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다상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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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 2

일. 정치, 쫄지마

강신주 | 동녘 | 2013년 12월 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8.7 (3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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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철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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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생존과 향유를 누리는 일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기 위해 "너 쫄지마." 평점10점 | n*****9 | 2014.03.16 리뷰제목
일요일 서산으로 해가 떨어지고 주변이 어두워질 무렵이면 휴일이 맥없이 꼬리를 내리고 새로운 날을 향하고 있음을 절감할 무렵 하루쯤 더 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여기면서도 일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감사한 일이라며 자신을 다독거린다.    ‘일일부작(一日不作) 일일불식(一日不食)’    일에 파묻혀 지내는 스승을 쉬게 하려고 농기구를 감추자 고승 백장 선사는 하루 일하지
리뷰제목

   일요일 서산으로 해가 떨어지고 주변이 어두워질 무렵이면 휴일이 맥없이 꼬리를 내리고 새로운 날을 향하고 있음을 절감할 무렵 하루쯤 더 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여기면서도 일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감사한 일이라며 자신을 다독거린다.

   ‘일일부작(一日不作) 일일불식(一日不食)’

   일에 파묻혀 지내는 스승을 쉬게 하려고 농기구를 감추자 고승 백장 선사는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며 음식을 물리쳤다는 고사에서 일의 가치를 새기게 된다. 일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노동에 기대어 많은 부를 이루며 사는 계급의 사회적 억압은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이들을 사기를 저하시키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병폐를 조장한다.

 

  일하고 싶지마는 능력을 발휘하며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막히자 젊은이들은 자본가가 원하는 스펙을 쌓는 일에 골몰하며 시장에서 기성복처럼 잘 팔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진다.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배우기보다는 취업률을 올리는 자격증을 취득하기에 온힘을 쏟으며 생기를 잃어가는 청년들을 보는 눈이 불편한 것은 기성세대로서 후배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일을 하며 월급을 받고 더 많은 노동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상황은 일의 노예로 수동적으로 살아갈 뿐이다. 일이 별로 없어 회사에 눈치가 보인다는 직장인에게 저자는 들키지 않게 게으름을 피워 고용을 촉진할 수 있길 바라며 기득권에 반하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원하는 일을 찾아 행하는 가운데 돈까지 벌 수 있으면 잘 살고 있다고 여겨도 괜찮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자신의 일에 애정을 품고 생활할는지 가늠키는 어렵지마는 일하는 즐거움을 떠올리게 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정해진 시간에 움직이며 일을 하고 돈을 버는 목적은 그 돈을 소비함으로써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서이다. 돈을 쓸 수도 없을 정도로 바삐 움직이며 일의 노예로 살아가는 일상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향유할 겨를을 찾지 못한 채 노동에 종사하는 이들이 있다. 친구들과 만나 밥 한 끼를 나누고 차 한 잔을 마시며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소소한 일상에 관심을 보일 때 살아있음을 느낄 때가 있다. 최적의 임금은 향유하기에 적당한 돈으로 여기며 향유를 위한 투자에 생존을 위한 비용까지 감당할 수 있는 돈을 벌기 위해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으며 지낸다. 생존과 향유를 동시에 고려하면서 일자리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생각 없이 일만 하지 않을 자기 권리를 찾자는 의미에서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부모님에게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을 때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는 대목에서는 당당히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자식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복을 차려입은 입후보자들은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입지를 넓혀보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지역 신문마다 지자체 후보들의 소식을 실으며 관심을 불러일으켜 여론 몰이를 시작하는 움직임에 능동적이다. 멀게만 여겨진 정치 이야기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쟁점으로 떠올라 둘만 모여도 쉽게 들을 수 있는 정치 이야기다. 수탈과 재분배가 중요한 국가의 기능을 새기며재분배를 어떻게 할지를 그려본 뒤 투표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 저자는 지난 대통령 선거의 실패를 거울삼을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개개인의 권리를 한사람에게 몰아주었다면 이제는 그 사람의 권력 행사를 감시하고 잘못을 시정할 수 있게 압박하는 일이 보수주의를 맹신하는 이들이 잊어서는 안 될 일로 보았다. 달콤한 공약에 넘어가 선거를 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사람이 정치를 잘하는지 눈여겨보는 일은 사후 관리로 비춰진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웃을 버리고 이웃의 아픔으로 헤아리지 못한다면 가차 없이 버려야 하는 것이라고 단언하는 불호령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현실을 투사하는 소리로 들린다. 공동체 의식을 공고히 하여 개개인들의 삶의 복지까지 고려하는 일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질 때 양극화된 자본주의 병폐의 구조적인 문제는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하나씩 실천하며 살아갈 때 예전에 비해 한결 마음이 가볍고 편해졌다. 마음에 끌림이 없어도 어쩔 도리 없이 약속 장소에 나가 사람들을 응대하며 지냈을 때 심리적 스트레스는 커져갔다.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그렇다고 당당히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일은 쫄지 않는 생활의 시작일 테다. 자신은 행복하지 않으면서도 타인들의 시선이 무서워 맞지도 않는 사람과의 결혼을 감행하는 일보다는 이혼으로 이전의 생활과는 다른 새로운 인생을 준비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에 힘을 실어뒀다. 속단으로 이혼을 결정하지 않았을진대 타자의 욕망에 따라 자신의 생각은 배제한 채 살아온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본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 자신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삶은 버석버석한 박토를 걷는 기분일 것이다. 싫으면 싫다고 당당히 말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며 살아갈 때 당당한 나로 설 수 있을 것이다. 뻔뻔스럽다는 소리를 듣게 되더라도...........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0 댓글 2
종이책 상담 제대로다 평점7점 | s*************k | 2021.08.01 리뷰제목
1. 다 읽는 데는 며칠 걸렸지만 어쨌든 마무리는 창으로 바다가 보이는 도서관이었다. 내 마음대로 생각해서겠지만, 책이란 게 참 희한한 것이 어떤 책을 읽든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답이 엉뚱하게 거기 들어있을 때가 많다. 2013년에 나온 이 책이 2021년의 지금 내 고민에 답을 내 주다니. 저자인 철학자 강신주가 상담에 용한 것인지. 아무튼 지금의 나는 내년의 나
리뷰제목


