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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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독재부터 촛불까지,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리뷰 총점 9.5 (8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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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정치/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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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정치시스템'이라는 '틀'을 통해 보는 한국정치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1 | 2019.11.26 리뷰제목
요즘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 그들이 어떤 말을 하든 곧이 믿기지가 않고 심지어는 그들을 뽑은 손가락을 저주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치라고 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을 규정하고 삶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로 정치이기에 우리는 정치를 외면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사회, 아니 내 삶이 보다 긍정적으로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가
리뷰제목

요즘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 그들이 어떤 말을 하든 곧이 믿기지가 않고 심지어는 그들을 뽑은 손가락을 저주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치라고 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을 규정하고 삶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로 정치이기에 우리는 정치를 외면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사회, 아니 내 삶이 보다 긍정적으로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정치개혁이 아닐까 싶다. 당파적 이익에 함몰된 정치가 아니라 제대로 된 정치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우리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모든 부문의 개혁이 가능해질 것이고, 사람들의 삶 또한 보다 나아질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정치개혁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는 우선 우리 정치가 걸어온 길, 우리 정치가 갖는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사회라는 특수한 맥락 속에서 우리 정치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이고 폭넓은 시선으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은 굴곡진 정치적 사건들로 점철된 한국의 현대사를 ‘대통령’, ‘선거’, ‘정당’, ‘민주화’란 4가지 키워드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정치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떤 주제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한국정치의 특성이 축적되고 형성된 과정을 키워드를 통해 알아보고 있는 셈이다. 책의 제목이 된 ‘결정적 순간들’이란 어떤 특정한 한 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정치의 방향을 결정했던 사건들을 들여다보는 틀을 말한다.

 

먼저 ‘대통령’이란 키워드를 가지고 저자는 한국의 정부형태를 살펴본다. 상해 임시정부에서 이승만의 요구로 시작된 대통령제는 이승만이 탄핵되면서 내각책임제로 바뀌지만, 해방 후 제헌의회에서 다시 이승만으로 인해 대통령제가 채택된다. 한 사람의 권력욕이 우리 정치의 기본 틀을 형성한 셈이다. 이후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정부형태는 오로지 대통령제이었다. 4.19혁명 후 잠시 내각제가 도입되기도 했지만 5.16군사쿠데타로 무위로 돌아갔다. 그 후 대통령의 권한은 시간이 흐르면서 제도적으로 더욱 강력해졌다. 지금의 헌법이 만들어진 1987년 개헌도 당시 민주화의 목표가 대통령 직선제이었던 만큼 유신과 5공화국을 거치면서 강화된 대통령의 권한에 대한 축소는 논외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의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이라 부른다. 저자는 한국의 대통령제가 이렇게 된 까닭을 대통령이 되고 싶어 했던 매우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정치지도자들의 존재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것만을 중요하게 여겼을 뿐 권한의 약화나 분산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의 형태가 국민에 대해 직접 책임을 지는 내각제가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저자의 의견이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난 그렇게 읽었다. 그러나 나는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못한다. 1987년 체제가 성립하고 난 후 지금까지 7명의 대통령이 있었지만 제왕적 대통령이란 말이 나온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닌가 싶다. 헌법은 여전히 1987년 개정된 헌법 그대로인데, 설사 헌법에 규정된 권한이 제왕적이라 할지라도 전에는 없던 말이 나온다는 것은 자신들의 당리당략에 따른 해석이라 생각된다. 지금의 대통령은 임기초반 국민의 높은 지지율로 인해 정치적으로 강한 대통령이지만 법률하나 마음대로 통과시키지 못한다. 그리고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레임덕에 시달리는 식물대통령이 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목격했다. 문제는 대통령이 행사하는 권한이 헌법에 규정된 권한인지의 여부이다. 그래도 문제가 있다면 헌법을 개정하여 대통령의 권한을 재조정하는 것이 보다 시급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선거’라는 키워드에서는 우리의 현대사에서 실시된 선거의 변천과정과 함께 선거의 결과가 곧 다가올 정치적 대변혁을 알리는 시그널로 작용한 경우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정치사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 대한 권력의 왜곡, 그리고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저항의 역사였다고 할 만큼 민주화 이전 한국정치의 주요한 변화를 이끌어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권위주의 체제하에서 선거가 결코 자유롭고 공정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민심은 정치적 격변을 선거를 통해 예고했다는 것이다. 1987년 민주화운동은 대통령직선제라는 개헌이 전부였다. 이는 공정한 선거를 통한 절차적 민주주의의 복원을 최우선으로 삼았기에 선거제도에 대한 개혁은 미완으로 남겨두었다. 결국 미완의 선거제도는 지역주의에 기초한 두 개의 큰 정당이 정치를 장악하여 폐쇄적인 양극구조를 유지하게 만들었고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짚어보며 이를 개선할 방법에 대해 얘기한다. 이를테면 비례대표제의 확충과 중대선거구제로의 전환이 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당’은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즉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통치기구를 통제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그러기에 정당의 목표는 당연히 권력을 잡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정당의 출현배경에서부터 해방이후 한국 정당의 변천사를 통해 한국의 정당들이 가지고 있는 이념적 특성과 진보, 보수의 맥락을 살펴본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당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여러 위기의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좋은 정치를 위한 정당정치란 어떤 것인지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다. 폐쇄적이고 독점적인 정당체제에서 벗어나 정치적 경쟁성을 회복하기 위해 양당적 구도에서 다당적 구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로 불리는 양대 정당은 이념의 스펙트럼 상에서 공유하는 부분이 많으면서도 적대적 공생을 통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해온 현실에서 볼 때 저자의 생각이 실현되기란 그리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마지막 키워드는 ‘민주화’이다. 우리는 지금 일상에서 촛불을 만나고 있다. 분노와 혁명으로 세운 민주화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촛불을 통해 한국정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그러나 촛불은 직접민주주의의 한 형태로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되기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는 우리의 민주화가 절차적 민주주의를 복구시켰지만 민주주의의 가치실현에 대해서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저자의 설명을 따라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던 4차례의 정치적 격변을 되돌아보며, 우리의 민주화가 건강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본다.

