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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 이산하 장편서사시 | 제주 4·3 항쟁 70주년 기념 복원판 시집 - 노마드시선 003
이산하 저
시를 많이 읽지 않는 나도 '서시', '별 헤는 밤' 은 알고 있을 정도로 시인 윤동주의 존재감은 크다. 하지만, 내가 윤동주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최근에 '윤동주 문학관'을 다녀온 후였다. '열린 우물' 이라고 이름 붙여진 과거 물탱크였던 공간에서 시인의 생애에 대한 영상을 15분 정도 보았다. 그 순간 그가 너무도 크게 다가왔다. 마음이 아린다고 해야하나? 그 감정은 영화 '동주'를 보는 동안 또 다시 찾아왔다. 필요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지 개봉후부터 궁금해하고만 있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보고 싶었다. 책, 영화, 다시 책 ...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금까지 발견된 그의 모든 작품이 담겨있다. 1948년 초판본 전문, 1955년 본, 1979년 본, 그 이후에 발견된 작품 8편까지 전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윤동주 작품 외에도 정지용의 서문, 유영의 추도시, 강처중의 발문, 정병욱의 후기, 동생 윤일주의 글, 백철, 박두진, 문익환의후기와 윤동주의 연보까지 정말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1917년 만주 북간도 용정 명동촌에서 태어났고, 평양에서 중학 공부를 했었고,1938년 연희전문학교에 입학. 졸업 후 1942년 4월에 도쿄 릿쿄 대학에 입학, 1943년 7월 독립운동 혐의로 일경에 체포되었고,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를 했다.
이렇게 그의 연보를 간단히 기록해본 것은 그가 처한 상황에 따라 시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1938년 이전의 시들을 보면 비둘기, 개, 종달새, 닭, 병아리등 사물을 소재로 하여 쓴 동시 느낌의 밝은 시들이 대부분이었다.
만돌이
만돌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전봇대 있는 데서 돌짜기 다섯 개를 주었습니다.
전봇대를 겨누고 돌 첫 개를 뿌렸습니다. - 딱 - 두 개째 뿌렸습니다. - 아뿔사 - 세 개째 뿌렸습니다. - 딱 - 네 개째 뿌렸습니다. - 아뿔사 - 다섯 개째 뿌렸습니다. - 딱 -
다섯 개에 세 개 ...... 그만하면 되었다. 내일 시험, 다섯 문제에 세 문제만 하면 - 손꼽아 구구를 하여 봐도 허양 육십 점이다. 볼 거 있나 공 차러 가자.
그 이튿날 만돌이는 꼼짝 못하고 선생님한테 흰 종이를 바쳤을까요. 그렇잖으면 정말
육십 점을 맞았을까요 (1937.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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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다닐 때 운동회를 할 무렵이면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피었었다. 어린 마음에 청군이 되면 하얀 코스모스를 톡톡 꺾었었다. 그러면 백군이 지고 우리 청군이 이길거라고...전봇대를 맞추는 돌의 개수로 다음 날 시험 점수를 점치고 있는 시를 보니 문득 그때가 생각이 났다. 공차러 가자고 하는 걸 보니, 이 시의 만돌이는 축구를 좋아했던 동주 본인이 아니었을까? 자기 얘기를 남의 얘기로 둔갑시키는 경우는 많으니까.
영화에서 연희전문학교 시절 그의 시를 읽은 여학생이 그의 시에 대해서 쓸쓸하다는 평을 했다. 창씨개명을 강요 당하는 시기였고 나라 잃은 백성으로서 밝은 시가 나오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 시기에 쓰여진 시들이 [자화상], [십자가], [별 헤는 밤],[서시] 등이었다. 연전 졸업 이후 동경 릿쿄 대학에 다닐 당시에 [참회록]. [쉽게 씌어진 시], [흰 그림자] 등이 있다.
쉽게 씌어진 시(詩)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 (六疊房) 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 인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릴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곰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1942, 6,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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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곰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이 대목을 가지고 독립운동을 한 것 아니냐고 일본경찰은 심문을 했다. 하지만, 나는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라는 이 대목이 더 크게 다가왔다.
