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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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리뷰 총점 9.1 (10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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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세계각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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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19-71] 미쳐버린 한 시대의 증언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w******f | 2019.12.23 리뷰제목
1943년 3월 스물여섯의 로자 자우어(이하 ‘로자’)는 베를린에서 폭격으로 어머니를 잃고, 전장으로 떠난 남편 그레고어 자우어(이하 ‘그레고어’)의 고향인 그로스-파르치로 향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부근에 히틀러의 개인 동부전선 지휘본부인 ‘볼프스샨체[=늑대소굴]’가 있었고, 그 해 가을 그녀는 히틀러의 음식을 먼저 맞보는 시식단으로 선정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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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3월 스물여섯의 로자 자우어(이하 로자’)는 베를린에서 폭격으로 어머니를 잃고, 전장으로 떠난 남편 그레고어 자우어(이하 그레고어’)의 고향인 그로스-파르치로 향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부근에 히틀러의 개인 동부전선 지휘본부인볼프스샨체[=늑대소굴]’가 있었고, 그 해 가을 그녀는 히틀러의 음식을 먼저 맞보는 시식단으로 선정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로자는 군인가족 연락소로부터 남편이 실종되었다는 통보서를 받게 된다. 당연히 절망 속에 헤맬 수 밖에.

어쩌면 이곳 출신인 다른 시식단 여자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욕망에 히틀러의 우유를 도둑질한 그녀의 죄 때문일지도 모른다. ‘크뤼멜라는 별명을 가진, 그녀처럼 베를린 출신의 주방장 이 무마해주어 시식단에서 쫓겨나거나 처벌받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남편의 죽음으로 인한 그녀의 절망이 어떤지 잘 모른다. 하지만, 영화哀愁[Waterloo Bridge]>에서 마이라 레스터[Myra Lester, 비비안 리 扮]이 로이 크로닌[Roy Cronin, 로버트 테일러 扮]의 전사 소식을 들었을 때와 비슷하지 않을까 


 

묘하게 마이라 레스터가 거리의 여자로 전락(轉落)했던 것처럼 로자도 유부남이고 나치 친위대 중위인 알베르트 치글러(이하 치글러’)와 금지된 사랑을 하게 된다.


 

내게 아이가 생겼다. 생긴 아이를 왜 낳지 말아야 한단 말인가. 하지만 그러다 그레고어가 돌아오기라도 하면? 그렇다면 그레고어가 돌아오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레고어의 목숨을 내 아이의 목숨과 바꿀 것이다. 내가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하지만 내게는 아이를 가질 권리가 있다. 내 아이를 구할 권리가 있다.” [p. 350]

어쩌면 이 세기말의 상황에서 평범한 사람이 살아가려면 저렇게 혼란스러운 마음을 누르고 버텨야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치글러의 도움으로 로자는 슈바이크호퍼 박사와 함께 일하는 간호사로 위장해서 베를린으로의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먼 훗날, 영화哀愁에서 마이라 레스터가 죽은 줄 알았던 로이 크로닌를 다시 만난 것처럼, 로자도 그레고어와 만나게 된다. 얼마나 당황스럽고 난감했을까.


 

마지막 장을 넘기고 책장을 덮으면서도 여전히 찝찝했다. 아마 누군가의 비극적인 삶을 따라가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무지(無知)는 죄()라는 말과 얽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구다.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요. 게다가 1933년에는 저는 고작 열여섯 살이었어요. 히틀러를 뽑은 건 제가 아니라고요.

그러면 아버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일단 용인하면 그 정권에 대한 책임은 네게도 있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각자가 속한 국가 체제 덕분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은둔자조차 말이다. 알아들었니? 네게는 정치적 죄악에 대해 면죄부가 없다, 로자.” [pp. 195~196]

 

 

 

 

 

* 이 리뷰는 문예출판사에서 가제본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했습니다.