 

이처럼 저자는 이 책에서 4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한국 정치가 걸어온 길을 짚어보고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 우리의 정치는 어찌 보면 인물 중심의 정치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인물대신 정치시스템이라는 틀을 통해 우리의 정치사를 들여다본다. 그러기에 때로는 결과론적이기도 하고 다소 논리의 비약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우리의 정치를 이해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해준다는 생각도 들었다. 더불어 갈등과 다툼을 제도화해 사회를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정치의 기능이라는 그의 말은 현실의 정치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가 없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의 정치를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정치인들이 벌이는 행태가 정치의 기능과 목적을 우선하기보다는 자신들 개인의 이익에 더 우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정치를 보다 객관적이고 비판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특히 정치를 바라보는 시선과 관점에 따라 정치를 다르게 이해할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은 우리의 정치를 바라보는 내 생각을 바꾸어줄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정치가 답답하고 변해야 한다고 믿는다면 그 변화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임에는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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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 강원택 평점9점 | g*******7 | 2019.12.04 리뷰제목
정신없이 살아가는 와중에도 일상에서 우리는 정치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접하곤 한다. 실제 모임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대화의 주제가 정치로 향하기 일쑤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에 대한 논쟁은 감정적으로 치닫거나 소모적인 논쟁의 양상을 보이면서 그 끝은 결국 한국의 정치에 대한 혐오와 불만으로 마무리되곤 한다. 아닌게 아니라 잠시 고개를 돌려 마주하는 정치는 뭔가
리뷰제목

 

 정신없이 살아가는 와중에도 일상에서 우리는 정치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접하곤 한다. 실제 모임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대화의 주제가 정치로 향하기 일쑤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에 대한 논쟁은 감정적으로 치닫거나 소모적인 논쟁의 양상을 보이면서 그 끝은 결국 한국의 정치에 대한 혐오와 불만으로 마무리되곤 한다. 아닌게 아니라 잠시 고개를 돌려 마주하는 정치는 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 불편함과 짜증으로 점철되고 있다는 느낌마저 받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은 그동안 한국의 정치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하여 고민하고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쓰여진 책이라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서가명강 시리즈'의 여덟 번째를 장식하고 있는 이 책은 '대통령, 선거, 정당, 민주화'라는 네 개의 키워드를 통해 한국 정치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고, 현재 한국 정치가 서 있는 자리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끔 하고 있다. 나아가서 우리는 앞으로 한국의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그것을 위하여 무엇이 필요한 지에 대하여 고민하게 된다. 또한 정치와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팽배한 상황 속에서도 정작 우리는 그 광범위한 정치의 영역에 대하여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무조건적인 비판 또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다분하기 때문에 이 책은 여러모로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실제 위의 네 개의 키워드를 통하여 한국의 정치가 걸어온 길은 그 자체가 곧 한국의 현대사라는 점에서 이 책에서 보여준 저자의 시도는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오늘날 한국의 정치에서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제왕적 권위'로 표현되는 대통령의 권한 집중일 것이다. 헌법에 대통령이 한 나라를 대표하는 존재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권한을 명시하고 있으니 사실 법적인 측면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대통령의 존재를 3.1 운동의 영향을 받아 수립된 임시 정부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 오늘날 대통령의 존재와 그 권한이 어떻게 변화의 과정을 거쳤는지를 보여줌으로써 한국의 대통령이 의외로 많은 권한을 지닌 존재임을 설명하고 있다. 광복과 더불어 1948년 제헌국회에서는 헌법으로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혼합형적인 체제로 규정하였으니, 오늘날의 정치 체제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으로 시작되었음을 알게 된다. 이는 애초 내각제 중심의 체제가 이승만의 관여로 인하여 타협의 형태로 시작된 것이지만, 임시정부 시기와 해방 공간에서의 헌법 구상에서도 이미 혼합형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결과였다. 따라서 한국의 대통령제는  견제받는 대통령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대통령제는 이승만을 비롯하여 이후 집권한 몇몇 대통령들의 정치적인 야욕으로 점차 그 권한이 강화된다. 임시정부의 수장으로 지명되었을 때에도 대통령이라는 명칭에 집착한 이승만의 행태는 이미 제헌국회에서 제안한 내각제에 대한 반대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후 권력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면서 대통령의 권한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1954년 11월의 '사사오입 개헌'은 아예 이승만의 1차 중임의 제한을 적용하지 않도록 변화를 시킨 것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박정희의 3선 개헌, 유신 체제를 통하여 더욱 강화된다. 더구나 이승만이 계엄령을 통하여 군이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면, 박정희는 아예 1962년의 개헌을 통하여 계엄령 선포를 대통령의 권한으로 명시를 하였으니 애초 견제받는 대통령은 점점 제왕적인 존재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전두환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정치적인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권한은 점점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강력한 권한을 지녔음에도 삼권분립이 정립된 상황에서 그 권한은 정치적인 것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실제 정책 추진 과정에서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는 문제가 되고 있다.

