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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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1

호메로스에서 페리클레스까지

리뷰 총점 8.7 (13건)
분야
역사 > 역사이론/고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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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의 시리즈 내서재에 모두 추가

그리스인 이야기3
앙드레 보나르 저/양영란 역/강대진 감수
그리스인 이야기3
그리스인 이야기2
앙드레 보나르 저/양영란 역/강대진 감수
그리스인 이야기2
그리스인 이야기1
앙드레 보나르 저/김희균 역/강대진 감수
그리스인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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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리스의 휴머니즘보다 저자의 휴머니즘이 더 드러난 책 『그리스인 이야기1』 평점10점 | g********s | 2011.04.30 리뷰제목
<난쏘공4기-2> 처음에 이 책을 받고 한숨부터 났다. 학창시절 가장 싫어했던 사회과목이 세계사였기 때문이다. 제목만 봐도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슬며시 한쪽으로 밀쳐두고 다른 책만 읽는다. 5월이 오기 전 일주일을 앞두고 슬슬 걱정이 된다. 싫다고 피하면 될 일이 아니다 라는 생각에, 더 이상 피하고만 있을 시간이 없다는 것에 일단 집어 들었다. 시간적 코
리뷰제목

 

<난쏘공4기-2>



처음에 이 책을 받고 한숨부터 났다. 학창시절 가장 싫어했던 사회과목이 세계사였기 때문이다. 제목만 봐도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슬며시 한쪽으로 밀쳐두고 다른 책만 읽는다. 5월이 오기 전 일주일을 앞두고 슬슬 걱정이 된다. 싫다고 피하면 될 일이 아니다 라는 생각에, 더 이상 피하고만 있을 시간이 없다는 것에 일단 집어 들었다. 시간적 코너에 몰렸으니 오히려 몰입도는 더욱 높아지리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그리스인 이야기』는 전 3권이다. 주제는 ‘그리스 문명’인데 무려 1400쪽까지 할애하며 그리스문명을 담아냈다면 얼마나 난해할까, 또 깊이 있게 들어갔을까 하는 생각에 겁부터 날 수도 있다. 가격도 만만치 않으니 아마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카트에만 계속 담아두며 미루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 같이 세계사를 싫어하는 사람도, 단숨에 끝까지 읽게 만든 책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바뀔까? 세계사를 싫어했던 결정적 이유는 너무 많은 사건을 알아야했던 교과서와 익숙치 않은 외국어로 표기된 지명이나 인물이름 때문이었다. 더구나 영어권이 아닌 그리스 문명부터 시작해서 남부유럽 중심의 고대 및 중세사는 내게는 너무나 높은 산이었다. 그런데 드디어 높게만 느껴지던 산을 깎아줄 책을 만났다.

 

앙드레 보나르(1888~1956)는 그리스 문학을 평생 연구한 스위스 학자이다. 그는 스위스 내에서는 저항학자로도 유명하다. 그러한 그의 관점들이 이 책 곳곳에서도 묻어난다. 이 책(1권만 옮겼지만)을 옮긴 역자는 아주 우연히 서점 한 귀퉁이에서 책을 발견했고, 너무 재미있게 읽다보니 국내에도 소개하고 싶어 번역까지 하게 된 것이었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그리고 사소하게 시작된 일이 깊게 발을 들여놓은 격이 되어 계획에 차질이 생겼을지도 모를(그래서 1권만 번역하고 2,3권은 다른 이가 번역했겠지만) 역자에게 감사하다. 이렇게 좋은 책을 국내에 소개해주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내가 이렇게 감탄한 이유는, 역사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즉 순수하게 그리스 문명만 이야기하는 인문서적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각 장마다 주인공도 있고 대사도 있고 장면도 선하다. 왜 그런 느낌이 들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내 나름의 결론을 4가지로 요약해보겠다.

첫째, 인물 중심으로 서술했기 때문이다. 1권 부제목이 “호메로스에서 페리클레스까지”이다. 이처럼 호메로스의 서사시로 시작해서 그리스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이야기하기 위해 페리클레스오 끝을 낸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어떤 모습과 어떤 사건과 연관이 되어 있는지 한층 가깝게 상상할 수 있다.

