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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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시간

언제나 우리 곁에는 색이 있다

리뷰 총점 9.6 (2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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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대중문화 > 예술일반/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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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컬러의 시간] 제임스 폭스 지음,강경이 옮김(월북, 2022)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c******y | 2022.04.28 리뷰제목
[컬러의 시간] 제임스 폭스 지음/강경미 옮김(2022)    작가 제임스 폭스는 현재 케임브리지대학교 이매뉴얼 칼리지의 미술사학과 학과장이며 런던 내셔널갤러리, 영국박물관, 왕립학회 등 여러 기관에서 예술 관련 강의와 행사를 주재하고 있다고 한다. 감사에 글에서 보면 이 책을 쓰기 위한 주제 조사에 7년, 메모를 책으로 만드는데 1년이 걸렸다고 한다. 총 8년의 시간이 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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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러의 시간] 제임스 폭스 지음/강경미 옮김(2022)


 

 작가 제임스 폭스는 현재 케임브리지대학교 이매뉴얼 칼리지의 미술사학과 학과장이며 런던 내셔널갤러리, 영국박물관, 왕립학회 등 여러 기관에서 예술 관련 강의와 행사를 주재하고 있다고 한다. 감사에 글에서 보면 이 책을 쓰기 위한 주제 조사에 7, 메모를 책으로 만드는데 1년이 걸렸다고 한다. 8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미술사학 전공자이면서 교수인 작가가 8년 동안에 걸쳐 쓴 책이라고 하니 이 책이 다룰 내용과 범위, 깊이가 만만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작가 아버지가 다음과 같이 평했다.

P332 ‘이제까지 읽은 것 중 내 박사 논문 다음으로 가장 재미없다고 말씀해주신같은 혹은 다른 의미로 이 평에 공감한다.

 

  검정, 빨강, 노랑, 파랑, 하양, 보라, 초록 7가지 색에 대해 다뤘다. 434페이지의 책으로 두께가 상당하다. 그 중 100여 페이지 정도는 미주, 삽화 목록, 찾아보기에 할애했다. 이 책은 그냥 앉아서 머리에 있는 것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자료 조사에 아주 충실했음을 보여준다. 삽화가 제공되어 책을 읽는 중간에 검색을 해서 그림을 찾아 볼 수고를 덜어준다. 7가지 색 설명에 들어가기 앞서 각 색에 대한 이미지를 드러내는 문학 작품을 먼저 제시한다. 빨강에는 오르한 파묵의 글이 있다. 오르한 파묵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빨강이 주인공인 내 이름은 빨강이란 작품이 있음을 대다수의 독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글이 모두 검정색 위에 있어서 보는 내내 아쉬웠다. 색채에 대한 책인데 색을 맞췄으면 좋았을 것 같다.

 


 검정은 어둠, 죄악, 두려움 등을 암시하는 색이지만 검은 색을 가장 아름다운 색이라고 생각한 라인라르트라는 화가가 있었다. 세익스피어는 검정 이미지를 이용하여 다양한 어휘에 사용한 작가였다.

 

 인류는 빨강 흙에서 시작됐다. 빨강은 탄생, 죽음과 연결되어 있다. 아나 멘티아나는 빨강을 이용한 예술작품을 남기고 피를 이용한 행위 예술을 했다.

 

 노랑은 태양의 색으로 높은 지위를 상징했다가, 변질되기 쉬운 속성 때문에 가치가 폄하되기도 한다. 색도 역사, 지역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 노랑의 가치가 폄하되던 때에도 터너는 노랑을 사용한 많은 예술작품을 남겼다.

 

 파랑색을 가진 순수 자연물은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인류는 파랑은 늦게 지각했고 파랑이란 단어로 늦게 만들어졌다.

 

 하양은 순수, 순결을 나타내는 색으로 흑인, 아시아인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백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용된다.

 

 보라는 화학의 발전과 함께 만들어진 색이고 빨강과 파랑의 속성을 함께 가졌다.

 

 초록은 생명, 자연을 상징하는 색이다.

  작가는 7가지의 색에 대해 의미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문학 작품에서 색을 어떻게 묘사했는지, 새로운 색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각각의 색을 뛰어나게 표현하거나 사랑한 화가가 누구였는지 구체적으로 자료, 작품을 제시하여 설명한다.