 

1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5 댓글 6
종이책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평점9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t*****d | 2019.12.18 리뷰제목
칠흙같이 어두운 검은색바탕에 쓰어진 빨간색 제목 그아래 가냘픈 여인의 형체가 상상되는 포크의 형상이 그려져있는 표지의 모습만 봐도 이책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얼마나 암담하고 참혹할지 떠올라 책표지를 넘기는 나의 마음마저 괜시리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날 저녁 자우어가의 화장실에서 나는 내 오줌에 배어 나오는 아스파라거스 냄새를 맡으며 엘프리데를 생각했다.  아마 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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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흙같이 어두운 검은색바탕에 쓰어진 빨간색 제목 그아래 가냘픈 여인의 형체가 상상되는 포크의 형상이 그려져있는 표지의 모습만 봐도 이책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얼마나 암담하고 참혹할지 떠올라 책표지를 넘기는 나의 마음마저 괜시리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날 저녁 자우어가의 화장실에서 나는 내 오줌에 배어 나오는 아스파라거스 냄새를 맡으며 엘프리데를 생각했다.  아마 엘프리데도 변기에 앉아서 나와 같은 냄새를 맡고 있을 터였다. 히틀러도 볼프스샨체의 벙커에서 나와 같은 냄새를 맡고 있을 터였다.  히틀러의 오줌과 내 오줌에서는 같은 냄새가 났다. P.35


히틀러의 시식가가 된 여성 '로자자우어'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예전 '왕의 된 남자'라는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중에 왕의 음식에 독이 들어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리 왕의 음식을 맛보는 '기미상궁'이  생각났다.  과거의 왕의 안위를 위해  우리나라에만 존재했을거라 생각했으나  이책을 통해 또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수 있어서 놀라움과 동시에 안타까움이 따라왔다.  기미상궁과는 다르게 왜 어떠한 조건으로 인해 시식가로 자신이 선별되었는지도 모른채 위험한 업무를 맡는 여인의 이야기이다. 이책은 히틀러의 시식가이자 유일한 생존자였던 실존인물 '마고 뵐크'의 고백을 바탕으로 씌어진 작품이다. 


나는 비명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참고 신발을 집어 들었다.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신발을 신는데 심장이 어찌나 세게 뛰는지 목에서 망치질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몸을 일으키자 친위대원은 나를 옷걸이 쪽으로 떠밀었다. 나는 코트를 집어 들고 대충 걸쳤다. 중략...  나는지금 내가 하는 일 빼고는 아무것도 누릴 자격이 없는 인간이다.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일, 독일을 위해 음식을 삼키는 일 말이다. 애국심 때문도 두려움 때문도 아니었다. 내가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이유는 그래도 싸기 때문이다. 내가 그럴만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P .119


그녀의 남편은 결혼한지 1년이 채 안된시기에  군에 자원입대한뒤 편지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지내던와중에 날라온 통보서, 그것은 그녀의 남편이 실종되었다는 내용을 담고있었다. 그 통보서를 받고 충격에 휩싸인 그녀. 하지만 그다음날도 로자는 어김없이 히틀러의 시식가로써의 역할을 하기위해 친위대원의 손에 끌려가는 장면은 너무나도 화가났다. 하지만 나는 그저 그녀의 심정을 가늠해볼뿐 진정으로 그녀의 아픔이 어느정도일지는 감히 헤아릴수는 없을것만 같았다.  


신은 존재하지  않거나 변태라고, 그레고어가 말했었다. 구역질이 또다시 맹렬히 온몸을 뒤흔들었다. 나는 히틀러의 음식을 토해냈다. 히틀러가 절대 먹지 않을 음식을 토해냈다. 목에서 새어나오는 듣기 싫은 신음 소리는 내 목소리였다. 인간의 소리 같지 않은 소리였다. 내게 인간적인 면이 남아 있기는 할까? P. 208


