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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 1

사랑, 몸, 고독

강신주 | 동녘 | 2013년 12월 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8.7 (4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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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철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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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감각을 믿으며 용기 있게 살아가는 길 속에 행복한 사랑은 깃든다. 평점10점 | n*****9 | 2013.11.07 리뷰제목
유한한 삶을 살다 종국에는 사멸하는 인생이기에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꿈을 품으며 즐겁게 빠져드는 일생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아진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삭신이 내려앉을 것 같고 조금만 움직여도 얼굴과 가슴에는 열이 나서 가쁜 숨을 돌려야 하는 40대 후반의 초로(初老)현상이 나타날 때마다 드는 우울함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 몸과 마음이 처질 때면 이 또한 지나가
리뷰제목

   유한한 삶을 살다 종국에는 사멸하는 인생이기에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꿈을 품으며 즐겁게 빠져드는 일생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아진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삭신이 내려앉을 것 같고 조금만 움직여도 얼굴과 가슴에는 열이 나서 가쁜 숨을 돌려야 하는 40대 후반의 초로(初老)현상이 나타날 때마다 드는 우울함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 몸과 마음이 처질 때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믿으면서도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은 마음을 달래주는 저자의 생각이 치유를 넘어 자기 정화로까지 이끄는 힘이 크기 때문이다. 대학로 벙커1이라는 공간에서 이뤄진 강의와 상담은 생활 속에 밀착된 철학으로 다양한 고민을 테마 별로 묶어 객석과 하나 되어 빠져들게 했다.

 

   밋밋한 일상의 반복을 넌더리내다가도 항상성을 벗어나 혼란이 가중될 때면 단조롭더라도 무탈한 생활이 계속되어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커진다. 돌연한 일들이 빚은 사태를 원활히 수습해가다 보면 이까짓 것은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하며 살게 되지만 그러기에는 인생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 부모 말에 순종하며 어른들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는 자식과는 거리가 멀었던 딸의 10대를 떠올리며 그 당시는 그토록 힘들게만 여겨졌던 일들이 이제는 세상을 좀 더 깊이 이해하며 지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해 그저 고마워진다. 10대에 겪을 수 있는 것을 모조리 겪어 본 청년이 더 알찬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인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웃으며 현재 잘 살고 있는 스물한 살 딸아이의 당찬 얼굴이 떠올랐다. 심리적 혼란을 겪을 때 마음의 문을 열고 심정을 토로하였을 때 누군가의 도움이 위로가 된다면 고마운 일이다.

 

   사랑에 빠졌을 때를 떠올려 보면 상대와 함께 구불구불한 자갈길을 걸어도 불편함보다는 즐거움이 더했고, 길을 따라 끝까지 걷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해가 꼬리를 감추는 시간이 멈춰지길 바랐던 적이 있다. 사랑은 주변인들의 개입 없이 상대가 오롯이 주인공으로 다가올 때 서로의 자존감을 살림으로써 행복에 이를 수 있는 감정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고통까지 감당하는 일일진대 시련은 멀리 하고 싶기 때문에 경제적 상황을 위시한 조건을 고려하며 거래하듯 결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상처받을까 염려되어 사랑하는 대상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내담자에게 자기감정에 충실하라고 조언하며 자기를 다 보여 주고 나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하는 가운데 타자를 알아 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행복해지기 위한 열망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는 감각이 살아있어 고마움이 더한 시간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서로의 감정에 충실하여 행복의 문에 이를 수 있다면 좋겠다.

