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인 케미스트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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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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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영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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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j*******9 | 2022.07.31 리뷰제목
삶을 살아가면서 스스로의 한계를 정해두지 않고 달려가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가? 아마 그런 경험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종종 나는 책을 통해 그런 인물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에 경외심을 느끼며, 인물이 가는 길 끝에 좋은 일만 기다리고 있기를 염원하게 된다.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해도, 몇 시간 전에 처음 봤다고 해도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스스
리뷰제목

 

삶을 살아가면서 스스로의 한계를 정해두지 않고 달려가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가? 아마 그런 경험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종종 나는 책을 통해 그런 인물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에 경외심을 느끼며, 인물이 가는 길 끝에 좋은 일만 기다리고 있기를 염원하게 된다.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해도, 몇 시간 전에 처음 봤다고 해도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힘이 있다고 믿고 가는 인물의 여정을 얼마만큼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는가의 여부다. 나는 책 밖의 독자일 뿐이지만 주인공을 보며 다양한 감정변화를 겪는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식으로 말하면 다양한 화학작용의 결과물쯤 될까. 

 

 

이 소설의 주인공인 '엘리자베스 조트' 또한 스스로의 한계를 정해두지 않고 처음부터 대단한 목표와 의지를 보여준다. 여성 화학자로 커리어를 쌓고, 화학자로써 자신의 이름을 온전히 지키기위해 결혼보다 자신의 성을 끝까지 가지고 있길 원하며, 아이에는 별 관심이 없고 반려견에는 관심이 있다. 엘리자베스 조트는 무엇보다 자신의 손으로 이룩해낼 수 있는 커리어를 중시하는 여성인 셈이다. 문제는 엘리자베스 조트가 살고있는 시대적 배경이 1960년대라는 데 있었다. 당시 여성은 남자의 액세서리였으며, 가정에서 온화하게 웃으며 세끼 밥을 짓고, 희생이 당연시되며 '남자니까' 저지르는 부적절한 행위들에게 침묵하기를 요구받는다. 거기에 여성 화학자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실제로 엘리자베스 조트는 여성이었기 때문에 살아가며 많은 문제를 맞닥뜨리고 시험에 들게된다. 

 

 

내가 '레슨 인 케미스트리'라는 소설을 접하게 된 건 우연이었다. 애플 TV에 드라마로 방영된다는 것에도 관심이 없었고, 어느 화학자가 대국민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는 요리 프로그램 '6시 저녁 식사'의 진행자가 된다는 사실에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단 한문장으로 인해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들아, 상을 차려라. 너희 어머니는 이제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라는 문장. 엘리자베트가 말하는 이 대사 하나로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내 할일은 해뒀으니 이제 너희도 일을 해야한다는 당당함, 나만의 시간을 주장할 수 있는 자신감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더불어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날리는 화학지식의 폭격을 보며 도대체 이게 뭐지?라는 생각에 궁금해지기도 했다.



1권 22p

 

아마 엘리자베스 조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6시 저녁 식사'를 봤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의 심정이 아니었을까. 30분의 시간동안 저녁메뉴를 설명하며 조트는 단 한번도 웃지않고 진지한 태도를 유지한다. 사근사근하게 굴며 셰리주를 마시지도 않고 딱 붙는 옷을 입고 육감적인 몸매를 뽐내지도 않는다. 오히려 헐렁한 화학자 가운을 입고 한쪽 귀엔 연필을 꽂았으며 아기자기하고 분홍색으로 꾸며진 주방을 보곤 질색하며 심플하게 만들었다. 당연히 방송국 PD는 기함하고 방송이 망했다며 끝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조트에게는 남들에게 없는 것이 있었다. 자신은 누군가의 어머니나 여자, 아내가 아니라 그저 '엘리자베스 조트'라고 말하는 당당함과 자심감이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런 프로그램이 정말로 있다면 조만간 폐지의 수순을 밟게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조트같은 사람이 있다면 글쎄 태생문과인 나도 방영시간을 기다릴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자, 이런 프로그램이 정말로 방영된 적이 있었는지에 대해 말이다. 우리는 여성 진행자가 괴짜같은 행동을 하며 요리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다. 흔히 보는 요리프로그램은 중후한 진행자가 나와 깔끔한 앞치마를 입고 누구든 따라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요리법을 차근차근 설명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엘리자베스 조트는 어떨까? 조트는 화학자이자 여성인 자신의 입장에서 제일 먼저 고정관념을 내버렸다. TV앞에 앉은 여성들 또한 자신처럼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 아래 굉장한 화학지식 폭격을 가한다. 시금치를 요리한다면 시금치의 효능을 설명하며, 식초와 소금 물 등은 원소기호로 부르고, 화학자로써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요리는 화학이며, 화학은 생명이다. 모든 것을 바꾸는 여러분의 능력, 바로 자신을 바꾸는 능력도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라는 그녀의 말은, 엘리자베스 조트 스스로가 이미 모토로 삼고 있음을 의심할 여지도 없었다. 