1.

다 읽는 데는 며칠 걸렸지만 어쨌든 마무리는 창으로 바다가 보이는 도서관이었다. 내 마음대로 생각해서겠지만, 책이란 게 참 희한한 것이 어떤 책을 읽든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답이 엉뚱하게 거기 들어있을 때가 많다. 2013년에 나온 이 책이 2021년의 지금 내 고민에 답을 내 주다니. 저자인 철학자 강신주가 상담에 용한 것인지. 아무튼 지금의 나는 내년의 나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었다. 지금 근무하는 지역의 근무 연한이 1년 남았는데 올해를 끝으로 다른 지역으로 옮기느냐, 아니면 그 이듬해야 어찌되었든 지금의 학교에 그대로 남아있느냐라는 양자택일의 문제다. 몇 장 안 남기고 대답이 훅 들어왔다.

"'이 회사가 아니면, 다른 곳에서는 절대로 못 먹고살 거야.'라는 생각이 들 때가 진짜 떠나야할 때야."

찰떡이라고 할까. 감수성 예민한 나와 여고생들은 참 잘 맞는 것 같았다. 그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각종 이벤트와 행사로, 가끔은 눈물샘을 쥐어짜는 수업으로 나는 이 학교에서 대체불가의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론 내 입맛에 맞게 만들어진 이 흐름을 벗어나 다른 학교에 가면 또 여지없이 깨지고 부서질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여기에 편하게 붙어있기 위해 싫은 것도 수용하며 살았다.

하지만 저자는 정신 차리라고 말한다. 어디에도 의존해서는 안된다. 항상 떠날 자유와 용기가 있는 사람만이 자신의 속내를 당당하게 피력할 수 있고 아이러니한 것은 그럴 때 상대도 너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다. 그래야 네가 떠나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 자유롭고 당당한 사람만이 누군가를 제대로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고, 일을 제대로 소신껏 처리할 수 있고, 인정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했던 인정은 소신이 없는 허상이었던 모양이다. 내 속내를 당당하게 밝히는 대신 힘든 마음을 숨겼고 떠날 자유를 내려놓고 스스로를 여기에 묶어왔던 모양이다.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알겠다. 

