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간호에 대한 책을 읽어왔지만 탈임상에 관해 다룬 책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탈임상은 나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언젠간 나도 그 날이 올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더 멀리 나의 미래를 내다보고 탈임상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실습을 하며 상황이 좋지 않은 환자를 보며 나도 모르게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간호사는 아픔, 고통, 좌절, 죽음 속에서도 긍정을 말하는 직업이다’라고.. 이를 통해 간호사가 의식적으로라도 부정적인 생각을 끊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간호의 예술, 나만의 필살기를 가져라’라는 제목이 너무나도 신선했다. 간호는 예술이라는 말을 교과서에서는 배웠지만 임상을 다룬 책에서 이 단어를 접한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호는 기본간호 핵심술기와 같이 기술적인 부분이 있는데 필살기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로웠다. 핑거 에네마 에피소드를 보며 처음 간호학생으로서 병원에 갔을 때 장루 환자를 본 기억이 떠오르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환자와 대화를 이어나가며 처치해나가는 선생님을 볼 때 선생님에게서 후광이 보였다. 이 부분에서 저자의 에피소드가 많이 공감되었다. 간호사 개인마다 각기 다른 고유의 강점이 있어 이를 필사기로 여기고 집중해서 갈고닦으면 필살기가 된다는 것을 보고, 거창하지 않더라도 나의 강점은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간호 관련 책을 읽으며 ‘자존’에 대해 고민하게 될 줄은 몰랐다. 책에서는 자신을 중히 여기는 것, 즉 자존에 대해 여러번 말하고 있다. 내가 환자를 간호하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것도 결국은 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말이다. 환자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도 1차적으로는 환자를 위해서지만 그 행복의 끝에는 결국 내가 있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늘 환자가 우선이지만 나를 잃지말기를>의 내용과 일맥상통한 이야기로 느껴졌다.
선생님께서 육아로 탈임상하게 되며 겪은 감정들을 보며 아직은 먼 미래같이 느껴지는 나의 탈임상의 순간을 상상해보았다. 탈임상이라는 개념을 알고 시작한다는 것만으로도 앞서나가는 것이므로 앞으로의 꿈을 더욱 멀리 바라볼 것이다. 탈임상 전문 간호사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봤는데 간호사의 길을 먼저 걸어간 선생님께서 간호사들에게 그리고 간호학생들에게 탈임상에 대해 고민하게 이끌어주신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감사했다.
간호사가 너무 되고싶어서 간호학과에 왔고 좋은 간호사가 되고 싶어서 학과생활에 최선을 다하며 지내고 있다.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의 모습만 상상하며 계속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실습 등을 통해 간호에 대해, 간호사에 대해 점점 알아갈수록 “간호사가 되기만 하면 내가 더 행복할까?”라는 고민을 했다. 이런 나에게 탈임상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너무나 신선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간호학생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답을 찾아나가는데 도움이 될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