 

 

프로그램의 설명만 들으면 이상한 게 맞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조트의 말은 묘하다. 태생문과인 나조차도 흥미로운 화학지식에 관심이 가게끔 한다. 원소기호라곤 물과 공기 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화학 포기자인데 이상하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원소기호들이 궁금해진다. 이런 호기심이 나에게만 생긴 게 아니었는지 엘리자베스 조트의 '6시 저녁 식사'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게된다. 어쩌면 사람들은 매일 반복적으로 해오던 일상에 숨겨진 거대한 지식을 발견하고, 새로운 재미와 신선함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에 더욱 더 열광한 것이 아니었을까. 보통 일상에서 아무생각없이 보는 것들에 거대한 비밀이 숨겨져있다고 하면 관심이 안갈래야 안 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엘리자베스 조트는 시청자들을 먼저 인정해주었다. 나와 당신들은 보잘것없는 존재가아니라 화학식을 이해할 수 있으며, 가족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숭고한 일을 하는 중이고, 유능하면서 사고가 풍부한 존재이며. 자신은 그들을 믿는다고 말해주었던 것이다.

 

2권 44p

 

소설을 읽는 동안 엘리자베스 조트는 정말 멋진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좌절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앞으로 나갔으며, 자신만의 한계를 정하지 않고 삶을 살아냈다. 여성에게 잔혹했던 1960년대에서도 비혼주의에 딩크족이며 무신론자다라고 말하는 용기가 대담하기도 했다. 저 사상들 중 하나라도 밝히면 기함할만한 것인데, 엘리자베스 조트는 사람들 앞에서 남자의 청혼을 거절하기도 하고, 생방송 중에 무신론자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한다. 모든 여성들이 모른척 침묵하는 상황에서 모두가 볼 수 있는 TV에 나와 아무도 소리내 말하지 못했던 신념을 입에담는다? 모두의 표적이 될 것이 틀림없다. 이건 요즘의 세태에도 비슷할텐데 1960년대엔 오죽했을까. 하지만 엘리자베스 조트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세상엔 다양성이라는 게 있는데 대체 문제될 것이 무엇인가라며 주옥같은 멘트를 많이 날린다. 문제는 편견에 가득찬 우리라며 '우리'를 고쳐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 또한 하나하나 맞는 말 뿐이라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렇다면 엘리자베스 조트가 철이 없어서, 세상이 자기편이라서 그렇게 말하며 살아왔을까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믿고 화학자가 될 정도로 강단있고 명석한 두뇌와 끈기가 있었던 여성이었다. 사기꾼이었던 아버지와 그 파트너였던 어머니, 스스로 삶을 끊어버린 오빠, 성폭행을 당한일로 취소된 학위, 모두가 무시했던 화학 연구소에서 엘리자베스의 능력을 알아준 영혼의 동반자의 죽음, 전혀 계획에 없었던 딸의 임신 등등 엘리자베스 조트를 찾아온 시련은 많았다. 심지어 같은 여성들에게조차 손가락질 받았으며 남편이 없는 미혼모라는 사실이 영원한 약점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엘리자베스 조트는 세상의 편견을 정면으로 깨부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실제로 조트는 모두가 고개를 내젓는 상황에서도 편견이라는 장애를 없애버린다. 조트는 개에게 단어를 가르치며 대화하기도, 어린 딸에게 고난도의 책을 읽게하기도, 아들 다섯인 어머니에게 아직 늦지 않았으니 의과대에 입학할 수 있다고 격려하기도 한다. 뒷일 생각은 안하고 일단 지르고 보나 의심스러웠던 일들은 뒤에서 모두 '믿음'이라는 현명한 결과가 되어 돌아왔다. 비록 소설이라 긍정적인 면만 있다 할지라도 엘리자베스가 했던 행동의 결과들 중엔 마음을 울리는 포인트가 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았다. 만약 결과가 나빴다고 해도 조트는 낙심하지 않고 다른 일을 찾아보자고 했을 것이다. 엘리자베스 조트의 말처럼 용기는 변화의 뿌리이며,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니까 말이다.

