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장인의 연말정산은 13월의 월급인 줄 알았다. 이런저런 증빙 서류 챙겨서 입력하면 모두가 세금은 환급받는 줄 알았다. 우리 집의 경우는 남동생에게 몰빵해서 그런지, 아니면 뭔가 환급받는 조건을 충족시켜줘서 그런지, 남동생은 항상 연말정산 후 세금을 환급받았고 그걸로 엄마에게 선심 쓰고는 해서 남들도 다 그런 줄 알았던 거다. 부모님이 나이 드셔서 병원 다닐 일도 많았고, 몇 년 전에는 아버지의 병원비도 상당히 지출한 터라 남동생은 상당한 금액을 환급받았다고 했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의 병원비도 줄어들고 했을 때, 남동생은 이제 세금을 토해내지 않으면 다행이라며 엄마의 병원비나 보험료, 기부금 영수증까지 하나하나 다 챙겨서 가져간다.
이상하게도, 같은 연봉에 같은 부양가족에 거의 비슷한 지출인데도 왜 이렇게 연말정산 환급은 다른 걸까? 어떤 때는 환급받고 어떤 때는 세금을 더 내고. 연말정산 후 세금 환급받을 생각에 들떴던 마음이 절망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연말정산을 속속들이 파헤쳐야 한다. 같은 급여를 받고도 소득공제액과 세액공제액의 차이로 결정세액(내야 할 세금)이 정해진다. 어떤 부분을 더 사용하고 덜 사용했는지에 따라 연말정산의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 그러니 연말정산은 공제액을 최대한 모으고 모아야 하는 게 중요하다. 결론은 내가 받을 수 있는 공제가 무엇인가 확인하고 그 부분을 늘리면 된다. 이 책에서는 연말정산에 포함되는 모든 부분을 설명하면서 내가 받을 수 있는 중요한 항목들을 소개해주고, 합법적으로 절세하는 비법을 전수한다.
세세한 항목으로 나누어 ‘합법적으로 절세하여 연말정산 제대로 하는 58가지 비법’을 알려준다. 크게는 부양가족, 생활비의 중심을 어떻게 무엇으로 사용하느냐, 의료비와 교육비, 금융상품 투자 등 몇 가지 큰 카테고리로 나누어 그 안에서 세세하게 절세할 방법을 말한다.
부양가족을 누구로 올리느냐 하는 문제. 쉽게 생각하면 가능한 모든 부양가족을 다 올려서 많은 환급을 받아야겠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개인의 상황이나 부양가족의 나이에 따라서 환급의 정도가 다르다. 가족의 나이나 소득, 부양요건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데, 그 안에서 또 직계존속이냐 직계비속이냐 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르다. 누구나 다 부양가족으로 올릴 수 있지만, 부양가족으로 올리고 싶은 대상자가 연 소득 100만 원을 넘으면 안 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예를 들면 연봉 7,000만 원 이하 직장인의 경우 최대 공제액 600만 원까지 맞추는 걸 황금비율이라고 한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문화생활 지출, 전통시장 이용금액, 대중교통비를 합한 사용금액에 그 비율을 맞춰야 한다. 신용카드는 총급여의 25% 이내,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은 1,000만 원, 문화생활비 지출은 334만 원, 전통시장 이용은 250만원, 대중교통비는 250만 원까지 적용된다. 그렇게 해서 총 600만 원의 소득공제액을 맞추는 게 황금비율이라고 하는데, 또 각자의 상황에서 다르게 적용되는 부분이 있으니 자세하게 살펴봐야 한다. 참고로 택시나 비행기 같은 교통수단은 대중교통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
살면서 많은 부분 사용 금액이 의료비와 교육비가 아닐까 한다. 의료비는 연봉의 3%가 넘는 금액에 대해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본인과 가족 의료비를 포함할 수 있으며, 맞벌이의 경우는 한 사람이 결제하는 게 이익이 된다. 교육비는 본인의 경우 전액 공제 대상이 되면서, 지출 금액의 15%를 공제받을 수 있다. 무주택자인 경우 주택청약종합저축 납입 금액의 40%를 공제받는다. 월세로 살고 있다면 월세도 공제대상이 된다. 혹시나 해당 연도에 청구하는 걸 잊었다면 연말정산 경정청구를 해서 돌려받을 수도 있다.
카드비부터 월세, 자기계발비까지, 내가 낸 보험료나 연금저축, 이자 상환액, 벤처기업 투자까지, 퇴사한 경우에도, 이 모든 것이 정산받을 수 있는 항목이라니... 시력교정용으로 안경을 맞춘 경우에도 연말정산 공제의 대상이라고 한다. 이미 아는 항목도 있지만, 몰랐던 게 너무 많다 보니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연말정산에 임해야 한다. 매년 절차가 바뀌는 것 같아서 해마다 연말정산을 신청할 때 처음 신청하는 것 같기도 할 테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을 다 읽었는데도, 연말정산에 관해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하고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 쉽게 요점정리라도 해주고 싶은데, 이 책 자체가 연말정산에 관한 요점정리라서 더 할 것도 없었다. 말 그대로 이 책 한 권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게 안타깝지만, 어렵고 복잡하기만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조회부터 마지막 완료 버튼을 누르기까지의 과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는 어마무시한 장점이 있는 책이다.
그동안 혹시라도 매번 연말정산 환급에 실패해도 귀찮아서 더 살펴보려고 하지 않았다면, 용어 하나하나가 이해하기 어려워서 관심 두지 않았다면, 더는 내 귀한 돈이 나가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어렵다고만 느끼는 연말정산의 절차를 연말정산 서류 준비부터 제출까지 완벽하게 해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내 연봉에 맞는, 정확한 절차와 정보를 반영하여, 내 상황에 맞는 맞춤형 연말정산이 될 수 있게. 개정 세법에 따라 거의 모든 경우를 담았다고 하니, 말 그대로 연말정산 비법서 되시겠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