우리는 더러운 옷을 입은 채 식탁에 앉았다. 참을수 없는 악취가 났다.  우리는 숨을 참고 음식을 기다렸다. 그러고는 언제나처럼 포기하고 음식을 욱여넣었다. 첫날 그랬던 것처럼. 햇살이 우리들의 빈접시와 수척한 얼굴 위로 쏟아져내렸다.  나는 기계적으로 음식을 씹고 억지로 꿀꺽 삼켰다. P. 214


시식가로 활동하던 어느날 그녀가 먹은 음식으로 인해 식중독에 걸려 고생을 하는 모습은 참으로 충격 그자체였다. 그녀를 비롯한 모든 시식가들을 한곳에 가둬두고 그녀들은 화장실도 없는 그곳에서 양동이하나에 의지한채 구토와 뒷일을 해결해야만했다. 그리고 다시 다음날 아침이 되자 히틀러의 안전한 아침식사를 위해서 그녀들은 온전치 못한 상태로 또다시 아침식사를 받아들여야 했다.  


주위엔 빈곤으로 인해 굶어죽어가는 수많은 이들이 있는 반면 포만감에 익숙치 않아 시식후 배를 감싸는 시식가들의 모습, 히틀러의 음식을 먹어보는 시식가들의 삶의 모습, 히틀러를 추종하는 친위대중 한 남자와 본능적으로 연인사이가 아닌 어떤 사이라고 딱부러지게 표현할수 없는 위험하고 조마조마하게 이어져가는 둘의 관계,  먼훗날 그녀의 남편과 재회하는 모습을 통해서 전쟁과 절대권력의 통치로 인한 시대상으로 인해 겪게되는 나약한 인간들의 내면적인 갈등과 고통을 들여다볼수 있어 씁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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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히틀러의 음식을 삼켜야만 했던 여인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21.02.11 리뷰제목
“12년 동안이나 독재 체제하에 살면서도 우리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인간은 무엇 때문에 독재에 순응하는가  대안이 없었다는 것이 우리의 변명이다. 나는 고작해야 내가 씹어 삼키는 음식에 대해서만 책임이 있을 뿐이다. 음식을 먹는 무해한 행위 말이다. 그것이 어떻게 죄가 될 수 있겠는가. 다른 여자들은 한 달에 200마르크를 받고 몸을 파는 것을 수치스러워할까? 높은 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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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동안이나 독재 체제하에 살면서도 우리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인간은 무엇 때문에 독재에 순응하는가 

대안이 없었다는 것이 우리의 변명이다. 나는 고작해야 내가 씹어 삼키는 음식에 대해서만 책임이 있을 뿐이다. 음식을 먹는 무해한 행위 말이다. 그것이 어떻게 죄가 될 수 있겠는가. 다른 여자들은 한 달에 200마르크를 받고 몸을 파는 것을 수치스러워할까? 높은 급여를 받으며 호식을 하는 이 직업을 부끄럽게 생각할까? 그들도 나처럼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에 자기 생명을 희생하는 것을 비윤리적 행위라고 생각할까?“ (196)

 

우리나라 궁중에는 기미(氣味)상궁이라는 게 있었다. 왕이 수라를 들기 전에 옆에 있던 상궁이 먼저 맛을 보았다. 나중에는 의례적인 것이 되었다고는 하나 음식에 독이 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 로셀라 포스토리노의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를 읽으며 맨 처음 생각난 게 바로 그 기미상궁이었다. (사실 그런 역할을 맡은 이들이 세계 어디에나 있었을 거란 게 내 생각이다.)

 

이탈리아의 소설가 로셀라 포스토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이른바 늑대소굴이라 불리던 총사령부가 있던 볼프스샨체에서 히틀러가 먹을 음식을 먼저 먹는 시식가였던 마고 뵐크의 인터뷰를 계기로 이 소설을 썼다. 함께 시식가로 활동했던 동료들은 전쟁 후 다 죽고 홀로 살아남은 마고 뵐크는 70년을 가슴 속에 이야기를 묻어두고 있었다고 한다. 처절한 이야기였던 셈이다. 기마상궁과는 다른.

