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바다
공유하기

문명과 바다

바다에서 만들어진 근대

리뷰 총점 9.3 (24건)
분야
역사 > 세계사
파일정보
EPUB(DRM) 21.56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6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문명과 바다]근대초 유럽 문명의 해양팽창을 한 눈에 평점10점 | m******n | 2010.04.15 리뷰제목
(주경철 저작 따라 읽기 6탄.)   이 책은 근대초 유럽 문명의 해양팽창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 저자의 대표작인 <대항해시대>와 거의 같은 구성, 비슷한 내용이어서 목침만한 두께의 <대항해시대>에 지레 질리신 독자들은 이 책부터 읽으면 좋을 듯하다. 도판도 컬러이고 풍부하여서 읽기 편하다.   우리가 그동안 배우고 읽어온 역사는 거의 육지의 농경문화와 국가조직, 전쟁
리뷰제목

(주경철 저작 따라 읽기 6탄.)

 

이 책은 근대초 유럽 문명의 해양팽창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 저자의 대표작인 <대항해시대>와 거의 같은 구성, 비슷한 내용이어서 목침만한 두께의 <대항해시대>에 지레 질리신 독자들은 이 책부터 읽으면 좋을 듯하다. 도판도 컬러이고 풍부하여서 읽기 편하다.

 

우리가 그동안 배우고 읽어온 역사는 거의 육지의 농경문화와 국가조직, 전쟁에 대한 역사이다. 그러나 근대세계는 바다를 통한 소통(유럽국가의 폭력을 앞세운)으로 이루어졌다. 바로 이 점에 주목, 저자는 '아메리카 발견''지리상의 발견'등의 서구편향적인 용어를 쓰지 않으면서 바다를 매개로 한 여러 문명권의 근대 이후 변화모습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대항해 시대 이전인 명나라 시절 정화의 원정을 소개하기도 하고, 조선과의 인삼무역을 통해 일본의 은이 국제무역에 사용된 점을 밝혀 아메리카 대륙의 은이 유럽에 유입된 경로 이외의 모습을 소개하기도 하는 식이다. 이렇듯 저자는 전지구적 폭력의 시대였던 과거 대항해시대를 통한 근대의 형성과정을 여러 문명권의 입장에서 다각도로 조망해주면서, 앞으로 우리 미래에 대해서까지 고민하게 해 준다.

 

차례대로 내용을 소개한다. '제1부 아시아의 바다에서'는 아시아의 해양세계를 우선 살펴본다. 정화의 원정(1405-33)과 화교 공동체 등 중국의 해양진출, 대서양 이전 인도양 무역의 역사를 살펴본다. 우리가 기존에 배운 서양 세력의 해상 진출부터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 신선하다. '제2부 폭력이 넘쳐나는 세계'에서는 이 시기 유럽의 해양 팽창과정으로 폭력의 세계화를 이루었음을 고발한다. 아메리카 문명의 정복과 파괴과정을 주로 다룬다. '제3부 근대세계의 이면, 선원과 해적의 세계'편에서는 최초의 프롤레타리아라고 칭한 선원들의 비참한 선상생활과, 어느 정도면에서는 민주적이었던 해적의 삶을 소개한다. 해적과 국가의 관계변화가 흥미롭다. '제4부 노예무역 잔혹사'에서는 노예제의 문제를 고발하는데, 노예무역과 아프리카 내부의 문제를 같이 다룬 점이 신선했다. '제5부 세계화폐의 순환'에서는 남미 에스파냐 식민지의 은이 중국으로 들어간 과정 외에 일본의 은, 구리, 조개화폐, 아편 등 여러 통화대체 수단을 같이 보여 준다. '제6부 물질과 감각의 교류'편은 가장 흥미로왔는데, 문명과 미각 교류, 차, 도자기, 옥수수, 총 등 다양한 문물 교류의 형태를 보여준다. '제7부 정신문화의 충돌'과  '제8부 생태 환경의 격변'은 언어를 비롯한 소수 문화의 절멸과 생태계파괴 등 세계화시대에 더욱 심각해진 여러 문제의 근본이 싹트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모든 부분이 다 흥미로운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서 소설처럼 빨리 읽을 수 있다.