 

2권 90p

2권 132p

 

사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임에도 지금의 상황과 비슷한 점이 많이 눈에 띄어 놀랐다. 여자라면 혹은 남자라면 이래야지라는 편견은 완전히 사라졌을까?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이 편견은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살아남아 이어져 내려왔고 지금도 여전하다. 조금의 변화는 있었을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여전히 편견이 존재한다. 아마 사는동안 누구든 한 번은 겪은 일이 아닐까. 책을 보면서 내향적인 성향이라 조용히 있는 걸 좋아하는 걸 보곤 여성적이라 표현했던 사람들, 왜 여자인데 요리를 좋아하지 않냐고 물었던 사람들, 그저 좋아하는 걸 했을 뿐인데 왜 여자가 그러고 있냐라는 시선을 보냈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런 부분은 가족들 또한 마찬가지라서 엘리자베스 조트처럼 '나는 나일뿐 다른 무언가가 아니다'라고 말하기가 참 어렵다. 비록 성별 뿐만이 아니더라도, 오래된 고정관념과 편견은 역시 우리가 바꿔나가야하는 거대한 과제가 아닐까는 생각이 절로 드는 이유다.

 

 

그런 부분에서 소설에서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점은 '레슨 인 케미스트리'가 어머니의 힘을 강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엘리자베스 조트는 비혼주의에 딩크족이었다. 아이대신 반려견이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아이가 찾아오게 되며 엘리자베스 조트의 인생에는 많은 변화가 생긴다. 만약 이 소설이 가족애를 중시하고 여성으로써의 주인공을 아름답게 포장했다면 '아이를 위해서'라는 목표아래 엘리자베스의 가치관이 변했을 것이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조트는 여전히 화학자였다. 동시에 딸인 매드의 엄마였다. 희생과 애정으로 점철된 삶이 아니라 자신만의 꿈과 목표를 챙기면서 어머니역할도 해냈던 것이다. 조트는 결혼을 하면 은퇴가 당연시 되었던 여성들이라는 편견을 깨부수고 화학자라는 길을 계속 걸어간다. 이런 조트의 모습을 보며 어떻게 그 끝에 빛이 없으리라는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때문에 엘리자베스 조트의 여정을 함께 걸어가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었다.

 

 

확신에 가득찬 엘리자베스 조트의 말을 들으면 나도 믿음을 받았다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 자신을 믿고 꿋꿋하게 삶을 살아온 엘리자베스 조트의 모습을 보면 왠지모를 자신감도 전해져온다. 그 밖에 그녀가 편견에 대해 일침을 날릴 때는 속이 시원했고, 책 곳곳에 숨겨진 유머코드도 재밌게 읽었다. 하지만 책을 모두 다 읽고나서는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판타지같은 이야기라고.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여전히 지독한 편견 속에서 살고 있고, 우리가 모르는 누군가는 그 편견 때문에 죽고 싶도록 힘들 수도 있다. 어쩌면 앞으로 걸어갈 길은 엘리자베스 조트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레슨 인 케미스트리'는 소설을 넘어 현실에 있는 사람에게 용기와 위로를 전해온다. 동시에 스스로의 마음도 다잡게 만든다. 혹여나 당신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면 당신에게 엘리자베스 조트와 같은 힘이 생기기를. 어쩐지 그런 염원이 소설 가득 담겨있는 것도 같았다.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용기는 변화의 뿌리라는 말을요.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 2권 236p