 

  이 책은 내용의 범위나 깊이가 있어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검정은 어둠, 빨강은 욕망 등등 본능적으로 공감되는 부분도 있다. 색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알 수 있고, 고대 중세에서 현대까지 색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예술가를 통해 어떻게 표현되고 사용됐는지 알 수 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종이책 컬러의 시간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g*****3 | 2022.05.03 리뷰제목
도 서: 컬러의 시간 저 자: 제임스 폭스 / 옮 김: 강경이 출판사: 윌북   다양한 파장의 빛은 물론 우리와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우리 뇌가 파장을 해석할 때 비로소 색이 된다. -본문 중-   윌북에서 계속 출간되고 있는 컬러 시리즈가 출간 되고 있는데 네 번째 도서인 [컬러의 시간]을 만나게 되었다. 최근 들어 컬러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있는 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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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컬러의 시간

저 자: 제임스 폭스 / 옮 김: 강경이

출판사: 윌북

 

다양한 파장의 빛은 물론 우리와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우리 뇌가 파장을 해석할 때 비로소 색이 된다.

-본문 중-

 

윌북에서 계속 출간되고 있는 컬러 시리즈가 출간 되고 있는데 네 번째 도서인 [컬러의 시간]을 만나게 되었다. 최근 들어 컬러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있는 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색상은 흔하면서도 살아가는 동안 많은 영향을 주는 존재다. 하나의 색상으로 기분이 전환되고 때로는 사람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어 '색상' 자체로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오늘 읽은 [컬러의 시간]은 단순히 색상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로 인해 인류의 발전과 역사와 경제 등 여러 방면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색에 부여된 여러 의미들은 각 나라마다 다른 데 이는 중국에서 빨강을 선호하는 것과 국내에서는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데 이 색 뿐만 아니라 7가지 색상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게 되었는지도 볼 수 있다.

 

 

도서는 총 7가지 색인 정, 빨강,노랑,파랑,하양,보라,초록을 나뉘어 각각 색의 탄생과 발전을 보여주는 데 색이 원래 7가지가 있는 게 아니라 7이라는 숫자 자체가 특별해서 때문이었고, 아리스토텔레스에게는 7은 기본적인 맛과 인생의 일곱 단계에 부합하는 중요한 완수라고 여겼고 이 책은 기본 토대는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일곱색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책이다. 그리고 본문에 앞서 책은 일곱 초상의 방을 소개하는 바흐람 구르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7명의 아내는 그들의 고향과 요일 등에 해당하는 색상으로 별채를 삼았으며 그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색은 하양 이었다.

 

 


 

 

 

순수해서 그런 것일까? 대부분 사람들 역시 강한 색보다는 이렇게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는 색상을 선호한다. 이를 보면 색상은 그저 하나의 색으로만 존재했을 뿐인데 인류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색은 인간의 신념으로 물들어갔음을 알 수 있다. 각각의 색의 특징을 읽으면서 그 중 하양은 구르에 얽힌 이야기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순수한 느낌을 주는 색이나 그 변천 과정에서 인간이 그은 선..즉, 법적 지위가 흑백으로 구분이 되고 아프리카 노예와 유럽 노동자를 분류하기 위한 것으로 되다가 더 나아가 백인이라는 용어가 탄생 되었다. 단순히, 용어가 아닌 인권으로까지 이어지니 색이 주는 의미가 무거움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수 세기에 걸쳐 세계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놀랄 만큼 비슷하게 나타나는 색의 은유도 더러 있다.

-본문 중-

 

 

문화마다 의미가 다른 색의 의미는 때로는 보편성을 지니는 데 일곱가지 색은 누구에게나 큰 대명사처럼 다가오는 자연이 존재한다. 검정은 밤,어둠, 흙먼지 하양은 낮,빛,청결 노랑은 태양,불, 대지 빨강은 피, 불, 대지 초록은 초목,물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랑은 하늘과 물을 나타난다. 여기서 더 세세하게 나타나는 상징을 볼 때면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더 알아갈 수록 색이 그저 색이 아닌 상징적 의미를 담은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는 특정 공간에서 색을 볼 때 마다 어떤 의미로 담아냈는지 생각을 안할 수가 없을 거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컬러의 시간 평점10점 | d****5 | 2022.05.02 리뷰제목
색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서문에서 저자는 질문한다. 색이 된다고? 질문 앞에 조금 혼란스럽다. 색이란 명백하게 어떤 정확한 대상으로 존재하는 것 아닌가. 빨강은 빨강이라서 빨강이고 파랑은 파랑이라서 파랑이 아니던가. 질문은 결국 색은 객관적 속성일까, 물리적 세상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정신에만 존재하는 것일까.라는 의심이 된다. 색을 본다는 것은 인간의 감각기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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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서문에서 저자는 질문한다. 색이 된다고? 질문 앞에 조금 혼란스럽다. 색이란 명백하게 어떤 정확한 대상으로 존재하는 것 아닌가. 빨강은 빨강이라서 빨강이고 파랑은 파랑이라서 파랑이 아니던가.