 

소설은 단순히 한 여인이 전형적인 아리아인 여성으로 지목되어 총통의 안위를 결정적으로 수호할 시식가로 겪은 이야기를 일상적이지 않은, 기이한 이야기처럼 다루지 않는다. 소설가가 일상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다루어야 하는 것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지만, 그 일상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서 독자들의 감동과 생각을 끌어낼 수 있으려면 이야기를 통해 보편성을 획득해야만 한다. 이 소설이 인정받는다면 바로 그 보편성이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권력자의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 강제로그가 먹을 음식을 먼저 먹어야 하는 상황은 철저히 인간을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이었다. 누구도 저항할 수 없고, 도움의 손길도 내줄 수 없는 상황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철저히 무시당했던 것이다. 인간은, 생명은 왜 존중받아야 하는지를 이렇게 인간의 존엄성이 짓밟히는 이야기를 통해 생각하게 한다.

 

또한 소설은 평범한 이들이 어떻게 악()에 동조하는지, 혹은 저항하는지를 보여준다. 주인공은 나치가 아니었다. 히틀러의 추종자도 아니었다. 그러나 시식가가 되어 그의 생존에 결정적인 도우미가 된다. 그건 강제적인 것이고, 비인격적인 것이었지만, 또한 다른 이들이 굶는 와중에 적지 않은 보수를 받고 충분히 먹을 것을 공급받는 수혜자가 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히틀러가 먹을 음식을 통해 생존하는 동안 주인공은 여러 죄를 짓는다. 주방의 우유를 훔치고, 친구를 배신하고, 전쟁에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배신한다. 그것들을 모두 의도적으로 저지른 것이 아니라고 죄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죄책감에 사로잡히지만, 또한 스스로 용서하기도 한다.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그녀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한나 아렌트가 얘기했던 악의 평범성은 아이히만에게서 찾을 게 아니라(아렌트는 아이히만에게 속았다!) 이런 이들에게서 찾아야 한다.

 

소설은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로자 자우어에게는 사랑하는 남편이 있었다. 1년 만에 국가를 위해 전쟁에 자원했고, 전쟁 중에 실종 소식을 받는다. 그리고 시식가들을 감시하는 친위대 중위와 사랑에 빠진다. 스스로는 그걸 사랑이라고 하지 못하는, 그저 육체의 요구라고 했지만 그게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싶다. 그로써 그녀는 죄의식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누구한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자신만이 간직한 비밀. 그녀는 사랑의 의무와 권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실제로 마크 뵐커와 함께 시식가로 활동했던 동료들은 전쟁 후 모두 처형당했고, 자신은 소련군에 붙잡혀 14일 동안이나 성폭행당했다(소설과는 다른 이야기다). 70년 동안이나 가슴 속에 맺힌 이야기를 공개하지 못한 이유는 자신이 나치 추종자로 몰릴 것을 겁내서 그랬다고 한다. 잊고 싶었으리라.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삶에 대해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그 부당한 상황에 대해 몸서리쳤을 것이다.

 

. 살아가는 일. 살아남는 일. 그게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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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로셀라 포스토리노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8 | 2019.12.13 리뷰제목
팔을 확실하게 뻗어 올리기 위해서는 온몸의 근육을 수축시켜야 한다. 엉덩이에 힘을 꽉 주고 배를 쏙 집어넣고 가슴을 내밀고 다리를 꼭 붙이고 무릎을 곧게 펴고 '하일 히틀러!'라는 외침이 터져 나올 수 있게 횡격막을 한껏 부풀려야 한다. 그 엄숙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온몸의 조직과 힘줄과 신경을 팔 뻗는 데 집중해야 한다. (142p) 아주 오래 전 '왕'이라는 존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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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을 확실하게 뻗어 올리기 위해서는 온몸의 근육을 수축시켜야 한다. 엉덩이에 힘을 꽉 주고 배를 쏙 집어넣고 가슴을 내밀고 다리를 꼭 붙이고 무릎을 곧게 펴고 '하일 히틀러!'라는 외침이 터져 나올 수 있게 횡격막을 한껏 부풀려야 한다. 그 엄숙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온몸의 조직과 힘줄과 신경을 팔 뻗는 데 집중해야 한다. (142p)