 

과거 서구 문명이 세계를 지배하고 가혹하게 착취했다는 이야기만 계속 강조한다면 그 자체가 서구의 강력한 지배력 앞에 나머지 세계가 좌절하고 그리하여 앞으로도 서구 문명이 계속 세계를 장악하리라 믿도록 만드는 이데올로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 본문 397쪽

 

중고교 시절 배운 유럽 위주의 근대사 지식만 가지고 평생 살기에는 무언가 억울하신 분들께 강추한다. 이 책은 나에게, '역사책 독서로 얻는 좋은 점은 세세한 사건의 과정이나 연대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관이 재정립되는 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기 때문에.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9
종이책 문명과 바다 평점8점 | p***i | 2020.08.04 리뷰제목
우리는 보편적으로 역사를 땅의 이야기로 배운다. 간혹 필요한 경우 바다나 강 등 땅이 아닌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필요에 따른 조연 역할일 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나 심지어 섬나라 사람들조차도 늘 땅을 주인공으로 두고, 그 이야기에 집중한다. 하지만, 바다는 우리가 그렇게 역사에서 한 켠으로 치워 놓은 것보다 훨씬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인류사에 지
리뷰제목

우리는 보편적으로 역사를 땅의 이야기로 배운다. 간혹 필요한 경우 바다나 강 등 땅이 아닌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필요에 따른 조연 역할일 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나 심지어 섬나라 사람들조차도 늘 땅을 주인공으로 두고, 그 이야기에 집중한다. 하지만, 바다는 우리가 그렇게 역사에서 한 켠으로 치워 놓은 것보다 훨씬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인류사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어 왔으며, 영향을 넘어 문명의 발전에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이 책은 바로 그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누구나 들어보면 수긍이 가지만, 딱히 고민해보지 않은 바다의 역할에 대해 문명사적 관점에서 다양한 사례와 근거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역사에 관심이 별로 없는 이들이라도 충분히 흥미를 유지해가면 완독해 날 수 있어, 책 안에서 서양사학자로서 잔뼈가 굵은 저자의 내공이 확인된다.


“바다는 한편으로 사람의 길을 막는 장벽이지만, 동시에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수평선 너머로 유혹하여 결국 머나먼 이국과 소통시키는 길이 되기도 한다.”   -책 중에서-


