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한글판+영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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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한글판+영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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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프랑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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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다시 읽어보니 충격적인 이방인 평점10점 | e*******2 | 2022.12.21 리뷰제목
[ 등장인물 ]   마리 - 뫼르소를 아끼고 사랑하는 전 직장 동료이자 애인 살라마노 영감 - 피부병에, 털은 거의 다 빠져 있는 개와 늘 같은 시간에 산책하는 이웃 노인. 매일 개에게 욕하고 때리는 것이 일인데 어느날 개가 도망가 버리자, 겉으로는 욕을 하면서 죽어버리라지 말을 하지만,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을까봐 걱정하며 자기 방에서 울기까지 한다. 동물보호소에까지 찾
리뷰제목

[ 등장인물 ]

 

  • 마리 - 뫼르소를 아끼고 사랑하는 전 직장 동료이자 애인
  • 살라마노 영감 - 피부병에, 털은 거의 다 빠져 있는 개와 늘 같은 시간에 산책하는 이웃 노인. 매일 개에게 욕하고 때리는 것이 일인데 어느날 개가 도망가 버리자, 겉으로는 욕을 하면서 죽어버리라지 말을 하지만,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을까봐 걱정하며 자기 방에서 울기까지 한다. 동물보호소에까지 찾아갔지만 찾지 못한다. 아내가 죽고 외로울 때 얻은 개라 애착이 남달랐다. 이때 잠시 뫼르소는 엄마 생각이 난다.

 

  • 같은 층 이웃남자 레몽 생테스 - 창고 관리인. 생활비를 대주는 정부가 바람을 피자 그녀를 구타하고 그녀의 오빠와 싸운 후 뫼르소에게 정부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게끔 하는 편지를 써달라고 하자 뫼르소는 그의 입장에서 편지를 써준다. 이후 그의 집에 온 정부를 구타하고는 그녀를 실컷 때려서 후련하다고 말한다. 뫼르소는 경찰서에서 여자가 레몽을 속였다고  레몽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다. 

 

[1부 : 주인공 뫼르소 - 주인공. 매사에 열정이 없고, 외부 자극에 무감각하고 무덤덤한 인물, 그가 관찰하고 겪는 일련의 사건을 건조하게 그린다 ]       

어머니의 죽음에도 절절한 감정을 전혀 내보이지 않는다. 어머니를 잃은 거대한 슬픔(일반인이라면 느낄) 보다는 장례식 중에도 허리아픔, 졸림, 피곤함, 더위 등의 생리적 현상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는 "육체적 욕구에 따라 감정이 많이 좌우되는 편이다" 그래서 장례식날도 일이 어떻게 진행되었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주위에서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위로해주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자기 일이 아니고 남 일 처럼 동조할 뿐이다.

사장이 파리 파견을 제안할 때도 시큰둥하게 '아무도 삶을 바꿀 수 없고, 어디 살든 그게 그거이며, 여기(알제) 사는 것에 전혀 불만이 없다'고 말한다.

어머니 장례식 후에도 여인에게 여느때처럼 욕정을 느끼고 아무렇지도 않게 섹스를 한다. 연인인 마리가 자신을 사랑하냐고 물을 땐, 그런 건 아무 의미가 없지만,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하고, 결혼하고 싶냐고 물으니, 역시 하든 안 하든 차이가 없지만 마리가 원하면 할 수도 있다고 대답한다.

살라마노 영감과 대화 시, 뫼르소 엄마가 그의 개를 좋아했고, 뫼르소가 엄마를 양로원에 보냈을때 다른 사람들이 나쁘게 말했다는 사실을 처음 듣는다. 그는 그저 돈이 충분히 없어 양로원에 보내는게 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대답한다. 

뫼르소는 사는 것에 그다지 열정이 없다, 그저 삶이 우연히 주어져서 살아가는 사람이고, 이렇든 저렇든 큰 상관이 없다. 그저 본능, 감각과 현실에만 충실한 사람이다. 레몽의 친구인 마송과 해수욕하러 갔을 때, 그가 마리에 대해 매력적이라고 칭찬을 하고, 그의 특이한 말버릇을 잠시 느꼈지만, "몸을 기분 좋게 데워주는 햇살을 느끼는 데 열중했기 때문에" 그의 말투에 더이상 신경쓰지 않는다.

