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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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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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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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자귀나무에 꽃이 피었다 평점8점 | 이달의 사락 s*****l | 2021.06.18 리뷰제목
바쁘다는 말은 감성이 메마르거나 황폐한 가슴으로 변해간다는 걸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어쩌면 시간적 바쁨보다는 마음에서 오는 알 수 없는 쫓김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일이라는 게 언제나 그렇듯 아주 느긋한 마음으로 시작하든지 혹은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 허겁지겁 시작하든 결과적으로 일을 마무리 짓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별반 차이가 없음에도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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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 말은 감성이 메마르거나 황폐한 가슴으로 변해간다는 걸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어쩌면 시간적 바쁨보다는 마음에서 오는 알 수 없는 쫓김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일이라는 게 언제나 그렇듯 아주 느긋한 마음으로 시작하든지 혹은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 허겁지겁 시작하든 결과적으로 일을 마무리 짓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별반 차이가 없음에도 우리는 습관적으로 후자를 선택하곤 한다. 그렇게 한동안의 시간을 보낼라치면 휑한 바람이 시도 때도 없이 가슴을 관통하는 듯하고, 내가 바라보는 시선에는 물기를 잃고 바삭바삭 메말라가는 것들이 주검처럼 펼쳐지곤 한다.

그러므로 감성이 메마르다는 건 육체의 노쇠보다 더 위험하다고 느껴질 때가 더러 있다. 감성의 메마름은 언어의 고갈로 이어질 때가 많다. 상황에 맞는 적확한 언어의 선택은 감성이 메마르지 않고 적당히 젖어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같은 의미의 말을 전달하더라도 다양한 어휘를 선택하는 이와 몇 안 되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이의 감성은 크게 갈린다. 우리의 몸이 70%가 물인 것처럼 우리의 정신도 70%의 감성을 유지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때로 육체의 질병을 지나치게 걱정하면서도 정신적 질병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생각해보면 식물과의 교감이라는 것도 그렇다. 사소함이 모여 생활을 이루는 것처럼, 조금씩 쓸쓸한 마음이 모여 어딘가에 닿는 간절함이 되는 것처럼, 식물과 나는 아무 말이 없어도 혹은 함께 죽자고 말하지 않았어도 날마다 보내는 사소함이 꽃을 피우고 마음 따뜻해지는 결이 된다. ‘결’이라는 말은 얼룩이나 흔적이 담아낼 수 없는 고요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온도 같아서 좋다."  (P.45)

 

이승희 시인의 산문집 <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를 읽으며 내가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무척이나 메마르고 거친 시간을 보내왔구나, 하는 반성의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용서를 바라는 뜻에서의 반성은 아니지만 나 스스로의 정신 건강을 돌보지 않고 일견 방치한 측면이 있다는 자각에서 비롯된 반성이다. 그에 대한 치료는 어쩌면 간단할지도 모른다. 자연 속에서 머물면서 자연과 깊이 동화되는 시간을 갖는 것, 내가 알던 식물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고 바람이 흐르는 길목에 나의 마음을 무심히 풀어놓는 것,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걱정을 잊고 패랭이꽃처럼 하늘거리는 것...

 

"굳이 말하지 않고, 묻지 않아도 꽃은 핀다. 중요한 것은 그거이다. 그러나 그냥 둠은 버려둠이 아니라 거기 그냥 둠으로써 끌어안는 방식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끌어안음은 굳이 스스로 열렬하다고 소리치지 않아도 깊고 따뜻하다."  (p.204)

 

시인은 자신이 살고 있던 집에서 식물들이 잘 살아남지 못하자, 식물이 살 수 없는 집에서는 살기 싫어 마당이 있는 구옥으로 이사를 했다고 한다. 전에 살던 집에서 함께 살던 식물들과 함께. 그리고 이사 온 후에 새로운 식구들을 맞아들여 다양한 식물들과 동거동락한다는 것이다. 시인은 함께 사는 식물들에게 시를 읽어주고, 라디오를 들려주고, 비가 오면 비를 맞혀주면서 함께 하는 시간들을 늘려가는 것이다. 식물들은 시인에게 호들갑스럽지 않은 위로를 전하고, 슬픔의 모양을 빚어주고, 일상의 평온을 선사하기도 한다.

