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위에도 길은 있으니까 - 전소현, 이선우
세상 어디에나 길은 있다.
자동차나 자전거가 달릴 길이 땅에 있고,
하늘에 비행기가 날아갈 길도 있다.
바다위에도 역시 배가 움직일 길이 있다.
그 길들은 원래 정해져있지만
상황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배를 타고 선박기관사의 길을 가고 있는 전소현 작가에게는
원래 이길이 그녀가 원하던 길은 아니었다.
가족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명문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만해도
그녀는 의사가 될 인물이었다.
수재들만 모이는 학교에서 분투를 벌이면서도
늘 하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그녀가 수능을 치를때만해도
그녀는 최고수준의 의대는 아니어도 괜찮은 정도의 의대를 가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와 가족들이 꿈꾸던 그녀의 앞길은 처참히 무너지고
우연히 선택한 대학을 통해 그녀가 앞으로 계속 걸어갈지
아니면 적당한 시기에 그만두게 될지 모를 길을 걷게 된다.
이 책의 공동저자인 전소현 저자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여자로서 다소 힘들수 있는
큰 배의 기관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전소현 저자의 이야기를
이선우 저자가 정리해 소개한 에세이다.
이제 스물다섯 무척 젊은 처자가 잠시만 생각해보아도 험한게 뻔한
바다위의 배에서 일을 한다.
적당한 유니폼을 입고 승객들을 접객하는 승무원이 아니라
남들이 들여다보지 않는 배밑바닥의 배관을 만지고 고치는 일을 한다.
어릴 때 부터 무척 예민했던 저자는
직장을 다니는 부모님들의 속도 모르고 매일밤 울어재끼며 부모님들의 밤잠을 뺐었다고 한다.
그런 그녀는 제주에 있는 할머니댁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계속 칭얼거리고 울던 그녀가 제주에 도착하자마자부터 방실거렸다거나,
징징거리다가도 바닷가로 나가면 바로 잠들었다는 등
바다를 좋아했다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간증처럼 소개되는데
육지것들은 모르는 바다의 맛을 아는 그녀는 어릴때부터 남달랐던 것 같다.
이 책 바다위에도 길은 있으니까에는
바다위에서 생활을 하는
여자만의 여러 이야기들이 무심한 듯 툭 소개되어있다.
예를 들어 한번 배를 타면 오랜시간 육지에 오르지 못할텐데
여성이라면 한달에 한번 하는 생리 기간에는 어떻게 지내려나,
일하는 시간 외의 시간을 한정된 배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보낼까
이런 소소한 것들이 궁금했는데
딱 그런 소소한 것들이 소개되어있어서 맘에 들었다.
여가를 보내는 이야기와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이야기들 같은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해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때는 침을 꼴깍 삼켰었다.
내용은 예상했던 바와 다르지만^^
배안의 온갖 더러운 것들이 모이는 배관.
그 배관을 책임져야하는 그녀.
더러운 일들을 해결해 내며 괴로웠다가도
흔히 볼수 없는, 배에서만 누릴수 있는 별똥별을 보며 힐링을 하는
그녀의 삶은 감히 내가 도전해볼수는 없지만
또 들여다보는 재미는 쏠쏠한 삶이었다.
모르겠다.
그녀가 앞으로도 쭉 이길을 걸어갈지.
이제 적당히 경험했으니 다른 길을 가게 될지.
하지만 확실한건 배가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바다위를 잘 가고 있듯이
그녀도 보이지 않는 그녀만의 길을 잘 찾아가리라 믿는 다는 것.
그녀의 길을 응원한다.
== 출판사에서 책만 제공받아 읽고 쓴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