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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표적 지성, 드니 게즈의 소설로 만나는 수학의 위대한 순간들

 

자음과모음에서 출판한 드니 게즈의 ＜앵무새의 정리＞는 탈레스부터 현재까지 수학의 위대한 순간을 추리소설로 풀어놓고 있다.

 

드니 게즈(1940~2010)는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과학자였으며 소설가로 활동했다. 그는 ＜세계의 측량＞으로 프랑스 한림원 상을 수상했고, 전 세계 20개 언어로 번역된 ＜앵무새의 정리＞로 프랑스 과학자협회 특별상을 받았다.

 

＜앵무새의 정리＞는 수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프랑스에서 ‘1001개의 파피루스’ 서점을 운영하는 뤼슈 씨의 어느 날 젊은 시절 절친한 친구였던 수학자 그로루브르로부터 편지를 받게 된다.

 

“머지않아 자네 앞으로 배달될 상자 속에는 전 시대를 통틀어 가장 훌륭하고 값진 수학책들이 들어 있다네. 그것은 지금까지 하나로 정리된 적이 없는 것으로 개인 소장품으로는 가장 완벽한 수학 전집이라네.” (12쪽)

 

뤼슈와 그로루부르는 소르본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뤼슈는 철학을 그로루브르는 수학을 전공했다. 이들은 글쓰기에 관한 한 최고임을 자부했고, 무엇보다 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었다. 뤼슈는 그로루부르가 책을 보내는 이유를 굳이 설명하지 않은 데에는 뭔가 꿍꿍이속이 있는 것을 확신했다.

 

서점에 일하는 직원 페레트는 쌍둥이 남매인 조나탕, 레아와 입양을 통해 얻은 아들 막스와 뤼슈 씨네 집에서 함께 산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던 그녀는 한 젊은 예심판사와 결혼을 앞두고 웨딩드레스의 가봉을 위해 백화점으로 가는 길에 맨홀에 추락했다. 몇 시간 동안 맨홀 속에 갇혔다가 빠져나온 페레트는 결혼 취소 통보를 했다. 그리고 예식 비용을 날렸고 지인에게 면목이 없다는 이유로 페레트의 부모는 그녀를 용서하지 않았다. 그날 이후 페레트는 가족을 보지 못했고 아홉 달 뒤 쌍둥이를 얻었다.

 

세 번째 아이를 갖기 위해 6개월밖에 안 된 막스를 데려와 뤼슈 씨가 그녀와 아이들을 받아줘 한집에서 키웠다.

 

페레트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추락에 얽힌 일과 막스의 입양에 관한 비밀을 오늘에서야 가족에게 털어놓았다.

 

막스는 상점에서 두 남자가 서로 붙잡으려던 앵무새 노퓌트르를 상처입히는 모습을 보고 앵무새가 자신에게 살려달라는 절규를 듣고 남자들에게 달려들어 앵무새를 구한다.

 

뤼슈는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 아무런 기대 없이 살아가다 이 모든 일이 자신에게 어느 날 동시에 일어났을 때 새로운 활력을 얻었고 아이들에게 페레트가 지금까지 비밀로 한 일을 갑자기 말한 이유를 전해주려 한다.

 

그는 도서관에 등록하고 아이들에게 탈레스를 시작으로 수학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려 한다. 그로루부르는 수학책을 보내고 편지를 통해 책을 뤼슈가 관리해주길 부탁한다.

뤼슈는 그로루브르가 보낸 책의 중요성을 알았고, 그의 책을 정리한다. 경찰서장은 그로부브르가 자신의 숙소에서 화재로 숨졌다는 소식과 편지를 전해준다.

 

뤼슈는 그로루브르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고자 한다.

피타고라스에게는 존재하는 모든 것이 수였다. 그가 수를 발견한 것은 음악을 통해서였다. 과거 피타고라스 학파가 명성을 얻었을 때, 지역의 유력한 인물이었던 킬론은 학파에 가입하길 신청했으나, 몇 차례 거부당하자 피타고라스 학파의 회원이 정기적으로 모이는 대저택에 모여 국정을 논하곤 했는데 킬론과 그의 일당은 그곳에 잠입해 불을 지른다. 결국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가운데 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불에 타 숨지고 말았다.

 

뤼슈는 시대를 대표하는 수학자들의 활약했던 장소와 그들의 이루었던 증명을 확인하며 그로루부르의 죽음의 비밀에 다가간다.

 

 

수학을 매개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이 대단히 흥미롭게 그의 소설은 후일 베르베르와 같은 프랑스의 소설가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지식인층에서 책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알 수 있었고, 무엇보다 가장 안타까운 내용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다.

 

데메트리오스는 아리스토텔레스학파가 추구하던 ‘만인의 학문’을 설파하기 위해 알렉산드리아 박물관과 도서관을 설립한다. 1차분 서적은 박물관에 2차분 서적은 도서관에 모으게 되자 알렉산드리아에는 인재가 몰렸다. 당시 알렉산드리아 박물관을 거쳐 간 학자는 에라토스테네스와 아폴로니오스, 도시테우스 등이 있었지만 가장 유명한 사람은 유클리드였다.

 

당시 도서관에서 모았던 40만 권의 책을 생각하면 파로스 등대, 대형 동상을 만들 수 있었던 기반이 되었다.

 

 

＜앵무새의 정리＞는 뤼슈 일행과 함께하는 추리를 통해 수학의 진화 과정을 알고 싶은 분에게는 재미와 함께 수학을 즐길 수 있는 책이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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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끊임없이 의심 받고 부정 당하면서 발전한다. 반면에 수학은 증명을 통해 하나의 공식을 확립한다. 공식은 고대 때부터 변하지 않고 이어져왔다. 절대적인 진리를 찾고자 하는 학문이 바로 수학이다. 수학과 철학은 그 뿌리가 하나였다. 수학이라는 분야 자체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신기한 시간이었다. 이 책 주인공의 친구 그로루브르의 말에 의하면, 수학은 썩지 않는다고 한다.
수학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기도 한다. "남들보다 더 앞서가고자 한다면 그때까지 활동하던 세계에서 과감히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그들은 거울을 통과한다. (중략) 거울의 이면에서는 음수나 무리수, 허수 등의 세계로 언제든 갈 수 있다. 두 손 가득 경이로운 것들을 움켜쥐고 돌아오기만 한다면 말이다."
1권과 2권을 연달아 읽었다. 따라서 각권 리뷰를 따로 올렸지만 리뷰 내용에는 권수의 경계가 없다는 점을 양해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