 

"식물들도 나도 불시착한 비행기처럼 지금 여기가 어딘지를 묻는 일이 있다. 그런 일들이 날마다 쌓여간다. 가끔 농담처럼 구름이 지나고, 혼자 산책하는 나를 내가 뒤에서 따라가는 것 같기도 하다. 모든 풍경은 지나가고, 세상의 모든 당신들도 지나가고 모든 사물은 저마다의 이름으로 행복해 보인다."  (p.71)

 

이름도 모르는 식물을 만날 때마다 문득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한다. 숲길을 걸으면서 무수히 많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을 텐데 여태 이름도 모른다는 건 마음을 열지 않았다는 것이며,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며, 무시해도 될 만큼 가벼이 여겼다는 뜻이리라. 그만큼 나는 냉정하고 오만한 인간이었으리라. 주변에서 흔하디 흔한 여뀌만 하더라도 바보여뀌, 개여뀌, 기생여뀌, 이삭여뀌 등 그 종류가 어찌나 많던지... 그러나 하나하나의 식물들도 애정을 갖고 바라보면 그들 각각이 얼마나 독특하고 아름다운지 우리는 이름도 모른 채 차마 지나칠 수 없는 것이다.

 

어느새 미모사의 연분홍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가늘고 긴 수술이 여럿 모여 마치 부채꼴 모양을 한 미모사의 꽃은 고운 색깔과 더불어 부드러운 느낌이 마치 비단결 같다. 매년 나는 자귀나무라고도 불리는 미모사의 개화를 경이로움으로 바라보곤 했었는데 올해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꽃이 만개한 오늘에서야 화려한 자태를 겨우 마주했던 것이다. 자귀나무의 꽃말은 가슴의 두근거림이라는데 나는 땅에 떨어진 부드러운 꽃술을 매만지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숨을 가만가만 가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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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7 | 2021.06.20 리뷰제목
p.16 데려와 돌봐줄게. … 사실, 돌봐준다는 건 나 역시 돌봄을 받는다는 말에 다르지 않다. 무엇인가에 마음을 준다는 것은, 그렇게 마음의 흐름을 갖는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둘 사이에 시냇물 같은 게 생기는 거니까. 그게 한쪽으로만 흐른다 한들 서로 닿아 있다는 말이니까. 거기에 발목도 담그고, 얼굴도 비춰보고, 안부도 전하면서.   p.45 생각해보면 식물과의 교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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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

데려와 돌봐줄게.

사실, 돌봐준다는 건 나 역시 돌봄을 받는다는 말에 다르지 않다. 무엇인가에 마음을 준다는 것은, 그렇게 마음의 흐름을 갖는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둘 사이에 시냇물 같은 게 생기는 거니까.

그게 한쪽으로만 흐른다 한들 서로 닿아 있다는 말이니까. 거기에 발목도 담그고, 얼굴도 비춰보고, 안부도 전하면서.

 

p.45

생각해보면 식물과의 교감이라는 것도 그렇다. 사소함이 모여 생활을 이루는 것처럼, 조금씩 쓸쓸한 마음이 모여 어딘가에 닿는 간절함이 되는 것처럼, 식물과 나는 아무 말이 없어도 혹은 함께 죽자고 말하지 않았어도 날마다 보내는 사소함이 꽃을 피우고 마음 따뜻해지는 결이 된다. '결'이라는 말은 얼룩이나 흔적이 담아낼 수 없는 고요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온도 같아서 좋다.