 

2.

一日不作, 一日不食(일일부작, 일일불식)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 흔히 밥값을 해야 한다고 표현하는 건데, 여기서 일이란 건 거창한 게 아니다. 자기 존재의 충족이면 그걸로 된다. 청소를 하든, 밥을 하든, 화분을 가꾸든,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물어주든. 이걸 회사나 일터에서의 일로 착각하면 안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는 인간이 아니라 하나의 자본이며 자본가의 노예이다. 노예 주제에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할 일을 찾아서 하는 건 존재의 본질에 어긋나는 행위다. 그러니까 정체성을 잃고 수많은 일의 홍수 속에서 허덕이게 되는 거다.

노동하는 시간과, 자신의 삶을 위해 무언가를 향유할 시간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노동하는 시간에 회사에서 일터에서 에너지를 다 소진해서는 안 된다. 게으르지만 티나지 않게 밥값만 하고, 열심히 충전해서 마치고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과,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그 에너지를 써야 한다. 부지런한 노예는 병신이다. 아. 나는 병신같이 살아왔구나. 학교에서 무슨 대단한 일을 한다고 하루종일 종종거리며 에너지를 다 써놓고 집에 와서 일곱 살 다섯 살 꼬맹이들에게 배려를 받으려고 하고 있었으니 이게 얼마나 서른 여덟에 어울리지 않는 병신짓거리였냐는 말이다. 

 

3.

"본인이 계속 일에 탐닉하면 팀원들도 향유하는 시간을 버리고 본인처럼 노동만 하는 존재가 되는 거에요. 아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부지불식 간에 압박을 받는 거지요. 그래서 욕먹는 거에요."

나는 스스로를 계원들에게 할 일의 방법과 범위를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부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명시적인 그들의 업무 이외에는 간섭도 조언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나머지 일들을 내가 다 하니까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움직이는 내 모습이, 없던 일을 만들고 기획하는 내가, 그러면서 내쉬는 한숨이 그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 참 부지런하고 성실한 계원들을 만나 다행이고 고맙다고 생각했을 뿐. 그래서, 이제 이 폭주하던 열차를 멈출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떠날 때가 되었다고.

직장에서 만난 사람에게도, 직장에서 만났지만 이해관계를 가진 게 아니라 인간적인 관계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오버이자 강요이자 스토킹에 가까운 일이라는 충고도 와닿았다. 업무에 있어서도, 개인사에 있어서도, 가끔은 내가 눈물마저 보이며 의지했던 선배와 지난 6월에 사소한 문제로 언성을 높인 후 2주쯤 말한마디 섞지 않고 지내면서 '아, 그에게 나는 내가 그를 생각하는 만큼의 사람이 아니었다'는 섭섭함에 참 힘들어했었는데, 그게 내가 그에게 잘 못해서가 아니라 원래 우리는 본질적으로 그런 관계였다는 걸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편했다. 

 

4.

예전같으면 몇날 며칠을 밤을 새서라도 끝내버렸을 생기부 작업을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생각날 때 하고 있다. 쫓기는 기분은 들어도 그래도 마음이 편하다. 그거 할 낮시간에 부인과 모처럼 데이트도 하고 아이들과 놀기도 한다. 지금 내가 향유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노예가 주제넘게 주인행세를 했던 부분을 반성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아주 가치있는 독서였다고 하겠다. 저자에게 톡톡히 상담을 잘 받은 상담료는 저자의 다른 책을 사서 읽는 것으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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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강신주의 다상담 2 평점7점 | YES마니아 : 로얄 k*****3 | 2014.03.05 리뷰제목
인생을 살면서 왜 이렇게 고민들은 수시로 달라붙어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것일까? 결국 스스로 살아가는 인생인데 왜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인생의 해답을 물어보고 거기서 위로를 얻으려는 것일까? 어쩜 우리는 내가 살고 있는 이 방식이 틀리지 않음을 점검받고 싶은 것은 아닐까? 또한 인생의 방식이 틀렸다면 수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을 것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청춘
리뷰제목