 

   한 생명체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마음과 몸이 따로 움직여 서글퍼질 때가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진행된 노화는 생물학적 나이에 걸맞은 속력에 가속도를 붙여 질환을 부추긴다. 몸이 건강해야 생활을 원활히 할 수 있고 판단력 또한 바로 설 수가 있는 만큼 악기와 같은 몸에 제 기능을 잘할 수 있게 유지하는 일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세계와 소통하며 몸으로 부대끼며 쌓아가는 경험 속에 몸이 활성화되는 일은 서로 사랑하며 열락에 빠져드는 일도 포함될 것이다. 사랑의 관문인 성적 관계를 부도덕한 것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상대에게 집중함으로써 경험하고 그 경험 속에 배움이 있음을 진지하게 말하는 저자는 정신적 사랑만 지향하다 자기감정을 어기고 삶으로써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앞에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심층적인 감각인 촉각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몸으로 표현하는 일을 반복할 필요가 있다.

 

   어느 순간 홀로 지내는 시간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싶어도 선뜻 실행에 옮기기 힘든 때 고독은 희뿌연 안개처럼 자신을 휘감아 무력하게 만들 때가 많다. 세상 모든 게 궁금해 견딜 수 없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시절에는 고독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한 사회의 성원으로 자리하여 책무를 다하며 살면서도 쉽게 빠져들 수 있는 게 없어 허허로움에 고독이 그 자리를 채우고 만다. 몰입하기 힘들 때 자의식은 고개를 밀고 들어와 존재 이유를 물으며 삶의 당위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몰입하고 싶어도 빠져들 수 없게 만드는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 못지않게 자본은 낭만적 삶을 부정하며 그저 세상을 스쳐 지나가는 풍경처럼 보고 살게 하는 피상적 삶으로 이끈다. 한 번의 선택으로 완벽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내담자에게는 예쁜 사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한 삶에 충실함으로써 당당한 나와 대면하는 길로 나서는 일은 지금껏 살았던 관성을 뒤집고 스스로를 파괴할 용기를 가지는 것에서 시작된다. 자신을 매료시키는 일을 찾아 즐기는 가운데 몰입함으로써 고독에서 파생하는 우울함을 벗고 잡생각을 떨쳐낼 때 행복으로 충일한 삶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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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쫄지말고 당당하게~!!!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2 | 2014.02.15 리뷰제목
인문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이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주신 분이 바로 강신주 철학자였다. 그분의 책은 '철학시리즈'부터 장자, 김수영, 상처받을 권리, 최신작 '감정수업'까지 하나같이 좋은 책이었고, 시간이 조금 여유로와 진다면 다시 읽고픈 책들이다. [강신주의 다상담] 시리즈가 2권이 완결인 줄 알았는데 최근에 3권이 나오자마자 1,2,3권을 모두 구매하고 읽기 시작했다.
리뷰제목

인문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이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주신 분이 바로 강신주 철학자였다. 그분의 책은 '철학시리즈'부터 장자, 김수영, 상처받을 권리, 최신작 '감정수업'까지 하나같이 좋은 책이었고, 시간이 조금 여유로와 진다면 다시 읽고픈 책들이다. [강신주의 다상담] 시리즈가 2권이 완결인 줄 알았는데 최근에 3권이 나오자마자 1,2,3권을 모두 구매하고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강신주가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를 시작으로 벙커특강까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다상담'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각권마다 테마가 있고 테마에 맞추어 강의와 고민, 상담으로 구성되었다. 1권은 <사랑, 몸, 고독>이라는 세 가지 테마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사랑

살아가는데 사랑처럼 광범위하고 정의 불가능한 주제는 없다. 그러나, 반대로 이렇게 광범위하고 정의불가능한 사랑이라는 주제가 한가지로 정의될 수 있다면, 인간의 삶은 너무도 지루하고 고루하여서 삶이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인간사는 바로 이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번민과 고통으로 인해 끊임없이 변화하며 성장함으로 삶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의하기 힘든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철학자 강신주는 이렇게 말한다.  

 

알랭 바디우라는 철학자가 있어요. 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해요.

사랑은 둘의 경험이라고요.

