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 무성애로 다시 읽는 관계와 욕망,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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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 무성애로 다시 읽는 관계와 욕망, 로맨스

무성애로 다시 읽는 관계와 욕망, 로맨스

리뷰 총점 10.0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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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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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획일적인 성을 강요하는 사회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 평점10점 | b*****t | 2023.07.07 리뷰제목
<에이스>는 무성애를 느낀 저자가 본인과 비슷한 무성애자들을 인터뷰하며 나눈 성적 다양성을 다룬다. 여기서 ACE는 무성애라는 뜻을 가진 영단어 "에이섹슈얼(asexual)"의 줄임말이다.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무성애는 성적 끌림을 아예 혹은 거의 느끼지 않거나 성생활에 관심이 없거나 성적 지향이 낮은 것을 일컫는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무성애의 스펙트럼은 엄청나게
리뷰제목

<에이스>는 무성애를 느낀 저자가 본인과 비슷한 무성애자들을 인터뷰하며 나눈 성적 다양성을 다룬다. 여기서 ACE는 무성애라는 뜻을 가진 영단어 "에이섹슈얼(asexual)"의 줄임말이다.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무성애는 성적 끌림을 아예 혹은 거의 느끼지 않거나 성생활에 관심이 없거나 성적 지향이 낮은 것을 일컫는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무성애의 스펙트럼은 엄청나게 다양한 편이고 그에 따라 성행위 가능 여부도 다르다. 예를 들면 성적 끌림은 잘 못 느끼나 애착이 가는 상대의 요구로 행위를 하는 사람도 있고, 아예 성행위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즉, 세상은 성욕을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로 생각하지만 사실 성적 끌림은 무조건적이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무성애자들은 혹독한 환경 속에서 혼란을 겪고 억압받아왔다. 로맨틱한 감정이 있어도 성행위를 원하지 않을 수 있는데 접촉이 없으면 상대로부터 사랑이 없다는 오해를 받는 것이 현시대에도 일상적일 것이다. 낮은 성욕은 병이라며 증진 치료까지 가는 경우도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에 저자는 주변을 더 아끼고 존중하기 위해 새로운 관점을 가질 것을 권한다. 성에 관한 강제적이고 해로운 내러티브를 해체하고 더 넓고 동등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출발점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하는 것이다.

 

고로 이 책은 그동안 획일된 성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고민이 많았던 이라면 꼭 읽어보는 것이 좋다. 스스로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다는 걸 깨닫고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포용적인 태도와 넓은 시야를 가지고 싶은 이들 누구나 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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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에이스[서평] 평점10점 | l*******1 | 2023.07.10 리뷰제목
이 책을 읽기전 단어조차 생소한 무성애자라는 단어의 뜻을 나는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했다. 나르시즘적인 사람인건가?라는 생각도 했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을 무성애자로 정체화했다. 자신은 성적 끌림을 한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적 끌림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말이 섹스를 싫어하는 사람을 뜻하진 않는다. 저자는 불특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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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전 단어조차 생소한 무성애자라는 단어의 뜻을
나는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했다.

나르시즘적인 사람인건가?라는 생각도 했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을 무성애자로 정체화했다.

자신은 성적 끌림을 한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적 끌림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말이 섹스를 싫어하는 사람을 뜻하진 않는다.

저자는 불특정 타인에게 육체적 충동을 경험한 적은 전혀 없지만,
연인과 특별한 친밀감을 주는 육체적 관계는 좋다고 한다.

물론 무성애자의 스펙트럼은 넓고 성적인 행위를 
보고 구역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타인에 대한 정서적 욕망이 육체적으로 나타날 뿐
불특정한 누군가를 보고 육체적 충동을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도 무성애자의 스펙트럼에 포함된다.

