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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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인문학

동해·서해·남해·제주도에서 건져 올린 바닷물고기 이야기

리뷰 총점 9.7 (3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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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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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 바다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물고기들!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i*****n | 2022.04.03 리뷰제목
이 책은 한반도의 근해에서 서식하면서 우리네 밥상에서 한 부분을 차지했던 바닷물고기에 관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동해와 서해, 그리고 남해와 제주도에서 주로 잡혔던 물고기의 생태와 서식 환경은 물론 그것들을 어떻게 먹고 활용했는지에 대해서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오랫동안 어촌사회학을 전공했던 저자가 직접 답사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모았던 정보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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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반도의 근해에서 서식하면서 우리네 밥상에서 한 부분을 차지했던 바닷물고기에 관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동해와 서해, 그리고 남해와 제주도에서 주로 잡혔던 물고기의 생태와 서식 환경은 물론 그것들을 어떻게 먹고 활용했는지에 대해서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오랫동안 어촌사회학을 전공했던 저자가 직접 답사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모았던 정보들과 물고기에 관한 다양한 문헌들을 섭렵하여 서술하고 있는 만큼, 그 내용이 충실하고 매우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최근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바닷물의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우리의 연근해에서 서식하는 물고기들도 과거에 비해 달라져가고 있다고 한다어업 기술의 발달과 눈앞의 경제적 이익을 탐하는 사람들로 인한 어류와 수산물의 남획으로 바다 생태계도 점차 황폐해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겠다. 여기에 해양 쓰레기의 증가로 인해 근해에서 물고기들의 서식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도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벌거벗은 산을 숲으로 가꾸기 위해 온 국민이 삽과 호미를 들고 나무를 심었듯이, ‘이제 바다가 사막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아울러 오랫동안 건강하고 싱싱한 생선을 즐기기 위해서는 바다 환경과 생물종 다양성을 지켜야 하며, 앞으로도 산업화된 폭력적인 어업 방식이 아닌 전통 어업 방식과 소규모 어업 생산자들을 존종하고 응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 소개된 물고기들은 우리의 먹거리로 익숙한 것들이며, 저자는 그에 기반해 그것들이 과거와 현재 우리의 음식 문화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리하여 동해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라는 1장에서는, 명태와 가지미 등 6종의 물고기에 대해 과거부터 동해에서 주로 잡히던 생선들의 종류와 잡는 방법 그리고 그것들을 활용한 음식 문화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동해를 대표하는 어종이었던 명태는 이제 근해에서는 잡히지 않으며, 원양에서 잡은 것들을 가져와 가공해서 팔리게 된 현실을 지적하기도 한다. 또한 겨울철 미식을 대표하는 과메기가 청어에서 고등어로 주종이 바뀌었다가, 최근 다시 많이 잡히는 청어로 변해가는 현상에 대해서도 동해의 수온 상승과 어획량에 영향 때문이라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 겨울철 동해에서 만날 수 있는 도루묵에 얽힌 이야기를 서술하기도 하고, 이제는 동해뿐만 아니라 우리의 해역 가운데 삼면 어디서나 잡히는 아귀를 과거의 기록에 의거해서 여기에서 소개하고 있다.

 

2장에서는 서해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조기와 웅어 등 6종의 물고기들이 소개되어 있으며, 민어와 홍어 그리고 숭어와 병어 등에 대해서도 그 생태와 음식 문화로 활용하는 방식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어지는 3장에서는 대구와 멸치 등 남해안을 대표하는 6종의 물고기들을 소개하고, 마지막 4장에서는 방어와 갈치 그리고 자리돔과 옥돔 등 모두 4종의 물고기들이 제주도를 대표하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분명 한반도 근해의 수온 상승으로 인해서 다양한 물고기들은 이제 특정 해역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잡히고 있기에, 저자 자신도 전제하고 있듯이 여기에 소개된 어종이 지금도 그 지역의 대표적인 산물이 아닌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예견되지만, 저자는 자산어보등 과거의 문헌과 자신이 답사하면서 조사했던 내용을 토대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어종들을 배치하고 있다. 물론 이제는 변해버린 어업 환경과 어획되는 어종의 변화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으로는 어느덧 만개한 봄꽃들을 즐기면서, 오늘 점심에는 봄을 대표하는 도다리 쑥국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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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김준의 '바다 인문학' 동해서해남해제주바다에서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m****h | 2022.04.04 리뷰제목
바다의 인문학   인문학이란 인간과 인간의 근원 문제, 인간과 인간의 문화에 관심을 두거나 인간의 가치와 인간만이 지닌 자기표현 능력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인 연구 방법에 관심을 두는 학문 분야로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라 정의한다.   바다와 그곳에서 먹을 것을 얻고, 생활하는 인간의 삶 전반에 걸친 문화와 가치를 다루는 것이리라. 동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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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인문학

 

인문학이란 인간과 인간의 근원 문제, 인간과 인간의 문화에 관심을 두거나 인간의 가치와 인간만이 지닌 자기표현 능력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인 연구 방법에 관심을 두는 학문 분야로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라 정의한다.

