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전 북극곰 출판사 인스타에서 신간 소개글을 보고... 동화인데, ‘본격 추리 서스펜스 스릴러’라고 홍보하는 게 너무 특이하고 끌려서 읽어보고 싶었다 ㅋㅋㅋㅋ
이미 이 작가의 ‘로베르 선생님의 세 번째 복수’도 만만치 않게 도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선생님이 제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 이 책 역시‘살해, 누명, 진범’ 이런 문구가 등장하는 게 내심 놀라웠다.
그런데 이 책은... 찐이었다..!!
살해 누명을 쓴 주인공이 경찰의 눈을 피해가며 진범을 찾아가는 과정, 피해자의 흔적을 거슬러 쫓아가며 하나씩 단서를 발견해가는 모습, 게다가 클라이막스에서는 주인공이 엄청난 위기에 처하는 것까지.. 와우 본격적인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느낌을 잘 구현하고 있다.
긴장감 뿜뿜
게다가 이야기는 동물권과도 연결되어 비윤리적 도축과 육식의 문제점까지 다룬다.
이 책의 세계관이 좀 특이한데, 동물들이 인간들처럼 옷 입고 책 읽고 미용실도 다니는 설정이지만 영화 주토피아와는 조금 다른 것이 있다. 바로 동물 나라 옆에 인간 나라가 있고, 서로 간 왕래가 가능하고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과 똑같은 생활 양식을 갖고 문화를 누리는 동물들이지만, 이 세계관 속 인간들은 여전히 동물을 무시하고, 동물의 생명을 경시하며 도살장을 운영하고 육식을 즐긴다는 사실이 한층 끔찍하게 느껴졌다.
미용실 원장 살해사건과 동물권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누명을 쓴 고슴도치 제퍼슨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갈지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거기다 인물들이 연대하는 이야기는 못 참지.. 나는 원래 평범한 사람들이 연대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에 환장하는데, 이 책이야말로 나의 취향을 골고루 저격하고 있었다. (사람이 아니라 동물들의 연대라는 점이 다르지만..ㅎㅎ)
법 없이도 살 만큼 선량한 고슴도치 제퍼슨과 그의 단짝, 유쾌하고 긍정적이고 재치있는 돼지 질베르의 배릭터도 정말 사랑스럽다. 긴장감 넘치는 흐름 속에서도 질베르가 툭툭 내뱉는 한마디에 나는 제퍼슨과 함께 깔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긴장과 웃음, 그리고 감동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완벽했다고 말할 수 있다. 간만에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어휴 재밌어..ㅎㅎ
장 클로드 무를르바 작가의 또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낱말 공부는 재밌으셨어요?”
…
“긴 단어도 배웠나요?”
“네, 연대(solidarite)라는 말을 배웠죠.”
“아, 제트와 더블유로 시작되는 단어는 아니네요. 진도가 많이 나가지 않은 모양이군요.”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꽤 많은 걸 배웠는걸요. 그럼, 저희는 이만….” p.188
“이상해. 인간은 먹고 싶은 걸 전부 다 먹을 수 있어. 바질 스파게티, 그라탱 도피누아, 사철피자, 산딸기 타르타르, 감자 오믈렛, ......, 먹을 게 이렇게 많은데 뭐가 부족하지? 뭐가 부족해서 그렇게나 많은 동물을 잡아먹지? 이해가 안 가.” p.167
*yes24 리뷰어클럽 자격으로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새로운 세계관이다.
지능화 된 동물, 인간, 그리고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이라니...
우연히 날벼락처럼 고슴도치 제퍼슨은 살인용의자가 되었다.
아니 살인용의자가 아니라 목격자인 염소부인의 잘못된 증언으로 살인범이 되었다.
제퍼슨은 자신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인간도시로 여행을 가게된다.
왜 미용실 원장 에드가르는 살해를 당했는지, 그가 일주일에 하루를 보냈던 인간 도시에서는 무슨일이 있었는지..흥미롭게 제퍼슨의 동선을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만나게 되는 문장
"인간은 먹을 게 이렇게 많은데 뭐가 부족하지? 뭐가 부족해서 그렇게나 많은 동물을 잡아먹지? 이해가 안 가."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 순간 머리가 띵해왔다.
동물에게 무자비하고 불평등한 현실을 마주한 불편함...
아이들에게 동물권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흥미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저는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보며 동물 나라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누명을 쓴 동물 한 마리가 누명을 벗는 그런 이야기인가? 범인은 다른 동물인가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우리의 주인공 고슴도치 제퍼슨은 미용실에 머리를 손질하러 갔다가 <죽여주는 스타일>에서 죽어 있는 오소리 에드가르를 확인하고 가슴에 꽂혀 있는 가위를 뽑다가 영락없는 범인으로 오해를 받습니다. 그리고 절친 질베르와 직접 범인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우선 에드가르의 조카 카롤을 찾아가 에드가르가 매주 쉬는 월요일에 빌부르그로 떠난 사실을 알고 다른 동물들과 섞여 버스를 타고 빌부르그로 향합니다. 빌부르그 현지 가이드 록산느라는 여자를 통해 에드가르씨가 인간의 나라에서 몇 년 전부터 비윤리적인 동물 사육과 공장식 도살에 맞서 투쟁해온 사실을 알게 되며 도살장에서 벌어지는 만행을 고발하려다가 매키와 폭스라는 청부 살해업자에게 살해당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세상의 서열이 존재하고 맨 아래에 도살되어 해체될 운명을 갖고 태어난 동물들을 생각하며 제퍼슨은 화가 납니다. 제퍼슨은 미리 매키와 폭스의 집을 잠입수사하다가 잡히게 되고 친구 질베르와 같이 여행 버스에 탔던 동물의 도움으로 매키와 폭스를 무사히 동물 나라에 데려와 처벌 받게 하며 누명을 벗게 됩니다. 막판에 제퍼슨이 매키와 폭스에게 잡혔을 때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 나야 할까? 두근두근해 하며 읽었습니다. 경찰의 탐문으로 큰일 날 뻔했지만 록산느가 경찰을 따돌려줘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제퍼슨에게 질베르라는 친구가 있는 게 제일 부러웠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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