"시인이 되고 싶었던게 부끄럽다. 앞장서지 못하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만 한것이 부끄럽다" 라는 영화 속 대사가 이 부분과 너무 겹쳐지는 거였다. 사람이 가는 길은 다 다른 것인데도,그런 시대 상황에서 시를 쓰기만하고 사촌 송몽규처럼 나서지 못한 것을 한없이 미안해했던 것같다. [무서운 시간] 이나 [참회록] 등에서도 그러한 그의 고뇌를 느낄 수 있었다.
책,영화,책... 영화 속의 느낌이 그의 시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시에 대한 몰입도가 훨씬 높아졌다. 널리 알려진 시 몇 편 외에도 정말 맘에 와 닿는 시들이 많아서 읽고, 또 읽었다. 그 외에도 지인이나 시인의 발문, 추모하는 글을 통해 인간 윤동주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시인에 대한 이해가 시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했다. 그 시대를 살지 않았다면 이렇게 절절한 시들이 나왔을까 싶으면서도, 더 편한 세상을 만났더라면 더 아름다운 시들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 별 헤는 밤 ]을 한번 더 읽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나는 별에 무엇을 담을까하고...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이 책은" 윤동주 100년 포럼"이 시인의 탄생 100주년을 위해 발간한 책입니다.
소장가치가 너무나 높은 그런 의미있는 책이지요.
중고등학교와 대학시절에는 나름 시도 많이 읽고 시를 외던 그런 소녀였습니다.
당연히 또래 친구들처럼 저도 윤동주 시인의 시 몇 편은 거뜬히 외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또한 당연히 윤동주 시인의 시집 몇 권도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동주>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 고뇌하던 민족시인으로만 알았던 동주 시인이, 일본군들에게 폭탄을 투척하는 투사가 되지 못하고 시인이 됨을 부끄러워하고 미안해했다는 사실을 알면서 웬지 동주 시인이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가끔은 펜이 칼보다 강한 법이지요. 그 당시 독립투사님들 기록은 다 외지 못해도 동주시인의 시는 대부분 알고 지금도 우리 민족의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윤동주 전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 1848년 초판본 전문 게제
2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55> 1948년 본에 게제 안 된 시를 제외한
모든 작품을 게제
3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79> 1948년 본중 게제 안 된 모든 시를 게제
4부. <나중에 발굴된 시> 미완성이거나 원고에서 사게 표시한 시를 포함한 8편을
게제
1부에서..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엊ㄴ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 11. 20)
동주시인의 시를 한 편이라도 외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이 시가 그 첫번째 시가 아닐까 합니다.
"동주는 별로 말주변도 사귐성도 없었건만 그의 방에는 언제나 친구들이 가득 차 있었다" (책 77쪽).
아무리 바빠도 친구들이 찾아오면 의례 자기일을 모두 던져두고 친구들을 반가이 맞아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동주 시인의 성격이나 인간됨을 살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2부에서..
달밤
흐르는 달의 흰 물결을 밀쳐
여읜 나무 그림자를 밟으며
북망산을 향한 발걸음은 무거웁고
고독을 반려한 마음은 슬프기도 하다.
누가 있어만 싶은 묘지엔 아무도 없고,
정적만이 군데군데 흰 물결에 푹 젖었다. (1937. 4. 15)
동주시인과 같은 연희전문의 후배인 정병욱 전 서울대 명예교수는 시인의 죽음 후 10년이 된 1955년본에서 후기를 남긴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던 동주의 시혼은 "파아란 하늘"에서 독재와 억압의 거센 "바람에 스치우"며 조국과 자유를 밤새워 지키는 "별"을 노래했다. (책 174쪽)
4부에서..
내일은 없다.
- 어린 마음이 물은
내일 내일 하기에
물었더니
밤을 자고 동틀 때
내일이라고
새날을 찾던 나는
잠을 자고 돌보니
그때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더라
무리여! 동무여! 내일은 없나니
............... (1934. 12. 24)
일제 강점기 하에서 고통스러운 시인의 마음을 쓴 시지요.