무성애자를 '정상'인과 완전히 구분되는 별도 집단으로 봤던 이전의 시선에서 
무성애와 유성애를 잇는 하나의 선위에 사람들은 제각기 놓여있구나라는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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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 평점10점 | d*******d | 2023.07.09 리뷰제목
여러분께서는 ‘무성애’라는 개념을 아시나요? 동성애, 범성애, 이성애의 개념은 익히 알더라도 무성애의 경우에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보편적으로 받아지는 타입을 대표로 무성애를 설명하자면, 성욕이 별로 없고 타인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지 못하며 섹스 자체에 지루함과 나아가 혐오를 느끼기도 하는 성향입니다. 다만 여기서 오해를 하면 안 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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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서는 ‘무성애’라는 개념을 아시나요? 동성애, 범성애, 이성애의 개념은 익히 알더라도 무성애의 경우에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보편적으로 받아지는 타입을 대표로 무성애를 설명하자면, 성욕이 별로 없고 타인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지 못하며 섹스 자체에 지루함과 나아가 혐오를 느끼기도 하는 성향입니다.

다만 여기서 오해를 하면 안 되는 것이 무성애의 범주는 앞선 범주에 한정되지 않고 더욱 다양한 형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이며, 무작정 섹스를 ‘혐오’하는 것은 아니라는 거예요.

하지만 무성애가 대중적으로 깊이 가시화되지 않은 현재로서는, 성욕과 성적 끌림이 타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 무성애자가 아직까지도 많은 오해와 혼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를테면, 그들을 어딘가 ‘결핍’되고 ‘잘못’되어 ‘고쳐야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무성애를 언젠가는 ‘변화’해야 하는 ‘비정상적’에 가까운 성향이라고 어렴풋이 생각해왔던 것 같아요. 성욕이, 성적 끌림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만 같았거든요.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난 후에는 정말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사람은 성욕과 성적 끌림을 갖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바라보게 하는 유성애적 관점이, 여러 무성애자들에게 깊은 소외감을 주고 굉장히 폭력적인 것이 될 수 있음을 느꼈어요.

무성애자인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가 ‘디폴트’라 생각하는 이성애는 학습?조건?강화된 정치적 제도라고 말이죠. 사회 구조가 이성애를 주류로 여길 수 있도록 되어 있었기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라고요.

같은 맥락으로 유성애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해요. 왜 성욕과 성적 끌림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렇게도 당연해야만 했을까요? 우리는 암묵적이게 다수로 채택된 관념에 상처 입는 소수자들은 잘 생각하지 못합니다. 심지어는 그들이 소수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 되레 해당 집단을 공격하기도 하고요.

책은 이러한 부분들을 지적하며, 무성애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책에는 저자와 같은 다양한 무성애자들의 인터뷰가 담겨 있는데요.

그들이 무성애자로서 겪은 경험을 통해 인생에서 느꼈던 혼란과, 그 혼란을 극복하고 자신을 인정한 뒤 끝내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러한 모습을 통해 저는 ‘없다’는 것은 결핍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요. 없는 것은 있는 것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다양성 중 하나이고, 이를 고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수용’과 ‘존중’이 필요한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성적인 끌림이 없어도, 심지어 누군가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느낄 수 없어도 그건 잘못된 것이 아니었어요. 고치려고 애쓰거나 상처받지 않아도 되는 거였어요. 그저 그렇게 느끼는 대로 살면 되었던 거죠.

더욱이 꼭 성적인 것에 얽매인 삶이 아니라 운동을 하거나 달콤한 디저트를 먹는 등 나를 채워주는 것들은 참 많이 있음을, 또 사랑하는 관계에서 꼭 성적인 것만이 사랑을 증명하는 절대적 척도가 아님을 알 수 있었어요.

이 책은 기존의 섹슈얼리티(성적에 관한 모든 것)의 내러티브에 훌륭한 반기를 드는 책입니다. 더불어 개개인이 갖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내가 ‘나’로서도 편안하고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역시 세상은 딱 정해진 몇 개의 틀로 막연히 가둘 수 없는 다채로움을 띠고 있는 것 같아요. 그 다채로움을 지키기 위해, 기존의 성적 내러티브를 파괴하면 정말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가 있게 될 듯합니다.

