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독재자, 디지털 빅브라더가 온다
왜 이 책을 읽었는가
강성호의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을 읽었는데, 그중 몇 구절을 새겨 두고 있었다.
플랫폼 기업들은 감시자본주의하에서 소비자들에 대한 정보를 오랫동안 수집해왔다.
이는 기존 금융회사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데이터다. (위의 책, 151쪽)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플랫폼 기업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카카오, 네이버가 있고, 세계적으로는 GAFA라는 빅테크 기업들이 그렇다.
이 기업들은 나에 대해 나보다 훨씬 잘 안다. 인터넷 방문 기록을 통해 나의 최근 관심사와 취향에 대해서 아는 것은 기본이다. 내가 방문했던 장소도 구글맵과 네이버 지도, 카카오 지도에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으며, 내가 특별히 오래 머물렀거나 좋아했던 장소도 기록하고 있다. (위의 책, 80쪽)
기업이 우리의 일상을 관찰하는 오늘날의 자본주의를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라 부른다. 감시자본주의는 우리의 일상 행동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의 자본주의다. (위의 책, 82쪽)
조지 오웰의 『1984』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가 딴 게 아니다.
바로 플랫폼 기업이 빅 브라더다. 그렇게 우리는 감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이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읽게 했다.
이 책은
이 책 『친절한 독재자, 디지털 빅브라더가 온다』는 <21세기 전체주의의 서막>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팬데믹 이후에 도래할 감시 자본주의 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한중섭, <생각하고 기록하는 사람. 인문학과 신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잡다한 분야에 호기심이 많다. 저서로는 『비트코인 제국주의』, 『결혼의 종말』 등이 있다. 유튜브와 SNS에서 책을 리뷰하는 〈21세기 살롱〉이라는 채널을 운영한다.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주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강렬하다는 것, 말해둔다.
저자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 저자의 주장을 강력하게 명토박아 놓는다. .
<프롤로그>는 ‘나는 고발한다’이고 <에필로그>는 ‘감시를 감시하라’라는 타이틀이 이 책의 내용을 웅변하고 있다.
이 책의 요지를 간추려본다.
감시는 불평등과 계급사회를 낳은 문명의 부산물이다.
인터넷은 초창기 산업 발전을 주도한 이상주의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막강한 권력을 지닌 빅브라더를 탄생시켰다.
전례없는 방식으로 친절한 독재를 행하는 디지털 빅브라더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 19가 디지털 빅브라더의 감시를 정당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첨단기술 발전과 맞물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초감시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193-194쪽)
그런 모습을 살펴보는 이 책은 다음과 같이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디지털 빅브라더의 탄생
2장 디지털 빅브라더의 횡포
3장 감시와 통제를 돕는 첨단기술들
4장 포스트 코로나, 초감시사회의 도래
그중에서 특기할 사항 몇 개 간추려 본다.
‘
지옥으로 가는 길을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인터넷이 맨처음 개발되어 도입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 편리함에 모두들 놀라워하고 신기하게 여겼다.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다른 사람과 비대면으로 소통할 수 있고, 우체국에 가지 않고도 편지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30쪽)
그렇게 시작된 인터넷 세상, 시작은 선의로 시작되었으나 요즘 그 과정을 살펴보면,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문제점들 어떤 게 있을까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감시
인터넷이 도입되고, 이제 우리는 인터넷과 떼려야 뗄 수 없이 살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문제가 하나씩 불거지게 되었다.
바로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한 모든 것이 기록으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터넷을 이용하여 검색한 내용들, 구입한 물건들, 모두 다 인터넷 회사에게 데이터로 전환되어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용자 개인으로서는 인터넷 사용에서 필터 버블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즉 편향된 정보의 그물에 갇혀,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 인터넷에서 만나지 못한 채 ’나의 편‘만 계속 만나, 내 견해를 더욱 강화시키게 되는 일이 생긴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
필터 버블에 갇힌 것은 정보의 바다에 위치한 작은 무인도에 고립된 것과 같다‘(69쪽)고 한다. 그래서 필터 버블에 갇힌 현대인은 결코 서로를 이해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다.