저자는 분명 그리스 문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나는 앙드레 보나르 교수의 강의를 직접 듣고 있는 기분이다. 여기에 두 번째 이유가 숨어 있다. 그런 느낌이 들게 하는 문장의 특징이 있다. 바로 짧고 경쾌한 문장 때문이다. 짧은 문장은 그만큼 긴 문장에 비해서 호흡이 짧아서 뇌의 입력 장치에 차곡차곡 쌓일 여유가 생긴다. 입력된 문장을 처리하는데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희한하게 문장들이 섬세하고 문학적이다. 그래서 깜짝 깜짝 놀란다. 이게 과연 인문학 책이 맞는지, 역사소설이 아닌지, 하는 착각이 자꾸만 드는 것이다.

셋째, 그리스 문명의 객관적 사실을 나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 자신의 관점으로 재해석하여 그리스 문명에 대한 비판과 칭찬을 동시에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딱딱하지 않게 독자의 이해력을 돋우워 준다.

넷째, 포괄적으로 접근했다. 보통 역사서의 특징이 정치, 경제, 문화, 사회적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교과서도 그렇다. 그런데 이 책은 그걸 넘어선다. 바로 사람중심의 접근이다. 심지어 인류의 최고 가치인 ‘정의’와 ‘인간의 존엄성’까지 들먹인다. 그렇다보니 지식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동까지 선사한다.

 

이렇듯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우면서 강약이 있게 설명해주는 앙드레 보나르의 방식에 나는 한껏 매료되었다. 그리스 문명이 과연 그리스 신화처럼 위대하기만 한 것인가? 그 뒷면까지도 촘촘히 들여다보며 끄집어내어 햇볕에 바싹 말려 탈탈 털어주기까지 하는 앙드레 보나르식 역사 들추기에 나는 자유롭게 유영한다. 읽는 내내 즐겁다. 특히 그리스 문명의 출발이 미개인 그리스인으로 시작하여 전쟁과 약탈, 사회구조의 불평등과 제국주의적 방식에 의한 건설이라는 것, 순수하게 그리스인들이 만들어낸 것은 아니라는 것이 놀라웠다. 세계사 교과서의 시작이 4대 문명보다 그리스 문명에서 시작하는 것을 두고 본다면 얼마나 뒤통수치는 사실인가. 그러나 분명 그리스 문명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그들의 손으로 일구어낸 것도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민주주의와 휴머니즘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것 중 현실적용 가능한 체제 중 최고의 사상이 민주주의(민주정치)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의 시작은 늘 아테네의 민주주의부터 배운다.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완벽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노예에게만 생산을 모두 맡겼기에 민주주의가 발달할 수 있었다는 것도 아니다 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리스 민주주의가 성립되어 가는 과정을 솔론의 개혁부터 시작하여 전성기였던 페리클레스까지 들여다보면서 종합적인 그리스의 모습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만큼 앙드레 보나르는 꼼꼼하게 설명해준다.

 

또 보나르 개인적으로 중시한 가치가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된 것이 ‘자유’와 ‘정의’였다. 그가 그리스 서사시와 서정시를 비교하는 과정 중에 서정시의 대표주자 아르킬로코스의 시를 뜯으며 그가 가진 자유로의 사상을 굉장히 칭찬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대를 앞서간 시인의 시를 읊어대며 거칠긴 해도 인간 본류의 가치인 ‘자유’를 눈치 보지 않고 마음 껏 노래했던(아르킬로코스의 자유로운 영혼이 자유를 노래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것을 강조한다. 신분에 얽매여 양반처럼 허세부리지 않아도 되는 서자라서 더욱 그랬을까. 확실히 아르킬로코스는 엉뚱한 환상이 아닌 민중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어 빛나게 만들었다. 그의 노래는 서사의 시대가 가고 시민의 목소리가 울리는 시대를 재촉하는 영혼의 노래였던 것이다. 이런 노래를 불러 준 사람이 있었기에 민중들이 계몽하고 스스로 정치에 참여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리라.

