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슈투트가르트 근교에 있는 마르바흐에서 태어났다. 신학 공부를 하려 했으나 카를 오이겐(Karl Eugen) 공작의 명령에 따라 마지못해 카를 사관학교에 입학한다. 엄격한 사관학교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 그는 몰래 레싱(Lessing)과 클롭슈토크(Klopstock)의 책을 읽으면서 당시의 ‘질풍노도’ 문학에 심취했다. 사관학교 법학부에서 법학 공부를 시작했으나 의학부가 설립되면서 의학으로 전공을 바꾸었으며, 1780년에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군의관으로 임명되었다.
1777년에 <도적 떼(Die Ra?uber)>를 집필하기 시작해 1781년에 자비로 출판했으나 이 때문에 오이겐 공작으로부터 집필 금지령과 구금령을 받게 되자 몰래 만하임으로 도망친다. 1782년에 실러는 만하임 극장에서 <도적 떼>를 초연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 그는 튀링겐 주 바우어바흐(Bauerbach)에 있는 볼초겐(Wolzogen) 여사의 별장에서 머물면서 <루이제 뮐러린(Luise Mu?llerin)>을 완성하고, 1783년 만하임 극장의 전속 극작가로 임명되어 다시 만하임으로 돌아온다. 1784년에 평정관인 쾨르너(Ko?rner)와의 우정이 시작되었으며, 쾨르너의 초대를 받아 오랫동안 라이프치히와 드레스덴에 머물렀다. 1787년에 당시 유럽 문화의 중심지였던 바이마르에서 빌란트(Wieland)와 헤르더(Herder)를 만났으며, 당시 괴테는 이탈리아 여행 중이어서 괴테와의 사적인 만남은 1788년에 이루어졌다. 1794년부터 바이마르를 떠나 예나(Jena) 대학 역사학 교수가 된 실러는 1799년 바이마르로 돌아올 때까지 괴테와 서신 교환을 했으며 바이마르에 와서는 가끔 괴테를 대신해서 바이마르 궁중 극장에서 감독을 맡기도 했다. 18세기 말 바이마르 궁중 극장의 전성기는 괴테와 실러의 협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실러는 창작기의 절정인 46세의 나이에 집필 중이던 <데메트리우스>를 완성하지 못한 채 바이마르에서 사망한다.
실러는 괴테와 더불어 독일 고전주의의 대표자이며, 열정적인 무대 언어에 대한 그의 특별한 재능과 ‘연극 효과’ 에 대한 정확한 지식은 독일 희곡 문학에 중대한 기여를 했다. 특히 미학서 ≪도덕적인 기관으로 본 연극 무대(Die Schaubu?hne als eine moralische Anstalt betrachtet)≫(1784)는 연극 무대에 종교와 법을 지지해야 한다는 높은 과제를 부여했다. 실러의 거의 모든 드라마의 주요 모티브와 핵심 주제는 ‘자유’의 이념이다. 그러나 이 ‘자유’의 이념은 개체의 자유 의지가 아니라 인간 품위의 도덕적인 요구로 이해된다. 실러의 창작은 청년 시절의 ‘질풍과 노도’에서 시작해서 마지막 바이마르 시절의 성숙된 고전주의 운문 형식 드라마까지 이어진다.
천재적인 극작가인 그가 남긴 작품으로는 <도적 떼> 외에 <게누아에서 피에스코의 반란(Verschwo?rung des Fiesco zu Genua)>(1782), <간계와 사랑(Kabale und Liebe)>(1784), <돈 카를로스(Don Carlos)>(1787), <발렌슈타인 삼부작(Wallenstein?Trilogie)>(1799), <마리아 스튜어트(Maria Stuart)>(1800), <오를레앙의 처녀(Die Jungfrau von Orleans)>(1801), <메시나 신부(Die Braut von Messina)>(1803), <빌헬름 텔(Wilhelm Tell)>(1804)이 있다. 미학서로는 앞서 언급한 ≪도덕적인 기관으로 본 연극 무대≫ 외에 ≪인간의 미적 교육론(U?ber die a?sthetische Erziehung des Menschen in einer Reihe von Briefen)≫, ≪소박문학과 감상문학(U?ber naive und sentimentalische Dichtung)≫, ≪우미와 품위에 관해(U?ber Anmut und Wu?rde)≫가 있으며 자신의 작품에 대한 서문과 코멘트, 괴테와 교환한 서신 등이 남아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다. 저서로는 ≪Die unverkaufte Braut≫, ≪그림동화의 꿈과 현실≫, ≪독일어권 여성 작가≫(공저), ≪독일 문학 그리고 한국 문학≫, ≪멈추어라 너 아름다운 순간이여≫가 있다. 역서로는 폴커 브라운의 ≪힌체와 쿤체≫, 지크프리트 겐테의 ≪겐테의 한국 기행≫, 프리드리히 실러의 ≪오를레앙의 처녀≫, ≪메시나의 신부≫, ≪데메트리우스≫, 한스 벤더의 ≪늑대가 돌아온다≫, ≪내 동생≫, ≪원하는 음식≫,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윤무≫, ≪아나톨≫, ≪초록 앵무새≫ 외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