 

김수영의 시 <죄와벌>의 첫 구절  '남에게 희생을 당할 만한 충분한 각오를 가진 사람만이 살인을 한다.' 에서 미워하였다고 생각했던 아내를 때릴 때 '타인의 시선'이 , 우산이, 눈에 들어왔던 김수영은 감정-사랑과 미움-이라는 것은 상대외에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나 생기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아내를 미워할 만큼 사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 시를 썼다고 한다. 사랑했다는 아내를 미워해서 아내를 때리지만 그 가운데 마음이 쓰이는 타인의 시선과 , 우산이 눈에 들어오자 자신은 아내를 사랑한 것이 아니었으니 그만큼 미워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자각한 것이다. '남에게 희생을 당할 만한 각오를 가진 사람만이 살인을 할 수 있다, 이말은 남에게 희생을 당할 만한 각오를 가진 사람만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뜻의 역설이기도 하다.

 

둘의 경험을 한다는 건,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거예요.

사랑이 둘의 경험이라는 건 엄격한 잣대예요.

 

 

 

 

따라서, 사랑은 서로에게 주인공이 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서로에게 주인공이 되는 경험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이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임창정 주연의 영화 [창수]는 감옥살이 대신해주며  하루살이와 같은 삶을 연명하는 창수(임창정)의 이야기이다. 창수의 삶은 두 번으로 나뉘는데 여자를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 여자를 만나기 전에는 목적없이 살았지만, 여자를 만난 후에는 '복수'라는 목적으로 산다. 우연히 만난 여자, 아주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사랑에 빠진 창수가 여자의 억울한 죽음을 알고는 자신의 전생을 걸어 복수를 하는 모습을 보며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단 한번의 만남으로 목숨을 건다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을 뿐더러 창수의 집착이 거의 비정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창수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떠올려보게 되었다. 사랑은 인생에서 단 한번 주인공의 삶을 살게 하는 마취제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할까.  하루살이같은 인생, 내일의 희망이란 없는 삶을 사는 창수에게 사랑은 내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사랑은, 사랑에 빠지면, 자신이 주인공인 생의 영화가 그때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랑 받을까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못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이 항상 애인이 있다거나,  15년 연애후 찾아 온 권태기에 이별의 두려움을 가슴에 안은채  고민하고 있다면,  자신을 사랑하며 자신을 주인공을 만들어주는 사랑인지를 생각하라고 한다. 사랑이란, 사랑을 알아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빠지면서 상대를 알아가기에 사랑은 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며 이 사랑이라는 강을 건너면 '죽어도 좋을 ' 정도의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고......

 

 

 

사랑에는 놀라운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타자를 알아서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빠지면서 타자를 알아가게 됩니다. 매우 흥미로운 일 아닌가요? 사랑이 우리 삶에서 가장 결정적인 사건일수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몸
몸이라는 질문은 '성'과 함께 한다. 몸은 우리 삶에서  너무 익숙해서 생각하지 않는 주제이기에  철학적 사유의 빈곤을  느끼게 되는 테마이다. 그래서 강신주 박사의 '몸'에 대한 이야기로 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가 말하는 몸에 대한 정의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생각 해 볼수 있는 주제라 가장 인상깊은 이야기를 적어놓는다.

 

 몸은 ‘세계와 관계라는 특이한 물질’ 하나하나의 몸은 구별되기에 물질적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몸은 세계와 역동적으로 교감하기에 비물질적이기도 합니다. 몸이 단순히 물질만은 아닙니다. 육체가 세계와 연결된 도구예요. 내가 세계에 나가고 타인과 만나는 것은 정신이 아니라 육체예요.

 

 

 

#고독

가끔씩 사는 것이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늙어간다는 두려움과 공허함이  나를 견딜 수 없게 한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총량의 법칙으로 적용되는 고독이다. 그러나, 고독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고독은 어른으로 성장하게 하는 주사기로와 같기도 하며 때론 고독이 삶을 윤택하게 하는 윤활제 역할을 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누구나 고독이라는 울타리에 갇혀있기를 두려워한다. 고독이 세상으로부터의 상실감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독에 대해서 철학자 강신주의 고독에 대한 정의는 아픈 곳을 찌르기도 하며, 고독과 수반되는 감정들을 직시하게 하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삶을 살라고 조언한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기고 세계를 향해 몰입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 내 안의 거울을 깨뜨리라 한다.

