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서 시간이 흐르고 있다. 이럴 때에는 그냥 다른 사람이 고양이를 키우는 이야기만 보아도 좋아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두 고양이와 집사의 공감 일상툰『우엉이와 오니기리의 말랑한 하루』를 읽으며 말랑말랑하고 포근한 시간을 보낸다. 나에게 고양이는 힐링이다.
심드렁한 얼굴의 우엉이, 늘 놀란 눈의 오니기리
우주적 귀여움의 냥냥이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매일! (책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배현선.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성격도 외형도 아주 다른 두 마리의 고양이 우엉이, 오니기리와 함께 살고 있다.
이 책은 총 3 챕터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말랑한 하루를 시작하며'에 이어, 챕터 1 '이렇게 일상에 고양이가 스며들다', 챕터 2 '한껏 무심하고 한없이 다정한', 챕터 3 '우엉이와 오니기리, 함께한다는 것'으로 나뉜다. 소개, 생김새, 너는 누구니, 날 좀 봐줘, 밥 주세요, 꾹꾹이, 식사 습관, 뽀뽀, 잠버릇, 네가 이겼어, 목청 좋은 고양이, 내 거는?, 수염, 액체설, 같이 셀카 찍기, 고양이니까!, 고양이 춤, 하나 아니고 둘, 우엉이의 애정 표현, 야옹, 좋아 or 싫어, 캣그라스, 옷 입는 고양이, 발바닥, 두 얼굴의 우엉, 옆모습, 오니기리의 네일샵, 털 결의 신비, 장난감 러버, 머릿속, 벌레 잡기, 우엉 덫 만들기, 운동은 이렇게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에필로그 '조금만 천천히'로 마무리 된다.
지금 내 곁에는 보송한 털로 뒤덮인 부드러운 배를 드러내며 편안하게 낮잠을 청하고 있는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다.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운 걸까?' 잠든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 든 생각이다. 실은 자주, 아니 매일 하는 소리다. 둥그런 엉덩이를 통통 두드리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정말 귀엽다, 귀여워!"라고 말한다. 이 고양이들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곁에 있어주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하게 녹아내리는 것 같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나의 고양이들, 우엉이와 오니기리는 언제나 존재만으로도 행복과 위로를 전해준다. (7쪽_프롤로그 中)
보송보송하고 말랑말랑 부드러운 고양이, 그 촉감을 떠올린다. 나도 고양이를 키운다면 그런 일상을 보내고 있겠지? 부럽다. 고양이를 키운다는 것. 하지만 쉽게 결정할 수가 없다. 생명체를 책임진다는 것은 함부로 덜컥 선택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책을 읽으며 우엉이와 오니기리의 이야기를 보면서 마음껏 포근함을 누리는 시간을 보낸다.
밥먹는 모습조차 다른 두 고양이들, 둥글둥글 포근한 촉감이 느껴지는 듯한 그림이다. 이 책은 일요일 오후 햇살에 나른해지는 순간처럼 나에게 휴식처럼 다가온다. 그들의 일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전완료. 힘든 일상에 든든한 돌파구가 되는 고양이친구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고양이를 기르나보다.
어느 날, 소파에 앉아 있는 내게 우엉이가 슬며시 다가와 고르릉거리는 목소리로 불렀다. 커다랗고 까만 눈동자가 나를 똑바로 응시한 채 다시 한번 무엇인가를 말했다. 그리고 마치 나의 마음을 다 이해한다는 듯한 눈빛으로 천천히 걸어오더니 오동통하고 작은 발로 내게 힘껏 꾹꾹이를 하기 시작했다. 왼발, 오른발 번갈아가며 말랑말랑한 발바닥으로 꾹꾹 누를 때마다 묵직한 느낌이 전해졌다. 늘 그렇듯이 우엉이는 점점 더 가까이 얼굴과 얼굴을 마주보는 자세로 다가와, 납작한 제 얼굴을 비비며 나의 목으로 파고들었다. 순간 픽 웃음이 새어 나왔다. 너무 지쳐서 무엇도 하고 싶지 않던 그런 날이었다. 너덜너덜해진 마음으로 팔다리를 축 늘어뜨린 채 소파에 무기력하게 겨우 기대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챈 것일까? 우엉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나를 위로해주었다. (149쪽)
이 책은 '두 고양이와 집사의 공감 일상툰'이다. 읽으면서 이들의 일상을 짐작해본다. 고양이는 평범한 하루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의 힘을 가진 동물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이 책이 시작일 것이다. 우엉이와 오니기리와 함께하면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그들의 일상을 응원한다. 그림과 사진, 에세이까지 더해져 마음을 사로잡으니,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읽으며 휴식같은 시간을 보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