 

바다와 그곳에서 먹을 것을 얻고, 생활하는 인간의 삶 전반에 걸친 문화와 가치를 다루는 것이리라. 동해와 서해가 다르고, 남해와 서해가 또 다르다. 제주 또한 서해와도 동해와도 다른 뭔가가 있다.

 

김준의 이 책<바다 인문학> 속에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바다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가운데서도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동해, 남해, 서해와 제주에서 나는 물고기와 어민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철 따라 바다가 내주는 먹거리, 생태와 잡는 방법, 도구의 설명도 빠뜨리지 않고 설명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다와는 사뭇 다르다. 풍경으로 즐기고, 피서철 시원한 바닷가를 머릿속을 그리지만, 개펄, 모래를 좋아하는 물고기들, 성격이 급한 삼치잡이 방법 등, 알아두면 횟집 가서 이야기 소재가 떨어지지 않을 듯하다. 문사철은 본디 썰풀기가 좋은 소재지만, 이 바다 인문학을 곁들이면 금상첨화지 않겠는가?, 물고기도 사람처럼 어릴 때 부르는 이름과 성장하면서 크기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달라지는데 이 또한 재밌다. 숭어가 아마도 제일 출세(성장에 단계에 따라 이름이 다 있다)한 물고기인 듯 싶다.  새끼 명태보다는 노가리가 좀 있어 보이지 않을까?

 

우리 바다의 물고기는 지난 50년 동안 90%가 사라졌다.

 

동해에서는 명태가 서해에서는 조기가 사라졌다. 병어, 대구도 몸값이 천정부지다. 지난 50년 동안 서해에는 개펄을 막아 공장과 농장이 만들어지고(새만금을 생각해보라), 아파트가 생겼다. 어민들은 한 마리라도 더 잡겠다고 그물을 촘촘히 하여 치어까지도 깡그리 잡아들였다. 그리고 핑계를 댄다, 기후의 영향이 커서, 생태계에 변화가 생겼다고….

 

바닷물고기는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수온이 올라가면 한 대성 어류는 북쪽으로 올라가게 마련이고, 난대성 어류가 찾아온다. 사시사철 붙박이로 사는 물고기도 있다. 자리돔과 우럭은 태어난 곳에서 살다가 죽는다. 대한민국 최대의 횟감은 우럭이란다. 사시사철, 양식도 잘되고, 물 좋은 곳은 신안군 흑산도에 있다고, 한때 조기의 어장이었던 흑산도, 영광 칠산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조기를 법성포에서 말렸는데 큰 놈을 굴비라 한다. 지금은 이곳까지 올라오지 않는다고 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기후의 영향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어족자원이 엄청나게 줄어든 것은 기후 탓이 아니라 남획 탓이다.

 

홍어는 삭혀야 맛이다?, 아니다. 어쩔 수 없으니 삭히는 것이지

 

지방에 따라 홍어는 대접의 수준과 정도의 기준이다. 결혼식과 장례식을 대사라 하는데 이때 제아무리 상다리가 휘게 음식을 내놓아도 ‘홍어’가 빠지면 김샌다. 주인이 꼽꼽쟁이(자린고비)라 생각한다. 잘 먹고도 하는 말은 참 인심 박하다. 쩨쩨하다. 손이 작아서야…. 라며

 

흑산 사람들은 삭힌 홍어를 먹지 않는다. 그런데 왜 삭힌 홍어가 유명해졌을까? 영산도라는 섬사람들이 홍어를 가지고 전라도 영산포구로 가져오는 동안 적당히 삭는데, 당시 무슨 얼음이 있어 냉장하겠는가? 조선 시대 공도 정책으로 섬에서 내몰린 사람들 특히 영산도 사람들이 찾아든 곳이 영산포구였다. 그래서 지금도 홍어 하면 영산포 홍어다. 한때 홍어 씨가 말라 못 잡게 한 적이 있었다. 이때, 칠레산 등 외국산과 충청도 등지에서 나온 홍어를 영산포로 가져와 삭혔다. 전통방법에 따라서….

 

자, 떠나자 동해로

 

도다리쑥국은 봄에 좋다고? 우리가 아는 상식은 상술 때문? 봄이면 ‘도다리쑥국’이 제일이라고, 도다리(문치가자미)는 산란을 마치고 봄부터 먹이활동을 왕성하게 하는데…. 이치로 보자면 여름철이나 가을철이 고기는 실하다. 도다리가 아니라 주인공은 쑥이다. 아무튼, 좋다고 생각하면 좋은 거 아닌가, 춘삼월에 쑥국을 세 번만 먹으면 여름에 병치레가 없다는 말이 정답인듯하다.