 

타인은 절망의 원인이자 동시에 희망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불행의 원인이자 행복의 원인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세계에서 고독해진 것이라면, 세계와의 관계를 통해서 고독이 해소될 수 있는 겁니다. 우리는 넘어진 곳에서만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사랑, 몸, 고독은 세쌍둥이처럼 긴요한 연결성을 가진다.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삶을 체험해야 하며 몸은 정신보다 더 개방적이며 진보적이라는 사실을, 따라서 몸이 항상 먼저 세계에 나아간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고독은 이러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 우리는 고독을 통해 세상을 향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세상으로부터 상처와 불행으로 쫄았던 심장을 다시한번 뛰게 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며, 슬픔에 넘어져 있다면 , 그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하자. 단, 쫄지말고 당당하게~!!! 철학자 강신주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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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현재의 내 감정에 충실 하라. 평점6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1 | 2014.01.03 리뷰제목
인문학자 강신주의 책은 여러 권 읽었다는 기억이다. 그의 책들을 읽으면서 인문학에 대한 또 다른 접근법을 배운 것도 같고, 인문학이 반드시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처음 [강신주의 다상담]이란 책이 시리즈로 출간되었을 때 큰 기대를 하였던 것 같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이 높으면 오히려 피하는 유별난 독서습관 때문에 망설이다
리뷰제목

인문학자 강신주의 책은 여러 권 읽었다는 기억이다. 그의 책들을 읽으면서 인문학에 대한 또 다른 접근법을 배운 것도 같고, 인문학이 반드시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처음 [강신주의 다상담]이란 책이 시리즈로 출간되었을 때 큰 기대를 하였던 것 같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이 높으면 오히려 피하는 유별난 독서습관 때문에 망설이다가 3권까지 나온 지금에서야 1권을 읽게 되었다.

 

tv를 비롯한 매체들과 인연을 거의 끊은 상태라 그가 MBC 라디오 김어준의 색다른 삼담소에서 다상담을 진행했다는 것도, 그리고 대학로 벙커1’에서 특강을 진행했다는 것도 모른 채, 이번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까 하는 호기심으로 책을 펼쳐본 것 같다. 그는 사람들과 상담하면서 철학이란 앎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사랑해야 그것에 대해 아는 학문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아마 모든 것이 다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가 사랑’, ‘’, ‘고독을 주제로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으면서 우리에게 일러주는 지혜는 결국 현실에, 현재에 충실 하라는 것,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가 그리 간단치 않은 바로 그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는 사랑에 대한 상담에서 강의를 통해 사랑과 미움은 같은 감정이라고 말한다. 죽이고 싶도록 누군가를 미워한 적이 없다면 사랑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고통을 감당한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둘만의 경험이라고 정의하는 그는, 둘만의 경험을 한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이나 모든 조건에서 자유롭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타자를 알아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빠지면서 타자를 알아가게 되는 것이라는 그의 말은, 우리들이 흔히 사용하는 첫눈에 반했다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첫눈에 반하는 것은 그를 알아서 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는 사랑이란 감정을 배우는 방법은 자기감정에 충실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에 대한 상담은 사랑에 대한 상담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느낌이다. 우리들이 말하는 몸이란 결국 욕망의 다른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흔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몸은 정신보다 열등하다는 인식이 당연시 되어 왔으며, 그것은 결국 정신은 형이상학적인 것, 그리고 몸은 형이하학적인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몸과 정신은 떼어 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사람은 금지된 것을 욕망하게 되며, 그것은 결국 몸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사람에 대한 그의 강의는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보았던 내용들이 많다. 다만 그는 좀 더 직설적으로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그만큼 와 닿는 강도가 셀 수밖에 없다. 어쩌면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절실한 것이 바로 그것인지도 모른다.