또한 개인적으로 문제가 되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접하는 방식에 익숙하게 되면, 우리의 뇌는 수동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뇌회로가 수동적으로 변하고, 단기적이고 말초적인 자극에만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하는 형태로 변한다. 쉽게 말하면 바보가 된다는 뜻이다. (80쪽)
게다가 인터넷과 스마트폰 때문에 우리가 깊이 있는 긴 글을 읽거나 사유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우리의 사고능력이 저하되고 있다. (81쪽)
이제 거시적으로 살펴보자. 바로 감시의 문제다.
미세한 센서가 부착된 온갖 종류의 스마트기기들이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추출해 낸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전송한다. (100쪽)
이렇게 감시를 당하면서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은 고스란히 자료로 남아, 감시자들의 지갑을 채워주는 원천이 된다.
우리는 그들의 고객이 아니라 노동자요, 상품인데도 우리는 그것을 모르고 열심히 그들의 하인 노릇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소설과 영화를 참조하여 미래사회를 구체적으로 떠올려보자.
소설로는 『1984』, 『멋진 신세계』, 영화로는 〈트루먼 쇼〉, 〈마이너리티 리포트〉, 〈매트릭스〉를 떠올려보면서 이 책을 읽으면 훨씬 더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1984』와 『멋진 신세계』의 차이는
『1984』의 빅브라더가 공포로 사람들을 통제한 반면, 『멋진 신세계』의 총통이 선택한 수단은 쾌락이다. 소마라는 마약을 주기적으로 시민들에게 배급하여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운다. (74쪽)
저자는 시민들의 ’불안‘이라 표현했는데, 이는 ’불만‘이 더 적절한 표현이라 본다.
〈트루먼 쇼〉, 〈마이너리티 리포트〉, 〈매트릭스〉에서는
〈트루먼 쇼〉는 주인공 트루먼의 모든 삶이 생중계되는 이야기다.
무려 5,000대의 카메라가 트루먼의 일상을 24시간 감시하고 220개국 17억명의 시청자들이 트루먼의 삶을 시청하고 있는데, 정작 그는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84쪽)
그게 남의 이야기 같이 들리는가
우리의 움직임도 그처럼 생중계는 아니지만, 감시받고 있다는 것, 확실하다.
믿지 못하겠다면, 차를 몰고 고속도로로 나가 속도를 30~ 40킬로 정도 과속해서 1시간만 달려보자. 아니 10분만 달려보자. 그러면 며칠 후 우리는 우편으로 통보를 받게 된다.
운전석 옆자리는 시커멓게 칠해진 채로, 당신은 모년 모월 모일 모처에서 몇 킬로 속도 위반을 했습니다, 라는안내문.
이런 통보를 받고, ’아니, 그걸 어떻게 알았지?‘ 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만든 또다른 세상
아직 우리나라는 코로나19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해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도 낯선 용어가 아니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디지털 가상공간으로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메타버스라는 말도 이제 낯이 익고, 가상 현실이라는 말도 친숙해졌다.
그게 바로 영화 <매트릭스>에서 그리고 있는 가상세계다.
다시, 이 책은
저자의 다음과 같은 주장에 귀기울여보자.
현재 시민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감시의 전방위적 확산에 순응하고 있다. 다중 이용시설에 출입할 때 QR 코드를 인증하거나 출입명부에 휴대전화 번호를 적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194쪽)
앞으로 1-2년 이내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종식된다고 상상해보자. 감시에 순응하게 된 우리가 과연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까? (195쪽) |
우리는 이미 미래를 살고 있다.
미래에는 우리의 행동에 사생활이란 게 없다. 오늘 내가 쓴 글도 누군가의 눈에 띄여 읽히게 되면, 모년 모월 모일에 오아무개가 그런 글을 쓰고 있었구나, 하는 데이터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런 내용, 나에게는 알리바이가 되겠고, 누군가에는 나에 대한 데이터가 되어 남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미 나는 이미 그런 미래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회
’친절한 독재자. 디지털 빅브라더가 지켜보는 사회‘!
