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니 늦은 감의 눈이 와있다. 12월만 해도 하얀 눈이 예쁘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새 2월에 무슨 눈인가, 하며 초록색이 그리워진다. 아이도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2월 달력에는 4일이 입춘(절기 책을 읽고 난 후 달력에 관심이 많은 상태다)이었는데 눈이 왔어요” 한다. 그래서 상춘곡을 부르는 마음으로 아이와 나란히 앉아 정주희 작가님의 를 꺼내 들었다.
신기하게도 의 표지를 보는 순간 이미 봄인 것처럼 설렌다. 그도 그럴 것이 표지 속의 연둣빛과 아이의 웃음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이 아주 조화롭다. 우리 집은 그림책을 볼 때 일러스트를 먼저 감상하는데 (아이의 눈이 텍스트에 먼저 간다면 포스트잇을 살짝 가리고 일러스트를 먼저 만나심을 추천해 드립니다.) 두 장을 채 넘기기도 전에 아이가 탄성을 지른다. 꽃들이 너무 싱그럽다고, 색깔도 너무 예쁘다며 정신없이 꽃들을 관찰한다. 아이의 말처럼 이 책에는 진짜 봄 색깔이 가득하다. 아직 짙어지지 않은 노랑과 분홍, 연보랏빛과 연두는 마치 우리 아이들처럼 갓 태어나 세상을 배워가는 푸릇푸릇함이 가득하다. 그래서 그저 일러스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봄 풍경을 만나듯 마음에 설렘이 싹튼다. 꽃 사이에서 춤을 추고 까르르 웃는 아이의 모습은 마치 우리 아이를 바라보듯 온 마음이 따뜻해진다.
텍스트를 읽으면 이 책의 특별함을 또 하나 눈치채게 된다. 이토록 아름다운 꽃들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꽃들이 아니었던 것! 어른도 아이도 '봄꽃'이라고 하면 그저 개나리, 진달래 등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지만, 쉬이 바라보지 않는 꽃들이 주인공이다. 무, 양파, 시금치, 고구마처럼 밥 먹듯 먹는 식자재들에 이렇게 예쁜 꽃이 핀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놀라움을 느끼기도 하고, 우리가 모르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일기도 하는 것. 또 작가님의 말처럼 아직 꽃으로 피어나지 않은 '우리 집 새싹'이 어떤 모습으로 자라날지 궁금한 마음이 한층 커지기도 하고.
책을 읽은 후 북극곰출판사 블로그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책놀이' 자료로 책 속의 꽃들을 다시 떠올려보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참깨꽃, 돼지감자꽃들을 직접 검색해보기도 했다. 그 활동들도 다 좋았지만, 특히나 좋았던 것은 아이와 나눈 대화였다. “내가 몰랐던 꽃이 이렇게 많구나, 친구들은 다 다르게 생겼어도 모두 다 꽃이라는 그 말이 진짜 맞았네”.
맞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저마다 아름다운 꽃인데 어쩌면 어른들이 어른들의 잣대로 장미가 되어라, 튤립이 되어라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정주희 작가님처럼 그저 어떤 꽃이 피어날지 상상하며 아이가 가는 길을 있는 그대로 응원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1학년 짱꾸 오이꽃(00이)과 점심시간에 함께 읽은 책이다.
호기심과 에너지가 넘쳐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오이꽃 아이는
이 책을 함께 보는 내내 엉덩이를 붙이질 않는다.
개나리꽃을 좋아하는지 노란색 꽃은 다 개나리꽃이라고...
그래서 한번 읽어주고 퀴즈로 꽃이름 맞추기를 하자 했더니 좋단다.
책장을 넘기며 꽃 이름을 물어보니 어떤 꽃은 바로 대답하고 어떤 꽃은 갸우뚱...
제일 자신있게 큰소리로 대답한 장면은 마지막 00꽃이라고 아이 이름을 붙여준 꽃이다.
자기꽃이 제일 예쁘다는 걸 보니 이 책이 맘에 들었나 보다.
점심시간이라도 담임 선생님이 쉴 수 있게 오늘 처음 함께 한 오이꽃은
종종 이렇게 나와 점심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각종 채소들의 꽃과
요정처럼 예쁜 표정의 아이가 함께 어우러져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책,
<꽃이 필거야>는 표지만 보고도 기분 좋아지는 책이다.
작가님이 직접 텃밭 농사를 짓고 일 년 동안 다양한 채소들을 관찰하며 만들어서
더 정감이 가는 것 같기도 하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씨앗들에서 깨어난
무, 토마토, 시금치, 양파, 당근, 고구마, 참깨, 오이, 돼지감자꽃들은
자세히 보아 더 예쁘고 사랑스러운 꽃들로 태어났다.
그리고 독자들 자신을 투영시킬 누구나꽃을 그려 완성함으로써
모두가 주인공인 책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며칠 전에 읽은 ‘태어나는 법’과 함께 읽으면 잘 어울릴 것 같다.
오이꽃 같은 우리 00도 언젠간 활짝 피어날 것이다.
그래서 그만의 풍성한 열매를 맺는 주인공이 되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덮는다.
사과 쥬스 한 팩으로 퀴즈의 선물을 대신했다.
"봄이 오면 어떤 텃밭에 어떤 꽃들이 필까?"
그리고 우리 아이는 어떤 꽃으로 자라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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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봄을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을 갖고 읽으면 좋을 책이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꽃들이 다름 아닌 농작물의 꽃이다. 식탁에서 종종 보았던
어쩌면 편식을 하느라 기피했었던 농작물들이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우고 있었다니...
오이꽃, 무꽃, 양파꽃, 당근꽃, 고구마꽃...들을 정주희 작가님은 색연필로 하나하나 세밀하게
표현하셨다. 꽃들 속에서 놀고 있는 아이의 모습들 또한 너무 사랑스럽게 표현이 되었다.
아이와 독서 후 함께 온 독후활동지로 선긋기를 해 보았다.
엄마는 꽃만 보고 마주기는 어려웠는데 아이는 금방 찾았다. 한글을 몰라서 한글은 내가 읽어주고...
우리아이에게는 어떤 씨앗이 심겨져있을까? 그 씨앗이 자기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필 수 있도록 사랑해주고 아껴줘야겠다.
-3세-7세가 읽으면 좋을 책
- 봄을 기다리며 읽으면 좋을 책
- 독후활동 하기 좋은책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