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내는 건 여전히 어렵다. 그래도 내 마음의 일부인 호승심을 다루는 내 태도는 약간 달라진 듯하다. 타인을 깎아내리며 밟고 올라서는 건 나쁜 일이겠지만, 노력한만큼의 실력으로 누군가를 앞서가고 싶다는 마음은 자연스러운 거니까. 한켠에 구겨놓았던 마음을 잘 펴서 반짝반짝하게 드러내 보아야지. (-39-)
흔들리면서 강해지는 사람,강해지다가도 또 흔들리는 사람. 그런 모습 자체로 하루분의 수련을 해내는 게 나 자신일 뿐 흔들리는 나 자신에게 좀 너그러워지고 싶다. 잘하다가 못할 수도 있고, 못하면 좀 노력하면 되지. 영 안 되면 때로는 땡땡이도 치고....너그러움의 수위 조절에 실패하는 감이 있지만 아무튼 간에. (-76-)
시합장에 오면 머릿속이 단순해진다. 시합에서 이겨야지, 다른 선배들의 시합을 응원해야지, 이런 종류의 생각 뿐. 시합장 곳곳에서 휻대폰을 들고 시합 영상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다. 시합의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시합을 주의 깊게 지켜보는 응원의 마음이 담겨 있기도 하다. 나중에 해당선수가 시합장면을 재생하면 본인의 시합 모습과 함께 "oo 파이팅!" 같은 응원 소리도 같이 듣게 될 것이다. (-103-)
검도에서 경계해야 할 네가지 마음 상태. 놀람, 두려움, 의심, 현혹됨을 뜻한다. (-130-)
스포츠는 프로,엘리트, 생활스포츠로 구분짖는다. 현대인의 일상에서 생활과 엮여 있는 스포츠는 빠질 수 없는 요소들이며, 운동을 통해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 과정에서 운동이 가지는 효용가치,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재미와 즐거움, 의미와 가치를 팢아내, 무언가를 갖춰 나가는 것을 먼저 생각하고 있었다. 조건에 맞게, 내 몸을 단단하게 하면서, 마음도 단단하게, 내 마음의 불안의 기제를 제거할 수 있다. 덤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마음이 심란하고, 근심꺼리가 많은 이들이 검도를 주로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서로에게 예의를 깍듯이 갖추고, 단순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 흔들리면서 살아간다 하더라도, 스스로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그것이 운동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운동은 직장 생활에서 느끼는 위축된 마음과 자세, 꾸부정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바로 세우는 것이며, 심신단련 목적 이외에, 든든한 사람, 잘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과정에 있다. 물론 나의 약점과 열등감을 보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놓고 있으며, 나와 타인간의 균형과 조화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일상에서, 선택과 결정 사이에서,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을 주저하고 싶을 때, 금을 밟아도 괜찮아, 한걸음 더 떼어도 괜찮다고 스스로 위로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기쁨이 되고, 행복이 되며, 삶의 발자취를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자신감과 자존감을 스스로 챙길 수 있는 순간이 나에게 찾아올 때가 있다.
'딴딴' 시리즈의 (벌써) 네 번째 책 <검도:몸과 마음을 쭉 펴는 시간>에서
다루는 주제는 검도.
저자 이소는 콘텐츠 제작 프리랜서 그리고 생활 검도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직업은 온라인 기반의 콘텐츠 제작이지만
'생활'이나 '반려'라는 말은 기꺼이 검도에 붙인다.
그도 그럴 것이 20년 가까이 검도를 '취미'로 삼고
함께 살아가고 수련하는 생활 체육인의
자아와 애정이 듬뿍 들어간 책을 낼 정도이니까.
검도, 라는 말보다 더 흥미를 끈 것은 부제인 '몸과 마음을 쭉 펴는 시간'이었다.
기운도 없고 마음도 쪼그라드는 요즘같은 때,
'쭉'이라는 의태어가 주는 에너지가 좋았다.
장비를 쓰고 호쾌하게 소리를 내지르고
바람을 가르며 칼을 휘두르는 검도의 순간 뒤에
일과는 달리 수련의 성과가 당장 나올 필요가 없다고 마음을 다스리는 태도가 있었다.
내 속도대로 차근차근 쌓아온 노력이
어느새 n단이라는 발전을 이뤄내는 모습도 자랑스럽고
남들이 인정하는 n단 심사에 통과하는 쾌감과 뿌듯함도 좋지만
내 스스로 확신하고 몸으로 느끼게 되는 성장의 과정에 집중하는 점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와 책을 쓴 저자와의 물리적이고 시간적인 간격을 확 줄여주며
다른 모습의 일상을 살고 있어도 멀리 보면 비슷한
지금, 현재에 살고 있다는 동질감을 준다.