 

신과 인간과 그리고 정의까지 연결한 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스는 그리스 문명보다 그리스 신화가 더 유명하다. 그 정도로 신의 위치가 막강한 역사를 가졌다. 보나르는 이러한 특징은 결국 휴머니즘에 있다고 본다. 신이 인간의 형상을 띄고, 신들도 경쟁하고 심지어 신과 인간이 싸우고 그러면서 결국 신도, 인간도 정의로운 것에 손을 들어준다는 결론으로 이끌어간다. 이렇게 해석하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했다. 그가 얼마나 그리스를 파고들고 공부했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논리적 막힘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정한 사회 바람이 불면서 ‘정의’에 대한 조명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너무나 반가운 일이었다. 그런 와중에 앙드레 보나르의 ‘정의’에 관한 그리스 사회에 대한 이야기는 더 많은 것을 생각해주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아무리 이 사회가 사상적 탄압이 있고 인권이 유린되어도 결국은 인간 중심의 최고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하여 정의가 끝까지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나름의 방식대로 전한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세계사의 시작, 그리스를 새롭게 들여다보았다. 이 한 권의 책으로 그 동안 피하고만 싶었던 분야에 발을 담글 용기가 생겼다. 저자의 쉬운 설명과 탄탄한 논리가 빛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번역의 힘도 컸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바다 건너오며 번역되면서 그 매력이 반감되어 버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헷갈렸던 것은 외래표기가 그리스식에 충실하려고 해서인지 익숙한 표기를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딧세우스를 ‘오뒷세우스’ 식이다. 이 정도야 뭐, 눈감아 줄 수 있다. 종종 띄어쓰기가 잘못된 부분도 있었지만 책 내용에 워낙 만족한터라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어찌나 뿌듯하고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이 책만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질 정도이다. 그러나, 나의 칭찬이 너무 과한 것은 아닌가, 나에게만 재미있었던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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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리스신화가 아닌 그리스에 대한 신화 깨트리기 평점6점 | YES마니아 : 로얄 f*****5 | 2011.04.30 리뷰제목
이 책은 50여년 전에 씌여진 고대 그리스인들의 삶에 대한 글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 듯 하지만 그리스의 신화에 관한 저서들이 인기있는 현재, 그리스인 아니 고대 인류의 문명의 발달사를 듣고 있자면 신화로 포장된 또다른 신화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역사의 이데올로기를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저자의 30여년간의 연구의 결과는 문화예술, 그리고 그리스 철학의 역사와 다양한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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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50여년 전에 씌여진 고대 그리스인들의 삶에 대한 글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 듯 하지만 그리스의 신화에 관한 저서들이 인기있는 현재, 그리스인 아니 고대 인류의 문명의 발달사를 듣고 있자면 신화로 포장된 또다른 신화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역사의 이데올로기를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저자의 30여년간의 연구의 결과는 문화예술, 그리고 그리스 철학의 역사와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쏟아내는 신화 중심의 저서들 사이에서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진다.

 

그리스 신화를 모태로 하는 여러 스토리텔링들은 그리스인의 정체성조차 신화로 만들고 말았다. 저자는 단도직입적으로 그리스에 대한 인식은 만들어진 것임을 단정하지만 그것은 50여년전에 유효한 검증내용일 뿐 아니라 바로 지금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이야깃거리다. 이 책의 내용을 차치하고서라도 유수와 같은 예술작품과 철학의 발달로 문명세계의 모습으로 알려진 그리스 그 자체는 신화임이 분명하다.

저자는 그 근거로 인신공양적 초기신앙의 모습과 해적으로서 침략의 역사, 나아가서는 문명의 꽃을 피운 시기에도 뿌리 깊고 옹호 받았던 노예제 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노예제에 있어서는 솔론에 의한 아테나이가 예외적인 면을 일부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리스 도시들 대부분에서 노예에 대한 비인간적 문명을 가지고 있었음을 증명한다.