저자는 어떤 국가나 왕조의 흥망성쇠나 큰 규모의 전쟁, 위인들이 만들어낸 이벤트 등이 만들어낸 역사의 전환점 같은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유럽과 아시아, 인도양과 대서양 등 큰 지역 내에서 문명이 가진 기운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비교적 미시적 관점에서 접근해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관점의 접근은 이것 자체로는 다소 지엽적이고 편협한 듯 보이지만, 기존의 다른 역사 서술과 맞물릴 때 큰 효과를 발휘한다. 세로선과 가로선이 만나야 구획이 확실하게 그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많은 상황이 확실한 이해를 위해 거시적인 접근과 미시적인 접근이 도움이 된다. 숲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싶다면 새의 눈(Bird’s Eye’s View)으로 숲의 전체 모습을 조망함과 더불어, 벌레의 눈(Worm’s Eye’s View)으로 숲을 구성한 식물들의 디테일을 파악해야 하는 것과 같다. 경제학의 방법론도 거시 경제학과 미시 경제학의 두개 흐름으로 나누어지고, 투자에 있어 분석방법론이 Top-Down과 Bottom-Up의 두 가지로 대표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바 중 하나는 세상의 많은 일들이 결국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다양한 이치가 결국 인간 본능과 사고의 산물이라 보면, 완전히 달라 보이는 각각의 사실들이 그 근본에는 유사한 패턴과 논리구조를 갖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한때 인문학적 지식을 입학이나 채용에서 중요하게 여긴 이유도, 세상이 주는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단순히 개별적으로 인지하는 차원을 넘어 구조적 이해가 가능해야 다양한 방면으로 응용 및 변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별적 사실들에서 구조화와 일반화된 틀을 읽어내지 못하면 늘 변화하는 도전 안에서 솔루션을 지혜롭게 찾아낼 수 없다. 결국 상관없어 보이는 다양한 사회적 이벤트가 원인의 원인을 찾아가면 결국 닿아있고, 보편적 연역(Deduction)체계를 따른다는 원리를 깨닫기 위해 인문학적 교양이 필요한 것이지, 인문학이 커버하는 잡다한 지식과 정보 그 자체가 본질은 아닌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해상무역을 중심으로 한 문명의 발전이 네덜란드의 동인도 회사로 하여금 주식회사와 증권시장을 발명하게 된 근본 동기가 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해상무역에서는 대규모의 자본조달이 필요한 만큼, 당시 왕정에 기반한 탄탄한 자본력을 가진 강대국과 무역 비즈니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본조달의 방법으로 고안된 그 제도가 현재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이 된 것이다.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해양 교역과 증권 자본주의는 이렇게 한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회생활의 기간이 늘어나면서 전문적 지식 보다는 지혜가 필요한 순간이 점차 많아져 감을 느끼고 있다. 전문적 지식은 대개는 시간이 흐르고 발전을 거듭할수록 낡은 것이 되어 필요성이 현저하게 저하된다. 그러나 지혜는 이와 다르게 새로운 상황으로부터 유발된 제한된 정보 하 결정의 상황에 오히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리고 세상은 늘 새로운 상황, 가보지 못한 길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미지의 수평선 너머 저 넓고 깊은 바다와 그 너머의 세상처럼 말이다.


“이 세상은 폭력이 넘쳐나는 곳이라고 하지만, 그 힘이 세계 모든 지역에 일관되게 관철되지는 않았다. <중략> 대항해시대는 전지구적 폭력의 시대였고 가공할 파괴를 초래했지만 동시에 창조적인 대응을 낳았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어느 것도 미리 정해진 것은 없다. 우리 앞에 펼쳐질 지구촌의 미래는 기계적으로 정해진 길을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우리 후손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책 중에서-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1
eBook 문명인가 정복인가 [역사-문명과 바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6 | 2017.02.14 리뷰제목
낯선 두 사람이 만난다. 상대가 나에게 우호적인 사람인지, 위험한 사람인지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물건을 얻고 싶다. 그 물건을 얻기 위해 돈(혹은 다른 물건)을 낼지 상대를 해치고 빼앗을지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오래 전 논술 수업을 위한 연수를 받을 때 들었던 내용이 떠오른다. '신뢰'라는 말, '신뢰'가 바탕이 되는 사회, 그 신뢰의 척도가 문명의 척도라고
리뷰제목

낯선 두 사람이 만난다. 상대가 나에게 우호적인 사람인지, 위험한 사람인지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물건을 얻고 싶다. 그 물건을 얻기 위해 돈(혹은 다른 물건)을 낼지 상대를 해치고 빼앗을지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오래 전 논술 수업을 위한 연수를 받을 때 들었던 내용이 떠오른다. '신뢰'라는 말, '신뢰'가 바탕이 되는 사회, 그 신뢰의 척도가 문명의 척도라고 했던 말.

