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명작관 4 :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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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명작관 4 : 결혼

리뷰 총점 8.5 (2건)
분야
소설 > 영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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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UB(DRM) 1.16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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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결혼한 여자의 말많은 리뷰 평점7점 | b*******e | 2014.02.27 리뷰제목
바야흐로 봄이다. 오후 서너시경 때맞춰 들어온 햇살이 머리끝에 닿으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다. 가까운 곳에 잠깐 나가기라도 하면 뺨에 걸리는 바람이 이제는 제법 따사롭다. 그러고보니 길가에 노랗고 파란 작은 알뿌리 꽃들이 옹종종 모습을 드러냈더라. 그렇게 봄이 오나보다. 돌이켜보면 아름답지 않은 시절은 없었다. 인간의 감추지 못하는 본성때문에 자연의 흐름을 만끽하지
리뷰제목

바야흐로 봄이다. 오후 서너시경 때맞춰 들어온 햇살이 머리끝에 닿으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다. 가까운 곳에 잠깐 나가기라도 하면 뺨에 걸리는 바람이 이제는 제법 따사롭다. 그러고보니 길가에 노랗고 파란 작은 알뿌리 꽃들이 옹종종 모습을 드러냈더라. 그렇게 봄이 오나보다. 돌이켜보면 아름답지 않은 시절은 없었다. 인간의 감추지 못하는 본성때문에 자연의 흐름을 만끽하지 못했을 뿐 스스로 그러한 것들은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나는 나대로 꾸려나가느라 아름답고 경이로운 것들을 보고도 못 본 척, 무지하게 돌아서기도 하면서 수고로운 시절을 보냈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말이다. 


봄은 결혼의 계절이기도 하다. 사시사철 결혼하기 힘든 계절은 없지만 겨우내 얼었던 주변을 녹이기에 봄햇살로만 충분치 않은 듯 사랑스러운 결혼식 풍경을 자주 접하는 계절이 봄인 것 같다. 결혼식을 치루는 일과 결혼을 지속하는 일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단 한번  치룰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매번 지속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시대가 변해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순진하게 생각하지 말자! 이미 100년 전 사람들은 이보다 더했다는 사실! 그러니 시절이 좀 편안해졌다고해서 인간사 풍속도도 좀 더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고 단정지어서는 안된다. 이 책에 수록된 여덟편의 단편들은 모두 '결혼'을 테마로 한 작품들이다. 글을 읽다보면 어렴풋이 내 얘기처럼 생각되는 것도 있고 복잡한 시내 거리 한복판을 오고 가는 수많은 여인들의 대부분이 그럴 거라는 생각도 든다. 


윌리엄 서머셋 모옴의 [열두번째 결혼]은 낭만적 사랑의 환상을 꿈꾸는 여자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글이다. 돈 있고 나름 똑똑한 노처녀들이 왜 하찮은  불량배에게 속아넘어가 맹목적인 결단을 하고 마는지, 그 원인은 바로 결혼이라는 로망에 있다고 한다. 꽤 재밌으니 읽어보면 좋겠다.

파울 하이제의 [고집쟁이 아가씨]는 이탈리아의 따뜻한 풍광을 배경으로 사랑스러운 처녀와  젊은 뱃사공의 사랑의 밀당을 그린 작품이다. 어릴 적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는 처녀의 울부짖음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이 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가을]은 자신의 것을 지키지 못하고 변변찮게 버리게 되면 곧 맞이하게 되는 인생이야말로 헐벗은 가을날처럼 쓸쓸하고 공허해진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사랑하는 남자도 여동생이 좋아하니까 포기하고 글쓰기에 재능이 있음에도 남편의 험담때문에 자꾸 눈치를 본다. 그녀에게 남는 건 허허로움뿐..그러니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거나 글이라도 몇자 쓸 줄 안다면 포기하지 말고 그 자체를 즐기며 살아야한다. 남 눈치 볼 시간이 없다. 여기서 '남'은 남편이다.