질문은 결국 색은 객관적 속성일까, 물리적 세상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정신에만 존재하는 것일까.라는 의심이 된다. 색을 본다는 것은 인간의 감각기관을 빌려 실제 하는 자연계의 일부만을 선택하는 것일까.

폴 세잔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색은 우리 뇌와 세상이 만나는 장소다" 우리의 눈이 세상을 빛으로 감지하고 뇌에 전달할 때 해석을 통해 색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색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로 여겨야 하며,

'색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대신

'색은 어떻게 발생하는가?'라고 묻는 편이 더 유용하다.

 

<컬러의 시간>이라는 다소 낭만적인 제목의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 위에서 쓰였을 것이다. 동사로서의 색이 어떻게 발생하고 변화하며 우리 곁에 풍요롭고 놀라운 세상을 창조해 왔는지, 매우 지적인 분석과 성찰로 보여준다.

저자는 먼저 우리가 색을 인지하는 생물학적 구조를 자세히 설명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색이 하나의 과정임을, 주체와 객체, 정신과 물질 사이의 춤임을 분명히 보여줬기를 바란다' (p.19)고 밝히는데 색이란 해석되는 것으로 그 의미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 안에서 얼마든지 다의적이고 유동적이다.

 

본문은 색을 일곱 개의 보편적인 의미로 나누어 본다. 이것은 상투적인 클리셰일 수도 있지만 저자는 상투적인 것 안에 담긴 진실에 주목하려고 한다.

 

근본적인 시각적 유사성이 토대가 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위에 의미가 건축된다.

예술 작품과 시, 글, 의례, 일상의 표현들이 조금씩 쌓여

다채로운 의미를 지닌 거대한 건축물이 된다.

이 책은 이런 건축물 중 몇몇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살펴본다.

서문 중에서 p.25

 

아리스토텔레스의 일곱 기본색 검정, 빨강, 노랑, 파랑, 하양, 보라, 초록을 일곱 챕터로 나누어 재해석한다. 오랜 역사를 더듬는 글들은 어김없이 동시대 맥락 안까지 연결되어 대단히 흥미롭다. 케임브리지 미술사학자인 저자의 방대한 인문학적 레퍼런스는 색에 대한 경험해 보지 못한 다채로운 의미와 해석을 만들어가며 지적인 풍요로움을 누리게 한다. 이 책이 '색으로 보는 세상의 역사'로 생각한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책의 원서 제목은 그래서 Thw world According to Colour이다.

 


처음 만나는 색은 검정. 17세기에 만들어진 한 책의 표지 그림으로부터 시작한다. 오래된 이 책의 표지에는 놀랍게도 20세기 러시아 아방가르드 화가 말레비치를 연상시키는 검정 사각형이 존재한다. 작가인 로버트 플러드는 태초의 공 void을 이 짙은 검정 사각형 안에 담고자 했다.

글을 읽다 보면 검정은 수많은 시간을 통해 태초의 우주 탄생 배경으로 상징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왜 우주는 이렇게 어둠에서 탄생하는 것으로 여겨졌을까? 저자는 이것을 인간의 인지적 한계의 산물로 본다. 인간은 부재를 경험해 본 적이 없으므로. 검은색에 대한 인류 인식의 역사를 살펴보며 검정이 만들어낸 의미를 다채롭게 들여다본다. 과학자들은 검정이 부재이거나 결핍이 아닌 빛의 구멍임을 알아낸다. 그리고 망막을 망막을 통해 검정을 인지하는 생물학적 구조를 들여다본다.