이 책은 이러한 그리스의 모순적 문명의 모습이 그리스 번성과 몰락의 역사를 어떻게 진행시켰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즉 문화예술에서는 휴머니즘을, 한편으로는 노예제를 옹호한 그리스가 노예와 같은 노동대체에 대한 불필요성으로 과학발달의 저해와 국방소홀 등의 결과를 초래했고 이 모순적 모습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는 당위성을 설명한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봉을 앞둔 영미합작영화 더 이글에서 로마인을 문명인으로 브리타니아의 부족을 원시적이고 야만적으로 묘사한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 바로 로마군에 대한 강하고 충성적인 모습에 대한 신화인 것과 같은 이치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첫 전투장면에서 로마군과 게르만족, 이 둘의 야만성이 외양적 모습 외에 크게 차이 있게 묘사되지 않은 점에 비해 더 이글에서의 오랜 시간 묘사되는 브리타니아 부족은 젠틀하고 도덕적인 로마인의 묘사와 대조적이다. 이와 더불어 도구 및 무기의 예술성에 그 문명 또한 대조적으로 표현되는 장면 등은 흔히 볼 수 있다.

우리가 언어로 정의하지 않았을 뿐 고대 로마, 그리스 또는 로마령 하의 그리스는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로마군, 드라마 스파르타쿠스, 영화 ‘300’ 등의 미디어를 통해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다. 물론 허구적인 영상문화가 영웅신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우리는 또 다른 로마와 로마인, 그리스와 그리스인들에 대한 신화를 학습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우리는 그리스 신화 안의 인물에 빠져 있던 나머지 그리스이야기와 신화를 동일시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야만성을 증명하는 전쟁을 통해 그들은 지금의 우리같이 충분히 원시적이고 야만적임을 알고 있지만 반면 애국주의와 휴머니즘에 근거한 야만성이라는 점이 강조되어 사실 영화 만으로 그 비인간적 모습을 깨닫기란 쉽지가 않다. (여기에서 잠깐이지만 로마의 노예제의 경우와 대조설명이 있었다면 좀더 그리스인의 이러한 역사의 배경의 실체에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노예제와 그에 다를 바 없는 여성의 지위 등에 대한 이야기와 민주주의의 연결은 그리스 문화를 해석하는 저자의 특별한 시선이면서 매우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그리스의 촉망받는 민주주의 옳은 발전을 방해한 노예제와 부의 축적에 대한 욕망은 자본을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의 모습으로 정착시켰으며 이는 애초의 취지를 왜곡시키는 데 몫을 했다. 그리스의 민주주를 모태로 한다는 지금의 민주주의는 그 왜곡된 모습을 인정해야 할 과제를 짊어진다.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기 이전에 왜 옳다고 여겨져 왔는지 과거의 모습에서 현재를 돌아볼 일이다.

 

신과 인간챕터는 그리스의 원시종교에서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신화의 탄생의 배경이 된 그리스인의 가치관을 단적으로 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리스 신화 안의 신들은 유일신이 아니고 관장하는 분야에 따라 다양하다는 것을 볼 때 동양의 요괴와 귀신에 가까운 개념의 신화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이 부분은 그리스에서의 종교의 탄생에 대한 담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모습은 뭇 그리스에서뿐만 아니라 인류의 모든 종교에 대한 일반적인 탄생의 모습이기도 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 인간의 가치관에서 출발한 그리스 신화 종교라는 점으로 강조된다는 점을 생각할 때 그리스의 종교는 그 신앙마저 인간의 창조물이었음을 반증하는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그리스 신화가 등장하는 여러 스토리텔링 중 작년에 개봉한 영화 타이탄혹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을 떠오르게 만든다. 이 둘은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그리스 신화에 대한 믿음보다는 앙드레 보나르의 그리스인 연구에 가까운 가치관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으로서 인간이 만들어낸 믿음이 어떻게 종교의 여러 모습을 발발시키는지, 인간이 신이 되는 과정을 통해 그리스인이 만들어낸 신화 속 신의 모습에 대한 거리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언뜻 보면 그리스신화에 동참하고 있으면서 그리스와 그리스인 자체가 신화가 되는 것을 저지시킨다.