 

동해에서 나는 고기들 대구, 명태, 고등어 삼총사다. 명태와 고등어는 서민 밥상에 오르는 국민 물고기다. 고등어는 찜하든 구이를 하든, 작은 명태는 노가리라 한다. 옛날에도 동해의 명태가 전국적으로 퍼진 것은 동건법이라는 기공기술 때문이다. 아가미에서 꼬리까지 갈라 내장을 꺼내고 말리는 것이다. 황태니 먹태니 하는 것도 건조 기간의 차이에서 오는데 20번쯤 얼고 녹는 과정을 거치면 황태다. 그렇지 않으면 먹태고, 그밖에 일화가 있는 도루묵, 전국 바다에서 올라왔던 청어, 아귀(인천에서는 물텀벙이) 군대서 툭하면 나오는 가자미…. 해장국으로 좋은 대구탕,

 

서해에는 뭐가 있을까?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개펄이 발달하여 오만 물고기들이 산다. 조기, 한때는 세금으로 바치기도 한다. 조기 형제들 황석어, 부서 등등, 참조기는 머리가 육각형으로 그리고 돌이 들어있다 하여 석어라고도 했다. 보리굴비…. 아이고 줘도 안 먹지, 홍어와 가오리 정도 차이이니…. 보리굴비는 부서다. 육질이 전혀 다르다.

 

복달임으로 최고인 민어, 깊은 물에서 산다. 올라오면 부레가 터져 죽는다. 신안 임자도 근처가 어장이다. 여름 보양식으로 양반은 민어를 먹고 상놈은 개장국이란 말이 있다.

 

숭어, 옛날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는데, 지금은 모르겠다. 숭어는 맑은 탕을 끓여낼 수 있는 상태라면 물이 좋은 것이다. 숭어 새끼를 모치, 조금 더 크면 참동어, 손톱배기 4년 정도 자라면 댕가리, 5년 딩기리, 6년은 무구력, 7년이 돼야 ‘숭어’라 한다. 지역에 따라 모치, 동어, 글거지, 애정이, 무근정어, 무근사슬, 미패, 미렁이, 덜미, 나무래미 등으로 불린다고 하니 숭어는 참으로 예부터 친근한 물고기였나보다.

 

병어만큼이나 먹기 좋은 고기도 별로 없지 않을까, 통째로 썰어 먹거나, 찜, 찌개 등 두루 두르다. 병어가 큰 것을 덕대라고 하는데 종이 다르다.

 

남해의 왕자 대구, 세계지도는 대구 어장에 따라 변해왔다?

 

머리가 커서 대두어라고 부른다. 진해만이 어장이다. 서해에서도 잡히기는 하는데 크기가 왜소해서 왜대구라 한다. 거제와 가덕도는 대구를 두고 논쟁인 모양이다. 거제대구다 가덕대구다 하여 지역 자존심에 걸린 한판의 승부처럼…. 대구를 두고 미국과 영국이 세 차례(58년, 72년, 76년)에 걸쳐 전쟁을 벌였다. 이 때문에 국제해양법상 배타적 경제수역을 200해리(370킬로미터)를 정하게 됐다고 한다. 유럽에서 대구는 왜 인기, 당시 종교적 이유 1년의 반은 육식을 금한 탓에 대구를 먹게 된다는 이야기다.

 

제주, 방어와 옥돔, 은갈치

 

제주 바다는 다금바리가 유명한 곳이다. 물론 방어도 옥돔도 잘 나온다. 일본의 규슈지방 초밥집에서 제일 비싼 게 제주산 고등어다. 1관(1개)에 600엔이니, 싱싱한 고등어가 올라온다. 방어는 겨울 방어(한겨울방어, 일본어로 간부리라 한다)를 최고로 친다.

 

은갈치 또한 유명한데, 이게 가덕과 거제대구처럼, 제주에서 잡아 온 은갈치를 목포수협공판장에 풀어놓을 때는 목포먹갈치가 된다. 여러 설이 있기는 하지만, 어창에 넣어 운반하는 동안 색이 검어진다 해서 그런다는 말도 있고, 개펄을 먹어서 그런다는 말도 있다.

 

아무튼, 물고기를 잡아 온 어부들은 지역과 시대에 따라 생겨난 문화, 그저 선조들이 그리 불러온 것이니 아무 의심 없이 그리 부를 뿐이다.

 

모든 먹거리는 지역과 환경에 따라 재료도 조리 방법도 제각각이다. 안동 간고등어, 구룡포 과메기(실은 청어였으나, 꽁치를 쓴다)도 그러하고, 때로는 환경변화나 사정에 따라 원산지가 달라지기도 한다. 일본 홋카이도 산 명태가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꽤 인기였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산을 꺼리는 바람에 홋카이도에서 잡더라도 건너편이 사할린에 항에 푼다 그러면 러시아산이 된다. 영덕게도 그렇다. 게가 무슨 소속의식이 있을까, 동해에서 놀다가 살짝 방향을 틀면 일본 에쓰젠 가니(게)가 되고, 반대 방향으로 틀면 영덕게가 되니…. 일본에서는 명란젓을 멘타이코(명태자(식))으로 부른다. 그전에는 명란젖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바다가 한결 가까워진 느낌이다. 미역국에 넙치(광어) 큰 놈 한 마리를 넣는 곳도 있다. 이게 제주방식인가 하는 논란도 있지만, 신안군 신의도에서 이렇게 먹는다. 얼마나 호강이겠는가, 이 책을 보고 공부를 해두면 좋을 듯하다.

