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시인이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와 응원
나태주 시인의 <봄이다, 살아보자>를 읽고
그래 살아보는 거다. 우선 1년을 살아보는 거다.
그러다 보면 더 많은 날들을 살 수 있겠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라고 말하며 너무나 유명한 풀꽃시인 나태주 시인이 희망의 메시지를 가지고 「봄이다, 살아보자」로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코로나 팬데믹 3년을 맞이하고 있는 지금, 코로나로 인해 지치고 힘든 이 때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말들을 건네며 '다시 일어나서 살아보자' 고 말하고 있다. 이제 춥고 지치고 힘든 겨울이 가고 따뜻하고 희망찬 봄이 올거라고 말하는 듯하다. 코로나 확진자 3만명을 돌파한 지금, 모두가 춥고 암울한 겨울을 지내고 있는 이때 그래도 봄은 온다. 그러니 우리 함께 살아보자며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 같다.
이제까지 시로써 우리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위로해주던 나태주 시인이 이제 글로써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며 위로해준다. 이 책 속에는 시인을 꿈꾸던 어린 소년에서부터, 정년 퇴임하기까지 수십 년 간 초등학교 교단에서 아이들과 함께 꽃과 시를 가꿔온 초등학교 선생님의 모습을 거쳐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소박한 풀꽃시인으로서의 산 50년간의 시인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인생이 들어있다. 그가 지난 70여년 간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50년간의 시인으로서 생활을 해보면서 느끼고 생각하고 배운 그의 모든 인생의 경험과 지혜들이 들어 있다.작은 풀꽃도 자세히 보면 예쁘다고 말한 그의 말처럼 그의 인생은 '작은 것들에 대한 예찬' 이었으며 그 속에서 그는 작지만 소중한 기쁨과 행복을 찾아왔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나날들도 그렇게 풀꽃처럼 작지만 소중한 발견을 하며 보내고 싶다고 말한다.
여든을 바라보게 되면서, 그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 오랜 세월, 매일 같이 오간 공주교육대학교를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서 스쳐 지나간 사람들과 그들과의 인연들을 떠올려본다. 지금 자신이 자전거를 타고 그 길을 건너가도 지금은 누구도 아는 체하지 않는다.그렇게 세월은 무정하게 빠르게 지나가버렸다. 이제는 피차 오래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대상이 되었고, 의미가 있었지만 무의미한 그 무엇으로 바뀌고 말았다. 지금 자신은 마치 연극은 이미 끝났는데 무대에서 내려가지 못하고 여전히 서성대고 있는 연극배우와 모습과 같다고 말한다.
자신은 그저 새내기 대학생들에겐 모르는 노인일 뿐이고 그들도 나에겐 모르는 청춘일 뿐이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말한다. 익숙하고 정다우면서도 정신차리고 살펴보면 외국에라도 여행하는 기분, 그런 막막한 느낌 같다고 말한다. 나는 나태주 시인만큼 인생을 많이 살아오지 않았지만, 그가 말하고 있는 인생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그가 말하고 있는 막막하고 낯선 느낌을 말이다. 그럼에도 그는 삶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한다.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날들을 소중히 하고 남은 날까지 열심히 감사해하며 살고 싶다. 낡은 자전거를 타고 이 거리를 지나는 모르는 동네 노인의 모습으로서라도 말이다.
그의 글들 여기저기서 그가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자 하는 소박한 그의 마음과 진심이 느껴지는 듯하다. 삶에 대한 그의 애정과 애착 덕분에 나또한 '내 삶을 열심히 살아야겠다' 라는 결심을 절로 하게 만든다. 이렇게 나태주 시인도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데 나도 좀더 나의 삶을 사랑하면서 살아야겠구나. 지금 나의 모습과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에 감사해하면서 살아야겠구나 하고 다짐하게 된다.
저들 속을 내 비록 이방인처럼 스친다 해도 나는 그 자체만을 사랑하며 아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목숨을 감사하게 고맙게 여길 것이다. 앞으로도 더욱 오랜 날들을 낡은 자전거에 올라앉아 다만 알지 못하는 동네 노인으로 이 거리를 오가고 싶다.
-p.16
삶에 대한 애정 못지않게 시에 대한 열정과 시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50년 간 시인으로 살아왔지만, 그는 앞으로도 시인으로 살고 싶다. 마치 박완서 선생님이 죽는 날까지 현역 작가이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아마 그는 죽는 날까지 시를 쓰며 살고 싶은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시는 무엇일까. 젊은 시절 실연에 대한 상처로 인해 우연히 시를 쓰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50년간 시인의 길을 걷게 했다고 그는 고백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실연의 상처를 준 그 여인에게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한다. 왜냐하면 만약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자신은 결코 시인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충격 고백이 사실 놀랍기도 했다. 준비된 시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사연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하지만 어떤 계기가 되었든, 그가 시인이 되었음에 감사한다. 그의 시 덕분에 우리는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으니깐, 그의 시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깐 말이다. 흐려지고 어두워진 우리 마음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으니깐 말이다.