 

#레슨인케미스트리 #보니가머스 #리뷰 #다산북스

3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3 댓글 21
종이책 [소설] 레슨 인 케미스트리 샘플북 평점10점 | c********u | 2022.06.10 리뷰제목
뭔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애플TV 방영 예정으로 올 최고의 기대작이라길래 출간 전 서평단으로 맛이라도 보고 싶었다. 얇은 두께라 단숨에 읽었다. 아니 두꺼웠더라도 그랬을 게 분명하다.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잊게 만들었다.   시작부터 이리 흥미로울 수가! 정성스레 싸준 딸아이의 도시락을 먹어치우는 친구 아빠에게 따지러 갔다가 전국적으로 유명 인사가 된다니. 그것도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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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애플TV 방영 예정으로 올 최고의 기대작이라길래 출간 전 서평단으로 맛이라도 보고 싶었다. 얇은 두께라 단숨에 읽었다. 아니 두꺼웠더라도 그랬을 게 분명하다.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잊게 만들었다.

 

시작부터 이리 흥미로울 수가! 정성스레 싸준 딸아이의 도시락을 먹어치우는 친구 아빠에게 따지러 갔다가 전국적으로 유명 인사가 된다니. 그것도 미모의 주부이자 화학자라니 더 흥미를 더한다. 그리고 그의 인생을 이렇게 만든 이야기는 남자로 이어진다. 조정하는 화학자다.

 


43쪽

 

뭐지? 이 소설? 흥미롭던 얘기가 빠르게 성차별을 외친다. 마치 조용한 공간에서 갑자기 확성기에서 터져 나온 외침처럼. 하이라이트이긴 하지만 하이라이트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이야기는 엘리자베스 조프를 중심으로 가부장적 성차별, 성폭력, 동성애, 종교, 결혼, 사회제도, 남성 평등 등을 아우르며 폭넓게 메시지를 담는다.

 

“'엘리자베스 조트, 너는 세상을 바꾸게 될 거야.' 캘빈은 저도 모르게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 말을 입 밖에 낸 순간 사실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엘리자베스는 아주 혁명적인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제아무리 반대파들이 끝없이 몰려와도 불멸의 존재로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벌써 첫 번째 추종자를 달고 오지 않았나." 103쪽

 

참을 수 있었다. 엘리자베스가 헤이스팅스 연구소에서 여전히 차별을 받을지 어쩔지, 결혼을 거부하던 그가 어떻게 3살 때 이미 책을 읽어버리는 매들린의 엄마가 되게 되었는지 그리고 조정하는 남자인 캘빈이 원한을 품었던 남자가 진짜 아빠였는지는 궁금하지만 그래도 참을만했다. 그런데 마지막 37분 뒤에 죽었다, 라니. 욕이 터져버렸다. 370,000,000,000,000 시간처럼 억겁의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이 긴 시간이 아닌가.

 

매일 저녁 6시, 엘리자베스 조프를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애플TV 앞에 앉아 브리 라슨을 기다리고 있을 게 뻔하다. 그에 앞서 출간은 언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완독하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레슨인케미스트리 #보니가머스 #심연희 #다산책방 #서평단 #책리뷰 #드라마원작 #추천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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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재미 보장 [레슨 인 케미스트리] 평점9점 | g********s | 2022.08.14 리뷰제목
다산북스에서 독서모임에 책을 지원해주는데 덕분에 여섯명이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1권은 지원 받고 2권은 자비로 구매하였습니다. 다 읽고 만난 독서모임 멤버들. 모두가 한소리로 한 말은 “재밌다!” 였고 “1권이 더 재밌다!” 였습니다. 여섯 명의 책 취향이 다르고 소설 안에서도 트렌디한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작품성을 인정받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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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에서 독서모임에 책을 지원해주는데 덕분에 여섯명이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1권은 지원 받고 2권은 자비로 구매하였습니다. 다 읽고 만난 독서모임 멤버들.

