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인디 씬’의 뮤지션들이 있다.
커피소년, 달빛옥상, 십센치, 제이 래빗.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결이 곱고
가사가 희망적이며 재기발랄하단 것.
본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로 저러한 느낌에 가까웠다.
양경민 작가는 ‘글토크’라는 필명을 갖고 있다.
짧은 세글자인데 무슨 뜻인지 감이 팍 온다.
아울러서 작가는 유튜브 20만구독자를 보유한 실버버튼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일부러 책을 읽고 나서 가보려고 아직 너튜브는 가보지 않았다.
신박했다. 유튜브로 ‘글’을 쓰는 작가라니.
그만큼 작가의 글은 MZ세대, 스마트폰 환경하고 ‘통하는’ 성격으로 소개되어 있다.
블로그나 페북, 인스타에서 ‘인기’를 얻어 책을 냈다는 에세이는 많이 봤는데
또 다른 느낌으로 기대감을 갖고 펼쳤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했던가.
저자의 글들은 전혀 어렵지 않고 복잡하지가 않다.
참 심플한 문장들. 근데 그게 자꾸 되내게 하니 역시 ‘작가’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아직 살아 있다.
아직 수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고 수많은 기적 또한 있을 것이다.
그러니 조금만 더 버티자. (16쪽)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고, 충분히 잘 살아가고 있고,
충분히 잘 이겨내고 있다는 저자의 메시지.
그게 이른바 ‘희망고문’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건 저자의 진심이 녹아져 있기 때문임을
책장을 넘기며 알아가게 된다.
우리는 살면서 종종 ‘흑역사’를 쓰고 ‘굴욕’을 겪는다.
자다가 괜시리 떠올라 이불킥 하게 되는 일들.
고백하자면 최근의 나에게도 하나가 있었다.
그런데 임경민은 이렇게 말해준다.
그때의 후회들로 인해 나는 예전의 나보다 훨씬 더 단단해졌고
그 순간들로 인해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더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약간의 언어유희적인 표현법을 통해서
생각의 전환을 하게 하는 문장들도 좋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아무리 애를 써도 일어나지 않을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30쪽)
저자의 글들이 좋았던 게 마냥 ‘긍정적’이고 낙관적이지만은 않아서였다.
현실 속에서 얻은 뼈 때리는 ‘깨달음’들도 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화이팅하는’ 문화가 큰데
저자는 그 속에서 ‘져도 괜찮아’라고 말해준다.
할 수 있을 만큼만 우리 나아가자.
할 수 있을 만큼만 우리 노력하자. (40쪽)
저자는 ‘우리’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 듯 자주 쓰는데
그게 어색하거나 인위적이지 않았다.
또한 ‘지금’이라는 단어도 많이 등장한다.
무엇이 어찌 되었든 우린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지금 감사해야 하며, 지금 다시 시작해야 한다. (64쪽)
가수 양희은의 ‘유행어’인 ‘그럴 수 있어’란 말을 좋아했는데
이 책에도 나와 반가웠다.
‘나는 아닐 거야’가 아니라
‘나도 그럴 수 있어’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과 계속 대화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71쪽)
‘좋은 글’, ‘멋진 문장’이란 어떤 글일까.
글쓰기에 정답이란 없기에 뭐라고 정의내릴 순 없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좋다, 근사하다, 위로된다고 느끼면서
지금 당장 표현할 순 없어도 이런 게 좋은 글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무리 SNS나 카톡이 대세라고 하지만
좋은 문장은 ‘생각의 시간’을 거친 결과물 이라는 거 하나는 분명했다.
생각하기를 게을리하면서,
표현하는 법을 연구하기를 귀찮아하면서
한 줄, 한 문단의 글을 쓰려한다는 건 어불성설일 것이다.
또한 저자가 유튜브로 구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자신에 머물지 않고 타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숙성된’
글들이기에 폐쇄적이지 않은 거 같았다.
한 수 배운 책,
또 지금의 내게 화살이 되어 정곡을 찌른 책
<더 잘하고 싶어서, 더 잘 살고 싶어서> 이다.
책 중에서
누군가 말했다.
미치도록 하고 싶은 일을 찾을 것이 아니라
지금 미쳐 있는 걸 하라고. (91쪽)
당신에게도 묻고 싶다.
당신은 진정 간절한가 (102쪽)
지금의 당신이 곧 현재의 결과이며,
현재의 당신이 곧 미래의 결과가 될 것이다. (112쪽)
힘들 때 좌절도 하고 한숨도 쉬면서
그렇게 어떻게든 건강하게만 버티다 보면
더 건강하고 단단하게 변해 있는 자신을 곧 만나게 될 거다. (124쪽)
내일은 더 잘 살아갈 당신,
그런 당신의 삶에 언제나 /축복과 행복이 가득할 것입니다.
너무 고생 많았습니다.
너무 수고 많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감사합니다.
당신. (1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