 

 대통령의 제왕적 이미지는 권력기관이나 여론의 높은 지지에 힘입은 것일 뿐 실제 정책을 입법화하고 추진하는데는 그렇게 강한 권력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 일하는 것으로는 약하고 정치적으로는 강한 대통령제인 것이다.

 - p. 92 中에서 -

 이러한 저자의 평가는 그간 대통령의 행보를 통하여 우리로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구나 여소야대 정국이 되면 대통령의 정책 추진은 더욱 동력을 상실한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지닌 권한은 과거 대통령이 되고 싶어 했던 매우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정치 지도자의 존재들로부터 비롯된 것이지 민주주의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국가의 장기적인 발전의 추진과는 거리가 먼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5년 단임제라는 것도 꾸준한 정책 추진의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기에 한국의 대통령제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선거'는 일반 시민이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가라는 정치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뜻을 반영하면서도 폭력적인 형태를 수반하지 않고 권력을 정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선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승만과 박정희와 같은 장기적인 집권을 추구한 권위주의 권력 역시 바로 선거를 통하여 정당성을 얻고자 하였으며 동시에 그 과정에 부정을 저지름으로써 오히려 무자비한 독재의 몰락을 자초한 점은 선거가 갖는 의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과거 정권 유지를 위하여 선거에 있어서 관권 개입이나 금권 선거가 난무하였지만, 선거 관련 제도의 점진적인 개혁으로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로 점차 정착되면서 현재 절차적 민주주의의 확립이라는 핵심적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지만,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선거 방식의 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다. 여전히 선거를 통한 지역주의가 성행하거나 소규모의 비례 대표제로 인하여 사표(死票)에 따른 시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든지 공천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국민들의 참여와 같은 개선 방안와 같은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 정치에 대하여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정당'에 대한 불신이 아닐까 싶다. 국민들의 뜻을 반영하여 당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하여 권력을 추구해야 하는데, 오로지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기 위한 행태를 자주 보여주다보니 이들에 대한 무용론마저 일고 있다. 최근 반일 감정의 폭발로 인하여 국민들의 자발적인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에 살짝 숟가락을 얹으려는 행보 역시 그러한 부정적 이미지 형성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당의 출현이 근대 민주주의 시민사회의 등장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정당정치 역시 대의민주주의의 실현에 있어서 필요한 것임을 알 수 있게 된다. 즉, 하나만이 옳은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다양한 것이 다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다원주의적 시각이 사회적으로 발전하여 정당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인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정당은 시민사회와 국가를 연계해주는 핵심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존재인 것이다. 다만, 우리의 역사에서 정당은 스스로 그 부정적인 이미지를 자초한 부분이 크다. 예를 들어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반대를 주장하는 대규모 촛불집회 현장에는 정당이 있어야 할 자리에 컨테이너가 위치하고 있었으니 정당의 권력 추구가 그들만의 리그처럼 비춰지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여진다. 최근 촛불집회를 촛불혁명으로 자랑스러워하지만, 그 이면에는 정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였다는 점이 있음을 우리로서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더구나 민주화 이후 한국의 정당정치가 처음에는 지역주의 균열에 기반을 두고 있다가 2002년 이후 이념 대립(색깔론)을 얹고, 이후 세대 갈등 및 계층 갈등까지 추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니 대의민주주의로서의 정당이 아닌 온갖 갈등을 조장하는 이미지마저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정당정치 역시 획기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또한 시민들 입장에서도 정당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그들의 변화와 개선에도 보다 깊은 관심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비록 촛불집회가 성공적인 시민운동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정당정치로 대변되는 대의민주주의를 통한 제도적 논의와 문제 해결 역시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치사는 '민주화'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비롯된 갈등이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연결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1987년 민주화 운동을 통하여 우리는 절차적 민주주의 기반을 다지게 된다. 그러나, 1987년의 6.29 선언은 대통령 직선제를 포함한 정치적인 의제에 대한 타협이었기에 민주적 공고화는 여전히 요원한 실정이다. 