혹시나 알까요, 나도 모르게 느껴왔던 어떠한 억압이 그를 계기로 숨통이 트이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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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보고 듣지 않으면 모를 수밖에 없는 누군가의 이야기, 「에이스」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c******t | 2023.07.04 리뷰제목
보고 듣지 않으면 모를 수밖에 없는 누군가의 이야기.   무성애 無性愛, Asexuality 누군가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거나, 성생활에 대한 관심이 적거나 완전히 없는 것을 뜻함.           인간의 마음을 편견 하나로 함부로 재단하고, 반대하고, 가벼이 여기는 태도는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도드라지는 문제다. 이렇게 편견을 바탕으로 함부로 말한 사람 입장에서는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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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지 않으면 모를 수밖에 없는 누군가의 이야기.

 

무성애 無性愛, Asexuality

누군가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거나, 성생활에 대한 관심이 적거나 완전히 없는 것을 뜻함.

 

 

 

 

 

인간의 마음을 편견 하나로 함부로 재단하고, 반대하고, 가벼이 여기는 태도는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도드라지는 문제다. 이렇게 편견을 바탕으로 함부로 말한 사람 입장에서는 딱히 눈에 띄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으니 기억에도 안 남을 만큼 사소하겠지만,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 상처가 한 겹 한 겹 마음에 쌓이는 것이다.

 

 

이제라도 서로를 위해 그런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타인에게 "그럴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그 시작점에 있는 책, 현암사의 「에이스, 무성애로 다시 읽는 관계와 욕망, 로맨스」가 있다.

 

 

이 책은 없는 것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모두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에 자신은 없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편견과 싸우는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그런 무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곁가지로 다양한 형태의 사랑, 그리고 소수자의, 더 나아가 소수자의 소수자인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다룬다.

 

 

지구에 존재하는 인구 수를 생각해 보면, 이 책은 불특정 다수에게 읽기를 권장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들은 사례뿐만 아니라, 미국 드라마 닥터 하우스의 예를 들며 대중매체에서 보여졌던 무성애에 대한 오류를 꼬집기도, 그레이 아나토미의 예를 들며 퀴어 플라토닉에 대해 설명하기도 하는 이 책은 마치 포토샵의 색상표처럼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사례가 인상 깊었다.

 

 

첫 번째는 성관계에 대해 여성의 경우는 그 행위를 좋아한다고 해도 항상 남성을 위해 한다는 편견이 지배적이었었는데, 그 반대의 경우 남성은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이상한 취급을 받고 있다는 성 고정관념 때문에 자발적으로 성관계를 꺼리는 무성애자 남성이 인셀(involuntary celibate, 비자발적 독신 주의자)과 종종 뭉뚱그려진다는 사례였다. 주변에 이런 성향의 아는 사람이 없다 보니, 처음 깨닫게 되는 무성애자 남성의 불편함이었다. 괜한 편견을 가져서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첫 번째 사례.

 

 

두 번째는 2부의 6번째 이야기로 다루어지는 카라라는 인물의 사례인데, 그녀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면서도 무성애자로 자신을 정체화했다고 한다. 이 성향은 아이러니하게도 양쪽 집단에서 그녀는 어느 쪽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마치 뜨거운 감자처럼 여기저기로 던져졌다고 하는데, 장애인 공동체에서는 장애인이 성관계에 대한 욕구가 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었고, 무성애자 공동체에서는 무성애가 장애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 사태에서는 편견이, 편견을 가진 사람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자 문제임에도 말이다. 모두가 서로가 자기 자신에 대해 정체화하고 주장하는 것에 이것저것 토 달지 않고 고개를 끄덕여 주었으면 하는 두 번째 사례였다.