 

이 책에서는 바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다. 아주 오래 전 옛날,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지구 전체를 배경으로 하여 바다에서, 바다를 사이에 두고, 바다를 건너서 만났을 때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가 하는 이야기. 대부분은 정복이었다. 평화는 보기 힘들었다. 평화처럼 보였으나 궁극은 정복이었다. 더 폭력적이었나 덜 폭력적이었나 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 먼저 본 쪽에서 먼저 빼앗으면 그만이었던 그런 세상의 이야기들이다. 결코, 절대로 유쾌할 수 없는 사건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던가 싶어도, 여전히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 슬픈 역사.

 

그럼에도 우리는 이 안에서 문명을 찾아내고 읽는다. 희생이 된 목숨들은 그저 가여웠노라고 넘길 수밖에 없고, 물건만이 아니라 땅만이 아니라 가족을 빼앗기고 목숨을 잃으면서 물려 주고 물려 받은 역사. 바다에서 바다를 통해 이루었던 역사 이야기.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었다. 전 세계 지구인들이 이렇게 살아온 거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 것인가를 추측하노라면 마냥 낙관적이지는 않다. 그러지 말아야 할 텐데, 다들 알고 있는 듯 보여도 전쟁은 일어나고 있고 약탈과 파괴는 계속되고 있다. 더 갖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이고, 더 누리고자 하는 욕망이 세계 곳곳에 살아 있다는 뜻이다. 역사보다 영화가 더 바람직하게 진화되고 있는 세상이다.       

 

뉴질랜드의 남섬 현지 가이드가 추천해 준 책이다. 작가를 알고 있어서 주저없이 구해 본 책인데 잘 읽었다. 바다를 향한 도전, 우리 시대 우리 땅에서도 당연히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바다를 다스리지 못하면 더 나아갈 곳이 없다는 것. 허황된 목소리만 높이지 말고 실속을 차리는 정책과 교육이 뒷받침되어 주어야 할 텐데. 현재 우리의 정부나 공공기관에 기대할 수가 없다는 게 그저 씁쓸할 뿐이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종이책 지금 우리 사는 세상은 어떻게 형성되었나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l****i | 2016.04.25 리뷰제목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우리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럽다. 태어나서 공교육을 받고,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해서는 노동자로서 구직하고 회사에 들어가 돈을 벌고, 그 돈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고 투표해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뽑고, 연애해서 결혼하고, 결혼하고 나서 아이 낳고, 아이 낳고 나서 주말에 자동차 타고 가족 여행 다니고 기타 등등.하지만 이러한 풍경은 비교적 최근이다. 한
리뷰제목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우리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럽다. 태어나서 공교육을 받고,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해서는 노동자로서 구직하고 회사에 들어가 돈을 벌고, 그 돈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고 투표해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뽑고, 연애해서 결혼하고, 결혼하고 나서 아이 낳고, 아이 낳고 나서 주말에 자동차 타고 가족 여행 다니고 기타 등등.


하지만 이러한 풍경은 비교적 최근이다. 한국만 따지자면 그 역사는 길게 잡아야 40년. 직선제 개헌이 1987년이었으니까. 그렇다면 그 이전에는? 소위 말하는 전근대 삶의 풍경은 지금 우리 사는 방식과 상당히 달랐다. 대부분 농촌에서 살았고, 거의 대부분이 문자를 읽을 줄 몰랐으며, 때 되면 부모님이 정해주는 상대방과 결혼해서, 농사 지으며 아이를 낳았다. 대부분은 주거 이전이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는 노비였고.

 

유럽이라고 해서 별반 다를 건 없었을 텐데, 자본주의와 대의민주제의 결합으로 생긴 근대는 아무리 길게 잡아도 300여 년 정도의 역사밖에 안 됐다. 그 기간 왕정이 복고되기도 했고(지금도 왕가가 존재하는 나라도 있다), 양차 세계대전으로 세계 질서가 파탄나기도 했으며, 파시즘과 공산주의가 자본주의를 위협하는 등 끊임없는 부침을 겪었다. 지금도 근대적 일상이 평온하게 유지되는 듯 보이는 나라는 그리 많지는 않은데, 그렇다면 하나는 확실하다.