물론 제도에 의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와 같은 정치적 경쟁 규칙에 대한 합의와 정치적 분극화 및 분절화를 억제하고, 권력을 공유하며, 과거사에 대한 처리가 일정 부분 이루어짐에 따라 절차적인 측면에서 공고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그 속도는 미진한 상황이다. 이제는 민주주의 복원의 차원을 넘어 한 단계 성숙된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야 함을 모두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촛불집회의 성과로 인하여 그러한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성숙해진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후 들어선 정권과 정치권의 모습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민주화'는 여전히 진행중이고, 또한 꾸준히 추구되어야 함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은 정치가 시대를 관통하는 흐름이자 공동체의 기억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 선거, 정당, 민주화'라는 키워드를 통하여 지나온 길과 현재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앞으로 한국의 정치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이들 내용을 통하여 절차적 민주주의에 안주하는 순간 오히려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다는 점도 느낄 수 있었다. 이승만과 박정희, 전두환과 같은 독재가 선거와 같은 과정에서 분명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지만, 그들의 의도가 헌법으로 개정되는 순간 민주주의의 요소 및 체계가 오히려 그들에게 명분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수정된 것을 되돌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오늘날 제왕적 대통령의 이미지라든지 각종 규제를 동반한 선거법, 정당법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도 그것을 반증하고 있으니 말이다. 따라서 우리가 절차적인 민주주의에만 안주한다면 오히려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민주주의의 위험에 잠식당할 수 있음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변화의 필요성뿐만 아니라 변화의 방향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마련하는 일이 절실하다는 저자의 주장은 분명 우리로서는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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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Think 1. 우리는 지금 시민으로 거듭날 때다 평점9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z******8 | 2019.12.06 리뷰제목
국민과 시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우리는 그동안 '국민'이라는 말을 많이 써왔다. 하지만 이제는 '시민'으로 거듭날 때가 되었다. 국민은 국가의 구성원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국가'를 위해서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하고 설령 희생되었다해도 국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의무'만 강조한 느낌이었다. 반면에 시민은 정치에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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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과 시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우리는 그동안 '국민'이라는 말을 많이 써왔다. 하지만 이제는 '시민'으로 거듭날 때가 되었다. 국민은 국가의 구성원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국가'를 위해서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하고 설령 희생되었다해도 국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의무'만 강조한 느낌이었다. 반면에 시민은 정치에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래서 국가가 '시민'의 자유를 정당한 이유없이 억압하면 저항도 불사하며 바람직한 국가가 되기 위해서 자신의 생각을 감추지 않고 발언하는 등 매사에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사람이 바로 '바람직한 시민'이다.  물론 정치적 참여에 적극적이라고 해서 모두 '바람직한 시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의 전복을 꿈꾸거나 특정 정당의 꼭두각시가 되어 앞장서서 시위를 하는 이들을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강의 자전거 도로에 문제가 생겨서 이를 해결하려고 할 때 그 문제의 해결책은 공무원이 더 잘 알까? 아니면 매일, 매주 자전거를 타고 그 도로를 지나는 시민이 더 잘 알까? 국가 주도의 한계를 깨닫고, 이제 국가는 민간 영역과 시민사회에서 나타나는 혁신과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플랫폼이나 지원자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예전처럼 '우리가 끌고 가겠다'는 생각은 시대적으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 책, 312쪽)

 

  또, 외국에 나가면 이런 팻말을 자주 볼 수 있단다. ["Climb at your own risk." "Swim at your own risk"] 뜻을 풀면, "등반하면 당신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수영하세요. 그에 따른 위험도 당신 것입니다"이다. 다시 말해, 위험해 보이는 절벽이나 상어가 출몰하는 해변일지라도 [출입통제시설] 없이 그냥 방치하는 경우가 많고 단지 이런 팻말만 덜렁 있다는 뜻이다. 우리 나라 같으면 이런 위험한 곳에 '출입금지' 표지판도 없고 '안전시설'도 없으면 당장 행정당국의 탓을 하며 [국가가 잘못을 해서 국민이 위험해졌다]고 아우성을 칠 법도 한데, 선진국이라는 외국은 그러지 않은 것이다. 왜냐면 '출입금지'를 하고 철조망 등 '안전시설'을 해서 아예 접근조차 하지 못하게 하면 위험에 처하지 않을 순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풍경이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는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과 시민의 차이점은 바로 이것일 것이다.