섹스에는 흔히 말하는 사랑이 없다. 가까운 이의 죽음에도 고통, 슬픔은 없다. 이웃의 문제에는 크게 자기 일은 아니지만 적당한 선에서 그들의 입장을 이해해준다. 삶에 냉소적이다. 외부의 사건 사고에 휘둘리거나 동요하지 않는다. 평소에 냉혈한이라고 느껴지는 사람이니, 그가 살인을 저지른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사회의 일반적 도덕관이나 규범으로 봤을 때 사회부적응자, 사차원, 타인과 교감을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 소설의 제목처럼 그야말로 이방인인 것. 그러나 아주 가끔은 이웃 살라마노 영감이 개를 잃어버렸을 때 공감해주는 부분이나, 레몽 생테스의 입장을 이해하며 편지를 대신 써주는 등 타인의 고통에 완전히 무감하지만은 않은 모습도 보인다.

사건은 레몽의 친구 마송의 별장으로 놀러갔을 때 벌어진다. 점심식사 후 해변을 레몽, 마송, 뫼르소 셋이 산책 중이었는데, 아랍인 두 명이 나타난 것이다. 싸움이 벌어지고 레몽은 팔과 입술을 칼에 찔려 부상을 당한다. 응급처치 후 해변에서 다시 아랍인들을 만났지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다만 레몽이 바로 총을 쏠 것 같자, 그쪽에서 먼저 칼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총을 쏘는 것은 비열한 짓이라며, 뫼르소는 그에게서 총을 건네 받는다. 혹시 다른 누가 끼어들면 그 때 자기가 쏘겠다고. 그 순간 "총을 쏠 수도, 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혼자 해변을 걷는 뫼르소. 뜨거운 태양에 머리가 터져버릴 것 만 같고 걸어가기도 힘들 정도였다. "모래사장 위 조개껍데기, 유리조각 등이 칼로 찌르듯 빛을 되쏠 때 마다 턱에 경련이 일었다. (...)엄마의 장례를 치르던 날의 태양과 똑같았다. 이마는 욱신거리고 살가죽 밑에서 온 혈관이 벌떡거렸다. 그런데 갑자기 아랍인이 칼을 꺼내자, 금속에 반사된 빛이 긴 칼날처럼 내 이마를 베는 것 같았다. (..) 빛의 칼날이 내 속눈썹을 물어뜯고 고통스럽게 눈을 쑤셔댔다. 바로 그때.. 권총의 방아쇠가 당겨졌고...나는 땀과 태양을 떨쳐버렸다. 그리고 미동도 하지 않는 몸에 네 번 더 총을 쏘았다." 

 

[ 2 부 : 재판, 우연하게 벌어진 살인사건과 뫼르소의 별 의미없이 한 말과 행동이, 법정 언어를 통해 계획과 의도를 띤 사건으로 재구성된다. ]

예심재판에 넘겨진 뫼르소에 대해 사생활에 대한 여러 질문이 쏟아진다. 

엄마를 사랑했었는지, 그녀의 죽음에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를 판사와 변호사는 자꾸 묻는다. 생각하지 않고 살아와서 자기 감정을 설명할 수 없다. 장례식때는 슬펐지만 감정을 자제했다라는 거짓말은 할 수가 없다. 판사는 회개해야 용서를 받는다며 머리 위로 십자가를 휘둘러대고, 신을 안 믿는 사람이 있을 수 있냐며, 그의 무신론적 태도에 화를 낸다. 그 와중에도 뫼르소에게 더 크게 다가오는 건 더운 법정의 열기, 파리떼, 우스꽝스런 판사의 행동. 판사는 왜 1발 쏘고 기다렸다 나머지 4발을 쏘았는지 궁금해 했는데 뫼르소는 그의 질문이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말로 햇볕 때문이었고 별다른 이유가 없었으므로. 판사는 그의 행동을 후회하는지 물었고, 뫼르소는 "진실로 후회한다기 보다 일종의 권태를 느낀다"고 대답한다.

