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에 대해, 「만두 가게 앞에는 싱크홀이 있다」에 대해, 임선우 작가가 들려주는 더 많은 이야기 [2문 4답]을 통해 확인하세요!
Q1) ‘좋아하는 것’을 주제로 작품 의뢰를 드렸는데요, 이 이야기를 선택한 계기나 그것을 좋아하는 이유를 들려주세요.
A1) 만두는 왜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을까요? 저는 꽂히는 음식이 생기면 그것만 열심히 먹다가 쉽게 질려하는 편이었는데, 만두는 계속 먹어도 계속 맛있습니다. 조리법이 다양하고 속 재료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라 그런 걸까요. 참 신기하다……생각하며 만두를 먹던 중 청탁을 받게 되어 주제도 만두로 정했습니다.
A2) 고등학교 다닐 때 농사 수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밭에 아무거나 심어도된다고 하셨고, 저는 해바라기들과 함께하는 여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상추와 해바라기를 밭에 심고 기대에 부풀어 있던 것도 잠시, 어느 날 등교해보니 밭은 하룻밤 사이에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범인은 다름 아닌 두더지. 그날 이후로 저는 간간이, 아니 실은 꽤나 자주 두더지를 생각하며 지냈고, 결국 두더지가 나오는 소설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Q2) 어떤 말을 좋아하시나요? “작가의 단어”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A1) 작년에 친구들과 했던 글쓰기 모임의 이름은 ‘열매’였습니다. 매일 10매씩 쓰자는 포부를 담은 이름이었으나 며칠 지나지 않아 단톡방은 조용해졌습니다. 모임은 사라졌지만 열매라는 이름만은 저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글 쓰는 일이 열매를 얻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글이 잘 써지는 날에는 수박이나 사과 같은 큼직한 열매를 얻은 것만 같고, 좀처럼 써지지 않는 날에는 어쩔 수 없다, 오늘은 낑깡이구나, 생각합니다.
A2) 야행성 인간에게 가장 반가운 말은 ‘24시’ 아닐까요. 낮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밤이 되면 맞은편 아파트 불빛 하나가 소중해지니까요. 그래서 저는 낮에 산책할 때 24시라고 적힌 가게들을 보면 마음속에 잘 저장해둡니다. 그리고 모두가 잠든 것만 같은 고요한 밤, 그곳에는 지금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겠지, 하고 떠올리면 어쩐지 마음이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