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때 부모님은 내게 경찰이 날 불러 세웠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해 알려주었다. 아빠는 체포되거나 총을 맞는 데 어린 나이는 없다고 말했다. "스타, 경찰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손이 보이게 하고 절대로 갑자기 움직여서는 안 돼." 난 누군가가 칼릴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길 바랐다. --- p.27~28
“안 돼. 안 돼.” 그 말밖에 모르는 한 살짜리가 된 듯 내 입에서 다른 말이 나오지 않았다. 엄마는 누가 총에 맞으면 지혈을 하라고 했지만 피가 너무 많이 났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칼릴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날 쳐다보지도 않았다. 몸이 굳어지면서 그는 떠났다. 눈물이 앞을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1-15는 내 친구를 죽인 권총을 날 향해 겨눈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 p.31~32
“경찰이 칼릴의 무죄를 밝혀줄 거라고 생각하세요?” 내가 물었다. 진실이 주방 위로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 해시태그는 많이 달려도 이런 상황에 처한 우리 같은 사람들이 결백을 밝힌 사례는 거의 없다. 모두가 언젠가는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 ‘언젠가’란 일이 잘 끝났을 때나 가능하다. --- p.64
경찰서장이 화면에 등장해 내가 걱정하던 말을 했다. “우리는 증거 자료와 목격자의 진술을 바탕으로 수사를 했고, 해당 경찰은 체포를 당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입니다.” 그 경찰이 나에게 총을 겨누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난 상황을 바로 잡을 단서가 될 말을 하지 않았고 이제 그 경찰은 무죄가 되었다. --- p.145
“그래서 사람들이 큰 목소리를 내는 거죠? 우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이 없으니까요.”“그렇단다. 우린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그럼 저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네요.” 아빠는 가만히 날 쳐다보았다. 난 아빠의 눈 속에서 갈등을 보았다. 아빠에게 난 이번 폭동보다 더 중요한 존재다. 난 항상 아빠의 딸이고 내가 가만히 있는 것이 안전을 보장하는 일이라면 아빠는 그렇게 둘 것이다. 하지만 이건 비단 나와 칼릴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에 관한 거다. 우리 모두. 우리와 같은 모습의 사람들, 우리처럼 느끼는 사람들, 나와 칼릴을 모르지만 우리의 고통을 경험하는 사람들 말이다. 내 침묵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176
난 칼릴이 억지로 마약을 팔았다고 세상이 알게 하고 싶었다. “그 애 엄마의 삶이 위험에 처했어요.” 내가 말했다. “그게 칼릴이 그런 행동을 한 유일한 이유고, 그는 한 번도 그런 삶을 살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가 만약 마약 거래상이거나 갱단이라면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요. 미디어는 항상 그가 했을 법한 말, 했을 법한 행동, 하지 않았을 법한 행동에 대해 떠들어요. 죽은 사람이 살해당한 죄로 기소 받을 수 있는 건가요?” --- p.294
난 진실을 말했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지만,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칼릴의 죽음이 범죄로 인정될 만큼 충분히 끔찍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의 인생은 어쩌고? 그는 한때 걷고 말하던 사람이었다. 가족이 있었고, 친구가 있었고, 꿈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무시당했다. 그는 그저 죽어도 싼 폭력배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