인생을 살면서 왜 이렇게 고민들은 수시로 달라붙어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것일까? 결국 스스로 살아가는 인생인데 왜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인생의 해답을 물어보고 거기서 위로를 얻으려는 것일까? 어쩜 우리는 내가 살고 있는 이 방식이 틀리지 않음을 점검받고 싶은 것은 아닐까? 또한 인생의 방식이 틀렸다면 수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을 것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청춘들은 늘 어려웠을 것이다. 세상은 나를 향해 웃어주지 않았고, 나에게만 실패가 온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나보다 나은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하는 그들에게서 해답을 찾으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강신주라는 철학자에게 젊은 친구들이 열광하는 이유. 그 이유는 듣기 좋은 말로 위로하거나, 사탕발림 같은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고, 돌직구를 날려서 아닐까? 우리는 보통 젊은 친구들에게 가능하면 희망을, 행복을 이야기 했다. 지금 우리가 힘겨워도 노력한다면 앞으로의 세상은 달라 질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하지만 그런 희망을 가지고 살아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연 행복해졌고 희망가득한 일들이 넘쳐났는가? 아니다. 생활 자체는 풍요로워졌을지 모르나 마음은 늘 공허했고, 아팠던 모양이다. 그러니 그의 인문학 강의에 이렇게도 열광을 하는 것인지...

 

다상담 2편에선 ‘일, 정치, 쫄지 마’ 이렇게 세 개를 가지고 이야기 한다. 강신주님의 책을 다상담 1편 이외의 책은 읽지 않았기에, 솔직히 작가의 성향이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번 책 하나로 그 사람이 어떻다 평가할 수 없지만, 청춘들이 열광하는 것만큼 나는 열광할 수 없었다. 그게 세대 차이(?) 일수도 있겠고, 생각 자체가 달라서 일수도 있겠고, 자라온 환경이 달라서 일수도 있다. 만약 내가 어린 학생이었다면 그의 생각에 열광했을 수도 있고, 그렇게 살아야지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만큼 살아보니 작가가 하는 말처럼 그렇게 직선적이고 거친 것이 무조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에 불편한 마음도 들었다.

 

그럼에도 그가 말하는 ‘쫄지마’ 부분에선 고개를 끄덕일 말들이 많다.

모든 인간관계의 문제는 인정을 받으려고 해서 생겨납니다. 인정받으려고 하지 말아요. (206)

만약에 ‘노’라고 했는데 관계가 끊어질 정도의 사람이라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끊어지는 게 나아요. 그 사람 앞에서는 항상 ‘예스’라고만 해야 하니까요. (223)

친구 관계에서도 항상 여러분이 생각해야 되는 게 있어요. 여러분이 불행할 때 친구들이 모일 거예요. 왜냐하면 여러분들의 불행을 보면서 나는 그 불행에 빠지지 않고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려고 모이는 거예요. (239)

“자신이 욕망하는 것이 진실로 자신이 소망하는 것인지 혹은 소망하지 않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 (275)

 

우리가 사람 앞에, 세상 앞에 쪼는 이유는 누군가의 시선에 민감해서 아닐까? 남들이 나의 돈에, 나의 얼굴에, 나의 학력에, 나의 분위기를 무시하면 어떡하지? 하는 의문.. 세상은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곳이라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의 비유를 맞추면서 살 수는 없다. 나는 누가 뭐라 해도 나라는 사실. 결국 나를 변화시키고, 나를 다르게 만드는 것도 결국 나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다소 산만한 부분이 많고, 거슬리는 부분도 있지만 적당히 걸려 내 것으로 만든 것도 재주란 생각이 들었다. 그의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싶다. 다른 책에선 그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무엇을 얘기 하고 싶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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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강신주의 돌직구 상담 : 일, 정치, 쫄지 마 평점6점 | YES마니아 : 골드 c******4 | 2014.03.05 리뷰제목
<강신주의 다상담 2: 일, 정치, 쫄지 마>편에서는 국가, 직장, 사회와 같은 공적공간에서 발생하는 고민을 다룬다. 무슨 일을 해야 좋을지도 모르겠고, 일은 하기 싫은데 돈은 벌어야겠고, 상사에게 깨지고 후배 눈치 보느라 쫄고, 상처받을까 두려워 여전히 모태솔로, 부모님에게는 불효자라 얼굴도 못 들겠고, 시국도 영 마음에 안 들고, 마주치면 결혼하라는 주변 사람들의 잔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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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 2: 일, 정치, 쫄지 마>편에서는 국가, 직장, 사회와 같은 공적공간에서 발생하는 고민을 다룬다. 무슨 일을 해야 좋을지도 모르겠고, 일은 하기 싫은데 돈은 벌어야겠고, 상사에게 깨지고 후배 눈치 보느라 쫄고, 상처받을까 두려워 여전히 모태솔로, 부모님에게는 불효자라 얼굴도 못 들겠고, 시국도 영 마음에 안 들고, 마주치면 결혼하라는 주변 사람들의 잔소리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강신주이 돌직구 상담이 이어진다.