모두가 한소리로 한 말은 “재밌다!” 였고 “1권이 더 재밌다!” 였습니다. 여섯 명의 책 취향이 다르고 소설 안에서도 트렌디한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작품성을 인정받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었음에도, 공통적으로 한 말이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이었습니다. 

1950년대 60년대의 여성의 지위를 과학 연구소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부당한 대우와 성차별을 부담스럽지 않게 이야기에 녹여냅니다. 쾌활한 문장입니다. 미국의 과학계라면 높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인데 여성 연구자에 대해 이런 대우를 하였다고?, 50-60년대의 미국 사회가 이 정도 수준이었다고?, 등 소설 속 묘사된 여성에 대한 내용들에 우리들은 한마디씩 하였습니다. 더욱이 지금도 이 소설이 통한다는 것은 소설 속 모습이나 현재의 여러 모습들이 겹치기 때문일 것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60대 여성작가입니다. 뒤늦게 작가의 길을 가고 있는 분이네요. 박완서 작가님 생각이 났습니다. 작가에 대한 정보 없이 읽었다면 힘이 넘치는 이야기여서 젊은 작가가 썼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가독과 재미 그리고 사회적 의미를 담은 소설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레슨 인 케미스트리, 괜찮네요.


*다산북스에서 독서모임 지원으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비문이 아닐까?    192쪽. 맞는다고?->맞다고?

*오타가 아닐까?  200쪽 맞추기->맞히기     254쪽. 맞춰봐->맞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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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크리스티나가 엘리자베스에게 평점9점 | YES마니아 : 골드 n*******u | 2022.07.30 리뷰제목
<크리스티나가 엘리자베스에게>      하늘과 땅이 딱 붙어 죄다 망하길 바라던 숱한 순간을 떠올리며 책을 읽었다.      고등 학교 시절 문과와 이과 사이에서 진로를 정할 때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가. 점을 봤다. 나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가운을 입고 고글을 쓰고 실험을 하고 연구를 하고 세상의 미지를 밝히고 싶었다. 재능도 있었던 편이다. 나중에 문과로 진학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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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가 엘리자베스에게> 

 

  하늘과 땅이 딱 붙어 죄다 망하길 바라던 숱한 순간을 떠올리며 책을 읽었다. 

 

  고등 학교 시절 문과와 이과 사이에서 진로를 정할 때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가. 점을 봤다. 나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가운을 입고 고글을 쓰고 실험을 하고 연구를 하고 세상의 미지를 밝히고 싶었다. 재능도 있었던 편이다. 나중에 문과로 진학하고 나서 치른 전교 과학경시대회에서 문이과 통틀어 1등을 했으니까. 흠, '재능이 있었던 편'이라는 표현은 아무래도 내숭같다. 나의 과학적 사고 능력은 빛이 났다. 그런데 이과를 안 갔다. 문과를 갔다.

 

  누가 봐도 비합리적인 선택에 대한 변명을 해보겠다. 탁월한 과학 성적에 반해 수학 성적이 모자랐다. 그 시절 여고의 문과와 이과 비율은 8:2 정도 됐고(2022년의 여고도 그런지 모르겠다), 문이과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학생에겐 문과를 권하는 분위기였다. 여자는 문과적 성향이 강하므로, 그곳에서 더 두각을 보일 거라는 조언이 따라왔다. 갈팡질팡하는 맘에 점집에 갔고, '너는 사주에 물(水)이 없다. 사주에 물(水)은 돈, 숫자를 의미하는데, 너는 그게 없으니 문과를 가야겠다.'는 말에 안전한 선택을 하기로 했다.

 

  그 후의 삶은 대체로 그런 식이었다. 유순한 아이, 평범함 선택. 틀을 박차고 나가길 응원하는 목소리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형아 지금이라도 이과로 변경해야지, 과학경시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잖아.