근대는 안정적인 시기가 아니었고, 근대성 역시 불확실성의 다른 표현일 뿐이라는 사실. 약간 맥락은 다르지만, 바우만은 유동하는 근대, 라는 표현을 썼다지.


주경철 교수님은 근대로의 이행, 제국주의에 관심이 많은 학자다. 기본적인 입장은 유럽중심주의에 반대, 제국주의에 비판적. 지금이야 당연하게 들리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럽 중심주의에 비판적이기가 쉽지는 않았다. 아직도 학계가 아니라 상식적인 선으로 내려오면, 맹목적인 발전 지상주의나 선진 사회 동경이 얼마나 흔한가. 그러한 면에서 존경하는 선생님!


이 책은 『대항해시대』의 대중서 격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바다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졌는지를 다룬다. 대중서인지라 문체도 좀 더 자유분방하다. 문학적 표현도 많다. 이 책을 읽으며 계속 생각한 건데, 교수님이 에세이 쓰시거나 소설 쓰셔도 좋은 문장이 탄생할 듯. 책의 내용은 목차를 보면 대략 유추 가능하다.


---


책을 내면서


프롤로그 바다와 역사 


제1부 아시아의 바다에서

아시아의 해양세계

정화(鄭和)의 원정(1405-33)

화교 공동체의 발전과 핍박

디아스포라

조선은 세계와 소통했는가

회사에서 제국으로


제2부 폭력이 넘쳐나는 세계

유럽 팽창은 마음속에서부터 자라나다

포르투갈 : 삼대륙에 걸친 해상제국

폭력의 세계화

‘행운의 섬들’

아메리카의 ‘발견’?

바야돌리드 논쟁

아메리카 문명의 정복과 파괴

말린체 : 정복의 역사와 여성


제3부 근대세계의 이면, 선원과 해적의 세계

‘사막의 배’와 바다의 배

얼음 바다를 넘어 아시아로 : 북쪽 항로의 개척

위도와 경도

선원들 : 최초의 프롤레타리아

선상 생활 : 기율과 저항

해적과 국가

해적과 민주주의


제4부 노예무역 잔혹사

노예제의 문제

아프리카 북 · 동쪽 노예무역

설탕과 노예

노예무역과 아프리카 내부

중간항해

자유의 나라? 노예의 나라! : 미국과 북아메리카의 노예


제5부 세계화폐의 순환

금과 은을 찾아서

세계의 은이 중국으로 들어가다

일본의 은과 구리

인삼과 은

조개화폐

아편 연기 속에 사라져간 은


제6부 물질과 감각의 교류

문명과 미각

차와 도자기

바다를 통해 널리 퍼진 ‘색깔들’

옥수수와 문명의 교류

작물의 전파 : 기술과 문화의 결합 

다네가시마

총에서 다시 칼로


제7부 정신문화의 충돌

언어의 확산과 사멸

절멸 위험 언어와 몰입교육 

영혼의 정복 : 강압적 전도와 피학적 전도

일본의 기독교 전도


제8부 생태 환경의 격변

생태 환경의 대전환

동물 남획 : 환경파괴 대 환경보호

문명 팽창과 삼림의 축소

아유르베다 : 인도 전통의학과 서구 식물학의 만남

문명의 교류와 병원균의 교류


에필로그 세계사 다시 쓰기 : 희망의 이름으로


참고문헌


---


물질 문명이 팽창하면서 소외된 자들의 역사, 그러니까 서발턴의 역사에도 주목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도 있고, 이쪽 전공자가 아니면 모르는 이야기도 있다. 나로 말하자면, 일본에서 사무라이가 발전된 총 문화를 버리고 칼의 문화로 돌아간 사례가 흥미로웠다.


이하는 메모.


