이 우리보다 먼저 지구에서 살기 시작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고 있다. 나중에도 곤충이 우리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다양성이 파괴도고 있는 곤충 없이 인간이 여섯 번째 대량 멸종 사태에서 무사히 살아남으리라고 추정하는 것은 오만한 생각이다. 곤충에게 우리가 필요하다기 보다는 우리에게 곤충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곤충의 위기는 우리의 자기중심적인 시각에서 보면 결국 인간의 위기다.'
일찍이 수많은 선각자들이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를 우려하며 대재앙을 예고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들 중 한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그는 ‘꿀벌이 멸종하면 4년 안에 인류는 사라진다’고 경고한 바 있다. 곤충과 인류 멸종의 관계를 거론한 가장 유명한 사례이기도 하다.
이 책은 곤충 세계에 닥친 위기와 원인,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다루고 있다. “알아주는 사람은 적지만 곤충은 인류 문명을 위한 기반을 형성했다”(p.17) 최근 디스커버리채널에서 방영되었던 프로그램에서 지구의 생태계를 지탱하는 네 종을 소개한 적이 있다. 거기에서도 각종 미생물이나 박쥐, 영장류 등과 함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곤충, 그중에서도 꿀벌을 꼽았다. 그 이유는 인간이 섭취할 수 있는 대다수의 작물의 수분을 돕는 것이 바로 꿀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지구가 하나의 거대한 생명 순환 시스템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이 무너지려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각종 연구와 보고서의 사례를 들어 독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지구 생태계는 모든 생물종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유지되는 복잡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아날로그시계의 수많은 부품 중에 하나가 빠지면 제 기능을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하나 소홀히 여길 수 없는 생물종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들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식물의 수분 매개자 역할의 주인공은 벌 뿐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생소하게도 파리와 나방 역시 그 역할을 맡고 있었다. 수분 매개자로서의 파리와 나방의 역할과 그 중요성은 벌에 못지않고, 어쩌면 그 이상일 수도 있을 정도다. 파리가 멸종된다면 인류는 초콜릿, 토마토, 블루베리를 먹기가 어려워진다. 나방은 벌이 놓친 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미처 알지 못했던 낯설고도 놀라운 연결고리다.
이 책은 곤충에 대한 인류의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게 해준다. 하지만 “우리는 자연의 풍요로움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배웠다. 사실 그 반대여야 하는데도 말이다”(p.30)라는 언급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류의 지식 체계는 이 작지만 거대한 생명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다. 조금씩 문제의식이 대중에게 퍼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광대한 땅 대부분을 생명체가 살아가기 어려운 곳으로 만들고 있다”(p.32) 이 책은 한 논문의 내용을 근거로 산업화 시대 이후 곤충 종의 5~10%가 멸종되었다는 사실을 전해주며, 대략 25~50만 종이 사라졌다는 대략적 수치를 알려준다. 50만 마리가 아니라 50만 종이다! 이름조차 짓지 못한 엄청난 생물종이 인간에 의해 지구상에서 사라졌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어떤 지역은 35년간의 시차를 두고 무려 98%의 생물량이 사라졌다는 보고도 소개한다. 최근까지 나온 곤충 멸종 위기 관련 연구를 종합해 보면 그 위기는 서식지 파괴(도시 확장, 농업), 살충제 사용(농업), 침입종, 기후변화 이렇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생태계의 순환이라는 신비로운 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딱정벌레의 존재다. 딱정벌레는 나무가 쓰러지면 그 나무를 씹어서 분해되게 한다. 이 덕분에 분해를 돕는 곰팡이가 나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으며, 숲이 계속해서 나무로 채워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만약 이런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숲의 탄소 저장량이 줄어들어 지구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호관계를 알 수 있다.
지구는 총체적인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이 위기로 인해 인류만 멸종 위기에 처한다면 그것은 당연한 대가이기에 할 말이 없다. 문제는 인류가 초래한 위기로 인해 다른 생물종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최전선에 곤충 멸종 문제가 있다. 이 책은 수많은 사례와 과학적 근거를 통해 반복적으로 곤충의 총량과 개체수의 감소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며, 이로 인한 영향이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음을 독자들에게 알려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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