 

문제의 본질을 애둘러 말하지 않고 시원스럽게 돌직구 날리는 강신주의 접근법이 때론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끄집어 내어 준다. '아하~ 그런 측면이 있구나' 하고 맞장구를 치다가 보면 이건 너무 많이 나갔는데 하는 불편함을 동시에 받는다. 강신주 철학강의의 주제는 사랑과 자유이다.  직장과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 마음껏 질러보는 뻔뻔함을 가지자고 이야기한다. 직장에서는 쫒겨나지 않을 정도로 눈치껏 게으름 피우고, 퇴근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향유하라고 조언한다.

 

<일>편에서는 일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일이라고 하면 보통 돈벌이 되는 일만 생각하는데 이는 자본주의 체제에 세뇌된 결과라는 것이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것, 돈벌이와 관련 없는 일이다. 여가활용, 봉사, 보람 찾기 등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체제는 돈 버는 일에 올인하도록 유인하기 때문에 직장에 다니며 돈을 벌면 돈 쓸 시간이 없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생계에 필요한 체적임금만 받을 정도로 일하면 되고 나머지 시간은 의미있는 일에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직장에서는 최대한 게으름 피우고 퇴근후 자신이 원하는 참된 일을 찾아 활동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회사 사장님 들어면 졸도할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정치>편에서는 국가를 '수탈과 재분배의 기구'라는 일본의 기라타니 고진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가진자는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정치에 민감하다. 노인들 투표율이 높은 것도 이런 사실의 반영에 불과하다. 정치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공공재의 영역을 많이 확보하도록 해 주어야 하는데 그롷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 모든 국민이 주인이 되는 완전한 민주주의는 불가능하지만 그렇지만 너무 냉소적으로 나오지 말고 힘들어도 하나하나 고쳐나가는 그런 자세가 필요함을 지적하기도 한다.

 

<쫄지 마>편은 강신주 철학의 간판이라할 수 있는 자유로운 내지름, 뻔뻔함의 철학이 빛을 발한다. 우린 살아가면서 지나칠 정도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평판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절대 그럴 필요 없다. 이기주의적이라는 말을 들으면 이젠 독립생활을 할 여건을 갖추었구나 하는 칭찬으로 들으면 된다. 남이 욕해도 신경쓸 일이 아니다. 그리스 철학자 디오니소스가 남들 앞에서도 뻔뻔스럽게 자위행위를 했듯이 우리도 광화문 광장에서 남들이 있던 말든 자유롭게 방귀라도 뀌어 보자는 것이다. 말하는 촛점은 알겠는데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서 사회성을 최대한 없애 버리라고 하니 이걸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인생상담은 주로 개인의 사적문제를 다루는데 이번 편은 공적인 사회활동과 관련된 부분을 다루다 보니 조금은 과격하고 많이 나갔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이것이 강신주 철학, 강신주 상담이 갖는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취사선택하는 건 상담을 받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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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난 이제 뻔뻔해질 것이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2 | 2014.06.13 리뷰제목
강신주의 다상담1편이었던 사랑, 몸, 고독에 이어 2편은 ‘일,정치,쫄지마’ 이다. 조금은 피상적이었던 1편의 주제와는 달리 2편의 주제들은 삶과 더욱 밀착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일과 정치는 살아가는데 뗄 레야 뗄 수 없는 생계와 직결되는 본질적 테마이다.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현재 내 삶에서 잊고 지나쳤던 문제들을 다시 곱씹어 보게 되어 다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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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1편이었던 사랑, , 고독에 이어 2편은 ,정치,쫄지마이다. 조금은 피상적이었던 1편의 주제와는 달리 2편의 주제들은 삶과 더욱 밀착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일과 정치는 살아가는데 뗄 레야 뗄 수 없는 생계와 직결되는 본질적 테마이다.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현재 내 삶에서 잊고 지나쳤던 문제들을 다시 곱씹어 보게 되어 다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었다. 