 

 

 

▲ 주변에 없으면 듣기도, 알기조차도 어려운 누군가의 이야기.

▲ 보편화 되었던 개념을 다시 생각해볼 질문은 자기 자신에게도 도움이 될 것.

 

 

 

당연시 여기는 욕망인 사랑과 성관계에 그것들이 없음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더욱 다양한 사람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을 사랑, 성욕 이외의 다양한 개념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될 수 있음은 큰 수확이기도 했다.

 

 

이 책은 무성애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수많은 사랑과 관계의 형태 역시도 곁다리로 소개하고 있고, 필자 역시도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정의할 수 있었다. 필자는 이 책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이해함과 동시에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성애와 무로맨스의 개념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본 서평은 현암사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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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단순하지 않은 사랑의 길로. 평점10점 | n******1 | 2023.07.04 리뷰제목
단순하지 않은 사랑의 형태를 마주하기 전까지는 일원화된 개념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적절한 언어로 표현된 '무성애'는 경험 해보지 못한 세계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마치 발명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개념이 무성애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어떤 한 단어로 규정지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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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지 않은 사랑의 형태를 마주하기 전까지는 일원화된 개념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적절한 언어로 표현된 '무성애'는 경험 해보지 못한 세계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마치 발명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개념이 무성애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어떤 한 단어로 규정지을 수 없는 '무성애'(ASEXUALITY)는 이분화되지 않은 스펙트럼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하지만, 전부는 아닌 무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기 시작한다.

우선 무성애에 관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성적 끌림과 성적충동에 대한 개념이 확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성적 끌림은 '정신적으로' 다른 누구에게 느끼는 것이며 성적충동(리비도)은 '신체적' 반응으로 성적 해소를 원하는 욕망이다. 따라서 성적 끌림은 성적충동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성적 끌림과 성적충동이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유성애의 세계와는 달리 '성적 끌림'이 존재하지 않는 무성애의 세계는 이러한 섹슈얼리티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만 했다. 아닌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정의를 내려야 하는 모순에 빠지며 겪게 되는 혼란스러움은 배타적이라는 시선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정해지지 않는 것을 정의하는 일은 그만큼 무성애의 세계가 포괄적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가치중립을 지키고 있는 무성애는 고정되지 않아서 그 미묘함을 설명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고정관념은 이상적 남성성을 추구하며 남성성에 대한 억압으로 이어져 강제적 섹슈얼리티를 강하게 요구받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것에 합류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처럼 관계하지 않는 인구에 대한 두려움이 이렇게 표현된다는 것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편견과 관련된 성적 끌림에 대한 내용은 유색인종과 백인, 여성과 남성, 비장애인과 장애인으로 나뉘어 정의된다. 당연할수도 없는 성과 관계는 정치적이며 더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

한 가지만 생각하면 다원화된 이 사회를 해석하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나에 대한 규정을 '나'에게 맡기지 않고 사회에 속한 대로 해석하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기준을 조정하게 된다면 '해방'이 아닌 '통제'의 길로 걸어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다. '-다움'이라는 문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당연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람은 생각보다 매체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저자가 추천한 작품은 216p에 기술되어 있다) 이 복합적인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서 많이 이야기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하나의 단어로 규정지을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다. 이름이 있다고 해도 그 전부를 설명하기 힘들고 온전한 것으로 존재하기도 힘들다. 그만큼 어떤 단어는 그 전부를 표현하지 못하곤 한다. 어쩌면 당연하지만 각기 다른 경험에서부터 오는 생각이 단어에 반영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꽤 자주 나오는 단어 중 하나인 '기본값'이라는 용어는 사회가 규정한 '비정상'이라는 개념으로 쓰인다. 그러면서 폭력적인 규범에 들어가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예기치 못한 생각의 범주로 독자들을 빨려들게 한다. 만약 '무성애'가 '기본값'이 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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