---


1639년에 필리핀에 거주하는 중국인 약 2만 명이 학살되는 사건이 다시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필리핀에서 중국인들이 두 번 연속 대학살을 당하게 될 정도로 해외 거주 화교들을 방치했다. (중략) 왕권의 강력한 후원을 받는 에스파냐인들, 국가와 자본의 긴밀한 결합을 통해 조직적인 활동을 펼치는 네덜란드나 영국의 동인도회사 앞에서 중국 상인들은 다만 개인적인 조심성과 노하우로 버텨야 했다 (중략) 중국 상인들 중 일부가 큰 돈을 번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점은 그들이 주도적으로 근대적인 체제를 형성하고 운용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만든 체제에 참여하는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근대 해외 팽창의 관건은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어느만큼 개입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44쪽)


맨드빌의 여정을 참고하여 유럽인이 상상한 세계의 모습을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유럽에서 곧바로 동쪽으로 떠나면 예류살렘이 나온다. (중략) 이 너머에 암흑의 땅이 있고 바로 그 다음에 아담과 이브가 살았던 지상낙원이 있다. (중략) 이렇듯 유럽의 팽창은 중세적 꿈에서 동력을 길어왔따. 그것은 곧 이윤과 권력의 확보라는 세속적 성격으로 급격하게 변했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지배와 정복이 곧 신의 뜻이며 따라서 절대적으로 옳다는 종교적 색채는 끝내 지워지지 않았다 (72~73쪽)


포르투갈의 초기 해외 팽창에서 유독 폭력 행사가 잦았던 이유는 이처럼 레콩키스타 정신을 간직한 기사계급이 많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80쪽)


선박은 근대 자본주의를 형성한 중요한 요소로서, 근대 공장과 유사한 존재였다. 이 관점에서 보면 선원들은 공장 노동자의 선구적인 존재, 즉 최초의 프롤레타리아라고 할 만하다. 선원은 가장 초기의 그리고 최대의 자유 임금노동자 집단들 가운데 하나였따. 한정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집중되어 분업화ㆍ표준화된 일을 하는 가운데, 감시와 억압이 일상화된 생활을 해야 했던 선원들은 여러모로 장차 출현하게 될 공장 노동자의 선구였다.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주요한 작동 원리들은 이미 바다 위에서 실험 중이었다. (157쪽)


설탕은 처음에는 귀족들의 고급 사치품으로 사용됐지만 아메리카에서 대규모로 생산된 이후에는 점차 일상적인 소비재가 되고 더 나아가서 오늘날 소위 정크 푸드의 대표적인 첨가물이 되는 장기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서민과 노동자들의 값싼 열량 공급원 역할을 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노동자들의 전반적인 칼로리 섭취가 증가하는 데에 설탕이 기여한 몫은 매우 컸다. (중략)

19세기 말에 이르면 설탕은 전체 칼로리 섭취의 14퍼센트를 차지했다. (중략) 노동하는 남편이 매일 고기와 베이컨을 먹는 동안 아내와 아이들은 고작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고기를 먹는 데에 만족했으며, 부족한 열량을 얻기 위해서 더욱 설탕에 의존했다. 이와 같은 영국의 소비 도식은 곧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어갔다. (204쪽)


'총(뎃뽀)'도 없이 덤벼드는 '무뎃뽀無鐵砲'라는 말이 무모한 행위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된 데에서도 총이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를 역으로 알 수 있다. (308쪽)


원론적으로는 세계 모든 사람들의 영혼을 구하는 것이 전도의 목적이며 따라서 기독교는 당연히 세계의 종교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역사적 현실은 그와 다르게 전개됐다. 실제로는 기독교는 유럽의 종교, 그리고 지배자의 종교로 귀결되곤 했다. (333쪽)


근대 유럽 문명은 다른 접근방식을 취한다. 즉 '인위적인' 노력을 통해 환경을 '자연 그대로' 되돌려서 '보호'하자는 특이한 개념을 만들어낸 것이다. (367쪽)