 

<예스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바다인문학#김준#인물과사상사#동해서해남해제주바다물고기이야기#인문교양#바다와어부#명태고등어대구#조기홍어숭어#자리돔옥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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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여러 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하여 《바다 인문학》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i***9 | 2022.04.07 리뷰제목
우주에서 인간만큼 빚을 진 존재가 있을까? 인간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살아남기 위해 다른 생명들로 생명을 유지해왔다. 돼지, 닭, 오리, 물고기 등등. 그들도 한 생명이지만 우리는 식량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생명, 그 자체보다 하나의 수단이 되어버리면 그 존재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그들을 하나의 존재로 받아들일 때 그들의 가치는 달라진다. 하나의 수단으로만 대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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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인간만큼 빚을 진 존재가 있을까? 인간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살아남기 위해 다른 생명들로 생명을 유지해왔다. 돼지, 닭, 오리, 물고기 등등. 그들도 한 생명이지만 우리는 식량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생명, 그 자체보다 하나의 수단이 되어버리면 그 존재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그들을 하나의 존재로 받아들일 때 그들의 가치는 달라진다. 하나의 수단으로만 대할 때는 생계수단으로 어획에만 집중하지만 생명으로 인식할 때 우리는 지속가능한 밥상을 생각하게 된다. 《바다인문학》은 바로 우리나라의 바다 속의 생물, 물고기들을 생명으로 볼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인문학 책이다.

《바다인문학》의 저자 김준 작가는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으로 섬, 어촌, 문화 관련 정책을 연구하고 있으며 점점 파괴되어가는 바다 생태계를 바라보며 지속가능한 해양 생태계를 위해 이 책을 집필하였다.

이 책에는 동해, 서해, 남해, 제주도로 나뉘어 각 지방에서 많이 나오거나 또는 문화, 역사적 의의가 있는 물고기들을 주로 소개한다. 먼저 소개하는 곳은 동해, 그 중 명태이다. 생명 중 물고기만큼 여러 이름을 가진 존재가 있을까? 육식동물인 개나 소의 경우 어릴 때는 강아지, 송아지로만 불리웠다. 그 이외 주인에 의해 불리워진 이름이 아니고는 따로 정해진 명칭이 없다. 하지만 물고기는 다르다. 명태만 보다라도 봄에는 춘태, 겨울에는 동태, 동짓달 시장에 나오는 것은 동명태등 이름이 시기별로 다르다. 어디 그 뿐인가. 지역에 따라 명태를 부르는 명칭도 다르다. 하나의 사물에 계절별로, 가공 상태에 따라 지역, 크기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는 건 무엇 때문일까. 지금이야 우리는 명태를 단순하게 먹거리로만 보지만 옛 조상들은 먹거리 이전에 각 물고기의 특징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이름을 지어주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케 한다.

그래서인지 이름에 담긴 의미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생물이 있다. 바로 '멸치'다.

<자산어보>에서 멸치를 '추어' 또는 '멸어'라고 하며 멸치라는 이름 자체에서 우리가 한 생명을 대하는 태도가 드러나는 이름이라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바다인문학》은 각 지역의 특산물, 또는 특식을 통해 어떻게 음식이 만들어졌는지 문화적인 배경 또한 설명해준다. 제주도에만 있는 갈치국의 경우 제주도 해녀들은 잡풀을 맥 물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육지 사람들보다 음식에 정성을 들일 여유가 없는 사정이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조리의 맛보다 원재료의 맛이 강조되는 갈치국이 제주도에만 있는 이유의 이면은 우리가 단지 맛있다는 미식만이 아닌 그들의 삶을 생각해봐야 함을 알게 해 준다.

전라도의 특산물인 홍어,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 등등 물고기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인간이 결코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알게 해준다. 기후 위기로 사라져가는 해양 생태계, 우리나라에서 사라져가는 존재들. 그들의 소멸은 곧 우리의 소멸이기도 하다. 단지 먹거리로만 대할 때는 우리의 미식만 중요하다. 지금 우리가 인식해야 할 첫 단추는 바로 그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닷물고기 뿐 아니라 각종 생물에 대한 생명 인식을 먼저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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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바다 인문학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p***s | 2022.04.02 리뷰제목
섬에 머무르면서 삼시 세끼를 만들어 먹거나 배타고 바다에 나가 낚시하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어릴때 바다 근처에서 살았었기 때문인지 바다를 보면 왠지 그립고 고향에 온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더 흥미가 생겼던 것 같아요. 바다가 가까워서 밥상에도 생선이 자주 올라왔습니다. 생선은 비린 데다가 찌개나 구이에 머리까지 있는 것을 보면 왠지 무서워서 먹기가 싫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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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머무르면서 삼시 세끼를 만들어 먹거나 배타고 바다에 나가 낚시하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어릴때 바다 근처에서 살았었기 때문인지 바다를 보면 왠지 그립고 고향에 온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더 흥미가 생겼던 것 같아요. 바다가 가까워서 밥상에도 생선이 자주 올라왔습니다. 생선은 비린 데다가 찌개나 구이에 머리까지 있는 것을 보면 왠지 무서워서 먹기가 싫었었는데 이제는 회나 초밥 등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좋아하네요. 바닷가로 여행을 가면 유명한 해산물을 찾아서 먹기도 합니다.

 

바다에는 온갖 종류의 물고기가 있는 것 같지만 지역에 따라, 또 계절에 따라 잡히는 물고기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바다 인문학' 은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삼면의 바다와 제주 인근의 바다에 서식하고 있는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갑니다.