 

고독은 이 책을 읽는 나에게도 많은 위로가 된다. 몰입할 것을 찾는다면 고독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 고독이란 몰입하지 않은 상태이고, 몰입하지 않으면 시간을 챙기고, 일정을 관리하게 된다는 말에 지금의 내가 오버랩 된다. 거기에 제일 슬픈 것은 자신을 항상 의식한다는 것이라는 말은 머리 속에 쿵 하는 울림을 준다. 그는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그게 나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한다. 나는 내 실제의 얼굴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그것은 바로 나라는 믿음, 즉 거울은 우리에게 라는 정신을 탄생하게 만든다고 한다. 우리들이 항상 자신을 의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그래서 고독함이 생긴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볼 때, 거울을 깨고 타자를 통해 나 자신을 보는 것이 바로 몰입이고 사랑이라는 그의 말은 내가 얼마나 시간과 일정을 관리하는지를 돌아보게 하고, 씁쓰레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게 만든다.

 

거의 막말 수준에 가까운 그의 상담내용을 읽고 있자면, 때로는 어이없어 웃음도 나오고, 때로는 인문학자가 맞는가 싶기도 하지만,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 지금 당장 닥친 문제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좋은 상담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책에 나와있는 얘기, 동서고금에 옳은 얘기는 어디에서든지 찾을 수 있도록 널려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현실에서, 현재에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것뿐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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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강신주의 다상담 1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k*****3 | 2014.02.18 리뷰제목
인생이란 참 묘하다. 어느 정도 나이가 먹고 나면 인생을 보다 차분히 혹은 편안히 바라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불혹의 나이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생은 의문투성이다. 그나마 청춘이란 불리는 나이에는 누구에게든 인생의 의문을 물어볼 수 있지만, 나이를 먹고 나니 의문에 대한 답을 묻기도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사람에게서 의문을 묻기보다는 책에
리뷰제목

인생이란 참 묘하다. 어느 정도 나이가 먹고 나면 인생을 보다 차분히 혹은 편안히 바라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불혹의 나이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생은 의문투성이다. 그나마 청춘이란 불리는 나이에는 누구에게든 인생의 의문을 물어볼 수 있지만, 나이를 먹고 나니 의문에 대한 답을 묻기도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사람에게서 의문을 묻기보다는 책에서 의문을 묻고 해답을 찾기 시작한 것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강신주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다. 집에도 그가 지은 책들이 제법 있었고, 신작이 나오면 꾸준히 사 놓기는 했지만 읽지는 못했다. 남편에게는 읽으라고 사주면서도 정작 나는 읽지 않았다. 그렇게 그의 책이 쌓여 갈 때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들어본 적 없지만 2011년 강신주는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에 출연해 사람들에게 상담을 해 주었다. 이후 MBC가 파업을 하면서 그 프로는 사라져 버렸다. 김어준과의 인연으로 강신주는 벙커 1 지하 강당에서 사람들과 만난다.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강의를 하고, 그 주제에 맞는 사연을 가지고 냉정하게 해결책을 찾아준다. 강신주의 해결책에 모두에게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분명 자극은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묘해서 달달한 충고를 좋아하면서도 때론 강하고 직접적인 충고에 화들짝 놀라기도 한다. 안일한 충고보다는 이렇게 충격적인 충고... 이것도 고마운 것이라고..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화법에 놀라면서도 그의 화법에 동조하고 열광적으로 반응 하는 모양이다.

 

다상담 1편에선 사랑, 몸, 고독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나는 그중에서 고독편이 좋았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고독한 시간에 대한 고민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주변에 사람들이 있지만 그 안에서 나만의 인생을 완성해야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나를 완성해가야 하는 시간들. 작가는 말한다. 40대에 때늦게 찾아오는 고독은 거의 죽음처럼 힘들게 다가온다고. 그래서 가능하면 10대, 20대에 고독과 반갑게 조우하라고. 그때 오지 않는다면 더 늦은 나이 언젠가는 찾아오는 고독. 늦으면 늦을수록 더 어렵게, 힘들게 찾아오는 고독이라고. 생각해보니 나는 20대에 많이 외로웠다. 사람이 많았고 잘 어울렸음에도 많이 힘들어했다.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정신을 쏟았고, 어떤 때엔 그 외로움 안에 나를 가두기도 했다. 그래서 그랬을까 지금은 그때처럼 고독이란 녀석을, 외로움이란 녀석을 힘들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또한 지나가리... 이렇게 생각하면 고독이란 녀석과도 반갑게 맞을 수 있으니까.