 

  이 책은 <대통령> <선거> <정당> 그리고 <민주화>라는 4개의 키워드로 '한국의 현대 정치'를 풀어 설명하는 책이다. '서가명강' 시리즈로서 강의 내용은 살짝 고리타분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한국 정치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하는데 이만한 책도 없을 것이다.

 

  우선, <대통령>이란 키워드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이승만부터 현재 문재인 대통령까지 조목조목 썰을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 나라는 '대통령제'와 '내각책임제'가 혼합된 형태로 발달해나갔다는 설명과 함께 '제왕적 대통령'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이란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서 국정 전반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대통령이 등장하게 된 원인은 바로 '이승만' 되시겠다.

 

  이승만은 임정의 초대 국무총리에 취임했으나 줄곧 '대통령'이길 고집했다. 이는 우리 나라의 정치형태가 '대통령제'로 시작한 것이 아니고 '내각책임제'로 출발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셈이다. 하지만 이승만은 힘 없는 내각책임제의 국무총리보다 강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대통령'을 고집했다. 임정은 당장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이 내는 '독립자금'이 절실했고, 이 자금은 '이승만'을 통하지 않으면 상해까지 보내지 않을 기세가 엿보이자 이승만이 '대통령' 직함을 갖도록 '대통령제'로 바꾸고 말았다. 물론 '내각책임제'의 틀에서 '대통령'이 존재하는 '혼합형 대통령제'가 형성된 셈이다. 하지만 상해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독립자금'은 이승만이 미국에 체류하며 활동비 명목으로 다 써버리고 만다. 그래서 결국 임정은 이승만을 '탄핵'하고 다시 내각책임제 형태로 되돌리는 과정을 거치며 오늘날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공존하는 한국만의 독특한 '대통령제'가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이게 중요한 내용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촛불혁명 이후에 펼쳐질 '대통령의 역할'이다. 우리 나라 대통령은 '제왕적 성격'이 강한데도 '5년 단임제'를 채택하고 있기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부 정책이 바뀌고 갈아엎어지는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국가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향이 빈번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4년 중임제'를 내놓고 있지만, 지금과 같이 '정치적 대립'이 거세다면 대통령임기가 5년이든 8년이든 무슨 정책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지적에 깊이 공감하는 바다. 그래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시민'으로 거듭나야 하는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키워드인 <선거>에서는 남한 최초의 선거인 '5·10 총선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쭉 치뤄온 선거에 대한 소회를 쏟아내었다. 모든 민주국가에서 마찬가지지만 '선거'는 국민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정치수단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선거'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정한 선거'를 치뤄왔느냐고 한다면 대답은 그리 시원하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도 '이승만'이 등장한다. 우리 나라 최초의 '부정선거'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승만은 자신이 권력을 가지기 위해서 금품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공무원 매수와 정치깡패 동원으로도 모자라서 '군부'까지 끌어들여 부정선거를 획책했다. 이 때문에 훗날 '군사독재', 다시 말해, '군인'들이 정치에 간섭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한다. 그렇게 군사독재와 유신체제를 거쳐 '87년 체제'를 맞이해 드디어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였다.

 

  그러나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는 있었지만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정치적 역량은 함께 얻지 못했다. 바로 세 번째 키워드인 <정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정당은 '정권 쟁탈'만을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없는 집단처럼 행동한다. 그래서 '정권'을 가질 수만 있다면 그 어떤 형태로든 '이합집산'을 반복해왔기 때문에 한마디로 국민들의 신뢰를 전혀 얻지 못하는 집단이 되고 만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정치인을 찍든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의 '정치 외면'은 점점 더 심화되어 갈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정치에 외면한 사이에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총체적 난국을 목격하게 되고 급기야 '대통령 하야'까지 이끌어냈다. 그리고 새로운 정부를 꾸렸지만 이런 '난국'을 유발한 지난 정부의 여당은 아무런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있다. 도리어 '국회'를 식물처럼 꿈쩍도 하지 않게 만들더니 자신들의 이권이 달린 일에는 '동물'처럼 날뛰다 자신들이 만든 '선진화법'에 묶여 검찰고발을 당하고 의원직 박탈이라는 위기를 스스로 초래하자, 다시금 '식물국회'로 만들어놓고 '장외투쟁'을 일삼고 있다.