 

아주 오래 전 '왕'이라는 존재가 이 나라를 다스리던 시절에는 그의 음식을 담당하는 기미상궁이라고 있었습니다. 사방에서 왕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지라 먹는 것 하나에도 조심을 해야 했었죠. 기미상궁은 왕이 음식을 먹기 전 은숟가락을 가지고 독이 있나 검사를 해 본 다음 자신이 그 음식을 직접 먼저 먹음으로 독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런 후에야 왕에게 음식을 올릴수가 있었죠. 생각해보면 그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밥을 먹어야 하는 왕도 참 고달픈 생활이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와 같은 역할을 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독일이 이 세계를 다 통합하겠다고 야심차게 나선 전쟁이 있었죠. 그 가장 중심부에 서 있는 것은 바로 히틀러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먹을 음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먹게 함으로써 독살될 위험을 방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 선택된 것이 바로 이 시식단원들이었습니다. 남자들은 전쟁에 나가야 하니 선택된 것은 당연히 여자들이었지요. 독일의 우수성을 널리 전파하고자 했으니 당연히 독일 여자들로만 구성되었어야 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도 헛점은 드러났습니다만.

 

건강한 독일 여자들로 구성된 시식단원들이었지만 처음 모인 그들은 연합하기보다는 서로 견제를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있을법한 일들도 벌어지고 서로 친숙함도 생기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독살은 시도 되지 않습니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히틀러의 음식을 맛보는 시식단원들의 이야기로 그려지다가 장을 넘어가면서는 금지된 사랑으로 이어집니다. 아니 사랑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모순된 점들이 많네요. 그렇다고 단순한 장난으로 보기에도 무언가 맞지 않는 느낌이 들고 말이죠. 그저 살기 위해 그랬다고 생각해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근본적인 욕망이라는 성욕과 식욕, 그런 것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는군요.

 

마지막 장에서는 생각지 못한 낯선 등장인물이 눈에 뜨입니다. 아니 익숙한 이름이지요. 처음부터 계속되는 이름이었던 걸요. 소설 속의 인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현실속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는데 깜짝 놀라는 것처럼 그저 이름으로만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형테로 등장하니 조금은 놀랐을 뿐입니다. 시간적인 흐름도 있군요. 히틀러의 음식을 먼저 먹었던 그 여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히틀러의음식을먹는여자들 #문예출판사 #히틀러 #시녀이야기

#로셀라 포스토리노

<가제본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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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r*****e | 2020.04.09 리뷰제목
제목이 참 특이 하다 생각해서 구매했습니다. 제목 그대로 히틀러 총통의 음식에 독이 있는지 없는지를 미리 먼저 먹어보는 역할을 하는 여자들이 주인공이였는데요.. 우리나라 기미상궁 같은 역할을 하는거 겠죠? 그래도 기미상궁들은 은수저라도 있었다고 들었는데 이건 그냥 차출해다가 수당주고 먹으라는 식이니.. 그 시절 얼마나 야만적이였나 생각하게 됬습니다. 결혼한지 2년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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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특이 하다 생각해서 구매했습니다. 제목 그대로 히틀러 총통의 음식에 독이 있는지 없는지를 미리 먼저 먹어보는 역할을 하는 여자들이 주인공이였는데요.. 우리나라 기미상궁 같은 역할을 하는거 겠죠? 그래도 기미상궁들은 은수저라도 있었다고 들었는데 이건 그냥 차출해다가 수당주고 먹으라는 식이니.. 그 시절 얼마나 야만적이였나 생각하게 됬습니다. 결혼한지 2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남편이 군대에 입대하는 바람에 헤어져서 히틀러의 기미상궁 역할을 하게 된 여주인공이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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