 

하나의 색이 인류의 역사에 따라 과학적으로 문화적으로 어떻게 다른 의미가 되고 다른 가치가 되는지 드러나는 글들이 매우 흥미롭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검정은 생명의 색이기도 했지만 기원전 1000년 무렵이 되면 검정은 죽음, 암흑과 연결된다. 중세 시대 후반에 이르면 검정에 대한 고정된 관념이 일반화된다.


 

저자는 옥스퍼드 사전의 정의를 통해 검정이 어떻게 부정적인 의미를 확장해 왔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반 페이지를 할애하며 수 세기 동안 검정이 갖게 된 다양한 의미들을 나열하고 있다. 색이란 그저 망막이라는 신체기관을 통해 생물학적으로 인지하는 무엇이 아니라, 긴 세월을 통과하는 동안 끝없이 의미가 부여되어 인간의 삶 구석구석에 스며들며 언어가 되고 예술이 되고 종교가 되고 일상이 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하는 기본색의 사용 횟수를 분석한 저자의 집요함은 그래서 흥미롭다. 무엇보다 셰익스피어는 색을 색 용어 자체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사물의 속성으로 여겼기 때문에 그의 글 속에서 색이 갖는 의미는 그대로 인간의 역사가 된다.

 

검정 챕터의 마지막 글인 '검은 아름다움'은 검정의 역사와 의미를 통해 저자가 도달한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시각 스펙트럼 전체를 흡수하지만 아무것도 반사하지 않는 검정의 특성에서 저자는 전혀 새로운 관점을 발견한다. 그것은 암흑이 아니라 모든 빛을 흡수한, 모든 가시광선 스펙트럼을 흡수한 '충만함'이 아닌가.

이 새로운 질문, 관점의 전환에서 저자는' 어둠의 가장 큰 미덕은 우리를 애쓰게 한다는 점'이라는 통찰에 가닿는다. 어둠 속에서 우리는 질문할 수 있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동양의 미학과 연결되는데 '유겐'이라는 단어를 통해 일본 문화의 중요한 토대가 되어온 어둠의 미학을 살펴보는 이 책의 방향과 태도는 이 책이 가진 매우 매력적인 방식이다.


 

검정이 결코 단조롭지 않은 색임을 잘 보여주는 셋슈의 <파묵 산수도>를 깊이 감상하던 저자는 어느새 수백 년을 달려가 마네가 1872년에 그린 베르트 모리조의 초상화에서 이르러 셋슈가 보여준 검정의 풍요로운 표현, 그 무한한 가능성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술라주의 그림은 물론 추상화다.

하지만 우리가 어둠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형상을 보듯,

그 그림 속에서 무언가를 보지 않기란 힘들다.

검은 아름다움 p. 72

 

글은 1979년부터 화폭 전체를 온통 검은색으로 칠하며 검정을 탐구해온 프랑스 화가 피에르 술라주의 검정에 이르는데 검정 안료만으로 그가 얼마나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지 깨닫는 일은 결국 검정을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통해 분석하고 연구해온 과정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어쩐지 짜릿하다.

 

이런 뭉클함은 실은 모든 챕터에 담겨있다. 문학과 예술을 풍요로운 시선으로 오가며 펼치는 글마다 컬러가 컬러로 그치지 않고 인간의 긴 역사를 세심하게 살피며 얻은 빼어난 통찰의 토대가 된다. 특히 특정 작가의 작품세계를 컬러를 통해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을 무척 즐겁게 읽었는데 이 책이 그대로 미술 비평서, 문학 비평서가 되어도 좋지 않을까. 노랑 챕터에서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고흐 대신 윌리엄 터너가 등장한다. 끝까지 태양을 숭배한 터너의 작품 세계를 러스킨의 비평과 함께 노랑이라는 컬러 안에서 면밀히 들여다보는 글은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신선하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화가에게 컬러란 단순히 화면을 채우는 색이 아니라 한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이자 신념임을 잘 보여주는 글이었는데 이것은 어쩌면 이 책 전체가 품고 있는 힘이기도 하다.