 

  광장은 '시민'들의 것이다. 정치적 발언을 할 기회가 변변치 못한 시민들이 하소연하는 곳이 '광장'이란 말이다. 그런데 이런 광장에 '국회의원'이란 분들이 나와서 '정치'를 하려고 한다.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일을 해야 한다. 그러라고 뽑아놓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시민들의 '공간'마저 빼앗아 자기들의 정쟁터로 만들어버렸으니 참으로 한심하고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우리가 '시민'으로 거듭나야 한다. 국회의원으로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이가 있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현재로써는 '총선'에서 기필코 떨어뜨려야 할 위인들이다. 그리고 새로운 국회에서는 '국민소환'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대한민국 정치에서 국회의원이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으면 바로바로 끌어내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민주화>라는 키워드는 이 책의 백미에 해당한다. 바로 '촛불혁명'으로 바로 설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 방법이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4·19혁명을 시작으로 6월 항쟁을 거쳐 촛불집회로 민주주의를 완성했다. 이승만 독재와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를 거쳐 국민의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기까지 줄기차게 민주화시위를 거듭했다. 물론 '직선제'를 쟁취한 다음에도 또다시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었다. 허나 그럼에도 국민들은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마다 '목소리'를 내었고 '탄압과 억압'을 받을지라도 다시 나와 '목소리'를 내었다. 그 '목소리'는 명박산성을 무너뜨렸고, 물대포도 이겨냈으며, 혹독한 추위도 이겨내고 드디어 '촛불혁명'을 완수해내었다. 이제 남은 거이 있다면 우리 모두가 '시민'으로 거듭나서 바람직한 정치문화를 선도하는 일이다.

 

  지금 세계는 한국을 주목한다. 식민지와 전쟁을 겪고도 100년도 안 되어 '민주주의의 꽃'을 피운 대한민국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거기에 '한류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한국 문화'에 흠뻑 빠져들기를 망설이지 않고 있다. 이럴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멋진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이다. 과거지향적인 '국민'의 힘만으론 안 된다. 이제는 미래지향적인 '시민'의 힘을 발휘해야 할 때다.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난 그렇게 믿는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6
종이책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 대한민국의 정치 구조를 살피다 평점10점 | l*****0 | 2019.11.29 리뷰제목
황교안 대표가 단식투쟁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고 합니다.단식 이유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패스트트랙 등이 있는데 이 모두는 정치와 관련된 내용들입니다.정치는 경제, 교육 등과는 달리 우리가 직접 느끼는 변화가 크지 않아 관심이 별로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하지만 제 생각에는 그 모든 것의 제일 상단에 있는 것이 정치가 아닐까 생각
리뷰제목

황교안 대표가 단식투쟁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고 합니다.

단식 이유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패스트트랙 등이 있는데 이 모두는 정치와 관련된 내용들입니다.
정치는 경제, 교육 등과는 달리 우리가 직접 느끼는 변화가 크지 않아 관심이 별로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그 모든 것의 제일 상단에 있는 것이 정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은 서가명당 시리즈 중에서 '정치'를 다루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될 내용이지만, 그보다는 근,현대사에서의 대한민국의 정치사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 정당, 민주화란 주제에 대해 주로 해방 이후부터 노무현 대통령 시대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이 책은 '인물'이 아닌 '정치 구조'에 대한 글이기에 인물에 대한 평가를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대통령부터 시작하여, 그들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와 투표, 그들이 만든, 혹은 배출한 정당, 그리고 민주주의로 나아간 여정 등 책의 순서가 너무 자연스러웠습니다.
정치에 대한 이야기라해서 조금 딱딱할 것이라 마음먹고 읽기 시작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 놀랐습니다.
우라나라의 정치 구조에 대해 이보다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 또 있을까 싶네요.

결국 제헌헌법은 외형적으로 봤을 때 두 개의 힘이 부딪힌 타협이였다.
즉 헌법기초위원회를 주도한 한민당과 이승만이라는 힘이 부딪혀서 타협적인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다.
처음부터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는 미국의 대통령제도, 독일이나 영국과 같은 내각제도 아닌, 혼합된 특성을 가졌다.

우리나라 대통령제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내각제를 염두에 두고 헌법을 만들었는데, 이승만의 강력한 요청으로 부랴부랴 대통령제로 바꾸면서 그에 맞게 헌법도 수정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이도저도 아닌 대통령제가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에 국가적으로 더욱 심각한 문제는 장기적인 국가 과제의 설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한국의 대통령과 대통령 간의 관계가 '단절적'이기 때문이다.
후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의 정책을 결코 이어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대통령제의 단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5년 단임의 대통령제에서 장기적인 국가 정책의 지속적인 실행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전임자의 치적보다는 본인의 치적을 만들고자 노력하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고, 더구나 정권 교체라도 이뤄지면 역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를 생각해 보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쉽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요?
저자는 조심스럽게 내각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현재의 대통령제는 미국처럼 삼권 분립이 제대로 된 대통령제도 아니고 박정희 전두환 군부 시대를 통해 제왕적 대통력의 권한을 행사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대통령제 보다는 만의를 많이 반영할 수 있는 내각제, 연동형 비래대표제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우리나라 정당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당들이 생기고 없어지고 합치고 분리되고....그랬네요.