 

p.70

나의 작은 마당에서 살아가는 식물들이나 화분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사실 제 맘껏 자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환경이다. 그러다 보니 열매나 꽃을 보는 일이 자연에서 살아가는 아이들보다 적다. 그러나 꽃이 아니면 어떤가, 연두만으로도 세상은 아름답다. 버티는 일도 그렇다. 버틴다는 건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최선을 다해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일이다. 그렇다면 그건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p.82

세상으로부터 지워진 내 이름도 어디쯤에서 비처럼 내릴까. 흐지부지 늙어가는 일도 나쁘지만은 않다고, 나는 이제 더는 이해받지 못한 열망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나의 여름 화단은 겨울을 끌어안고 운다.

 

p.147

그리고 수국은 꽃이 피어 있는 기간이 제법 길다. 어느 소설가는 어떤 글에서 수국을 수다쟁이로 표현했다. 그러고 보니 소복이 모여 수다를 떨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럼 나도 같이 끼어 앉아볼까 싶지만, 사실 이 아이들을 수다쟁이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나는 이 아이들이 모여서 떠드는 걸 본 일이 없다. 다들 자기 식대로 이야기하는 것을 몇 번 보았을 뿐이다. 그러니까 뭉쳐서 각자 자기 이야기를 한다. 참 이상하면서도 신비한 식물이다.

 

p.189

내 마음에도, 몸에도 그런 마디가 좀 있다. 물론 그런 마디가 있음에도 여전히 똑바로 서 있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지만 말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마음이란 참 그런 것이어서 수시로 낭떠러지가 되고, 난간이 되거나 며칠씩 집 나가 돌아오지 않기도 한다. 내 것인 것이 어찌 이리도 내 것 같지 않을 때가 많은지. 하지만 그렇게 마음의 한 끝이 난간이 될 때 나는 또 그만큼 어디로든 깊어진다고 믿는다. 끝을 가본다는 것도 그런 것은 아닐까 싶다. 마디는 그럴 때 조금씩 자란다.

 

 

참으로 우연하게 손에 쥐게 된 산문집 <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 읽을 때마다 이것이 진정으로 우연이란 말인가, 하고 놀란다. 이 책은 식물들을 키우며 쓴 산문집인데, 놀랍게도 나는 요즘 식물들을 키우고 있다. 아니, 같이 살고 있다. 어느날 TV를 보다가 갑자기 확 꽂혀서 파키라, 이오난사, 파리지옥, 편백나무, 네펜데스, 구문초, 알로카시아, 스투키 등등 다양한 종류를 한꺼번에 키우게 되었다.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새삼 또 놀랍네.ㅎ 여튼, 죽이는 게 무섭고 미안해서 키워볼 엄두도 못 냈었는데.. 아직 싹이 나지 않는 캣닙까지 이렇게 매일 애정을 품고 바라보게 될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다. 요즘 들어 더 심하게 외로움을 타고 있어 씁쓸해하고 있는 나에게 이 아이들은 존재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어주고 있다. <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 그런 내 식물들을 더 바라보게 하고 마음을 열게 하는 좋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산문집이었다.