 

물고기 중에서 가장 이름이 많은 물고기는 명태일 것입니다. 살아서는 명태, 얼려서는 동태, 바람에 말리면 황태, 아직 어리면 노가리 등 처음에는 모두 다른 물고기인지 알았는데 모두 같은 물고기라고 합니다. 명태는 동해에서 흔하기 잡혔기 때문에 오랫동안 강원도 사람들의 밥상을 책임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명태가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바다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명태의 서식지가 이동했다거나 명태를 남획하면서 개체 수가 감소했다는 등 여러가지 원인이 제기되었고, 얼마 전에는 살아있는 명태에 포상금을 걸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다행히 인공으로 부화시킬 수 있게 되었는데 해양 수산 자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할 것 같네요.

 

전라도 지역하면 홍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라도에서 홍어는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물고기로, 아무리 잘 준비를 했어도 상에 홍어가 없거나 맛이 좋지 않으면 제대로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여길 정도라고 합니다. 보통 홍어는 잘 삭혀서 먹는데 이 과정에서 홍어의 독특한 냄새가 만들어집니다. 몇 번 도전하다가 냄새 때문에 포기했었는데 돼지고기와 김치, 그리고 홍어를 같이 싸서 먹는 홍어삼합을 보니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네요.

 

제주도는 전라도 및 경상도와 바다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물고기 종류도 큰 차이가 없을 것처럼 보여집니다. 하지만 제주도를 둘러싼 바다에는 제주도만의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네요. 제주도 갈치는 유명한데 갈치는 성질이 좋지 않아서 잡는 즉시 죽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육지에서는 갈치회를 거의 먹을 수 없어 배 위에서만 즐길 수 있는 별미네요. 자리돔이나 옥돔 역시 제주도의 대표 어종으로 거칠고 힘든 어민들의 살림에 보탬을 준 귀한 물고기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제주도에 간 적이 없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제주도에 가야만 이유가 생겼네요.

 

평소에는 고등어나 꽁치 등을 먹었었고 가을이 되면 전어, 겨울이 되면 방어나 과메기를 먹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물고기 하나하나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었고, 어떻게 요리를 해왔는지, 그리고 맛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게 되니 물고기들이 새롭게 보이네요. 다음에 생선을 먹게 된다면 무심한 듯 같이 먹는 사람들에게 생선에 얽힌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다양한 물고기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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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바다 인문학 평점9점 | v***u | 2022.03.31 리뷰제목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랜 섬생활과 바닷가 생활을 바탕으로 사회학자 김준이 쓴 책이다. 그동안 갯벌이나 섬 관련 여러 글도 써왔지만 이번에는 특히 물고기 중심으로 '바다 인문학'을 발표했다. 그렇기에 혹시나 빈 속이거나 낚시를 좋아하거나 회나 매운탕을 좋아한다면 상당히 위험한 책이다. 시종일관 침이 고이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종
리뷰제목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랜 섬생활과 바닷가 생활을 바탕으로 사회학자 김준이 쓴 책이다. 그동안 갯벌이나 섬 관련 여러 글도 써왔지만 이번에는 특히 물고기 중심으로 '바다 인문학'을 발표했다. 그렇기에 혹시나 빈 속이거나 낚시를 좋아하거나 회나 매운탕을 좋아한다면 상당히 위험한 책이다. 시종일관 침이 고이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종 생선, 아니 어류와 그것을 잡는 다양한 방법, 유래, 맛, 요리법에 대해 폭넓게 쓰여져 있으므로 정말 인문학 책에 가깝다. 백종원 요리 연구가도 당장에 찾아볼 정보들이다.

 

특히 바다도 온바다를 누볐다. 동해,남해,서해와 제주도까지 갈 수 없는 바다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답사를 한 듯 하다.(덕분에 구성도 잘 잡혔다.)그야말로 오랜 세월이 축적된 경험담이자 지식들이다. 게다가 현장 답사의 에피소드도 드문드문 들어있기에 수필처럼 가볍게 읽을 수도 있는 책이다. 이제는 사라져 가는 다양한 물고기들의 이름과 과거의 잡혀던 종류, 크기까지 남겼기에 기록적으로도 아주 의미 있는 책이 되었다. 이 책을 본 이상 바닷가를 가면 꼭 책의 한 구석을 뒤져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바닷가에서 아는 체 하기위해서라도 필요한 책이다.

 

