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 왼쪽 위에 동그라미에 써 있는 문구
신예희의 여행 타령 에세이
여행 에세이가 아니라, 여행 타령! 이제 제목을 다시 보면, 여행을 못가서
쓴 글? 맞다. 그렇다. 저자는 지난 2년간 꼼짝없이 내가 나고 자란 이곳에
두발 딛고 있어야 하는 심정을, 이전에 다닌 여행에 관한 썰을 풀면서 스스로를,
그러면서 읽는 독자 또한 위로하는 글이다.
사진 한장없는 여행에 관한 책이지만, 여느 여행사진들보다 더 또렷하게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나는 저자의 여행이야기를 읽는데, 내 머릿속은 내가 다닌 여행이 떠오르는 따로 또 같이 함께 여행을 그리워하는 책이다.
솔직담백대담!
저자님의 책은 처음 읽는데, 거침없이 전개되는 경험담이 신선하다. 읽으면서 킥킥대고,
여느 나라, 도시를 자세히 훑어주면, 내 몸은 둥둥 떠서 거기 어디쯤 걷고 있는 듯 하다.
인스타그램 책소개에서 저자의 트윗을 캡춰해놓은 것을 보고서야, 내가 팔로잉 하고 있는 분이라는 걸 알았다. 이런 우연이!!! 트위터에서 누군가의 리트윗으로 이 분, 재밌다! 하고 팔로잉했는데!!
짐싸는 법, 공항이용법, 숙박잡는 법, 여행을 기록하는 법, 비상약 챙기기등등 해외여행의 알찬 팁이 곳곳에 있다. 여행 타령이지만, 삶에 대한 번뜩이는 충고와 요령이 또한 마음에 쑥 들어온다.
딱, 하고 걸리는 순간 과거의 불행한 일이 떠오르고, 현재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돌아보게 되며, 미래가 암담하게 느껴지곤 한다. 이때 확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골치 아파진다. 안 돼! 정신 차렷! 하며 마음속 냉장고에서 차가운 박카스를 한 병 꺼내 뚜껑을 드드득 돌려 딴 다음 숨도 쉬지 않고 쫙 원샷해버리는 것이다.
P86
여행지에서 문득 외로워지는 날엔 스타벅스를 간다는 저자, 매일 가는 집 앞 같아 마음이 안정된다는 데, 비슷한 듯 다른 이유로, 나도 외국에서 갔던 적이 있다. 커피 한잔 마시고 싶은데, 낯선 카페는 주문하다 엉뚱한 메뉴를 시킬것 같아서, 도보여행을 하다 잠시 쉬고 싶어서...
저자는 외국에 나가서도 영어이름없이 자신의 이름을 쓴다고 했는데, 나는 오래전 동호회 닉네임으로 쓰던 제시카를 자연스레 사용한다 ㅎㅎ
누가와 갈지, 어떤 목적으로 갈지, 어느 나라가 지금 당장 가고 싶은지 등 여행에 관한 모든 수다가 다 담긴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 유쾌통쾌한 에세이. 특히나, 여자로서 여행갔을때 난감했던, 당당했던 경험담은 여성독자들에게 공감 백배이상일 것이다.
먹기 위해 여행 간다는 저자의 말에, 나도 여행내내 즐겼던 먹거리가 생각나서 여행때 찍었던 사진들을 찾아봤다. 여동생과 오후의 티타임을 즐겼던 유럽여행 중 어느 카페. 무슨 맛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아쉽다. 참 맛있게 먹었을텐데 ㅎㅎ
내가 가봤던 나라는 한 손으로 셀수 있는데도 책 읽는내내 어디든 좋으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보다 몇 배 더 많이 다녔을 저자는 얼마나 더 그리울까!!
대학 친구랑 우리 만난지 30년 되는 올해, 홍콩이나 마카오로 기념여행가자고 했는데.
올해, 가능할까? 내년은...?
나는 내내 여행을 생각했다. 이 모든 게 끝나면 제일 먼저 가고 싶은 장소를 꼽아보았다. / 에필로그
'못 간다'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버리고, 갈 수 있는 때가 오면 바로 떠날 수 있게, 하루하루를 더 알차게 쓰기로 마음 먹자. 아마, 그러라고 저자 또한 이 책을 쓴 것일지도...
<<쌤앤파커스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