지형아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목표를 정해봐, 너 전교 1등이잖아.

지형아 고시를 준비해 봐, 외교관이 되고 싶어 했잖아.

지형아 대학원을 가봐, 학부시절 너의 리포트는 최고였어.

지형아 로스쿨을 가봐, 너의 성향과 잘 맞을 거야.

지형아, 젠장 듣고 있어? 시도라도 해보라니까!

수많은 가능성으로부터의 호출을 뒤로하고 쉬운 길을 갔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자 이런 소리를 들었다.

지형아, 정민이가 문창과를 가서 시나리오를 쓴대.

지형아, 순철이가 삼수를 하더니 의대를 갔대.

지형아, 수현이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영국에 취업했대.

지형아, 너는 공공기관에 다닌다고 했지? 하하하, 거기도 훌륭하지.

나는 그만 타인의 눈부신 성공에 눈멀고 말았다. 그리고 종종 생각한다. 세상이 끝났으면 좋겠다. 엘리자베스가 물이 가득 찬 채석장에 뛰어들고, 바닥에 발이 닿는 순간을 상상한다. 그래, 엘리자베스. 나라면 그 바닥에서 안 나올 거야.

 

  다른 사람이나 환경을 탓할 순 없다. 나는 거친 60년대에 사는 게 아니니까. 엘리자베스같은 선구자들이 일궈낸 투쟁의 역사를 거쳐 이름도 눈부신 뉴밀레니엄 시대를 살았으니까. 내 앞을 막는 사람은 없었다. 굳이 방해물을 찾아내자면 통계라는 이름을 뒤집어쓴 통념이 있었다. 여자는 문과에 많이 가잖아. 여자에게 어울리는 직종이 있지. 환영해, 여기는 여자가 근무하기 좋은 직장이야. (엄밀히 따지면 그 직장에 다니는 아내를 둔 남자에게 이득이 더 많은 직장이라고 생각한다. 정시퇴근, 육아휴직 등으로 가정에 전념할 시간이 많아진 아내 덕에, 남편은 사회생활을 하기 좋으니까.) 안정적인 중산층이 되었다. 그리고 딸을 낳았다. 나는 딸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생각한다. 

'한지형의 삶을 이 아이가 이어가길 바라는가?'

틀렸다. 소름 끼치게 아니다. 내 딸이 안전한 선택만을 하다 세상 다 끝장나라는 저주를 품게 되기를 결코 바라지 않는다. 나는 이제부터라도 엘리자베스 조트가 되기로 한다.

 

  "니 왜 디비 쪼냐?(=너 뒤늦게 왜그러냐?)"

우리 엄마가 그랬다. 회사 다니며, 아이를 돌보며, 기어이 시간을 쪼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나를 보고. 그 시간에 육아에 집중하거나 체력 회복을 위해 쉬라고 했다. 읽고 쓰는 거 학생 때 다 해본거 아니냐고. 그 와중에 문학 공모에 간간이 당선이 되기도 했다. 어라 이게 되네. 내안의 엘리자베스는 말한다. "될 줄 몰랐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은 속이지 마. 네가 할 수 있다는 걸 단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어." 나는 더 열심히 "디비 쪼아" 보기로 한다. 나는 현재진행형의 promising young woman이다. 내가 그렇게 정했다.

 

  오늘도 8시쯤 회사에 와서 책을 펼친다. 9시 업무 시작 전 한 시간. 내가 오롯이 나를 위해 바치는 시간이다. 신문과 책을 읽고 원고를 정리하고 커피를 내린다. 많은 양을 내린 날은 사무실 직원들에게 나눠준다. 베이킹을 취미로 둔 역자를 보고 사람들이 품는 오해를 나도 받는다. "한 대리는 참 가정적이지. 여기까지 와서 살림을 다하고."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또는 길거리에서 부동산 광고 홍보물로 수시로 나눠주는 공짜 수세미를 아주 대단한 적선인 양 나에게 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때마다 허허실실 웃었는데, 이제 이렇게 말하기를 벼르고 있다.