이윽고 중죄 재산소 심리 날. 법정은 사람들로 꽉 찼는데 그는 자기를 보러 이 많은 모르는 사람들이 아침부터 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법정 안은 햇빛이 곳곳에 들어와 공기는 숨이 막혔다. 여전히 심리에서는 엄마를 양로원에 보낸 이유를 물었고, 엄마의 나이도 모르고, 시신을 보려고 하지 않았으며 담배 피고, 커피를 마신 점, 장례식 날 울지 않고 침착했던 그의 태도, 장례식 다음 날 여자친구 마리와 코미디 영화를 보고 잠자리를 한 점 등이 문제가 된다. 마리, 마송, 살라마노 영감, 셀레스트(식당주인), 레몽 등이 뫼르소에 우호적인 증언을 하였으나 이미 유죄의 심증이 모두에게 심어진 터라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다. 레몽의 입장에서 편지를 쓴 점, 총을 소지하고 아랍인을 쏜 점 등이 정말 모두 우연이었으나 모두에겐 변명으로 들릴 뿐이었다. 특히 레몽은 자신을 창고관리인으로 소개하나, 검사는 배심원들에게 포주이며, 뫼르소와 레몽은 공범이자 친구임을 강조한다. 변호사는 외친다. "피고는 어머니 장례를 치른 일로 기소된 것입니까, 사람을 죽인 죄로 기소된 것입니까?"  신을 믿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첫, 엄마의 죽음이 슬펐는지 아닌지에 관한 것과 아랍인 살해사건 사이에는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가. 그렇지만 검사의 교묘한 언어와 논리로 뫼르소는 의심의 여지없이 천하에 악질인간이 된다.

최종심리에서 검사는 뫼르소의 의견은 고려하지도 않은 채, 이것은 계획범죄였으며, 전혀 후회를 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심리적으로 허무주의에 빠진 사람은 사회 전체를 구렁텅이에 빠트릴 만큼 위험할 수 있다"  검사와 변호사 간 논박이 있었지만, 정작 뫼르소는 자신을 빼놓고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 같았다.  변호사 변론 중에는 무슨 일을 하든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빨리 끝나 감방으로 가 자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최종판결은 사형, 그것도 공공 광장에서 단두대 처형이었다. 뒤늦게 탈옥 가능성, 자유를 향한 내달음, 운명으로부터의 도피 등을 생각했지만 이미 모든 여건은 불리했고, 그는 "여전히 제도의 틀 안에 갇혀 있을 뿐이었다"

재판 과정을 보면, 뫼르소가 살인을 했다는 것 외에는, 그 무엇도 뫼르소의 범행동기를 설명해주지 못한다. 그가 평범한 이들과는 다르게 특이하다는 점을 들어, 사건과는 아무 관련없는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들이 마치 필연적이었던 것처럼 엄숙한 언어로 배심원들과 방청객들을 설득하고 매정하게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지어 버린다. 도덕적 윤리와 범죄를 왜 구분짓지 않고, 비윤리적인 사람이니 살인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논리적 비약을 하는가. 까뮈가 말하는 부조리의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이렇게 무감각해 보이는 뫼르소에게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구나를 느끼는 장면들이 몇 있다.

뫼르소의 고백 중, 수감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이, 자유로울 때 처럼 하고 싶은 것들을 하지 못하니, 독방의 벽들이 압박한다고 느꼈을 때라고 한 부분이 있다. 예컨대 뜨거운 더운 날 해수욕하고 싶은 기분, 담배 피고 싶은 욕망, 특히 여자를 만나지 못하는 상황..... 간수는 자유를 빼앗은 것이 진정 벌이라고 말한 장면 말이다.

그리고 어느날 폐정 후 호송차에서 자신이 자유로왔을 때 느꼈던 행복감을 되새긴다. 아마 처음이 아니었을까, 여름저녁의 냄새와 빛깔, 도시의 친숙한 소리들, 신문팔이의 외침, 새들, 호객소리, 자동차 마찰음, 행복하다고 느꼈던 순간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언제 사형이 집행될 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 속에 형을 집행하는 새벽에 꼭 깨어있고 싶다는 생각에 잠 못이루고, 자신의 심장소리가 곧 멈추게 될 것이라는 걸 상상할 수 없으며, 또 운좋게 하루가 더 유예됐을 때는, 사람이 완전히 불행해지라는 법은 없다고 말한 엄마의 말을 떠올린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항소까지 생각하다가도, 어차피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없으며 서른에 죽던 일흔에 죽던 별 상관없다, 죽는 순간 어떻게 죽느냐는 의미가 없다, 사람들은 내가 죽으면 나를 잊을 것이다..라며 항소 기각 가능성을 체면한 채 받아들이며 시간을 보낸다. 마지막으로 그를 찾아온 신부가 끊임없이 뫼르소에게 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회개할 것을 강요했을 때 그가 분노를 터뜨리며 욕하며 자신을 위해 기도하지 말라고 소리칠 때는 정녕 처음으로 그에게서 인간적인 모습이 보였다. 신이 결정했든, 살아있는 인간이 결정했든, 운명이 결정했든 뭐가 그리 중한가.... 당신이 사형선고 받은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가...

