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다보면 정말 모르는 단어들이 많이 나오죠...
유감입니다.가결되었습니다.강등되어집니다.기각했습니다.
더더욱이 요즘은 정치뉴스가 많이 나오다보니 더욱 더 어려운 단어들이 많이 나옵니다.그래서 그런걸까요?보면서도 뜻을 모르니 그냥 여러 정황들을 보며 유추해나갑니다.그리고 아이들은 보지 않고 다시금 좋아하는 프로로 넘어가지요.
그렇다고 평생 안 볼수는 없고요...
미친어휘력 1권은 뉴스, 경제, 정치 부문이라 아이들과 엄마 아빠가 함께 보아도 좋을 것 같아요..
우린 아빠가 좋ㅇ아하더라고요^^
얼마 전에 어휘를 둘러싼 해프닝이 있었다. 한 웹툰 회사가 독자들에게 사과문을 올리면서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썼다. 심심(甚深) 하다는 표현은 '지루하다'나 '싱거운'이라는 뜻과는 다르게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어휘를 이해하지 못한 독자들이 댓글로 감히(?) 심심한 사과를 한 웹툰 제작사를 맹 비난했다. 조롱당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글을 읽지 않는 시대, 영상에 길들여진 세대, 짧고 직관적인 정보만을 수용하는 시대의 해프닝이 아닌가 싶다. 이 책 [미친 어휘력 1]은 이런 시대에 꼭 필요한 필수 어휘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목례'는 목을 숙여서 하는 인사가 아니다
앞서 이야기한 '심심한 사과'의 해프닝이 일어나고, '사흘', '금일 마감' 같은 어휘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에 대한 이슈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한참 문해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시점이다. 3일을 뜻하는 어휘 '사흘'을 이해하지 못해 '사흘 연휴'를 보고 3일이 아닌 4일을 쉬었다는 이야기나, '금일 마감'을 금요일 마감으로 이해해 마감을 넘겨버렸다는 등의 이야기다.
문해력이 떨어진 세대의 해프닝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사실 우리 스스로의 문해력과 어휘력은 어느 정도 자문해 보게 된다. 과연 우리의 어휘력은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기를 수년째 하고 있어서, 속으로 나는 다를 것이라고 자만하며 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웬걸... 이렇게 많은 어휘들을 내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목숨'이 '목으로 쉬는 숨'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목숨이 끊어진다'라는 표현은 목으로 쉬던 숨이 끊어졌다는 이야기니, 곧 '죽었다'라는 말이 된다. 누군가의 죽음을 뜻하는 어휘도 다채롭다. '영면에 들었다.', '타계'했다. '서거'했다. '작고'했다. '운명'하였다. '유명을 달리했다' 모두 조금씩 느낌은 다를지언정 동일하게 죽음을 의미하는 어휘들이다.
죽음을 뜻하는 또 다른 말에는 타계, 서거, 작고, 운명 등이 있어. 타계는 다를 '타'와 세계 '계'로 이뤄진 단어로 이 세상과 저세상을 다르게 했다는 의미, 서거는 떠날 '서', 갈 '거'로 이뤄진 단어로 다른 세상으로 갔다는 의미야. 작고는 죽은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의미, 떨어질 '운'이 들어간 운명은 목숨이 떨어졌다는 의미지.
[미친 어휘력 1] 중에서
우리나라 말은 상당 부분이 한자로 된 한자어이기 때문에 한자의 뜻을 알면 그만큼 어휘의 이해가 쉽고 명확해지고, 모르던 부분이 더 보이게 된다. 우리 세대도 그렇지만 요즘 세대는 더욱 한자를 쓰지 않고 한자 교육도 예전만큼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어휘력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장례식장에서 상주와 '목례'를 했다고 하면, 목을 숙여 가볍게 인사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여기서 '목'은 머리와 몸통 사이의 '목'이 아니라 눈 '목'자이다. 그러니 '목례'를 했다는 것은 눈으로 가볍게 인사를 했다는 뜻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이 책을 읽다가 새로 알게 된 내용이다.
꼭 한자가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다 보면 다양한 분야의 상식이 쑥 올라가는 것이 느껴진다. 언어라는 것이 그 사회의 모든 것을 담고 있기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이 책을 읽으면 어휘와 함께 지식과 상식까지 느는 기분이 든다. 기분만이 아니고 실제로도 그렇다.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경제는 인간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분배하고 소비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하는 말이야. 본디 이 단어는 경세제민이라는 말에서 나왔어. 경영할 경(經), 세상 세(世), 구제할 제(濟), 백성 민(民)으로 이뤄진 사자성어로 세상을 경영하여 백성을 구제한다는 뜻이지. 경세제민을 사람을 잘 살게 하는 방법으로 보아도 좋아.
[미친 어휘력 1] 중에서
그 밖에도 '간발의 차', '내 코가 석자', '면역력', '피로연'과 같은 어휘나 표현도 뜻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이전에 알던 단어들도 그 풀이와 해석을 읽고 나니 또 다르게 보이는 부분이 있다. 이를테면 내 사정이 급하다고 할 때 쓰는 속담인 '내 코가 석자'의 코는 콧물이다. 길이를 재는 옛 단위인 '자'는 30cm 가량이니 '내 코가 석자'라는 말은 내 코에서 늘어진 콧물이 90cm나 늘어졌다는 말이다. 세상에 이보다 급한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간발의 차이로 이겼다'라고 할 때의 '간발'이 아주 작은 차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정확한 뜻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싶다. 작은 발? 한발 차이로 이겼다는 것일까? 간발의 '간'은 간격을 뜻하는 한자고 '발'은 머리카락 즉, 모발을 뜻한다. 그러니까 '간발'이라고 하면 머리카락 한 올 차이가 된다. 얼마나 아슬아슬하게 이긴 건지 의미가 확 와닿는다.
이 밖에도 머리를 탁 치게 하는 어휘들이 쏟아진다. 분명 들어봤던 말인데, 이게 이런 의미였구나 하고 아주 깔끔하고 명쾌하게 정리가 된다. 10대나 학생뿐 아니라 성인들도 읽어보시기를 꼭 추천드리는 책이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어휘의 뜻을 명확히 하고 책을 읽으면 이전에는 안 보이던 부분, 못 느끼던 감동이 더 크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역시 책 속에 길이 있다. 더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