  "집에서 설거지 안 하는데요. 과장님이나 그 수세미 집에 가서 써보세요."

 

  나의 영어 이름은 크리스티나. 미국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진취적인 동양 여성 캐릭터에서 따왔다. 내가 좋아하는 그녀의 대사로는 "나는 똑똑하다고. 예쁘다고 하지 말고 내 뇌를 칭찬해란 말이야."가 있다. 크리스티나라는 평범한 이름은 사실 그 어마어마한 멋짐을 추앙하며 지은 이름이다.


출처 : 그레이 아마토미 시즌7 11화

  요새는 유치원만 가도 영어 수업에서 쓸 영어 이름을 지어와라고 한다는데, 내 딸에게도 영어 이름을 지어줘야 한다면 엘리자베스라고 하겠다. 크리스티나처럼 평범한 이름이지만, 그 안에는 만 가지 열망과 힘이 들어있을지어다. "엄마는 내 이름 왜 이렇게 평범하게 지었어?"라고 물어보면 폼 나게 <레슨인케미스트리>를 줄 것이다. 그리고 이 기울어진 세상에서도 자신의 길을 찾아내는 딸의 발걸음을 북돋아줄 것이다. 엘리자베스가 의대생이 된 마저리 필리스에게 그랬듯이 말이다.

"우리는 당신의 성공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2권 236쪽)

 

 

#레슨인케미스트리 #리뷰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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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화학적으로 풀면 못 할 게 없다. 평점10점 | c******5 | 2022.06.10 리뷰제목
살면서 사고로 사랑하는 이들을잃었다면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일 것 같다.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어떻게 죽든 전혀 이상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그래서 더욱 학문에 매달린 한 남자와사이비 교주로 사람들을 현혹하다결국 사람들이 죽는 사고까지 낸 아버지와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다유일하게 인정해 주는 동생을 두고자실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오빠를 둔 여자의 이야기.두 남녀의 상처는
리뷰제목

살면서 사고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었다면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일 것 같다.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어떻게 죽든 전혀 이상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더욱 학문에 매달린 한 남자와
사이비 교주로 사람들을 현혹하다
결국 사람들이 죽는 사고까지 낸 아버지와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다
유일하게 인정해 주는 동생을 두고
자실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오빠를 둔 여자의 이야기.
두 남녀의 상처는 학문을 통해
세상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이 도서는 1960년 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학문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해 나가던
그 시점에 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는
많은 의미를 담아 낸다.
중반부로 들어갈수록 서서히 들어 나는
두 사람의 성장 과정에 받은 상처는
서로 끌릴 수 밖에 없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뛰어난 남자의 배경으로 정착
실력을 인정 받지 못하는 여자를
남자는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며
사랑하는 여자의 성취를 도와준다.
행여나 여자가 좌절하고 무너질 것을 염려한
남자의 배려는 여자를 행복하게 만든다.
행복한 그 순간에 닥쳐 오는 남자의 죽음 소식.

도입에서 만난 똑똑하고 야무진
3살 배기 여자 아이.
일찍 글을 깨우쳤으나 뛰어남을 숨기며
평범한 아이처럼 생활을 한다.
이 아이는 누구일까…
시대적으로 여자보다 남자가 훨씬 더
월등한 대우를 받고 있던 때를 살아가는
여자는 스스로의 자리를 찾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사랑하지만 결코 결혼을 하고 싶지는 않다.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남자의 성을 따라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한 여성이다.
누구의 아내가 아니라 당당한 자신의
이름으로 세상에 우뚝 서고 싶어한다.

이 행복하고 실력은 여자에게 닥치는
남자의 죽음.
1960대 그 시대는 지금과는 판이하게 다른
사회적 시선이 있을 것이며,
그 시선을 뚫고 당당히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 속으로 이 도서는
거침없이 끌고 들어간다.
여성이라는 것 자체만으로 사회적으로
많은 편애를 받았을 그 시대 속에서
여자의 인생을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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