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기하학적 선과 면을 구성하는 우아한 섬유 예술로 발전
매듭의 역사는 인류의 시작과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고대부터 현대까지 동서양 어디에나 존재했을 만큼 보편적인 기술입니다. 매듭은 각 나라의 문화 속에서 다양하게 발전하였고, 한국에서는 명주실을 엮어 끈을 만들고 이 끈으로 매듭지어 기하학적인 선과 면을 구성하는 우아한 섬유 예술로 발전하였습니다. 그리고 복식과 장신구, 생활공간 장식을 위하여 폭넓게 활용되어 왔습니다. 매듭에 관한 연구는 몇몇 장인과 연구자에 한정되어 다양한 방면으로의 연구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한눈에 보는 매듭』은 누구나 쉽게 매듭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매듭의 역사와 종류, 도구와 제작 과정, 현대적 활용에 이르기까지 매듭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었고, 이해를 돕기 위해 시각 자료를 최대한 수록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 「저자 김시재; 머리말」중에서
매듭이란, 끈을 방향성을 가지고 엮거나 묶어서 문양을 만드는 기법이나 그렇게 만든 형태를 말한다. 매듭은 물건을 매달거나 연결하는 등의 실용적인 목적에 의해 생겨났을 것으로 짐작되며, 그 역사가 인류 역사의 시작과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동서양 어디에나 존재했을 만큼 보편적인 기술이라 할 수 있는 매듭은 각 나라의 문화 속에서 다양한 형태와 용도로 발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한국의 매듭 공예 역시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해 왔다. 한국 매듭에 사용되는 주재료는 누에가 뽑아 낸 명주실이다. 이 명주실을 정성껏 염색해서 배색하고 여러 겹을 꼬아 끈을 짰는데, 이렇게 만든 끈을 다회多繪라 일컬었다. 그리고 그 끈으로 아름다운 매듭을 맺고 술을 길게 늘어뜨려 장식한 것을 유소流蘇라 한다. 끈, 매듭, 술 세 가지가 합쳐져 전체적인 조화를 완성하는 것이다.
--- 「1장 매듭을 말하다」중에서
기능적인 매듭으로는 외도래·도래·귀도래·삼발창·오발창·연봉·가락지매듭이 있다. 외도래·도래매듭은 매듭을 시작하거나 끝낼 때 두 가닥의 끈을 묶어 가지런히 정리하기 위해 사용한다. 귀도래매듭은 도래매듭에서 파생된 것으로 도래매듭 양쪽에 귀가 달린 형태이다. 삼발창·오발창매듭은 주머니 끈에 많이 사용되는데, 매듭 아래쪽에 맺어 술 역할을 한다. 삼발창은 세 개, 오발창은 다섯 개의 고가 아래로 길게 빠져 있는 모양이다. 연봉매듭은 연꽃 봉오리 모양을 닮아 이름이 붙었기 때문에 식물 문양의 장식적인 매듭이라고도 분류할 수 있지만, 단추로 사용될 때는 기능적인 면이 있다. 가락지매듭은 둥근 구슬 모양이다. 여러 가지 색으로 만들어 매듭 사이에 끼워 포인트로 사용하기도 하고, 매듭 끈을 연결한 부위를 가리기 위해서도 사용한다.
--- 「1장 매듭을 말하다」중에서
술은 매듭의 끝부분에 흔들리는 멋을 더하기 위해 장식하는 것으로, 술의 종류에 따라 완성된 작품의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 끈으로 만드는 술인 낙지발술, 끈술, 방울술과 꼰실을 여러 가닥 모아 만드는 술인 봉술, 딸기술, 방망이술, 후수술, 금전지술, 무지개술이 있고, 작은 사이즈의 잔술이 있다.낙지발술은 형태가 낙지 다리를 닮아서 붙은 이름이다. 끈을 여러 겹으로 감아 반을 접고 중심을 끈으로 엮어서 만든다. 여러 겹으로 감은 끈이 몇 단으로 엮어지는가에 따라 1봉, 2봉, 3봉 낙지발술이라 한다. 대삼작노리개 등에 많이 사용되었다.끈술은 끈을 재료로 만들었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여러 가닥의 끈을 반 접고 중심을 엮어서 만드는데, 만드는 방식은 낙지발술과 유사하나 술 끝이 연결되지 않고 가닥가닥 끊어져 있는 것이 다르다. 규모가 큰 노리개나 주머니 끈, 가마 유소 등에 사용되었다.방울술은 주로 납작하게 짠 끈을 반 접어 연봉매듭을 맺고 아래쪽에 남은 끈 가닥을 가지런히 늘어뜨려 완성한다. 술 끝에 금색 실이나 색실을 감아 배색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연봉매듭 모양이 방울 같아 방울술이라 부르며, 선추나 규모가 작은 노리개 등에 사용되었다.
--- 「2장 매듭을 꾸리다」중에서
술은 낙지발술, 끈술, 방울술 같이 끈으로 만드는 술과 봉술, 딸기술, 방망이술 같이 꼰실을 여러 가닥 모아서 만드는 술이 있다. 끈으로 만드는 술은 끈 길이를 맞추어 매듭을 맺으면 되므로 송곳과 가위 외에 별다른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 다만 낙지발술의 경우 끈 길이를 맞추어 접을 수 있는 낙지발술틀이 필요하다.
꼰실을 여러 가닥 모아서 만드는 술은 술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도구는 상사걸이, 비톳, 술틀, 금속 비톳, 바늘, 술판 등이 있다. 먼저 술올의 바탕을 꼬아 주어야 하는데, 이때 상사걸이와 비톳이 필요하다. 이때 사용하는 상사걸이와 비톳은 끈을 짜기 위해 사용하는 것과 같으며, 더 무거운 추가 달린 비톳이 하나 더 필요하다.
--- 「2장 매듭을 꾸리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