그렇다고 앙드레 보나르의 이 30여년간의 연구가 그리스의 원시적이고 허점과 단점 투성이인 인간적 모습을 인정하는 것에만 의미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아테나이의 경우처럼 민주주의에 가까운 정책을 폈던 점에 대한 참고는 역시 현재의 거울로 들여다 볼만한 가치와 필요가 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다음 권의 내용이 궁금해지는 이유는 저자가 그리스의 문학에 관심을 기울여 그 안에서도 그리스인과 그리스의 모습을 찾는 노력을 시도하는데서 아름다운 고대 그리스 문학의 표현에 대해 평소 잘 찾아보지 않던 그리스 문학의 숨겨진 모습에 매력을 느꼈고 플라톤 이후의 철학이야기가 지금까지의 교과서적 이야기에서 어떤 다른 면을 이야기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아마도 다음 권 또한 그리스에 대한 현대인의 신화를 깨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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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신화를 넘어선 인간 중심의 그리스를 만나다 평점10점 | m*****8 | 2011.04.26 리뷰제목
신화를 넘어선 인간 중심의 그리스를 만나다인류 문명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나라가 있다. 뿐 만 아니라 유럽을 이야기할 때도 빼놓을 수 없는 신화이야기 속 주인공 역시 이 나라다. 이처럼 한 나라가 차지하는 역사 속 지위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다분히 의도적인 역사 만들기도 있었겠지만 그 나라의 뛰어난 역사와 문화가 기반이 되엇을 것이다. 그 나라는 바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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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넘어선 인간 중심의 그리스를 만나다
인류 문명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나라가 있다. 뿐 만 아니라 유럽을 이야기할 때도 빼놓을 수 없는 신화이야기 속 주인공 역시 이 나라다. 이처럼 한 나라가 차지하는 역사 속 지위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다분히 의도적인 역사 만들기도 있었겠지만 그 나라의 뛰어난 역사와 문화가 기반이 되엇을 것이다. 그 나라는 바로 그리스다.

초등학생들에게 그리스 신화 한 두 개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만큼 유명하고 재미있는 신화라는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는 것이지만 정작 그리스에 대한 폭넓고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마치 신화가 그 나라 역사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스러운 점도 있다.

이렇게 신화 속에 가려진 나라, 그리스에 대해 거의 처음으로 소개하는 책을 만난다. 앙드레 보나르의 ‘그리스인 이야기 Civilisation Grecque’가 그것이다. 이 책은 신화로 미화된 역사가 아닌 그리스 문명을 만들었고 당대를 살았던 사람에게로 시선을 돌려 그들이 일구어낸 역사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 중심의 역사로부터 인간 중심의 역사로 시각의 전환을 이룬 것이라는 말이 된다.

이 책의 저자 앙드레 보나르(ANDRE BONNARD, 1888~1959)는 스위스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정공하고 이후 로잔 대학 그리스어 그리스 문학 교수로 지냈다. 고대 그리스 문명의 철학자, 문학자, 과학자, 정치가 등에 대한 수많은 연구를 남겼으며 고대 그리스의 작품을 현대어로 번역 서구학계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는 파시즘과 나치즘에 저항한 ‘참여하는 인문주의자’였으며 작품 활동 속에서 저항과 참여 정신을 찾고자 했다고 평가 받는다. 

‘그리스인 이야기’ 는 세 권으로 출간되어 그리스 문명사 분야의 세계적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이번에 보게 되는 책은 그 시리즈의 첫 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호메로스에서 페리클레스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스 문명의 탄생 초기 역사적 배경과 당시 주요한 사건 그리고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의 분석을 통해 그리스 문학의 기원을 설명해 준다. 또한 그리스하면 떠오르는 민주주의가 무엇을 배경으로 성립되었으며 어떤 한계를 가진 것인지 밝히고 있다. 그리스 문명의 발달의 기반이 되는 것으로 바다와 관련된 이야기, 상업의 발달 배경, 노예와 여성의 지위 등을 비롯하여 아테네 민주주의 완성자로 불리는 페리클레스까지 다루고 있다.