내가 그곳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영화를 자주 보는 탓에 감시 사회를 다룬 소재를 접할 때면 '또 야?!'싶을 정도로 닳고 닳았다고 생각했다. 최근 본 체코 다큐멘터리 <#위왓치유>는 n 번방을 떠올리게 하고, <실크 로드>는 비트코인을 소재로 마약을 거래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놀라우면서도 금세 잊히곤 했다. 하루가 다르게 디지털 범죄와 감시에 관한 뉴스는 귀가 따갑게 듣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디지털이 더해진 감시 체제는 알게 모르게 만연화되었다. 우리 일상 속에 파고들어 생각지도 못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지켜보는 섬뜩한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을 보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게 훨씬 많다는 오싹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책은 한중섭 저자가 브런치에 쓴 글을 통해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은 수상한 <디지털 빅브라더>를 바탕으로 했다. 감시의 역사부터 시작해 현재 디지털로 발전되며 민낯을 드러내는 사례까지 꼼꼼하게 정리했다. 고전 《1984》, 《멋진 신세계》, 《동물농장》을 읽어볼 시간 없다면 이 책 하나로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을 거 같아 추천한다.
감시의 역사는 강자가 약자를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권력으로 인류의 농업혁명 이후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 가축, 노예, 여성을 감시했던 것이 국가가 생기고 발전하며 체계가 생기자 대상 범위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었다. 즉, 감시사회란 권력을 가진 자가 그렇지 못한 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진 체계다. 이후 진화를 거듭하며 판옵티콘(원형 감옥)에서 스마트옵티콘으로 발전하며 소수의 사람이 다수의 사람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된 상태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체계가 앞당겨진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21세기에도 계속되고 있는 전체주의, 빅브라더의 숨은 민낯을 확인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당장 생존을 위해 밥을 먹기 위해서라도 큐알체크나 개인 정보제공 동의를 해야 하고, 길을 찾기 위해 GPS로 나의 위치도 제공된다. 열 체크를 한다고 들이민 얼굴은 그대로 데이터화되어 어딘가에 떠돈다.
오늘은 잔여 백신을 예약할 수 있으려나 하루 종일 광클하는 동안 미리 동의했던 개인 신상 및 거주 지역은 실시간으로 제공되니까 말이다. 코로나19 동선 확보다 신속한 조치 때문이라는 미명 아래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자위하지만 찜찜함까지 버릴 수 없는 것이다.
어째 21세기 민주화 사회로 자유와 평등을 누리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더욱 심해진 감시는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헬스케어, 드론, 현금 없는 디지털 화폐 등으로 빠르게 변모한다. 전 세계 주요 도시 (현재 중국이 대표적)는 스마트 시티로 완벽하게 탈바꿈되어 있을 거란 예언은 디스토피아의 또 다른 이름 섬뜩한 미래를 그려보게 된다.
특히 너무 익숙하고 편리한 나머지 공포 영화보다 더 무서운 현실 세계에 두려움을 책을 읽는 동안 느끼더라도 내일이면 까먹을 것이다. 당장 스마트폰 하나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리에게 잊힐 것이라는 씁쓸한 현실은 그만큼 디지털 빅브라더가 숨 쉬는 공기만큼 당연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당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사실이며, 잊을만하면 다시 꺼내서 상기하는 방법으로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브레히트가 즐겨 썼던 연극의 소격 효과(낯설게 하기)를 통해 감정이입과 몰입을 방해하고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눈, 가짜 뉴스를 필터링하는 역량을 꾸준히 길러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실을 외면하는 방법으로 행복을 추구한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나도 일회용품 사용에서 죄책감을 느낄 때마다 나 하나쯤이 야라는 생각으로 지구의 아픔을 눈 감아 버리니까 말이다. 인터넷과 디지털, 가상화폐는 익명과 자유의 도구가 더 이상 아니다. 저자의 말대로 진실 규명을 위해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일방적 전달에만 익숙해진다면, 스마트옵티콘의 행복한 죄수로 복역하면서도 자신이 죄수인지 모르는 창살없는 감옥에서 행복하다고 느끼고 살 거란 말이다.
좋은 영화로 '에드워드 스노든'을 주인공으로 한 <스노든>을 추천한다. 미국 NSA의 기밀 자료를 폭로한 내부 고발자를 다루고 있다. 범죄가 일어나기도 전에 범죄를 예측한다는 발상은 개인의 신상을 데이터화해 감시한다는 것이다. 톰 크루즈가 나온 <마이너리티 리포트>도 함께 보길. 90 년대 닷컴 버블, 실리콘밸리 등으로 대표되며 자유와 평등을 가치로 내걸었던 기업은 이제 공룡 기업으로 몸집이 커져 누구보다도 발 빠르게 데이터 채굴에 앞장서도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오늘도 카메라 앞에 서서 체온을 측정하고, QR코드로 내가 어디를 이용한 지 스스로 체크를 한다.