 

이 책에 담긴 것은 호기심일까. 상상력일까. 역사일까.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자리에 서서 이 책이 가진 것은 결국 우리들 인간의 삶을, 그 내면을 자세히 알고자 하는 욕구일 것이다. '색으로 보는 세상의 역사'가 이렇게 깊고 풍성하다는 것은 책을 읽어보아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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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컬러의 시간》,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물들인 컬러에 관하여! 평점10점 | s******g | 2022.04.28 리뷰제목
제목: 컬러의 시간 지은이: 제임스 폭스 / 옮긴이: 강경이 펴낸 곳: 윌북       삶을 아름답고 다채롭게 물들이는 색. 그 컬러에 늘 따스한 애정을 갖고 관련 서적을 선보이는 윌북 출판사에서 이번에도 멋진 신간을 출간했다. 《컬러의 말》, 《컬러의 힘》, 《컬러의 일》에 이은 윌북 컬러 시리즈 4번째 주인공은 《컬러의 시간》! BBC 예술 다큐멘터리 진행자이자 케임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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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컬러의 시간

지은이: 제임스 폭스 / 옮긴이: 강경이

펴낸 곳: 윌북

 

 

 

삶을 아름답고 다채롭게 물들이는 색. 그 컬러에 늘 따스한 애정을 갖고 관련 서적을 선보이는 윌북 출판사에서 이번에도 멋진 신간을 출간했다. 《컬러의 말》, 《컬러의 힘》, 《컬러의 일》에 이은 윌북 컬러 시리즈 4번째 주인공은 《컬러의 시간》! BBC 예술 다큐멘터리 진행자이자 케임브리지대 미술사학자인 제임스 폭스가 세상을 구성하는 일곱 가지 색에 주목하며 그 정체를 역사, 과학, 언어, 심리학 등 다채로운 관점으로 파헤친다. 검정, 빨강, 노랑, 파랑, 하양, 보라, 초록. 보편적이면서도 고유한 특징을 지닌 컬러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하다. 상식처럼 자리 잡은 진부한 색채론을 예상한다면 이 책에서 확장하는 컬러의 방대한 영역과 그 깊이에 놀라게 될 거다. 아름다운 명화에 버금가는 황홀한 색채의 향연, 그 특별한 색섞기 속에서 인류의 예술과 삶, 그리고 놀라운 역사의 순간들을 살펴보자.

 

 

 

 

 


 

 

 

 

총천연색의 삽화와 컬러로 쓴 대서사시에 마음을 뺏기다!

 

 

책을 펼치는 순간 반들반들한 아트지 혹은 스노우지에 인쇄된 고화질 삽화가 20장 넘게 이어진다. 그저 감상을 위한 자료인가 했더니, 본문에 들어서자 앞서 만난 작품에 관한 설명으로 각 컬러 이야기의 시작을 연다. 서론에서 언급한 작품은 '일곱 초상의 방을 소개받는 바흐람 구르'. 어느 날 궁전에서 처음 보는 방에 들어선 젊은 페르시아 왕자 바흐람 구르는 앞으로 얻게 될 아름다운 일곱 명의 아내와 고귀한 통치자가 된 자신의 미래를 담은 초상화를 보게 된다. 약속된 여인들을 찾아 별채 일곱 채를 지어, 별채마다 각 아내의 고향과 요일, 행성, 색깔을 하나씩 골라 상징으로 삼았다. 각자 자신을 표현하는 색이 있던 신부 중 왕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인은 페르시아 공주였다. 순수한 하양. 천일야화처럼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이야기를 읽고 나면, 컬러에 얽힌 더 놀라운 세계가 펼쳐진다. 본래 의미가 없었지만, 그 색을 보고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 의미를 갖게 된 색. 검정은 색일까? 아니면 빛의 결핍일까? 정치적 혁명을 뜻하는 빨강, 유럽인들에게 비천함을 뜻한 노랑, 영혼에 가장 내밀하게 접근하는 천상의 색인 파랑, 순수하지만 알고 보면 그 어느 색보다 인간의 이기심과 공포가 서려 있는 하양, 가장 변덕스러운 색의 카멜레온 보라, 낙원의 상징이었던 초록.

 

 

 

 


 

 

 

 

인류사에 짙게 깔린 색에 관한 열망과 그 특별한 의미를 알려주는 책!

