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제목을 보고 무엇일까? 그동안 에세이를 읽었지만 <어린이의 문장>이라는 제목을 보니 클 수밖에 없었다. 본문을 읽기 전 저자의 이력을 보니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에게 글쓰기 가르쳤고 이를 모아 정리한 게 바로 이 책이다. 아이의 시선과 어른의 시선은 크게 차이가 날까? 사실, 순수한 마음이냐 아니냐 그 다름이라 생각을 했었는 데 책을 읽으면서 실수와 아쉬움, 즐거움 등을 고스란히 써내려간 글은 너무 솔직해서 독자인 나 역시 놀라수 밖에 없었는 데 그건, 아이들은 순수하게 의문을 가지고 실수를 깨닫고, 수정한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의 생각은 성인보다 올곧은 부분이 많은 데 사회망을 생각해 너무 인위적인 생각에 갇힌 나를 생각하니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문장에서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책 속에 아이들의 글을 보면서 내성적인 아이와 반대 성향을 가진 학생들도 있는 데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부분을 보면 어른이라면 이 점이 약점이라 생각할 수 있도 있는 데 본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를 표현한 부분이 대단할 뿐이었다. 저자는 또한 글을 짧게 쓰는 아이의 글을 다른 시선으로 고쳐주었는 데 반 친구들에게 '글'로 알 수 없는 부분을 질문하도록 한 것이다. '지적'이 아닌 부족한 문장에서 아이들은 그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질문을 함으로써 글을 채워나갔다. 그동안 수정이라는 글은 글쓴이의 마음이 상할 수도 있는 요소인데 작가는 상처가 나지 않도록 이끌었다는 점이다. 또한 팬데믹 이후로 달라진 건 학부모 공개수업이란 것을 했던 내용이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있어 든든한 배경으로 학교에 그것도 교실에서 자신이 듣는 수업에 같이 동참하는 것만으로 설레인다. 부모가 있는 것만으로 수업에 집중하기 보단 뒤돌아서 엄마와 아빠를 쳐다보는 모습은 비록 사진으로 볼 수 없지만 아이들의 얼굴이 머리속에서 그려진다.
아이들은 순수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당연 어른과 다르다. 부모의 반응으로 흔들리는 감정들, 실수로 개구리를 밟아버린 일이 충격을 받았지만 이 일로 조심스러움을 배웠다. 자신의 글을 읽어주지 않아 의기소침했던 아이의 글을 읽었을 때 아이는 힘껏 기뻐했다. 이를 보니 학창시절 수업 시간에 쓴 나의 글을 읽어줬던 그때가 떠오른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난 솔직하게 미래의 내 모습을 썼을 뿐인데 이것을 읽어 준 것이 많은 시간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 아이에게도 그렇지 않을까? 또한 부끄럽지만 아이들의 글을 읽다보면 어른이라서 당연히 억눌러야 하는 감정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려준다. 어른도 슬프면 울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하는 데 이런 감정들을 쉽게 자각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나 역시 아이였을 때가 있었지만 어떤 모습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 책을 보면서 나 또한 이랬을까? 책을 읽다보니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 도서였다.
정말이지 아이들은 가까운 행복을 놓치는 법이 없다.
자신을 즐겁게 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쉽게 알아채고 최대한 누린다.
큰아이가 발디딤대를 딛고 올라서야 아빠처럼 쉬야를 할 수 있던 시절
잠이 덜깬 걸음으로 비척비척 걸어가 쉬를 졸졸졸 싸더니
마지막 똑똑똑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는
세상 예쁘게 반달눈으로 웃으며
엄마 쉬가 노래를 하네?
라고 해서 이 친구를 시인으로 키워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던 때가 있었지요 물론 그 친구는 지금 코 밑이 거뭇거뭇해서는 고3 노릇을 하느라 바쁩니다. 어찌된 일인지 쉬야 떨어지는 소리까지 노래로 만들던 능력은 흔적도 없이 퇴화해서 문장에 살을 전혀 붙이지 못하는 찐 이과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오라면 태평양도 건너가겠다고 유행가 가사를 자기것처럼 천연덕스럽게 인용하던 사랑스러운 작은 아이는 세상에 아니 엄마의 처사에 매번 불만이 많은 중3이 되었습니다.