너대니얼 호손의 [혼례식의 조종소리]는 깊은 울림을 갖게 하는 글이다. 한창 아름다울 나이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에 이르지 못하고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하여 그 유산을 상속받고 곧이어 나이 어린 남자와 재혼을 했는데 그도 파탄에 이른다. 결국 그 여인은 젊었을 때 약혼자와 다시 만나 결혼식을 올리는데 그  장면이 이 글의 주요부분이다. 그 동안의 삶이 말해주듯 늙어 주름과 죽음밖에 남지 않은 두 연인의 결혼식이 장례식처럼 치뤄진다. 신랑은 수의를 걸치고 들러리들은 장례식 복장으로 등장하며 결혼식 마지막에  교회의 조종소리가 울려퍼진다. 결혼이 곧 무덤임을 직설적으로 은유하는 글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토마스 하디의 [아내를 위해서라면]은 정말 통탄할 글이다. 자기보다 못한 친구가 나중에 더 잘 살게 되면 여자들은 어떤 감정이 생기는가. 바로 질투다. 그 친구가 자기 옆집에 산다면.. 자신의 삶과 비교하느라 정신없이 남편과 자식들을 돈벌이로 내몬다. 남편을 돈 버는 기계정도로 치부하는 여자. 아들들이 소중하다고 말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하여 그들을 머나먼 바다로 내몰고 모든 걸 잃어버리는 불쌍한 여자. 지금도 그런 여자들 많지 않은가.

기 드 모파상의 [첫눈]은 억압된 결혼제도의 모순속에서 스스로 파멸에 이르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발랄한 파리의 아가씨가 자기 삶에 만족하는 한 남자와 결혼하여 춥고 습한 노르망디의 거대한 성에서 산다. 냉랭한 돌벽에서 살아가기 힘든 여자, 따뜻한 난로가 죽도록 필요한 여자. 그런 여자의 말이 그저 우습고 참으면 곧 봄이 올거라고 말하는 남자. 결국 그녀는 스스로 페렴에 걸려 몸을 망치고서야 추위와 억압에서 벗어난다. 그렇지만 그녀에게 다가올 운명은 따뜻한 칸느 햇살아래서 죽는 일뿐이다. 파리에 첫눈이 내렸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안톤 체홉의 [사랑스러운 여인]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갖지 못한 여자가 어떻게 망가지는지 보여주는 글이다. 결혼한 여자들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정체성을 잃어가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돌이켜보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일은 없다. 그게 자신의 의지였다는 걸 어리석게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그러니 남편에 기대지 말고 자식에게 이루지 못한 자신의 욕망을 풀지 말자. 그거 자체가 불행이다.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이 단편은 아슬아슬한 연애를 즐기는 유부녀의 이기심이 결국 자아상실을 가져오고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없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사랑한다고 애닳게 속삭이다가 불의의 사고로 연인이 죽자 그 시체를 방치하고 도망을 간다. 양심에 찔리기도 하지만 혹여 그 남자의 시체가 되살아나서 자신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고 세상에 연애행각이 드러나면 어쩌나 전전긍긍한다. 사랑이 아니라 빨대 꽂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여자다. 


책 한권 읽고 참으로 할말 많은 리뷰가 되고 말았다.결혼이 여자에게 무엇인지 여자의 관점에서 쓴 글인데 작가가 모두 남자이고 보니 아이러니컬하다. 사랑의 종착역이 결혼이 아니다. 사랑한다면 그냥 사랑만 하면 좋겠다. 결혼생활에는 매번 새롭게 시작하는 사랑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가 않다. 상대로부터 무언가 뺏으러 한다면 결혼하지 말자. 정신적인 것뿐만 아니라 물질적인 것까지 모조리 뺏아야가는 사링은 사랑이 아니다. 온전히 줄 수 있을 때 결혼은 이야기될 수 있음을. 그게 또 사랑과 연결된다는 걸...그 부분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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