노력하는 만큼 성장할 때도 있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정체하기도 할 때도 있고
'이게 되나?' 싶을 때 먼저 그 과정을 거쳐간 선배님(사범님)의 한 마디가
머뭇거리고 주저하는 등을 슬쩍 밀어주어 '신뢰의 도약'을 가능하게 했다는
에피소드들을 읽으면서 검도에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해내는 저자의 능력과 뚝심이 멋지다.
책을 읽고난 다음, 검도에 관심이 생길 지 모르는
(그래서 저자가 낯가림을 극복하고 수행하는 역할인 문지기로
도장에 새로 들어오는 회원님을 맞이하게 될 지도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검도 용어를 모아놓은 배려도 굿! ^^
꾸준히와 애정.
이것이 '딴딴' 시리즈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콘셉트.
한 손에 잡히는 두께와 크기가 부담 없고
책 안에 담긴 이야기가 재미있고 빠져든다.
다음에 나올 책은 또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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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저자처럼 완전한 생활 검도인이다,
어쩌면 한발 더 나아가서 '모든 가족의 검도인'을 꿈꾸는 사람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집 지하에 검도장을 만들어서 함께 하고싶다는 이야기를 연애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고, 연애 시절 나에게 모든 검도 관련 용품들을 맞춰 줘 가면서
함께 운동을 하자고 한 사람이며,
출근 전 잠을 쪼개가며 새벽에 검도를 위해 일어나 운동을 하고 출근 할 정도이니
내 입장에서는 과히 검도를 정말 사랑하는 인들 중에는 빠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덕분에 연애시절 검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하루 종일 업무에 치인 피곤한 분들이 대체 왜 퇴근 후에 검도장을 찾고,
더 나아가서 운동 시간을 늘려달라고(!!!)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신랑과 연애시절 검도를 배우기 위해 함께 다녔고 그때 나왔던 이야기들이다.)
가장 첫 장에서처럼 나도 처음에는 '헬스 대신', '다이어트를 위해' 검도를 시작했었다.
그렇지만 검도를 이제 입문하려고 하는 분들에게 저자처럼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검도를 한다고 살이 빠지지 않습니다!' ㅋㅋ
장기적으로 봤을때 운동으로 인해서 근력이 향상되고,
후에 기초대사량이 늘어서 살이 '덜'붙는 체질이 될 수는 있지만
결코 헬스나,수영처럼 단기간에 눈으로 보이는 체중감량 효과는 없다.
그럼에도 검도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ㅡ
단순히 '체중감량'에 그치지 않고 '정신수양', 즉'마음 가다듬기' 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운동이니 살이 빠지겠지요.)
마음이 정돈되지 않았을때 그것은 어떤 부분으로든 결국 행동에 나타나게 되고,
그것을 운동이라는 행동으로 스스로 알아차리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의 여러 일상들을 기초로 한 글들을 읽으면서
내가 검도를 위해 도장을 찾던 시절들이 계속 생각 나서 참 많이 즐거웠다.
그리고 비단 '운동'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해 변화하는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들에 대해서도 또한번 생각 해 보게 되는
기회였다.
특히 어떤 에서는 너무 웃음이 났다.
내가 다녔던 곳에서도 꼭 '도끼질'을 하는 분이 계셨어서,
여검우분들이 운동을 마친 후 샤워를 할 때에 꼭 서로의 빨갛게 달아오르거나
멍이 든 손목을 보여주던 때가 떠올라서.
이 부분은 나도 숱히 당해 본 부분이라, 말로는 바뀌지 않아서 결국 남검우분이 해당
남검우분께 이런 검질(?)을 하면 어떤지 직전 경험을 시켜주고 나서야 비로소 멈췄다. ㅋㅋㅋ
더불어 전무후무한 코로나로 어색 해졌을 검도관과 더불어 저자의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섞여있어 재미있었다.
아마 검도를 100% 나의 의지로 다니지 않았던 나와 겹쳐보여 더 그랬을 것 같다.
후에 여검우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보여 반가왔다.
나의 모습들과 비슷 해 보여서였을지도,
아니면 단순히 '검도'라는 운동에 관한 가벼운 책에서 얻은
심오한 '마음먹기'에 따른 이야기여서 일지도.
시합 시절 봤던 풍경과, 나 스스로를 멋지게 바라보기에 대한 이야기.
어쩌면 얼마전에 '양자역학'이라는 거창한(?)분야를 접목한 책처럼
가볍지만 엄청난 이야기를 가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