**물고기를 잘 아는 사람은 보통 주당인데...

***온난화의 영향이 책 곳곳에 들어있어 가슴아프다.

****생각보다 바다의 숲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게 더 심각하다.

*****특히 제주도에서 많이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육지로 말하자면 숲이 사라지고 사막화 되는 것과 다름없다.

*******그렇다고 아파트가 지어지는 것도 아니고 큰 일이다.

********더 과장하자면 불과 몇십년 내의 한국 바다의 어장은 환골탈태할 것이다.

*********어쩌면 나중에 젓갈 문화나 수산문화도 많이 바뀔 것 같다.

**********해산물을 즐길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

***********그 와중에 일본놈들은 디테일하게도 수탈해갖구나 싶다. 명란젓도 다시 내놔라!

************미역도 점점 위기이다.

*************바다뿐 아니라 강물에도 많은 위기가 생기고 있다.

**************사실 인간이 마지막까지 모르는 곳이 우주보다도 바다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바다가 먼저 문제가 생기고 있다.

***************미래에는 빙하기가 오기 전 바다 생활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기계가 발달할수록 낚시법도 바뀌고 문제도 생기는 것 같다.

*****************역시 더 많은 물고기들을 회로 먹을 수 있지만 신선도의 문제가 차이다.

******************어부들은 신선도에 민감해서 육지에서 오래된 생선들은 비릴 것 같다.

*******************사실 비린내도 대부분 산화의 증거이다.

********************강물도 마찬가지다. 민물고기도.

*********************하지만 기생충에 대한 부분은 언급이 없다. 날 것으로 먹을 때 회로 먹을 때 항상 조심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술 한 잔 생각난다면 당한 것이다. 의도가 살짝 곳곳에 뿌려져 있다.

***********************푹 빠져 읽다보면 파도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억울하면 노량진이라도 가보다.

*************************육고기의 시대가 끝나도 버틸 수 있는게 물고기의 시대일텐데.

**************************바다를 알아야 육지를 능가할 수 있다.

***************************군사적으로도 슬슬 바다와 우주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낚시매니아들은 책에 실린 물고기나 어선, 그물 사진만 봐도 꿈틀할 것 같다. 역시 위험한 책이다.

 

 

##인상적인 문구들##

 

 

##우리 바다에서 지난 50년 동안 큰 물고기는 90퍼센트가 사라졌다.

 

##우리나라는 2012년 여수 엑스포를 기념해 5월 10일을 '바다 식목일'로 정했다. ~'바다 식목'은 수심 10미터 내외의 암초나 갯벌에 해조류나 해초류를 이식해 숲을 조성하는 것이다.

 

##2008년부터 동해에서 명태가 사라진 후, 강원도 눈 덮인 산골 마을에서 황태로 다시 태어난 내력을 알고 싶었다.~명태가 동해 어장에서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유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다.~최근 50년 사이에 전 세계 표층수는 0.52도 올랐지만, 우리나라는 1.12도 상승했다.

 

##왜 액막이라는 주술에 북어를 사용했을까? 명태의 많은 알이 다산을 상징했던 것, 북어로 변신한 후 모습이 변치 않아 안녕을 염원한다는 것, 항상 두 눈을 뜨고 있어 귀신을 쫓아낸다는 것이 신성한 존재로 여기는 연유라고 한다.

 

##가자미는 한쪽만 바라보기에 짝을 맞춰야 온전한 눈을 가질 수 있고, 서로 모자람을 채울 수 있다고 믿어 연인의 사랑을 이야기할 때 등장한다.

 

##'눈 본 대구요, 비 본 청어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대구는 눈이 오는 겨울에, 청어는 봄비가 온 후에 잡히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조기잡이 어민들만 진달래꽃을 기다렸던 것이 아니다. 청어잡이 어민들도 진달래꽃이 피면 청어 배에 돛을 달았다.

 

##청어는 덕장에 말리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기름이 배어들고 숙성이 되었다. 이것이 포항의 특산물인 과메기다. 과메기는 말린 청어인 '관목청어'에서 나온 말이다. 청어의 눈을 꿰어 말렸다고 해서 관목청어라고 한 것이다. 경상도에서는 '목'을 '메기'나 '미기'라고 하는데, '관메기' 또는 '관미기'로 불리다가 훗날 받침 'ㄴ'이 탈락해 과메기로 되었다는 것이다.

 

##고등어는 1년만 지나도 30센티미터에 이를 만큼 빨리 자란다.~한 번 조업에 수십 톤의 고등어를 잡기도 하며, 금액으로는 7,000~8,000만 원에 이른다. 이렇다 보니 고등어 어장을 발견하는 것이 금광에서 금맥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고등어를 고를 때는 눈을 바라보자.~ 살이 단단하고 등의 푸른색이 선명하고 광택이 나며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한류성 어종이 여름에 많이 잡힌다는 것은 냉해 피해가 우려된다는 의미다.

 

##식물이나 동물 명칭 앞에 '개'나 '돌'이라는 말이 붙으면 긍정어가 아니다. 원래의 대상보다 부족하거나 유사품인 경우가 많다. 들목에 '돌'이, 도로라는 말도 '헛수고'로 해석하기도 한다. 말짱 도루묵과 같은 의미로 '도로아미타불'이라는 말도 있다.

 

##아귀 배 속에 통째로 삼켜진 물고기가 들어 있어 일거양득이라는 뜻인 '아귀 먹고 가자미 먹고'라는 말이 생겼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아귀를 '악마의 물고기'라고 부르며, 죽음의 사신으로 인식한다.

 

##동양에서난 사후 세계를 황천,명부,유계 등으로 표현하며, 우리는 이를 흔히 저승이라고 한다. 저승에서는 생명체가 지은 업에 따라 육도를 반복한다. 육도는 천,인간,아수라,축생,아귀,지옥이다. 그러니 아귀는 지옥 직전에 있는 세계다.~1970년대에는 싸고 배불리 먹을 수 있어 노동자들이 모여들어 즐겨 먹었던 것이 아귀였다.