자자의 시각은 삐딱하다. ‘삐딱하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지금까지의 시각을 무시하고 새로운 눈으로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중심적인 변화는 신화 중심의 그리스 역사를 인간의 역사로 본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눈으로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 문명의 근간에 스며있는 인간들의 삶을 중심으로 설정하였다. 그것도 기존의 해석에 얽매이지 않고 저자의 자유스러운 상상력과 사고력의 의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 삐딱함은 흥미로움을 동반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새로운 그리스를 만나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신화의 나라 ‘그리스’라고 부르면 그리스의 전부가 아닌 일부만을 알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친숙하게 그리스의 역사에 다가가는 장점은 있지만 그 나라의 역사를 일궈온 주인공들을 소홀하게 대하며 자칫 역사를 왜곡하는 결과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본다. 저자 앙드레 보나르의 ‘그리스인 이야기’를 통해 깊이 있는 그리스 역사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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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유럽 서정시의 아버지 - 아르킬로코스 평점10점 | y*****s | 2011.10.04 리뷰제목
아르킬로코스는 호메로스의 시구들을 가득 채운 그 '명예'를 참을 수 없다. 명예는 봉건사회의 덕목이고, 우매한 대중들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은 명예롭기보다는 행복해야 한다. 즐거워야 한다. 그게 바로 아르킬로코스의 철학이다.남의 눈치를 보느라 즐거움을 잃어버리는구나....서사시에서 영웅은 죽음으로써 명예를 지킨다. 아킬레우스도 그렇고, 헥토르도 그렇고,
리뷰제목

아르킬로코스는 호메로스의 시구들을 가득 채운 그 '명예'를 참을 수 없다. 명예는 봉건사회의 덕목이고, 우매한 대중들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은 명예롭기보다는 행복해야 한다. 즐거워야 한다. 그게 바로 아르킬로코스의 철학이다.

남의 눈치를 보느라 즐거움을 잃어버리는구나.

...

서사시에서 영웅은 죽음으로써 명예를 지킨다. 아킬레우스도 그렇고, 헥토르도 그렇고, 심지어 여자인 헬레네도 그렇다. 죽음으로써 다음 세대의 가슴속에서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한다. 하지만 아르킬로코스는 다르다. 죽음은 그저 사라지는 거라고 본다. 죽음보다는 삶이 낫다.

죽고 나면 명예는 잊히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살아 있으라. 살이 있음의 멋을 즐겨라. 죽음은 상실에 불과하다.

140 ~ 141쪽


책속의 인명들이 원 발음에 가깝게 표기했다고 하는데, 그동안 듣던 것과 달라 꽤 낯설다.

내용도 재밌지만 글도 간결하여 읽기 좋다. 그동안 읽은 역사서중 (많지 않지만) 젤 재미있다.

예나 지금이나 늘 사회의 문제는 똑같고... 우리는 별로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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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진정한 그리스를 알아 가는 과정 평점9점 | YES마니아 : 골드 l*******g | 2012.02.26 리뷰제목
그리스 로마는 현대 유럽의 부모님이다. 그리스 로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유럽의 역사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숲을 못보고 나무만 볼려는 것이다. ‘로마인이야기’는 천년의 역사를 왕 중심으로 한 명 한 명 전개해가며 로마의 성장기에서 전성기 쇠망기까지 한달음에 도달해간다. ‘그리스이야기’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로마인이야기’의 전개방식을 기대하
리뷰제목

 그리스 로마는 현대 유럽의 부모님이다. 그리스 로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유럽의 역사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숲을 못보고 나무만 볼려는 것이다. ‘로마인이야기’는 천년의 역사를 왕 중심으로 한 명 한 명 전개해가며 로마의 성장기에서 전성기 쇠망기까지 한달음에 도달해간다. ‘그리스이야기’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로마인이야기’의 전개방식을 기대하고 처음 책장을 넘겼다. 전혀 기대하지 않는 글의 전개방식에 처음에는 당황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글 전체 그림이 그려지면서 그리스에 빠져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스하면 떠오르는 것은 민주주의의 시작과 신화밖에 없었다. 이 책의 작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와 신화의 그리스가 어떻게 민주주의를 발생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신화가 어떻게 그리스다움을 만들어냈는지 말하고 있다. 그리스는 척박한 땅이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주위에는 바다가 있다. 유목인이었던 그리스인들은 땅에 농사를 짓기 시작한다. 하지만 산이 많았던 그리스에서 먹고 살기에는 농사는 적합하지 않았다. 당연히 바다로 눈을 돌리게 되고, 바다는 그들의 삶의 터전이 된다.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에서 트로이전쟁 후 집으로 돌아가는 오딧세우스의 이야기는 바다의 점령자인 그리스인이 신들과 대결하는 장면을 묘사함으로써 바다=그리스 이라는 공식을 성립하게 했다.