 

 

태초에 세상은 어떤 색이었을까? 검거나 혹은 하얀 무(無)의 상태로 찰흙처럼 엉겨있었을지 모른다. 전지전능한 존재가 하나씩 색을 불어 넣었거나 아니면 원래부터 그렇게 존재했고 발전해 나갔을 컬러의 세계. 인류는 인지능력을 갖추자, 삶의 의미를 부여할 언어, 의례, 신화, 종교, 예술 등 다양한 관습을 만들어냈다. 그 행위에서 색은 시공간을 초월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처음엔 몇 가지 원색만을 손에 넣을 수 있었지만, 차츰 신비롭고 영롱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수많은 색을 찾아내며 인류의 역사는 한층 무르익었다. 이 책은 색에 관한 이야기이면서도 인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담은 역사이자 우리 자신에 관한 탐구서다.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컬러의 향연 속에서 우리의 발자취를 되짚고 존재를 정의하는 의미 있는 여정. 나의 팔레트에 어떤 색을 담아 세상을 그려낼지 행복한 상상을 펼치며 컬러가 속삭이는 이야기에 귀 기울인 즐거운 시간이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컬러의 시간 평점8점 | d****a | 2022.04.27 리뷰제목
학창 시절 편집디자인 시간에 타임지를 손에 든 교수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빨강"이라고 하시며, 이유는 "진실을 말하는 빨강"이라 하셨다. 타임지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로고와 테두리의 빨간색이 잡지의 정체성을 규정한다는 말이 흥미로왔다. 우리는 ‘빨간’ 신호에 멈추며 '초록' 신호에 출발하고 병원은 '초록' 십자 로고를 사용한다. 이렇듯 일상의 많은 영역에서 사회적인
리뷰제목

학창 시절 편집디자인 시간에 타임지를 손에 든 교수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빨강"이라고 하시며, 이유는 "진실을 말하는 빨강"이라 하셨다. 타임지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로고와 테두리의 빨간색이 잡지의 정체성을 규정한다는 말이 흥미로왔다.

우리는 ‘빨간’ 신호에 멈추며 '초록' 신호에 출발하고 병원은 '초록' 십자 로고를 사용한다. 이렇듯 일상의 많은 영역에서 사회적인 규약에 따라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 사물로 나타내는 데 색을 사용하고,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활동하는 민간 구조대의 '화이트' 헬멧이 생명의 구조를 상징하듯. 사회적 합의의 의미로 색에 상징성을 부여한다. 색에는 언제부터 이런 기능과 의미가 있었을까?

 

 

사실 색에 대한 해석은 고정불변하지 않다. 지금은 웨딩드레스 하면 '흰 ' 드레스는 떠올리지만, 불과 몇 세기 전만 해도 유럽의 여성들은 빨간색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검정은 죽음, 어둠, 악, 블랙리스트처럼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고대 이집트에서는 비옥한 토양의 색으로 생명의 색으로 숭배받았다. 부를 상징하는 노란색은 한때는 노화의 색으로 터부시되기도 했다. 문화권과 시대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되고 소비되는 색.

『컬러의 시간』은 세상을 구성하는 일곱 가지 색(검, 빨, 노, 파, 흰, 초록, 보라)을 역사와 과학의 관점을 통해 인간에게 색은 무슨 의미인지를 고찰한다.



 

예술과 고고학, 언어학, 심리학, 사회사, 우주물리학을 넘나드는 텍스트와 첨부된 문헌과 그림도 많고 전문적인 내용들이 많아 평소에 색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은 독자라면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보다는 좋아하는 색이나 궁금한 색을 먼저 읽어 책의 내용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은 가볍게 넘어가도 된다.
이 책의 목적은 저자도 밝히듯 하나의 색에도 수많은 다름이 존재하고 문화권에 따라 색을 다르게 해석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통해 우리 안에 깊이 뿌리내린 고정관점을 이해하기 위함이라 색의 다양성과 다의성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다.

상상해보라. 검게 보이는 어둠에서 심연의 두려움을, 빨간색에 생명의 실체를 투영하고, 눈이부셔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본 노란 태양에서 신의 형상을 찾는 모습을. 아무것도 아닌 색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은 그 자체가 창의력의 원천이자 보고다. 저자가 색을 가리켜 인간의 가장 위대한 창조물이라 부르는 이유다.


과학적으로 400~700나노미터 가시광선의 객관적인 속성에 불과한 색이 가진 예술과 삶, 세계관에 투영된 색의 의미를 통해 컬러의 시간이 인류의 시간과 동일함을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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