 

##굴비 백반에 올라오는 굴비는 대부분 부세, 즉 중국산 부세로 만든 것이다.

 

##조기는 석수어다. 석수어는 일반 물고기와 달리 피가 없어 승려들이 '보살어'라고 하여 먹는다고 했다. 또 조기는 사람에게 기운을 돋우는 생선이라고 해서 '조기'라고 했다.

 

##칠산 바다와 연평 바다는 조기잡이 어부들이 그리워 하는 곳이다.~사람보다 조기와 젓새우가 더 많이 오갔던 뱃길이다.

 

##위도는 어장의 특색이 사라졌다. 결정적인 변화는 새만금 간척이다. 조류 흐름이 바뀌고 갯골이 사라지면서 바다풀도 사라져 그나마 형성되던 어장들도 사라지고 토착 어류들도 떠났다.

 

##당나라 소정방이 백제와 싸울 때 백마강에서 웅어를 찾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물고기마저 의리를 지키려고 모두 사라졌구나"라며 웅어를 충어라고 불렀다고 한다.

 

##추사의 입은 짧고 까다로웠다.~맛 좋고 몸에 좋은 제철 음식만 먹고 자랐을 양반중의 상양반이었을 추사에게 집밥이 얼마나 그리웠겠는가?(특히 민어가)

 

##민어는 죽은 새우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몸값 제대로 하는 바닷물고기다.~민어는그물로 잡은 것보다 낚시로 잡은 것이 비싸다. 그물에 걸려 몸부림치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낚시로 바로 잡아 갈무리해 보관한 것이 육질도 쫄깃하다.~민어는 백성들이 먹을 수 있는 생선이 아니었다. 그래서 살아서 먹지 못하면 죽어서라도 먹어야 한다는 것이 민어 복달임이었다.

 

##흑산도 사람들은 홍어 삭힌 것을 거의 먹지 않는다. 회로 먹어도 부족할 판인데 왜 삭혀서 먹느냐고 한다.~삭힌 홍어 맛에는 검게 타버린 흑산도 어머니들의 애간장도 녹아 있다.~정약전이 그 바다를 건너 흑산도 유배지로 들어오면서 살아서 돌아갈 수 없을 것을 예상했던 거칠고 검푸른 바다다. 얼마나 많은 사람의 목숨을 거두어 갔겠는가? 홍어잡이도 힘들었지만 영산포까지 홍어를 팔러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숭어를 맑은탕으로 끓여내는 집은 더는 물어볼 것도 없다. 연안이 깨끗하지 않으면 숭어 맑은탕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그만큼 숭어는 탕으로 끓이기 힘들다.~숭어는 출세어다. 자라면서 그 크기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붙여진다. 이는 '성장과 함꼐 출세하는 것처럼 명칭이 바뀌는 물고기'를 말한다. 제일 작은 숭어 새끼를 '모치'라고 한다.~ 더 크면 '참동어', 조금 더 크면 '손톱배기', 4년 정도 자라면 '댕가리', 5년은 '딩기리', 6년은 '무구력', 7년은 자라야 '숭어'라고 했다.

 

##숭어는 조선시대에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이유로 숭어라고도 불렸다. 조선시대에 숭어 중에 평양의 대동강에서 잡은 동숭어를 으뜸으로 쳤다.~숭어는 민물과 바닷물을 오가는 어류다. 이를 두고 민속학에서는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영물로 여겼다. 그래서 큰 굿이나 제사에 제물로 올렸다. 서울 진오귀굿에서는 숭어가 망자를 상징하기도 했다.

 

##수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물때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왜 지난번보다 비싸게 받느냐고 따질 일이 아니다. 낚시질하기 좋은 물때가 있고, 그물질하기 좋은 물때가 있다.~ 그래서 제철 생선은 물때가 중요하다.

 

##보통 물고기의 나이는 비늘을 보고 알아내지만, 비늘이 없는 멸치는 이석, 즉 귓속에 들어있는 돌로 태어난 시기를 알아낸다.~장마철을 만나 썩어 문드러지면 밭에 거름으로 쓰는데 잘 삭은 분뇨보다 낫다고 했다. 실제로 화학비료가 없을 때는 제주도나 남해 바닷마을에서는 정어리나 멸치 등을 어비로 사용했다.

 

##세계사에서 멸치젓의 역사는 로마시대 '가룸'이라 불렸던 발효 생선에서 시작된다. 가룸이 있어 먹거리를 멀리까지 가지고 다닐 수 있었다. 로마가 갈리아(현재 프랑스 지역)를 점령한 이유가 바로 가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시 로마에는 액젓을 넣지 않는 요리가 없었다. ~지중해 연안 나라들의 안초비 소스의 원조가 가룸이다.~베트남에서는 음식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하는 조미료가 '느억맘'이다. 멸치와 소금으로 발효시킨 어장이다.