차를 고속도로를 지나면서 하이패스로 친절하게 체크를 하고, 편의점에서는 페이로 결재를 하고, 커피전문점에서 잠시 책을 보더라도 QR코드로 체크 후에 신용카드로 결재를 함으로서 나의 하루를 모두 디지털 세계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처럼 지금의 우리는 아침에 몇 시 기상인지 여부부터 하루 종일 움직인 내역과 어디에서 누구랑 만나는지, 또 지하철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었고,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모두 데이타화 되어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에서 광고판에서 홍체인식을 하여 지나는 이가 누구인지 확인하듯이 그런 영화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무척 편해졌지만, 그대신에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것도 있다.
바로 우리 인간이 가지는 존엄성과 개인에 대한 프라이버시일 것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절대통치자 빅브라더가 이제 실제로 존재하는 셈이다.
이 빅브라더가 누구일까?
정부?
아니면, 인터넷이라는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구글과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 업체들?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듯이 바로 정부와 글로벌 인터넷기업들의 연합이 바로 오늘날의 빅브라더인 "디지털 빅브라더"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2019년부터 휴대폰을 개통할 때 얼굴을 의무적으로 스캔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스캔된 안면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국민통제 수단으로 활용된다.
실제로 수많은 사람이 운집한 곳에서 지명수배한 인물을 찾아내기도 하고, 심지어는 화장실에서 휴지를 사용할 때도 안면인식을 해야 휴지가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전 국민에 대한 안면인식은 결재수단이나 범죄예방과 같은 좋은 효과도 가져오지만, 반대로 이를 이용하여 국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6억대 이상의 CCTV로 한 명 한 명 확인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주체성과 존엄성을 말살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이런 정책은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만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행하는 것이 가능했다면, 코로나19로 인하여 이제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그 방법과 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편리하고 발전적인 형태라는 점에서 좋기는 하지만, 우리가 그들 즉, 이런 수단들을 집적하고 이용하는 국가와 글로벌 인터넷업체들을 감시하지 않는다면 언제인가는 우리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저자와 같이 우리를 감시하는 그들을 감시하는 태도를 결코 간과해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200쪽이 안 되는 얇고 작은 책이다. 그런데 내용은 어떤 책 못지 않게 묵직하다. 당장은 큰 문제 되지 않지만, 앞으로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점을 상당히 설득력 있게 제시하기 때문이다. 바로 '감시'다.
코로나19로 인해 확진자 동선 파악이 중요해졌다. 이걸 어떻게 하나? 휴대폰 통신 내역이나 신용카드 거래 내역 등으로 파악한다. 그걸 정부가 파악할 때에, 우리의 동의를 얻었나? 언제? 국가와 시민의 안전이라는 대의 아래 우리의 정보는 누군가에게 다 파악되고 있다.
저자가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은 작년 4~5월쯤 '이태원 확진자'가 많아졌을 때,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어떻게 알았을까?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문제는 지금이 아니다. 이러한 정보를 국가 뿐 아니라 업체들이 갖고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어쩌면 우리를 감시하고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무료라서, 편리해서 우리의 정보를 쉽게 내어주는데, 그러다가 꼼짝할 수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책에서 꼼꼼하게 설명해준다.
저자는 유튜브 활동도 한다. 검색해보면 그가 강연한 것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흥미로운 건 그가 금융 관련 일을 한다는 점이다. 물론 금융 관련한 일과 이러한 문제제기가 상충되는 건 아니다. 내 편견일 수도 있는데, 그 편견(이미지)이 깨지는 경험이었다.
앞으로 사회는 더욱 생체기능을 활용한 디지털 시대가 될 것이다. 그럴 수록 감시는 더 촘촘해질 것이다. 저자는 감시를 감시하는 방법을 말한다. 즉 우리가 깨어있지 않으면 속수무책 당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빅브라더의 낌새를 널리 알리는 책이다.
내가 검색하고 구입한 것이 계속 따라다니는 게 신기하지 않은가? 그에 대한 놀라움과 우려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시라. 스마트폰, SNS를 즐겨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 한 번씩 보고,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