 

우선 나의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의 직장은 내가 이제까지 다녀왔던 직장과는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회사이다. 개인사업 (그것도 다양한 직종의)을 해 왔기에 사회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트렌드와 소비성향에 항상 귀를 열고 있었다. 유동적인 사고를 지향하였던 과거와는 다르게 지금은 보수적인 성향의 사무직을 어쩌다가 시작하였는데 사실 이런 수동적인  직업은 내 적성에도 맞지 않고 항상 오너? 역할을 해오던 나에게 조직생활은 무리였는지도 모르겠다. 정말이지 이 직업의 변화는 나에게 굉장히 충격적인 경험이었음을 고백한다. 한마디로 기름사이에 둥둥 떠 있는 물 같은 존재가 나였지 싶다. 그 생활도 얼추 3년이 지나가고 있으니 어쨌든 인간승리이다.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성숙한 능력은 의 유일하게 타당한 배경이 되며,

이 둘을 통해 진정한 자유의 윤곽이 비로소 뚜렷해진다.

                                -슬로터다이크냉소적 이성 비판

 

보기와는 달리  일상에서 '아니오'라는 말을 잘 할 줄 몰랐던 나로서는 왜 직장생활에서 '아니오'가 필요한지를 배웠다. 아니오를 하지 않으니까 업무가 무조건 나에게 온다. 그렇다고 수당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보너스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결과적으로 업무만 과중되었다.  나이가 많아 입사하였으니 윗상사 눈치가 너무 보였던 탓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 그래서였을까? 강신주가 '이 회사가 아니면, 다른 곳에서는 절대로 못 먹고 살 거야.‘라는 생각이 들거든, 바로 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 라는 프롤로그의 말을 본 순간 울컥했다.

 

항상 떠날 자유와 용기가 있는 사람만이 자신의 속내를 당당하게 피력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러고나서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사표였다. 나야말로 이 곳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누이 이야기했지만 우리가 가져야 할 지혜는 시간에 대한 것입니다.

삶의 시간은 노동하는 시간과 향유하는 시간 둘로 양분됩니다. 우리의 행복은 가급적 노동하는 시간을 줄이는 데 있는 것이죠. 노동하는 시간과 향유하는 시간으로 자신의 삶을 평가하면, 우리는 제대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게 됩니다.

 

물론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지만, 사표를 낸 순간 나에게 아직 용기가 남아있다는 것에 이상하게 감동받았다. 난 처음으로 '내 삶의 주인공'이라는 그 뜻을 이해했다. 철학자 강신주의 돌직구가 그래서 반가웠다.  회사에 일이 없어 그만두고 싶다는 한 싱글녀에게 일도 하지 않고 월급이 나온다는 축복을 기꺼이 누리라고 조언해주는 그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어느 때부터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자본주의에 잠식되어 가고 썩은 정치에 길들여져 가며 잉여(가짜)의 삶이 진짜인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바로 이것이 현실이다.  디오게네스가 알렉산드로 대왕에게 태양을 가린다고 비키라고 할 정도의 배짱과 자신감으로 진짜의 삶을 살고 싶다면 인생에 노우! 를 외치자. 나 역시도 뻔뻔해지기 위해 연습할 것이다. ~!!

 

높은 단계로 거쳐야  할 중간 단계에 뻔뻔한 자아, 뻔뻔한 삶, 뻔뻔한 실천, 이런 것들이 있는 겁니다. 쫄지 않기 위한 제1의 준칙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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