동주시인은 인간에 대해서는 매우 깊고 넓은 폭의 이해와 사랑의 휴머니즘을 표현하면서도 자기 자신에게는 유독 회의와 비판과 반성과 혐오로 자신을 부정하는 그런 시인이었습니다.
자신의 삶과 일치하는 시를 쓰느라 시인은 죽을 힘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긴 세월이 지난 오늘날 우리가 읽는 시인의 시는 시인 그 자체입니다.
300 페이지가 되지 않는 책이지만 동주 시인의 연보까지 담고 있습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소장 가치가 매우 높은 그런 책입니다. 아이들과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은 책이지요.
올해는 우리 윤동주 시인의 탄생 100주연이 되는 그런 해이니까요.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시도 노래다
MBC놀러와에 세시봉이 나왔을때
윤형주님의 아버님[윤영춘 시인]께서. 자신의 조카 윤동주의 시로
노래를 만드려는 아들 윤형주에게 말했다는 말이 기억난다.
시도 노래다 너의 잘난 작곡으로 시를 건드리지 말거라.
흔쾌히 허락하실줄 알았던 아버님의 말씀에
서운한보다 스스로를 돌이켜 봤던 윤형주님의 이야기가. 기억났다.
예능답게..세시봉의 조영남 옹께서..자신이 서시로 노래를 만드셨지만.
윤동주 시인의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작년과 올해..윤동주 시인의 작품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작가 사후 50년의 저작권이 한미 FTA로. 70년으로 20년 연장 된 후.
윤동주 시인의 사후 70년 해이던 2015년부터 작품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경향아래
보기 드물게 시가 현대인들에게 환대받고 있는 근래의 경향아래.
사람들에게 좋은 시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광복 6개월을 앞두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윤동주 시인께서 옥사한
조카 윤동주의 유해를 안고 고국으로 돌아오신분이 당숙이셨던 윤영춘 시인께서 하신말이다.
“시도 노래다.”
“시도 음이 있고, 리듬이 있고, 하모니가 있다.”
시를 읽는 동안에 아주 우연히
윤동주 시인의 발자취를 유튜브와 기념관등을 방문하며.
마치 운명처럼 인연이되어 찾아보고 찾아가 보았다.
시를 읽는 동안 그리고 시를 읽고 난 이후에도
많은 해제를 알게 되었던 경험들과 버무려 나름의 ‘시선’을 찾아가 가는 여정이 되었다.
나의 시선은.
시를 건축..아니..순수한 한글식으로 변형하면. 영조라고 건축가 승효상께서 언급하셨다
나름 건축 철학,미학에 기대어.
그 비유를 통해. 시와 만나려고 한다.
여기에 나온 건축 대신 시로 변경해서 인식해가면..
시와 건축이 같은 의미로 이해로 전달되어 갈것 같다.
나의 모자란 부분을 건축가의 철학에서 빌려왔다.
이해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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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윤리적 흐름에 관여할 때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과 세상 안에서의 우리의 자리를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진다.
톰메인. 건축가 2005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서시중에서-
서시는..윤동주 시인 본인이 출간을 하려고 준비했던 3권의 책중에
한 권은 연희전문 은사님께 또 한 권은 친우 정병욱에게
그리고 본인이 소장한 한권 거기에 수록된 내용으로
서문 대신이라고 하여..서문의 시..머리말의 시라고 알게되었다
서문으로 만들어진 서시는
시의 처음이자 방향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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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분명히 시요 예술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것은 물질을 취해서 변형시키는 작업이다.
다시 말해서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 건축이다.
렌조 피아노. 건축가 1998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괴로원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십자가 중에서-
시인이자 숙명여자대학교 김응교 교수께서.
윤동주의 시의 세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텍스트를
시에서 찾아 책의 제목으로 잡으신 것이
‘처럼’이라고 하셨다.
.
십자가를 짊어진다는 것은 그런 감각적인 내용이 아닌가.
