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경력단절 8년째, 기본적으로 '화'가 내재되어 있다 말하는 98% 독박육아맘 이미선 저자의 에세이다. 아이를 기르는 일은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일이 것만 우리 사회에 맘충이란 굴레로 모두를 평가절하한다. 저자는 결혼해서 아이 낳기 전까지는 절대 몰랐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갑자기 솟아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오늘도 소리를 지른다. 오늘도 바쁜 남편을 출근시키고 두 아이의 엄마로 전쟁 중이다.
사실 아이가 없어 100%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동생과 지인들의 쏟아져 나오는 간증(?)으로 이미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오긴 했다. 하지만 그냥 들어온 것과 내가 겪은 것은 들은 것의 10%도 되지 않을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책으로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저자는 두 아이의 엄마로 8년째 살아보니 낳기 전에 들었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식당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이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소란을 피우지 않으려고 최대한 단속하지만 통제되지 않아 답답하다. 서로의 배려와 이해가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민낯에 운동복 입고 다니는 아줌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이 낳기 전에는 '저 엄마는 관리도 안 하나?'라고 속으로 핀잔 줄 때가 많았단다. 하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세수도 못한 얼굴로 대충 아무 옷이나 입고 마트에 가게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이 낳고 몸매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절대 아니다. 아이가 남긴 음식을 버리지 못하고 아까워서 자꾸 먹게 되면 늘어나는 살덩어리는 아이와 바꾼 전리품 같아진다. 마지막으로 길거리에서 떼쓰는 아이의 엄마를 한심하게 보았다. 아이는 떼쓴다고 다 받아줄 수 없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집이 떠나갈 듯 울거나 드러누워도 이제 조금은 이해가 간다.
전업주부, 독박 육아하는 엄마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직업이 주무이고 엄마라고 사회에서 낙오자 취급받아야 하는 건 절대 아니다. 비록 퇴근도 휴가도 임금협상도 없지만 가족의 평화와 안정을 맡고 있는 엄마는 오늘도 최전선에서 열심히 분투 중이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존경한다. 당신의 노고가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있다.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을 사랑하자, 비록 찌든 내 모습이나 그마저도 사랑해 줄 때 반짝반짝 윤이 나는 내가 거울 속에서 웃고 있을 것이다.
아들 딸 하나씩 키우면서 8년째 독박육아를 하고 있다는 한 엄마가 쓴 고백인데, 자신을 쓰레기 엄마라고 말하면서 그저 자신이 지금 힘들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고생한다고 한 번 토닥여 주면 그걸로 족하다면서 말이다. 출산 경험부터 시작해 몸조리하는 것, 모유수유 등 자잘한 육아의 일상들이 이 책에 펼쳐진다. 어찌보면 짠한 내용들이지만 저자의 말투에서는 결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마치 전투하듯 육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임신 전까지는 퇴근 후 동료와 함께 곱창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었지만 그런 곱창을 8년째 못 먹고 있다든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자신을 꾸미는 비용을 지불하는 데 인색해졌다는 것도 그렇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화내는 데 길들여졌다면서 엄마가 소리를 안 지르면 엄마 말이 말 같지 않냐면서 버럭 화를 내게 된다고 말한다. 자신의 아이들은 온화한 목소리로 말이나 행동을 제재하려 하면 들은 척도 안 한다는 것이다. 자신은 천성적으로 아이와는 안 맞는 모양이라면서 육아가 즐겁지 않다고 언급하고 있다.
아들인 첫째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야!"이고, 딸인 둘째에게는 "치대지 좀 마!"라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개인적으로는 딸 둘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아들 키우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들어서 알고 있지만, 이 책 속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저절로 아들 키우는 일에 대해 상상할 수 있다. 어쨌든 저자는 육아는 실전이라면서 상상 속 육아와 현실 속 육아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정부 차원에서 출산을 장려하지만 자신은 무턱대고 애를 낳으면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한다. 더욱이 돈이 없다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더욱 그렇다면서 말이다. 한편 결혼 후 극심한 스트레스로 매일 밤 술을 마셔 한 달 만에 체중이 10Kg이나 늘어날 정도로 평범하지 않은 시집살이로 고생했다는 이야기도 언급되고 있다. 저자의 넋두리 아닌 넋두리를 쭉 읽어보면 묘한 느낌이 든다. 우리 집 아이들은 내가 봐도 별 말썽 없이 잘 자라주어서 육아를 하면서 기쁨이 많았었는데, 정반대의 입장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는 생각, 육아가 천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도 많을 거라는 그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육아를 하는 엄마들이라면 심심풀이로 한번 읽어봐도 좋은 책이다. 나도 육아를 하고 있는 엄마이기 때문에 책 제목에 확 이끌려 읽게 되었는데 어느 부분은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전혀 공감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흔히 주변에 있을법한 엄마의 이야기 이다. 일단 저자는 스스로를 화가 많은 일명 '쓰레기엄마'라고 지칭하며 글을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화가 많은 엄마라면 이 책이 공감이 많이 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나는 화가 많은 편이 아닌건지 저자가 좀 심했다 싶은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도 중간중간 아기를 키우는 엄마라면 공감되는 부분도 있다.
"첫째를 임신 중일 때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었다. "빨리 나와서 엄마랑 재밌게 놀자." 그때까지만 해도 내 앞에 꽃길이 펼처질 것만 같았다. 매일 아이와 즐거운 나날을 보낼 줄로만 알았다. 그 누구도 내게 육아가 이렇게까지 힘들다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었다."
"육아는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내 뜻대로 되지도 않고,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열심히 한 티는 잘 나지 않으면서 잘못한 것은 바로 드러나 곤란하기도 하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아이는 내게 '힘듦'인 동시에 '위로'다 그리고 '반성'이다."
"엄마로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전업맘들은 사회생활을 하며 쌓아온 커리어도 포기한 채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래서 성취감을 느낄 만한 요소들이 필요하다. 개인 차가 있지만 하루에 5분이라도 취미 생활을 하고, 때로는 반찬 가게의 도움을 받고, 적은 금액이라도 자신을 위해 쓰고, 일기를 쓰면서 하루 동안 했던 많은 공적들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한다."
"육퇴 후의 시간은 곧 '나'이기도 하다. 아이를 챙겨야 하는 엄마로서의 내가 아니라 오롯이 '나를 위한' 내가 되는 것이다. 마저 끝내지 못한 집안일과 다음 날 아침을 위한 준비가 남아 있지만 '나 혼자'인 시간에는 그것마저 즐겁다. 늘 '함께' 있다가 '혼자'가 된 순간 느껴지는 자유. 그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때가 있다."
육아맘일때 가장 힘들었던점이
내가 하는 이야기에 대해서 아무도 공감을 못할때였다.
나만 이런걸까? 나만 힘든걸까? 왜 이렇게 힘들지.. 초보엄마인 나에게 있어서
너무 힘들었던 날들이 가끔은 엄마도 퇴근하고 싶다의 육아책을 통해서
많은 공감이 되었고, 앞으로 펼쳐질 일들에 대해서 미리 엿볼 수 있는것 같은
내용들이 담겨져 있어서 그 공감이 나에게 있어서 때로는 슬픔과 기쁨의 교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