말캉한 손이라는 따뜻한 단어에 홀린 듯 집어들었던 정혜영 작가님의 책을 읽다보면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과 함께 제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유년시절이 떠올라 코끝이 찡해지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딱히 아이들을 지금처럼 기억하고 기록해가며 키우지 않았던 저의 어린 시절에도 저런 보석같은 순간들이 있었고 또 저의 부모님은 그걸 기억하고 계시겠지요
그 찬란하고 사랑스럽고 놀랍던 능력들은 어딘가에 남아 지금의 저와 제 아이들을 만들었을겁니다.
현장에서 아이들의 보석같은 순간들을 소중하게 어루만져 담아주신 작가님 덕분에 읽는 내내 저는 과거로 돌아갔다 요즘 아이들의 재기발랄함에 놀랐다가 아이들은 여전하구나 싶어 안도했다가...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지랍이지만 회사에서 자기의 그 시절을 기억할까 싶은 후배들에게도 두어권 사서 들려주었습니다. 아이의 어린시절을 기억하는 저와는 다른 온도로 책을 읽겠지만 팍팍한 직장생활을 하고있는 후배들에게도 그런 사랑스러운 시절은 있었을테니까요
[리뷰] 어린이의 문장/ 정혜영 에세이/ 흐름출판
『어린이의 문장』 저자는 23년차 초등학교 교사로 어린이들의 문장과 세계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한 것, 아이들에게 배운 것들을 글로 남겼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의 일기가 인권 침해 소지가 있어 일기 쓰기가 생략되고, 정혜영 선생님은 ‘주제 글쓰기로’ 방향을 틀어 아이들과 글쓰기를 지속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이들이 글쓰기를 하면 작가인 선생님이 코멘트를 달아주고 그렇게 교사가 궁금해할수록 아이들은 더 용기내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고 합니다. 재능이 없더라도 꾸준히 하면 나아지는 막강한 힘을 길러주기 위해 아이들의 글쓰기 성장은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작가가 말하는 아이들의 문장은 ‘상상력이 발동할 여지가 많은 것이 아이들의 글의 ’묘미‘라고 말하는데요. 때로는 엉뚱하고 때로는 뭉클하며 때로는 호기로운 어린이들의 말과 글, 문장들을 한번 만나러 가 볼까요
“토요일 아침에는 늦잠을 자고 싶다. 이번 주 평일은 수학 학원시험 준비와 학교와 학원 일정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수학 학원을 다녀와서 한 시쯤 바삭 누룽지 치킨 한 마리를 혼자서 다 먹고 싶다. 그리고 저녁까지 집 소파에 누워서 새로 나온 《그리스 로마 신화》 28권을 읽고 싶다.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빨리 주말이 왔으면 좋겠다.” _〈모든 것이 일시에 무너져버리는 순간에도〉
푸름이가 ’다가오는 주말에 하고 싶은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에요. 초등학교 2학년인 푸름이의 글에서 학원과 시험으로 바쁜 한 주를 보냈을 것이라는 추측과 주말은 보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2학년 푸름이는 자신에게 주말에 줄 보상에 대해서 확실히 알고 있고, 그 달콤한 보상을 위해 평일 하기 싫은 공부도 견디며 했을지 몰라요. 그리고 푸름이의 주말에 하고 싶은 일과 우리 어른들의 주말에 하고 싶은 일에 큰 차이가 없음을 느낄 수 있어요.
저도 워킹맘으로 살면서 평일에 출근하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러나 저는 일을 해야 하기에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주말로 미루어 평일에 하지 못했던 일상들을 주말에 몰아서 하고자 합니다. 주중에 열심히 일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선물 같은 주말, 그 주말이 나와 푸름이 모두에게 주어지는 공평한 선물인 셈이지요.
저자도 아이들의 문장을 만날 때마다 작가의 글도 한 편, 두 편 켜켜이 쌓이고, 내 어린 시절과 조우하며 오늘의 모습을 보듬게 된다고 합니다.
저도 그렇더라구요. 아이들의 글과 생각을 마주하면서 나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기도 하고, 현재 나의 모습을 좀 더 다정하게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또한, 편견 없이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을 보며 때 묻은 나의 마음을 반성하기도 하고, 아이의 기발한 말들과 그들의 세심한 관찰력을 보면서 놀라워하기도 하지요. 작가님도 아이들의 문장을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았다고 생각합니다. 잊히면 안 될 것 같은 아이들의 문장과 생각을 엮고 엮어 이렇게 책으로 출간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기발한 상상력, 편견 없는 생각, 어른과 비슷한 사고력이 궁금하지 않나요? 작가님이 느끼듯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같은 마음을 느끼며 자신의 어린 시절 나와 만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어린이의 문장으로 힐링하고 싶은 분, 어린 시절 나를 찾아 위로받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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