네이웃을 네몸과 같이 사랑해라..라는 것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과정에 있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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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에게 사물을 새롭게 인식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그들이 자연계의 리듬을 다시 접하도록 하고 싶다.
안도 다다오. 건축가 1995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가령 ‘나무’라는 시에서 주체가 바뀐다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도 자오.
생각해보면..
바람이 불어 나무가 춤을 춘다고 느낄것인데
바람이 멈추면 나무가 잠잠하다고 생각할것인데
그 주체의 뒤바뀜은.
사물을 인식하는 것의 새로움을 그리고 자연계의 리듬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애기의 새벽’에서 역시 주체는 바뀐다.
우리 집에는 닭도 없단다.
다만 애기가 젖 달라 울어서 새벽이 된다.
우리 집에는 시계도 없단다.
다만 애기가 젖 달라 보채어 새벽이 된다.
애기가 울지 않아도 닭이 울지 않아도 새벽은 온다.
애기가 젖달라 보채지 않아도 시계가 없어도 새벽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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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건축물이
‘나’를 대신해서 말해주기를 바란다.
고든 번섀프트. 건축가 1988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자화상’을 보고 나서야 윤동주 시인 마음을 알게 된다.
한반도의 독립은 갑자기 오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일련의 교육과정을 마치고자
일본유학을 가야했고 그 과정에서 창씨개명을 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로인해 스스로에게 자괴감을 남긴 시가.. 자화상이 된다.
현재의 자신은 미워하고 괴로워 하면서도.
미래를 대한독립을 위한 과정으로 선택한 그의 준비된 삶임에도 스스로 창씨개명을 한것에 대해 부끄러워 했음은 나라는 존재를 말하는 것이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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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능한 한 좋고 아름다운 건물을
만드는 것 외에는
나 자신을 표현할 줄 모른다.
고트프리트 뵘. 건축가 1986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화원에 꽃이 핀다‘P.162
내 머리는 그렇게 명철한 것이 못됩니다.
한 해 동안을 내 두뇌로서가 아니라 몸으로서 일일이 헤아려 세포 사이마다 간직해 두어서야
몇 줄의 글이 이루어집니다.
돌아와 보는 밤.P.34
이제, 사상이 능금처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
쉽게 씌여진 시라는 것도 그의 재능이기에..오랜동안 생각후에 씌여진 시임에도
시인 스스로 그것이 쉽게 씌여진 것이 아닌가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오랜 생각 끝에 열매맺어진 능금이 달린 것은 만드는 과정이 충분했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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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이라고 그냥 흰 것이 아니다.
그것은 빛 과 변하고 있는 것.
하늘, 구름, 태양, 달 등에 의해서 거의 끊임없이 변한다.
리처드 마이어. 건축가 1984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나는 세계관, 인생관, 이런 좀더 큰 문제보다
바람과 구름과 햇빛과 나무와 우정, 이런 것들에 더 많이 괴로워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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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것은 공간 속에 있는 보기 위한 하나의 물체에 그치지 않는다.
건축을 그렇게 격하시키는 것은 피상적인 견해일 것이다.
건축은 인간 활동을 포함해야 한다.
건축이 그런 활동을 고귀하게 해야 한다.
IM페이. 건축가 1983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별 헤는 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P.53
별의 노래하는 것에서 수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별에 담긴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뜻이 염원이 담겨있다.
..
윤동주의 시가.
노래로. 메세지로 울림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는 과정에. 마침 여기 즈음에 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시를 통해 윤동주를 알았고, 또한 그의 삶과 죽음에 얽힌 비운도 알게 되었다.
그간 국내에 발간된 윤동주의 시와 작품들이 다양한 작품으로, 다양한 책들로
소개 되었지만 윤동주 그의 모든 작품에 관한 것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일은
지금껏 없었기에 그런 윤동주의 전시집은 애장품으로서의 가치뿐만이 아니라
작품집으로서의 가치 역시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윤동주의 대표적인 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시대적 출판을
화제로 삼아 총 4부로 구성랬으며 추가로 발굴된 미완성 시와 삭제 표시의
시들까지를 총망라해 놓은 전체시집이다.