 

 농사를 짓을 때 바다로 나갈 때 그리스인들은 항상 자연과 싸워야 했으며, 수없이 실패하고 좌절해야했다. 정복할 수 없는 자연은 개척의 피가 흐르는 그리스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그 결과 인간의 모습을 한 신(종교)이 등장하게 되었다. 전능한 능력을 가진 신이지만, 인간과 같은 사랑과 시기심과 욕심을 가진 신이다. 무서움이 존재하지만, 인간과 동떨어진 존재는 아니다. 농사를 짓든 바다에서 나가든 건물을 짓든 신은 항상 인간의 생활 속에 녹아서 인간과 같이 호흡하며 살아간다.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도달할 수 없는 곳의 신이 아닌 인간의 피와 땀으로 가까워 질 수 있는 존재이다. 이 점이 신을 의인화하여 인간의 감정을 이입한 이유이다.

이것이 그리스 종교가 걸어온 길이다. 종교가 인간이 되었고, 인간이 친구가 되었고, 인간의 정의를 구현하게 될 것이다. p.269' 그리스 로마시대에 종교전쟁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원전 8세기 그리스본토는 두 개의 계급,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구분되어있었다. 화폐는 계급분리를 더욱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며 동시에 계급투쟁의 실마리를 제공하게 된다. 귀족에게 화폐는 부의 저장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탐욕을 키우게 하는 수단이 된다. 반면, 상인에게는 부를 쌓고 권력을 가질 수 있는 무기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계급투쟁의 중재자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 솔론이다. 사람을 사랑하고 정의를 사랑한 솔론은 개혁의 칼을 뽑아 민주주의 토대를 만들게 된다.

‘나는 방패로 양쪽을 찍어 누르고 있다. 한쪽이 다른 쪽에 대해서 부당한 승리를 하게 할 수는 없다. p198' '나는 가난한 자에게나 부자에게 똑같이 공평한 법을 만들었다. 탐욕에 눈이 멀어서 나를 모함하는 자들은 시민들 편이 아니다. 내가 그들의 말을 들었더라면 시민들이 내 편을 들었을 리 없다. 나는 개들에게 둘러싸인 늑대처럼 싸우고 있다. p199'

균형감각을 가진 지도자, 시민들을 사랑하는 지도자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버린 저울의 한국, 한 나라의 주인이라던 시민이 설 곳이 없는 한국에서 꼭 필요로 지도자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 완성은 페리클레스에 의해 이루어졌다. 다시 말하지만, 페리클레스 한 개인의 힘에 이루어졌다. ‘아테나이에는 민주주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제1시민이 운영하는 정부가 있었을 뿐이다.p322' 처럼 민주주의로 가는 개혁을 개인의 힘으로 이루어낸 인물이다. 겉으로는 민주주의지만, 실상은 한 지도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전제정치의 모습을 이룬다. 속임수이다. 가식이다. 그러나 아테나이의 민주주의를 이루었다.

 

 현대의 우리는 용어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민주주의, 사회주의, 우파, 좌파 등의 용어로 나누어 구분하고자 한다. ‘너는 민주주의니까 착하고 너는 사회주의니까 나빠’ 라는 식의 사고는 반갑지는 않다. 지금 우리는 페리클레스와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를 가장한 전제정치이면 어떻고, 좌파를 가장한 우파이며 어떤가? 가슴에 국민을 품고 국민을 사랑하면서 국가를 운영하는 자라면 민주주의, 사회주의의 용어구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스인 이야기 1권은 크게 그리스의 성립, 호메로스의 작품을 통해 본 그리스의 문화, 솔론과 페리클레스를 통해 민주주의 성립과정, 그리스의 종교 로 구분되어있다. 그리스를 대표할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와서 작가의 도마 위에 올려두고 하나하나 해부하는 솜씨를 숨죽이면서 읽는 재미가 솔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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