세계화 혹은 지구화를 촉진시킨 뇌관 역할을 한 것은 서구 문명이고 또 제국주의 시대에 그들이 지구의 패권을 차지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이 세상을 홀로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이 세상은 폭력이 넘쳐나는 곳이라고 하지만, 그 힘이 세계 모든 지역에 일관되게 관철되지는 않았다. 전세계가 하나의 시장경제 속에 말려들어가고 제국주의적인 지배체제가 끝 모르게 확산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 그와 같은 폭력적인 움직임은 각 지역의 문화에 의해 때로 저지당하고 때로 변형되며 때로 선택적으로 흡수됐다. 대항해시대는 전지구적 폭력의 시대였고 가공할 파괴를 초래했지만 동시에 창조적인 대응을 낳았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어느 것도 미리 정해진 것은 없다. (398쪽)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2
종이책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평점10점 | k*******n | 2011.09.24 리뷰제목
주교수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어렵다고 대학원생의 과목이라고 하는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번역본을 처음으로 대한 이후처음이다처음부턴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의 흡족한 점이 있었다 언제 시간을 내어서 후편인 <대항해 시대>를 보아야 겠다유럽의 시대는 바다를 기준으로 지중해의 시대와 대서양의 시대로 양분할 수있을 것이다고대 로마가 평정한 지중
리뷰제목

주교수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어렵다고 대학원생의 과목이라고 하는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번역본을 처음으로 대한 이후
처음이다

처음부턴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의 흡족한 점이 있었다
언제 시간을 내어서 후편인 <대항해 시대>를 보아야 겠다

유럽의 시대는 바다를 기준으로 지중해의 시대와 대서양의 시대로 양분할 수
있을 것이다
고대 로마가 평정한 지중해는 내해처럼 평온하게 유지 되었다
그러나 로마의 멸망과 사라센 제국의 등장은 그리 평온한 지중해가 아니었다
즉 해적들의 소굴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런 저런역사의 흐름은 동로마제국의 멸망과 오스만 터키의 융성등
부침에 이은 유럽의 한쪽 변바인 포투갈과스페인의 대양항해의 시대를 열게
되는 것이다
단지 이런 흐름은 정치사적인 접근보다 경제사적인 접근 더욱 현실감을 더해준다
유럽의 사치품에 대한 끝없는 집착이 대양항해의 시대를 열었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항해의 시대엔 아메리카의 일방적이고 속수무책으로 당한반면
동양에서 인도에서 중국에선 스페인과 포르뚜갈은 주변인으로써 밖엔 역할을
하지 못했다
돈이 없어니당연히 거지처럼 해적처럼 생활을 했던 것이 역사적인 사실이다
유럽에서 아메리카의 은으로써 동양에서 나름대로의 교역을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돈(은)의 부족은 중국과의 아편전쟁으로 돈의 부족을
전쟁으로 마감하게 되는 것이다
이게 중세이후 근세까지 세계의 역사이다

우리가 배워야 할것은 바다에 먼저 나가고 안나가고가 아니라
자기의 마음의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기회가 와도 자기가 준비가 아니되어있고 자기의 무관심한 분야이면
말짱 도루묵익기 때문이다

동양이 근세사에서 밀린 것은 다름아니 문화이다
그러니 동양의 문화에서도 무언가 잘못된 점을 찝어야 앞으론
서양을 이길수 있기 때문이다
옛날엔 동양이 우수했어니 앞으론 언젠간 서양을 이길 것이다
막연한 추측내지 억측은 금물이다
당연히 서양의 우수함을 배우기 보단 동양의 단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
이게 문화이다
우리나라의 문화도
동양에 속하니 정확하게 보아야 할것이다
이게 역사를 보고 읽고 느끼고    앞으로 필요한 통찰력과 지혜를 얻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한줄평 (8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0점 9.0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