나는 시를 마음의 빨래라고 생각한다. 우리 마음은 처음엔 깨끗하고 맑고 좋았지만 살다보니 자주 흐려지고 어두워진다. 그걸 그대로 놔두면 안 된다. 적당한 시기에 빨아야 한다. 마치 더러워진 옷을 빨고 저녁에 집에 들어와 목욕하듯이 우리 마음도 그렇게 해야 한다.
어두운 마음을 다시 밝은 상태로 바꾸고 더럽혀진 마음을 다시 깨끗하게 만드는 방법이 바로 시를 쓰는 일이고 시를 읽는 일이다.
-p.119-120
마치 더러워진 옷을 빨듯, 우리는 시를 통해서 더럽고 어두워진 마음을 깨끗하고 밝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시가 '마음의 빨래' 라는 표현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너무나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지금같이 지치고 우울한 때 시를 통해서 빨래하듯 우리 마음을 밝고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인은 꿈꾼다. 나와 너가 서로의 슬픔을 알아주고 위로해줄 수 있기를, 나는 나이고 너는 너가 아닌 나는 너이고 너는 나인 너와 나의 소통과 상생을 말이다. 그렇게 서로 도와주고 배려해주는 세상, 상생으로 인한 평화와 사랑이 깃든 세상을 말이다.
이쪽에서 '너' 라고 하면 저쪽에선 '나'가 된다.
'나'는 '너'의 슬픔을 알아주고 고달픔을 위로해주는 동행이 된다.
우리는 온순하게 받아들려 손을 맞잡는다.
우리는 서로에게 위로와 축복과 응원이 된다.
나는 너이고 너는 나이다.
너와 나의 소통
그 연결고리에 상생이 있고 평화가 있고 사랑이 깃들어 산다.
-p.87-
지금같이 서로 힘든 이때 , 말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면 인생도 바뀌고 세상도 바뀐다고 말한다. 당신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 되고 당신의 불행은 결코 당신만의 불행이 아니다. 그렇게 다신과 나는 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며, 나는 당신의 편이고 당신은 나의 편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함께 살아가야 하며 그렇게 살아가자고 말한다. 마치 그가 사람들에게 함께 가자며 손을 내미는 것 같다. 이것은 70 평생을 살아온 그가 인생선배로서 우리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조언같이 느껴진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이, 삭막한 뜨락에 꽃송이를 피운 매화나무처럼 그렇게 우리 살아보자. 그렇게 1년을 살다보면 더 많은 날들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시간들 속에는 기쁘고 슬프고 힘든 일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런 일들과 함께 살아보는 거다. 마치 뜨락의 꽃들이 그 모든 추위와 시련을 견디고 봄이 되면 어김없이 꽃을 피우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보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의 코로나 상황도 끝나고 우리의 마음에도 정말로 봄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시인은 우리에게 힘들겠지만, 살아보자고 말하고 있다.
그래 살아보는 거다. 우선 1년을 살아보는 거다. 그러다 보면 더 많은 날들을 살 수 있겠지. 올해도 좋은 일, 나쁜 일, 힘든 일들이 있을 거야. 그렇지만 그런 일들과 함께 잘 살아보아야지. 이렇게 오늘도 나는 뜨락의 꽃들한테 배운다.
-p.227-
이 책을 통해 시인 나태주가 아닌 인간 나태주를 알게 되었다.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무엇을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해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나태주 시인은 그저 나에게 마음을 울리고 공감 가득한 시를 쓰는 사람이었다. 어쩌면 내가 유일하게 제일 좋아하는 시인이었다. 항상 시는 나에게 어렵고 힘든 것이었는데, 나태주 시인은 시는 시를 모르는 나도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하고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가 시가 아닌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코로나로 지치고 힘든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져주고 위로해주는 듯하다. 힘들겠지만 우리 함께 가자고, 우리 함께 살아보자고 말이다. 그래서 그의 글들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의 응원과 위로 덕분에 나 또한 다시 일어서고 싶은 용기가 생겼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그런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바램처럼 우리 곁에 변함없는 '풀꽃시인 나태주'로 남기를 나또한 바래본다.
“저는 결코 저의 시가 유명한 시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저 자신이 유명한 시인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저의 시가 유용한 시가 되고 저 자신이 유용한 시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언제까지나 저는 조그만 시인, 친근한 시인, 평범한 시인으로서 독자들 옆에서 자그맣게 숨을 쉬며 살고 싶습니다.”
<나태주 시인> 출처: 구글 이미지
이 글은 한계레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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