원본 그대로의 시집과 추도, 발문을 1부로, 1부에서 제외된 시들이 1부에,
백철과 문익환의 후기가 3부에, 윤동주의 탄생과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연보를
4부에 실어 독자들의 윤동주에 대한 기대감과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고 있다.
1917년 12월 30일 생인 윤동주는 1945년 2월 16일로 죽음이 추정되는 생체주사
희생설의 인물로 그의 너무도 짧은 인생에 비춰 그의 삶이 가진 울림은 너무도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쳐 왔음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
27년 2개월 17일만의 죽음, 그의 짧디 짧은 생 만큼이나 그의 시 역시 짧은
생을 살았음직 하나 그의 시가 가진 생명은 우리민족의 가슴속에 스며들어
영원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임을 느끼게 한다.
처음부터 읽어보는 윤동주의 시와 수필들, 결코 어렵지 않음에 너무 살갑고
그런 시를 쓴 작가로의 윤동주를 지근에서 살피보 바라보았던 많은 지인들,
정지용, 정병욱, 윤일주, 박두진, 문익환 등의 추도, 발문, 후기 등을 통해
그의 인간적인 모습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어 너무 좋다.
정지용, 유영, 강처중 등의 추모의 글 또한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을 만큼
뛰어나니 더욱더 소장의 가치와 윤동주의 문학적 위상이 더욱더 확고해 지리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집에 한 권 정도는 소장하고 있는 윤동주 시집이지만 이번 책을 더욱 소장하고 싶었던 욕심이 생겼던 것은 시를 비롯해 수필까지 윤동주 시인의 모든 작품을 수록하고 있는 완결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영화 <동주>를 보면서 윤동주의 생애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알게 되었고, 그의 작품들에 대해 아름다운 시어 사용이라는 낭만적인 해석보다는 시대상과 빗대어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할 수 없는 본인의 모습을 부끄러 하는 마음을 담은 시의 내면을 들여다 보며 작가의 고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얼마전 도서관 행사에서 윤동주 100주년 기념으로 시극행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시화전도 보았고, 시에 대한 재해석도 읽었던지라 시극을 단순한 마음으로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배경지식이란 그만큼 중요한 것인지 귀로 들리는 음성만으로도 가슴 먹먹함을 느끼게 되었지요.
그러다 어린 학생들이 나와 들려주는 재미있는 빗자루란 시를 접해보니 어린 동생들을 위해 지어준 윤동주 시인의 순수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습니다.
이 책에는 윤동주가 살았던 시대와 관련된 정지용과 유영, 강처중, 문익환 등 이름이 낯익었던 문인들의 서문과 추도시 등 이전에 출간된 책들에 실렸던 전문이 실려 있기도 합니다.
그들의 글을 통해 시인 윤동주를 회상하는 것도 좋았지만, 윤동주의 작품 그 자체를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강한 것만이 강한 것이 아니라 부드러움 속의 강함이 더 강하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나약하고 순수하기만 한 시인이라 그가 사용한 아름다운 시어에만 집중했던 지난날을 생각해 보면 정말이지 시를 얕은 공부용의 수단으로만 사용했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시험 성적을 위해 읽었던 수많은 문학 책 속의 시들을 이번 기회에 다시 온 마음을 담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중에서 젤 먼저 윤동주 시인의 시 세계를 접할 수 있었음이 영광이란 생각이 들고, 아이가 이해하기엔 다소 어려운 우리의 역사부터 거슬러 올라가야겠지만 생각해 보니 아이가 학교 숙제로 제일 먼저 외웠던 시가 <호주머니> 였던 것을 보면, 반드시 시대상 부터 접할 필요는 없겠단 생각이 듭니다.
윤동주 시인이 어린 동생들을 위해 지어 주었던 순수 시들부터 접해보고, 이랬던 시인을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게 만들었나 느껴보는 것도 괜찮은 전달 방법이란 생각이 드네요.
윤동주 100주년 기념으로 여러 책들이 출간 되었지만 전 내용을 수록하고 있는 이 책은 정말 소장가치 200%란 생각이 듭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