내 마음은 시인이 되기에 참 적합한 조건이었으나 나의 글빨이 마음의 재능을 따라가지 못해 늘 아쉽고, 외롭고, 어디에도 닿지 못해 늘 헛헛했다. 그런 내 마음이 내내 안타까웠었는데, 이 산문집과 우리집의 초록2들이 서릿발같이 하얗게 얼었던 마음의 온도를 초록에 가깝게 올려주었다. 지금은 노랑빛이 살짝 도는 연두가 될까 말까~이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초록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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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위로가 되어주는 따뜻한 녹색들의 이야기 '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 평점10점 | j********1 | 2021.03.20 리뷰제목
가끔은 가까운 것에서 위로를 얻고는 한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말이다. 뭔가 나와 함께하고 내가 오히려 위로를 받는 그런 존재들이 우리의 주변에 존재한다. 저자에게는 식물이 저자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준 것 같다. 나 역시도 기분이 조금은 별로이거나 아무 감정이 없다가도 지나던 꽃집의 꽃들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아지고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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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가까운 것에서 위로를 얻고는 한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말이다. 뭔가 나와 함께하고 내가 오히려 위로를 받는 그런 존재들이 우리의 주변에 존재한다.
저자에게는 식물이 저자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준 것 같다.
나 역시도 기분이 조금은 별로이거나 아무 감정이 없다가도 지나던 꽃집의 꽃들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아지고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런게 바로 갑작스럽게 위로를 얻는 그런 기분이 아닐까 싶다.
저자의 글이 궁금하고 읽어보고싶을 수 밖에 없었다.
요즘의 나는 나무와 꽃, 풀을 만나며 기분이 다름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처음부터 식물을 반려에 표현하였다. 물론 그저 데려온다 라는 개념을 벗어나서 돌봐준다는 개념을 덮어야 마음이 편해졌다.
식물을 무심코 데려온다는 것은 쉽지 않다.
나 역시도 식물을 키워보고 동물도 키워봤지만 절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위로를 받을 걸 알기에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건 나도 문득 생각해보고는 하는데 도전하려는 마음이 머뭇거리고만 있다.
앵두나무를 데려온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그랬다. 뭔가 운명인 아이들이 있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눈에 띄고 유독 빛이 난다던지 유독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만 같은 그런 아이들 말이다.
앵두나무가 저자에게 딱 그런 것 같았다. 봐두었던 나무가 주인 아주머니는 단 하나도 없다며 잡아떼었지만 결국은 데려올 수 있었던 것 처럼 말이다.
결국 그 앵두나무는 앵두를 맺고 있다고 하니 이보다 더 소중한 인연이 어디있을까 싶다.

저자는 기분이 안좋은 날에는 어느샌가 꽃을 보러 화원에 간다고 한다.
편안하게 구경 할 수도 있는 그런 화원이라고 하는데 어떤 모습인지 그려지기도 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알 수 없는 틈에 손 위에 화분이 들려있다고 한다.
사실 그렇다, 위에도 말했지만 지나다가 꽃만 만나도 사람의 기분은 달라진다.
이렇게 꽃 그리고 식물들은 우리에게 위로를 보내고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힐러가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걸 깨닫는 사람들은 따로 있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공간이 조금만 더 넓었더라면 벌써 몇개의 식물들과 함께 했을터인데 그게 너무 아쉽다.
아주 조그마한 식물이라도 함께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조만간 나만의 공간에 조금이라도 한 자리를 할 수 있게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 였던 것 같다.
나도 가끔은 작은 연두색의 손을 잡고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나도 식물에게 기대어 위로 받기를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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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기대어 우는 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y*******2 | 2023.12.11 리뷰제목
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 이승희           이승희 시인의 <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라는 시집을 사랑한다. 사랑하는 시집 중 하나이고 아는 사람들에게 자주 추천하는 시집이다. 시인이 식물들과 함께하는 삶을 풀어낸 산문집을 냈다. 책을 산지 좀 됐는데 이제야 다 읽었다. 가끔씩 들여다보고 조금씩 읽다가 그렇게 옆에 두고 식물처럼 내내 함께하였던 책.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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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 이승희

 


 

 

 

 

이승희 시인의 <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라는 시집을 사랑한다. 사랑하는 시집 중 하나이고 아는 사람들에게 자주 추천하는 시집이다.


시인이 식물들과 함께하는 삶을 풀어낸 산문집을 냈다. 책을 산지 좀 됐는데 이제야 다 읽었다. 가끔씩 들여다보고 조금씩 읽다가 그렇게 옆에 두고 식물처럼 내내 함께하였던 책.


시인의 집은 오래된 주택으로 마당이 있는 집이다. 마당에도 집안에도 식물들이 있다. 외로워서 가슴이 터질 것 같을 때 꽃집에 가는 시인. 시인은 그렇게 외로움을 안고 세상 참 별거 아니다, 그럴 리는 없지만 그렇다고 우겨본다.


