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드레스 천이 그의 비로드 옷에 꼭 달라붙어 있었다. 그녀가 흰 목을 뒤로 젖히자, 한숨으로 부풀어 올랐다. 곧이어 그녀는 몸에 힘이 빠지고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긴 전율과 함께 얼굴을 가리면서 마침내 몸을 맡겨 버렸다.
저녁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지평선에서는 태양이 나뭇가지들 사이를 지나면서 엠마의 눈을 부시게 하고 있었다. 그녀의 주변 잎사귀들이나 땅 위 여기저기에서는 마치 벌새들이 날아다니면서 깃털을 흩뿌려 놓은 것처럼 온통 빛의 반점들이 흔들리고 있었다. 사방이 고요했다. 뭔가 달콤한 것이 나무들에서 발산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가슴이 다시 뛰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고, 우유가 철철 흐르는 것처럼 몸속에서 피가 순환하는 것을 느꼈다. 그때 저 멀리 숲 너머의 다른 언덕에서 희미한 외침이, 꼬리가 길게 늘어지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 소리는 마치 음악처럼 흥분한 신경의 마지막 진동과 뒤섞였다. 로돌프는 여송연을 입에 물고 두 고삐 중 망가진 것을 주머니칼로 고치고 있었다. (205p)
눈꺼풀은 눈동자가 꺼져 들어간 지긋한 사랑의 눈길을 위해 일부러 절개해 놓은 것 같았고, 또한 거칠게 내쉬는 숨결로 가녀린 콧구멍은 벌름거렸으며, 약간 거뭇한 솜털에 햇빛이 비춰 그늘진 두툼한 입술은 그 끝이 들어 올려지곤 했다. 퇴폐에 능한 한 예술가가 그녀의 머리 다발을 목덜미 위에 붙여 놓은 것 같았는데, 무거운 덩어리로 아무렇게나 말려 있는 그 머리카락들은 불가항력의 간통으로 매일 풀어 헤쳐지곤 했다. 목소리는 이제 보다 더 부드러운 억양을 가졌고, 몸매 역시도 그랬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미묘한 뭔가가 드레스의 주름과 발이 굽혀지는 부분에서조차 발산되어 나오고 있었다. (247p)
마차는 간 길로 다시 돌아왔다. 그러면서 어디로 갈지 방향도 없이 무턱대고 계속 헤매고 다녔다. 사람들은 그 마차가 생 폴, 레스퀴르, 가르강 산, 라 루즈 마르, 가이야르부아 광장, 말라드르리 거리, 디낭드리 거리, 생 로맹 앞, 생 비비앵, 생 마클루, 생 니케즈 성당?세관 앞?바스 비에이 투르, 트루아 피프, 모뉘망탈 공동묘지 등을 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때때로 마부는 자기 자리에 앉아서 술집들로 절망적인 시선을 던지곤 했다. 그는 어떤 광적인 열정이 이 사람들을 이렇게 멈출 줄 모르고 달리도록 충동질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는 종종 멈춰 보려고 시도도 해 봤지만 그때마다 뒤에서 계속 가라는 성난 외침만이 즉각 들려왔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땀에 흠뻑 젖은 두 늙은 말을 더욱 거칠게 후려치곤 했다. 마차가 요동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을 하지 않아 여기저기에서 접촉 사고가 났지만 상관하지 않고 풀이 죽은 채 갈증과 피로와 근심으로 거의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 (313p)
---본문 중에서