 

##봄 삼치가 얼마나 맛이 좋겠는가? 오죽했으면 삼치를 칭하는 한자어가 물고기 '어'자에 봄'춘'자를 더한 '삼치 춘' 즉 '춘어'라고 했을까? 그래서 '봄에 삼치 배 한 척 가득 잡으면 평안 감사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삼치 한 마리가 쌀 한 가마니와 같았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정치망이나 유자망으로 잡은 것보다 끌낚시로 잡은 삼치가 맛이 좋다. 스트레스를 적게 받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물고기나 스트레스는 몸에 해로운 모양이다.

 

##여수에서는 조기 없이는 제사를 지내도 서대 없이는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 제사뿐만 아니라 결혼식에도 홍어가 빠져도 서대는 빠져서는 안 된다.~여수 사람들은 서대가 '1년 열두 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생선'이라고 극찬한다.

 

##옛날부터 군산의 가정집에는 박대는 기본이었다. 지금은 귀한 손님이 올때나 내놓을 만큼 귀한 생선이 되었다.

 

##우럭은 볼락, 우럭볼락, 불볼락, 쏨뱅이, 미역치, 쑤기미 등과 함께 쏨뱅이목 양볼락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모두 몸보다 머리가 크고 뼈가 억세다. 국물이 좋아 탕으로 즐기는 물고기들이다. 술꾼들이 다음 날 해장으로 매운탕이나 맑은탕으로 꼽는 것이 우럭탕인 이유다.

 

##'덕'은 깊거나 높은 곳을 뜻하는 제주도 말이다. 그런 곳에 자리돔이 많다. 제주도에는 갯벌 이름이 자리덕, 물내리는덕,알살레덕,남덕,올한덕 등 덕이라는 접미사가 붙은 지명이 많다. 모두 자리돔을 잡는 덕그물을 놓는 곳이다.

 

##활어회는 얇고 넓게 썰어내야 한다. 피를 빼낸 후 즉시 칼질을 해야 가능하다. 숙성이 된 후에는 두껍게 썬다. 식감을 고려해 두께를 조절한다.

 

##방어는 추울수록 맛이 좋다. 그래서 한방어라고 한다.~ 여름 방어는 개도 먹지 않는다고 하는 말이 이래서 생긴 것이다.

 

##갈치에서 '갈'은 칼'의 옛말인데, 여기에 물고기를 나타내는 '치'를 붙인 것으로 '칼을 닮은 물고기'라는 뜻이다. 그래서 갈치를 도어라고 했다. 강원도, 경상도 등 한반도 동쪽에서는 지금도 '칼치'라고 하며, 서울,경기,충정도,전라도 등 한반도 서쪽은 대체로 '갈치'라고 부른다. 갈치 새끼는 풀치라고 한다.~그러고 보니 한반도 동쪽은 신라의 영역이지 않았던가?'~신라시대에 '칼'을 '갈'이라고 했다고 한다.

 

##비린내는 은빛의 '구아닌'성분에서 비롯된다. 갈치는 비늘이 없다. 그 대신 막 잡은 갈치를 보면 몸 전체가 번쩍이는 은빛 가루로 덮여있다. 갈치가 은빛으로 반짝이는 것은 구아닌이 요산과 섞여 굴절 반사를 하기 때문이다. 구아닌이 공기 중의 산소와 산화 작용을 일으켜서 비린내가 나는 것이다.~ 갈칫국을 제주도에서만 접할 수 있는 것도 갈치의 신선도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것은 힘들다. 검질(잡풀)을 매고, 물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요리에 정성을 들일 수 없다. 갈칫국만 해도 그렇다. 그래서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린 요리가 많다. 양념 맛이 아니라는 의미다.

 

##제주도 사람들은 제사를 '식게'라고 한다. '여'는 바닷속에 있는 바위를 말한다. 제를 올리는 시간은 보통 늦은 밤이다. 

 

##자리돔은 수온 20도 이상에서 산란하고 서식한다. 자리돔이 서식하기 좋은 해조나 산호초, 바위 등이 사라지는 것도 원인이다. 자리돔은 태어난 곳을 떠나지 않는다니 그 영특함과 애틋함이 인간 이상이다. 그런데 서식 환경이 바뀌면 떠날 수밖에 없다.~자리돔물회 세 번이면 삼복더위도 두렵지 않다고 한다. 큰 것은 손바닥만 하고 모양도 하려하지 않지만,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바다의 귀족이 부럽지 않다.

 

##제주도에서는 소금이 귀해 간을 소금이 아니라 된장으로 했다. 그때 사용한 된장이 푸른콩으로 만든 막된장이다.~산남에서는 푸른콩으로 된장을 만들었고, 산북에서는 좀콩으로 된장을 만들었다. 산은 한라산이 기준이니 서귀포시는 푸른콩을, 제주시는 좀콩을 이용했다.

 

##본래 해산물은 잠녀(해녀)와 포작인(남성)이 함께 채취했다. 특히 미역이나 해조는 여자, 해삼이나 전복은 남자가 주로 채취했다. 그런데 제주도 남자는 공물 진상은 말할 것도 없고 관아 물품 담당, 수령과 토호의 수탈, 노역 징발에 잦은 왜구 침입으로 군역까지 부담하는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많은 제주도 남자가 15세에 섬을 떠나 유랑한 이유다. 제주도 해녀가 본격적으로 바다에서 물질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라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산모에게 꼭 끓여주는 것이 옥돔미역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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