 

잡생각을 많이 하면 고독해져요. 잡생각하지 말고 뭔가에 몰입하면 고독하지 않다고 했잖아요. 고독의 특징은 잡생각이 많아진다는 겁니다. 고독해서 잡생각을 하는 건지, 잡생각이 많아서 고독한 건지는 모르죠. (222)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의 지난 시간을 생각했다. 나는 지난 시간 잡생각의 대마왕이었다. 그래서 나는 잠자리에 들면서도 쉽게 잠을 잘 수 없었고 수시로 깨는 일이 발생했다. 잠을 자면서도 언제나 피곤한 상태. 아마 나는 그때 고독했나보다. 하지만 요즈음은 좀 다르다. 가능하면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한가지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은 잡생각이 좀 덜하게 되었다. 앞으로 나는 아이들이 크면서, 내가 나이 들면서 더 많은 잡생각들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젠 생각을 간추리기도 하고 무시할 수도 있게 되었다. 고독은 누구에게나 오는 마음 상태다. 하지만 그 고독안에 오랫동안 잠길 수도, 그 안에서 빠져 나올 수도 있는 건 역시 자신 스스로 아닐까?

 

다상담 2, 3권도 함께 구입했다. 다상담 2, 3권에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어떤 통쾌함을 선사하게 될까? 그가 날리는 직구가 어떤 것인지 다시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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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인생의 진짜 문제를 만난다 [강신주의 다상담1]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l*****j | 2014.06.29 리뷰제목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 읽기를 끝내고, 기념삼아 마지막 문장을 페이스북에 올려보고 다시 맨 첫장으로 돌아와 프롤로그를 대했다. 처음 읽을 땐 무심히 지나쳤던 한 문장이 지금은 도드라져 눈에 쏙 들어온다. '행복하다는 것은 놀라지 않고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 발터 벤야민, 《일방통행로》'. 책의 내용을 리뷰로 정리하자면 처음엔 주저리주저리 잘 정리되지 않은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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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 읽기를 끝내고, 기념삼아 마지막 문장을 페이스북에 올려보고 다시 맨 첫장으로 돌아와 프롤로그를 대했다. 처음 읽을 땐 무심히 지나쳤던 한 문장이 지금은 도드라져 눈에 쏙 들어온다. '행복하다는 것은 놀라지 않고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 발터 벤야민, 《일방통행로》'. 책의 내용을 리뷰로 정리하자면 처음엔 주저리주저리 잘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쓰면서 정리하게 되는데 이번엔 이 한문장으로 깔끔하게 정리될 것 같다. 나를 자꾸 들여다보게 만든 책.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 가진 문제들에 관한 것이었지만 나와 전혀 무관하지 않은 주제들이었기에 상황은 달라도 거기에 나 자신을 대입해보곤 했다. 사랑, 몸, 고독이란 주제와 상관없이 사는 사람이 없을 터, 이 책을 대하면 누구나 자신의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싶어질 것 같다.