그는 생각한다. "동트기 전 칠흑같은 밤에 사이렌 소리...이젠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세상을 향한 출발이다. 오랜만에 엄마를 생각했다. 엄마가 왜 생의 마지막 순간에 약혼자를 받아들였는지, 왜 다시 시작하려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듯했다. 생명들이 꺼져가는 그 양로원 주위에서도 저녁은 애수 어린 휴식과도 같았을 것, 죽음의 문턱에 서서 엄마는 자유를 느끼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었던 것이다"  그는 처음으로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에 마음을 연다. (..)내게 남은 소원은, 내가 처형되는 날, 많은 구경꾼이 와서 나를 증오의 함성으로 맞이해주길.

마지막 그의 말에서, 갑자기 나의 매일이 똑같은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에 돌을 던진 것 같은 깨달음이 온다.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려 보자면,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 간이식을 고려했었고, 그러다 간 이식받을 수 있는 순서를 하염없이 기다리다 보면 시기를 놓친다는 말이 있었고, 그러자 당신의 딸이 간을 내주겠다는 선언에, 삶에 대한 애착으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잠깐이라도 더 살수 있다는 생각에 며칠은 희망을 가지셨더랬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죽음이 머지 않았음을 느끼고....그렇게 해서 얼마를 더 살겠다고 당신의 젊은 딸의 간을 받나라는 죄책감에 그 결정을 거둔다. 살만큼 살았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간다라고 자신을 위로했지만, 삶의 끄트머리에서는 이 세상에서 숨쉴 수 있고, 이 멋진 자연을 더 볼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생각하셨을 터...얼마나 생을 쥐어잡고 싶었을까.... 뫼르소도 무덤덤하고, 이래도 저래도 무슨 상관이냐며 인생에 의미를 두지 않고 살아왔지만, 사형수 입장에서 주어진 하루하루는 너무나 소중했고, 이제 세상의 무관심을 다정하다고 표현하며 마음의 문을 연다. 밋밋하게 의미없이 세상과 소통해온 뫼르소는 적어도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는, 살아있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사람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이라도 열렬히 질러주기를 바라는데, 그 마음을 읽으며, 그 순간만큼은 삶이 어떤 의미가 되어주는 순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어려서 읽었을 땐, 뭐 뫼르소 같은 사람이 있어, 자기 엄마 죽음을 저렇게 무덤덤하게 맞는 사람이 있어, 폐륜아 맞네, 어떻게 햇볕 때문에 살인을 해.... 저런 사람은 당연히 처벌 받아야지... 정도의 느낌만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1부의 잔상이 강하게 남아있고, 2부의 재판과정은 뚜렷히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니 1부의 뫼르소는 어떤 나쁜 의도를 가지고 살던 악인이 아니고, 그저 감각과 본능에 충실히 자기 인생을 살던, 크게 삶에 야망이 없던 평범한 남자였다는 점, 그리고 2부의 재판 진행은 정말 어처구니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이 사건에 뫼르소 본인은 없고, 그저 사회의 도덕적, 관습적 관행으로 범죄를 단죄하는 법논리만 있었다고 느껴졌다. 살인이라는 범죄는 거기 있으나, 거기까지 이르게 했던 우연적 사건들을 모두 필연적 사건으로 짜맞춘 법논리 말이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논리도 무고한 피해자들, 수없이 많은 뫼르소가 법에 의해 희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재판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고발과 더불어 책 뒷 부분에서는 뫼르소가 갈망한 삶과 자유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 고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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