전문적인 역량을 가져야 하는 정치에서 경험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참신함으로 평가받는 것은 옳지 않다.
정치적 혐오나 불신에 기반하여 기존의 정당이나 정치인들은 모두 나쁘고 거기에 참여하지 않았던 이들은 선하다는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는 오히려 무책임하고 나쁜 정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이 글을 보면서 떠오른 사람들이 있지 않나요?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급부상한 대선 후보들 중 이에 부합하는 몇몇 분이 생각나네요.
지금은 완전히 잊혀진 분들도 있고, 아직도 활동하고 계신 분들도 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못살겠다 바꿔보자'라는 생각만으로 너무 생각이 짧은 것이 아니였나란 반성을 하게 되네요.

그리고 책을 보면서 흥미로웠던 사실도 있었습니다.
박정희 시대부터 영남과 호남의 구도가 생긴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박정희의 첫 투표결과가 의외입니다.
윤보선과의 대결에서 경북은 물론이고 전남에서도 윤보선보다 더 많은 득표를 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선거에서는 영남에 치우친 경제개발의 영향으로 지역주의 투표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순위가 20위권 안팎이라고 하네요.
아직까지 미흡하고 부족한 것이 많이 보이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상당히 높은 순위에 있습니다.
그런데 저 결과가 2015, 2016년도 기준이라고 하니 정말 믿기지 않는 결과입니다. 
아니면, 믿고 싶지 않은 것일수도 있겟네요. ^^;

서두에 얘기했듯이 정치가 피부에 직접 와 닿는 것이 아니기에 관심순위에서 멀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뉴스를 보면서 세상 살기 힘들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 무서워서 살겠냐 등등의 말을 합니다.
이렇게 말한다고 그것들이 바뀌지 않습니다.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누가? 바로 우라기요.
그 노력 중 최고가 선거에 참여하는 투표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표 하나하나가 모여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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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한국 정치사를 돌아본다 평점8점 | 이달의 사락 j****3 | 2019.12.02 리뷰제목
한국 정치의 현실을 꿰뚫어 보는 정치학자 강원택 교수의 한국 정치에 대한 견해를 담았다. 한국 정치가 만들어온 순간들을 되돌아보면서 ‘그 결정적인 순간에 무엇이 있었나.’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 정치의 실상이 잘 드러나 보인다. 책을 통해 한국 정치사가 일목요연하게 다가온다. 일부는 살아온 시대를 논하는 것이기에 공감의 폭이 넓다. 유신체제, 3당 합당, 정당들의 생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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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의 현실을 꿰뚫어 보는 정치학자 강원택 교수의 한국 정치에 대한 견해를 담았다. 한국 정치가 만들어온 순간들을 되돌아보면서 그 결정적인 순간에 무엇이 있었나.’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 정치의 실상이 잘 드러나 보인다. 책을 통해 한국 정치사가 일목요연하게 다가온다. 일부는 살아온 시대를 논하는 것이기에 공감의 폭이 넓다. 유신체제, 3당 합당, 정당들의 생성과 사멸, 촛불 등은 시대를 충분히 이끌어갈 정치적 이슈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들이 구체화되면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강원택 교수

서울대 정치학부 교수다. 2010년부터 동 대학교에서 한국의 정치, 정당, 선거 등을 연구하며 가르치고 있다. 한국정당학회 회장, 한국정치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우리 정치가 건강한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게 그 방법을 모색하고자 대중강연, 집필 등에도 마음을 쏟고 있다. 저서로 한국 정치론> <대한민국 민주화 30년의 평가> <시민이 만드는 민주주의-공저> <사회과학 글쓰기등이 있다. 한국 정치에 영향력 있고, 기대되는 학자다.

 

책읽기에 들어가기 전에 기본적인 지식을 익히게 하고 있다. 학문의 관계망 속에서 정치학이란 무엇인가를 인지하게 하고 있다. 즉 정치 현상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 비판하는 학문이 정치학이다. 또한 책의 키워드가 되는 어휘들을 인식케 한다. <사사오입 개헌> <3당 합당> <혼합형 선거제도> <제왕적 대통령> <패권정당 체제> <포퓰리즘등이다.