꽃보다 연두를 더 좋아하는 시인. 식물들에게 라디오를 들려주고 비내리는 풍경을 바라는 시간을 가장 사랑한다는 시인. 비오는 마당을 바라보는 시인의 뒷모습을 떠올리면 어쩐지 쓸쓸하고 외로워지지만 그것 역시 위로가 된다. 집안에는 빗소리가 가득차고 가만히 바라보는 식물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시인이 들려주는 혼잣말을 들으면서.


식물을 기르면서 내색없이 죽어가던 식물을 보면서 나를 버티다가 그만 툭 놓아버렸을 마음을 생각하는 마음. 아무것도 조준하지 않는 슬픔도 있다는 사실. 사람들은 마음을 다치면서도 어떻게 끌어안고 살아간다는 것. 마음을 다 주는 게 어려워 도망가고 싶어지는 마음. 내 마음이라고 다 내 마음은 아니라고, 흐지부지 늙어가는 일도 나쁘지만은 않다고, 너무 애쓰지 말라고, 그러면 지친다고 말해주는 시인에게 고맙다. 


시인의 시가 그랬던 것처럼, 무작정 위로하지도 않고 그저 마음을 그대로 풀어내며 토닥이거나 안아주지 않아도 다독임을 받은 것만 같은 그런 글을 읽었다.


나도 어떤 날엔 비가 오는 마당에 앉아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어진다. 슬프고 울고 싶고 외롭고 괴로운 밤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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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식물에게 위로받는 에세이,어떤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 평점10점 | k*******7 | 2021.04.02 리뷰제목
아침마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베란다로 나가 식물들에게 물을 주고 잎맞추는 것이다. 하루하루 자라고 꽃피는 모습을 보는 일이 위로가 되고 있었음을....요즘은 반려동물만큼 반려식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데려오면 죽이기 일쑤라 식물키우기를 일찌감치 포기한 사람들도 많지만 그렇더라도 식물을 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짐을 느끼게 되는건 왤까? 식물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겪게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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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베란다로 나가 식물들에게 물을 주고 잎맞추는 것이다. 하루하루 자라고 꽃피는 모습을 보는 일이 위로가 되고 있었음을....

요즘은 반려동물만큼 반려식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데려오면 죽이기 일쑤라 식물키우기를 일찌감치 포기한 사람들도 많지만 그렇더라도 식물을 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짐을 느끼게 되는건 왤까? 식물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겪게되고 그리워하는 모든 것들을 담은 책, 어떤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 라는 책 제목만큼 가끔은 울고 싶어지는 글이 많다.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자연스레 추억을 더듬게 되는 식물에세이! 마당한켠에 심은 앵두나무, 한가지를 치면 두가지를 올리는 앵두나무를 부러워하고 어릴적 마당이나 담장에 꽃을 심고 가꾸었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 꽃아래서 슬펐던 마음을 위로 받았던 이야기, 온전히 꽃들이 사는 집인 꽃밭이라는 말을 좋아하고 모든 것의 절정이면서 폐허의 이미지로 남은 여름을 좋아하고, 꽃을 보며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 어릴적 추억을 그리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에세이!

불두화와 수국이 헷갈리지만 왠지 소원을 빌어야할거 같은 불두화, 지금은 잘 볼 수 없는 채송화 꽃송이를 그리워하고 형광이라는 단어가 붙는 식물들의 명랑함을 예찬하고 꿋꿋이 버티면서 꽃피우는 동백, 꽃이 피어야만 구분이 쉬운 여인초와 극락조, 실패한 자들을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벤자민 고무나무와 아이비, 말없이 자기 생을 열심히 살아 마디를 키우는 대나무등등 저자가 편애하는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문장들이 흥미롭다.

나는 외로우면 꽃집에 간다.

꽃집에 서서 양손가득 꽃화분을 들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리움과 아련함을 담은 에세이를 읽으며 이젠 외로워지면 꽃집에 가야할거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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