 

 사랑의 바닥에는 이런 놀라운 이기심이 있어요.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는 내가 행복해서예요._(P.40)

 

 막연하기에 인정하고 싶은 않은 불편한 진실들이 우리 삶 곳곳에 숨어있다. 그 중 하나가 우리는 아주 이기적인 존재라는 사실일게다. 사랑이란 말은 사랑하는 상대를 먼저 생각나게 한다. 사랑한다는 감정이 생기면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생각에 골몰하게 되어있다. 그 사람으로 인해 가슴이 요동칠 때 상대에 대한 생각 외에는 다른 생각을 못할 정도다. 그로 인해 가지를 뻗치는 모든 생각이 그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나를 만족시키기 위한 반응일 뿐이란 걸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신할 수 있었다. 사랑에 대한 저자의 강의가 시원시원하게 느껴졌던 것도 사랑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행위나 생각들의 본질을 제대로 짚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생기면 진짜 사랑을 줘서 키우라고 한다. 그래야 아이가 커서 데리고 들어오는 남자나 여자 수준이 굉장히 높아질거라는 이야기. 설득력이 있었다.

 

 육체라는 수단이 소중한 이유는, 몸이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 유일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몸이 죽어 버리면 다 끝나는 거예요._(P.101)

 

 박신영의 《기획의 정석》에서 인용한 덕분에 찾아 읽게 된 책 이케가야 유지의 《단순한 뇌 복잡한 나》에는 뇌에 관한 이런 재미있는 비유가 나온다. 뇌는 두개골이라는 헬멧 속에 갇혀 있어 바깥 세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즉 뇌는 외부 세계를 직접 파악할 수가 없다. 그럼 뇌는 어떻게 세계를 파악하느냐, 바로 '몸'을 통해서다. 뇌에게 몸은 유일한 정보원이다. 이 책의 강신주 저자도 얘기한다. 육체는 세계와 관계합니다. 거꾸로 정신은 세계와 관계하지 못해요.라고. 우리 정신은 세계와 연결된 우리 몸의 역할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다는 결론이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거나 무언가를 의심하거나 우울한 증세가 있다면, 일차적으로는 운동을 하면서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저자는 우리의 몸은 악기와 같으니 악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생각하라고 당부한다. 이 부분을 읽고 나면 진정한 사랑, 정신적 사랑에 대한 환상을 버릴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느끼는 고독의 정체는 바로 그거예요. 몰입할 게 없는 겁니다. ... 그러니 '나는 왜 이렇게 고독하지'를 묻지 말고, 이렇게 되묻는 게 좋아요. '언제부터 세상에 대해서 몰입하지 않았을까?'라고요_(P.178)

 

 고독하게 살면서 고독한지 모르고 살면 그걸 고독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의 '고독'에 대한 강의를 읽으며 스스로 고독하지 않다고 여기며 살던 이들이 난 고독하구나 라고 느끼거나 반대로 고독하다고 느끼던 사람이 난 고독한게 아니었어 하고 자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고독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하고 그 의미에 대해 음미해 보는 시간이 됐다. 세상에 몰입할 것이 없는 사람은 고독한 것이다. 자신이 몰랐다면 그게 고독한 것이라고 여기면 될 것 같다. 그런데 고독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사람이 있을테고 반대로 그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고독을 해소하기 위해 몰입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배우던지 고독을 자신을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쓸지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이 책을 참고해 선택하면 될 것 같다. 결국 어떤 삶을 살 것인가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저자가 출연했던 힐링캠프라는 TV프로그램을 찾아 보았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돌직구를 서슴없이 날리는 철학자란 이미지를 거기서 찾았다. 그 프로그램 역시 시청자들의 고민을 직접 분석하고 해결해주는 내용이다. 거기서 저자는 고민을 얘기하는 이들의 본질적인 문제를 건드린다.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던져 시청자를 오히려 당황하게도 했다. 그 덕분에 시청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핵심에 바로 접근하게 된다. 에두르지 않고 폐부를 찌르는 강렬한 한마디가 너무나 선명한 답을 머리 속에 그릴 수 있게 했다. 문제에 대해 막연하게 접근하면 해결책도 막연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안개를 걷어내듯 문제의 핵심에 바로 도달하게 해준다. 이 책의 내용도 그렇다. 사랑에 대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이가 주변에 있다면 어설픈 조언을 전하기 보다는 차라리 이 책 한 권을 건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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