 

한국 정부는 민주공화국을 탄생시키면서 교묘한 대통령제를 만들었다. 삼권이 분립되는 대통령제가 됨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탄생시켰다. 그래서 이승만 정부부터 비정상적인 정치 세력을 만들고, 상대 세력에 대한 탄압과 기득권 지키기를 위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위들이 이루어졌다. 이를 임시정부 형태부터 역사적으로 고찰하면서 대통령제가 형성되어온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후의 박정희 정권, 전두환 정권까지 이어지면서 대통령의 관한이 비대해 지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19876.29 선언을 기회로 국민의 직접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뽑는 일이 이루어지고 민중들의 힘이 조금씩 발언권이 생겨나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절대 권력이 조금씩 상쇄되어 가는 시간들도 있게 되었다. 그런 것들이 촛불 혁명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대통령의 권력은 거대하기만 하다.

 

책은 선거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라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와서 이 선거는 민심을 그대로 나타내는 척도가 되고 있다. 선거에 의해 여당이 몰락하기도 하고, 선거에 의해 권력이 바뀌기도 하는 상황이 일어났다. 최근 지방자치 선거에서 제1 야당의 참패는 민중들의 마음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이럴 때에 민중들의 힘은 커진다. 그리고 그 힘은 선거를 통해 드러나게 된다. 선거의 획기적인 두드러짐은 이승만 정권을 몰락시킨 일이나 6.29 선언을 통해 나타난 민심 등이다. 선거는 국민의 뜻을 표출시키는 공간으로 그 책무를 다해 오면서 권력이 이동하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었다. 결과론적으로 선거가 민중을 중심으로 시대를 이끌어 가는 기능을 했다는 말이다. 지금의 한국정치 형태를 만들어온 산증인도 선거다. 선거는 권력자들에 의해 이용당하기도 하지만 그럴 경우 그 권력자들의 몰락을 동반해 왔다는 것도 또한 부인하지 못한다. 선거는 오늘의 대한민국 정부 형태가 있게 만든 주요한 일이다.

 

정당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권력에 눈이 어두워야 정당이 제 기능을 한다고 얘기한다. 그만큼 정당은 나름의 이념을 가지고 그것을 성취하려는 노력의 집합체라는 말이다. 정당원이 되는 것도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동질성을 가진 존재들과 힘을 합하여 목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자기 혼자의 고독한 신념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같은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조직을 만들고 대의 민주주의를 위한 정치적 행위를 해나갈 그것을 정당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정당이 제대로 된 정치 행위를 해나갈 때 정당 정치가 온전해 질 것으로 여겨진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정당의 불신은 많은 문제점을 만들어 낸다. 무당층의 증가는 그것을 반증한다. 이는 정치권력에 대한 불신을 자아내고, 정치에 대한 환멸을 가져오기도 한다.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해 지면 그 나라가 제대로 흘러갈 리가 없다.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감시하고, 정치인들은 정당을 통해 건강한 자신들의 생각을 펼쳐나갈 때 온전한 나라가 되어 가리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정당은 필요에 의해 급조되고 사라지는 역사를 반복해 왔다. 정치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당들이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생성과 사멸이 너무 많이 일어났다. 이렇게 정당의 역사가 일천한 상황에서 급조된 정당들이 나라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이념과 가치관의 많은 혼란을 가져올 수가 있다. 그것이 정당에 대한 환멸을 불러올 수도 있고, 민중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발전해 갈 수가 있다. 경계를 해야 할 일이다. 민중들의 관심 밖의 장치가 이루어질 때, 편협한 정치가 될 소지가 크다. 지금도 많은 정당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국민들이 선택을 할 수 있는 폭을 좁게 만들어 나간다. 위험한 정당이 많은 오늘의 실태라 할 수 있다

 

민주주의가 더 이상 이념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민주화 운동의 성취로 일상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그러기에 이제 보다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시민들의 역할을 찾아야 할 때다. 분노와 혁명으로 세운 민주주의를 우리는 많이 경험했다. 4.19가 그렇고 6.29가 그렇다. 또한 촛불도 슬기롭게 타올라 무능한 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고 민중을 기만하는 정치 세력은 용납이 안 된다. 민주주의는 민중이 잘 사는 나라, 시민이 건강한 사회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치인들이 제대로 서 있어야 한다. 정치인들이 무능하고 지혜롭지 못할 때, 그 권력은 사상누각이라는 것을 우리는 체험했다. 전 정권이 그것을 증명해 주었다. 이제는 진정으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더 이상 무력 세력이 판을 이루는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폭력이 정당화 되어서도 안 된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 슬기로운 정치인들이 머무는 사회, 그것이 민주주의의 초석이다

.

지난한 과정들을 겪어온 한국 정치의 현장들을 살피면서, 다음의 시간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이런 책들이 있고, 이런 관점을 가진 학자들이 있기에 정치가 제대로 설 수 있다는 생각도 가진다. 국민이 중심이 되는 정치, 집단이기주의가 조금은 사라지는 정치, 최대다수의 사람들이 행복함을 찾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정치가 되어야 하리라 생각을 해본다. 읽으며 궁구하는 시간을 가지게 하는 감사한 책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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